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역사를 뒤흔든 말,말,말 / 제임스 잉글리스 지음

2016. 4. 10. 03:04잡주머니



      

歷史변혁 순간마다 ‘위대한 말’ 이 있었다

고대 호메로스에서 링컨·히틀러·부시까지

문화일보 |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 입력 2011.02.18. 14:41 | 수정 2011.02.18. 15:11


인류의 역사를 뒤흔든 말,말,말 / 제임스 잉글리스 지음 / 강미경 옮김 / 작가정신

   "나는 피와 고생과 눈물과 땀 말고는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영국 총리에 취임한 윈스턴 처칠은 1940년 5월13일 런던 하원에서 제2차 세계대전 초반 암울한 시기에 영국민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명연설을 남겼다. 처칠은 이 같은 연설을 통해 대중을 하나로 결집하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흡인력 강한 지도자로 영국인에게 각인됐다.

독일 공습이 예고됐던 당시, 처칠은 하원 연설에서 흉악한 독일의 범죄에 맞서는 전쟁의 불가피함과 이에 대한 영국민들의 단합을 일깨웠다. 그는 독일의 영국 침공이 임박한 6월엔 하원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승리하는 것"이란 점을 반복적으로 말했다. "승리가 없고는 생존도 없다"며 "자, 단결된 힘으로 우리 다 함께 전진합시다"고 연설했다.


1095년 프랑스 클레르몽에서 병력 동원을 호소한 교황 우르바누스2세. 교황의 설교 이후 십자군 원정대가 결성됐다. 작가정신 제공


   처칠은 혀 짧은 소리에 말을 더듬었지만 수차례 고쳐 쓴 연설문에 문학적 표현을 더하고 읽기 연습을 거듭한 결과, 탁월한 웅변가이자 20세기 세계의 지도자로서 대영제국과 영연방의 역사적 순간을 이끌었다.

기원전 49년 루비콘 강을 건너 이탈리아로 진격한 로마 지도자 시저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리고 미국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63년 미국 워싱턴DC 링컨기념관에서 행한 명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등 '명언'이 인용돼있다. 이 책은 인류 역사의 중요 순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의 말과 더불어 서양사를 정리한다. 역사의 변혁을 불러일으킨 특정 사건이나 현장에서 행해진 위대한 말에서 당대의 역사 읽기를 시도한다.

호주의 언론인 겸 작가인 저자는 역사적으로 때로 무기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해온 말, 역사의 흐름까지 바꿔온 말의 전략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숱한 영웅들이 명멸했던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중심으로 당대의 전설이 된 연설, 노래, 시, 전쟁 구호, 유언, 경구 등을 크게 연대기순으로 정리하는 한편 역사의 흐름을 짚어낸다.

고대의 호메로스와 플라톤부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로 유명한 1863년 링컨 미국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까지. 전반부가 고대·중세·근대·19세기별로 역사의 전설을 담고 있다면, 후반부는 20·21세기의 정치 사회적 이슈가 등장한다.

독일에 전쟁을 선포하는 윌슨 미국 대통령의 연설과 징병·전쟁을 비판하는 무정부주의자 에마 골드먼의 연설로 시작하는 20세기 들어 유독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구호가 두드러진다. 1·2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20세기 후반의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과 21세기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해 히틀러, 루스벨트, 케네디, 대처, 부시 등이 역사 흐름을 이끈 말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책은 군주·정치가·혁명가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권력자뿐 아니라 주변인의 소리에도 주목한다. 인디언의 토착 종교를 옹호하며 미국인에게 '그대들은 우리나라를 온통 차지해놓고도'라고 일갈한 인디언 추장 사고예와타 및 '여성 차별 조항은 무효'라는 여성운동가 수전 앤서니 등, 당대 비주류 인물의 외침까지 다루고 있다.

익숙한 명연설과 더불어 당대의 사회 분위기와 특정 인물의 인생까지, 52편의 역사드라마가 펼쳐진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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