2016. 3. 20. 23:14ㆍ美學 이야기
[조정육의 그림, 불교 가르침에 빠지다] 20. 작자미상, ‘관경서분변상도’ ******불교미술종합
20. 작자미상, ‘관경서분변상도’
괴로움과 고통, 그 끝자락엔 깨달음의 광명이 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과거 숙세에 무슨 죄가 있사옵기에 이런 악독한 아들을 두게 되었습니까?” -관무량수경
부와 권력 모두 다 갖췄지만 매일의 일상서 겪는 번뇌는
▲ 작자미상, ‘관경서분변상도’, 고려, 비단에 색, 150.5×113.2cm, 일본 사이후쿠지(西福寺). 건강한 몸. 정원이 딸린 집. 평생 나오는 연금. 그리고 통장에 꼽아둔 현금 십 억…. 이 정도면 행복하겠지? 얼마 전에 친구들 모임에서 행복한 노년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오랜 설왕설래가 끝난 뒤 한 친구가 최종결론을 내린 것이 바로 위의 문장이었다. 그러자 바로 반격이 들어왔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비실비실한데다 해마다 치솟는 전세금 맞추기도 허덕허덕한데 뭐? 십 억? 꿈도 야무져. 그러자 사방에서 동조의 목소리가 들렸다. 맞아 맞아.나는 월말마다 돌아오는 마이너스통장 채우기도 바빠. 나는 정원이 없어도 괜찮으니까 내 집 한번 가져봤으면 좋겠어. 아유, 몸은 어떻구. 갈수록 더 보살펴달라고 아우성이야. 너도 그러니 나도 그래. 나도 나도. 얘기 한 번 거창하게 터트렸다가 기가 죽은 친구가 한마디 던졌다. 꿈도 못 꿔 보냐?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는 오십대 초반여인들의 동창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고려시대 때 제작된 ‘관경서분변상도(觀經序分變相圖)’는 왕사성의 비극을 한 화면에 압축해서 그린 작품이다. ‘관무량수경’의 서분은 드리마틱한 내용으로 인해 ‘관경서분변상도’로 특화해서 제작됐다. 한 화면에 일곱 장면이 그려져 있는데 이해하기 쉽게 필자가 그림 속에 이야기 순서대로 번호를 삽입했다. 번호 순서대로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①위데희 왕비가 감옥에 갇힌 빔비사라왕에게 몰래 음식을 가져간 장면 ②목련존자와 부루나존자가 왕 앞에 나타나 허공에 떠 있는 장면 ③부루나존자가 왕을 위해 설법하고 재계를 주는 장면 ④모든 사실을 안 아사세왕자가 칼을 뽑아 어머니를 겨누자 신하들이 말리는 장면 ⑤부처님이 계시던 기사굴산 ⑥유폐된 위데희왕비의 요청으로 부처님이 제자들과 천신을 데리고 나타난 장면 ⑦위데희왕비가 부처님을 향해 울면서 설법을 청하는 장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려한 누각과 나무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가 파노라마식으로 전개된다. [1247호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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