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아집도 外 /단원 김홍도

2013. 8. 2. 01:48美學 이야기

 

 

 

  


중국 송의 왕진경(王晋卿)이 서원(西園)에서 선비ㆍ도사ㆍ스님 등과 더불어 아회(雅會)를 갖은 서원아집(西園雅集)은 고사인물의 한 주제로 즐겨 그려졌다. 조선시대 이 주제의 그림은 18세기 이후것들이 유존되고 있는데 김홍도의 경우 알려진 것만도 <서면서원아집도>를 비롯해, 8폭병으로 된 것 등 3점에 이른다. 선면 서원아집도에는 강세황이 등장인물 모두를 열거하고 있다.

 

   시종드는 인물 10명을 포함하여 모두 26명이 등장되는 이 <서원아집도>는 강세황이 화평에서 중국의 이공린이 이 주제의 그림으로선 첫째이나 김홍도가 그와 우열을 다루기 힘들며 오히려 더 훌륭하며, 입신(入神)의 경지에 들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비록 중국의 이 분야 그림은 도판에 의한 이해이나 알려진 몇 그림과 비교할 때 주제의 공통성에도 불구하고 화면의 구성 및 구도 그리고 묘사에 있어서도 김홍도 나름의 독자성이 두드러진다. 특히 도석인물이나 고사인물화에 있어서는 중국에 연원을 둔 내용이기에 중국의 한 아류로 보기 쉬우나 이 분야에서도 화풍에 있어 적지 아니한 차이를 감지하게 된다.

 

   6폭을 하나의 화면으로 하여 대각선 구도로 안배하여, 담장 만은 비스듬이 드러다보는 시점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버드나무ㆍ오동ㆍ 파초ㆍ소나ㆍ타작나무ㆍ대나무 등을 비슷한 비중으로 배경에 등장시켰고, 인물은 다소 우측에 치우친 몇 단으로 나누고, 각기 다른 동작과 자세, 표정마저 읽을 수 있도록 나타냈다. 한 쌍의 학과 사슴도 각기 인물군과 문쪽으로 향하게 하여 시선을 양분케 하는 듯 조화를 꾀하고 있다. 바위와 수목처리의 자신감이 있는 강한 필선과 인물 표현의 고른 선 등 여러 측면에서 기량과 격조를 읽을 수 있다. 김홍도의 고사인물화 중에 대표작에 드는 수작이다. 화평은 다음과 같다.

 

    내가 이전에 본 아집도(雅集圖)가 수십점에 이르는데 그 중에 구영(仇英1509~1559字 十洲)이 그린 것이 첫째이고 그외 변변치 않은 것들은 지적할 가치가 없다. 지금 김홍도의 이 그림을 보니 필세가 빼어나게 아름답고 포치가 적당하며 인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미불(米 1051~1107 字 元章)이 벽에 글씨를 쓰고, 이공린(李公麟 1054~1105 字 伯時)이 그림을 그리고 소식(蘇軾 1036~1101) 자 자)이 글씨 쓰는 것 등에 있어 그 참된 정신을 살려 그 인물과 더불어 서로 들어 맞으니 이는 선천적으로 깨친 것이거나 하늘이 가르쳐 준 것이다. 구영의 섬약한 필치에 비교하면 이 그림이 훨씬 좋다. 이공린의 원본과 우열을 다툴 정도이다. 우리 나라 지금 이러한 신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그림은 원본에 떨어지지 않으나 내 글씨가 서툴러 미불에 비교할 수 없으니 훌륭한 그림을 더럽힐까 부끄럽다. 보는 사람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1778년 설날 표암이 제하다.

 

 


 


157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158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부분

 


158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부분

 



158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부분 

 

 

 



   김홍도가 1800년 정초에 정조(正朝)에게 진상한 8폭 병풍 가운데 여섯 폭으로 제1폭 <사빈신춘도(泗濱新春圖)>와 제5폭 <백운황엽도(白雲黃葉圖)>는 전하지않는다. 정조의 어제문집(御製文集)인 홍재전서(弘濟全書)에 관련 기록이 여기서 정조는 이 작품에서 김홍도가 '주자(朱子)가 남긴 뜻을 깊이 얻었다'고 칭찬하고 화폭에 보이는 주자시마다 화운시(和韻詩)를 붙였다. 각폭에는 김홍도 자필로 주자(朱子)의 칠언절구(七言絶句)시 한 수씩과 성리학자 웅화(熊禾)의 주(註)가 적혀 있다. 묵서(墨書) 관지는 일체 없으나 도서(圖書) 3과(顆) 의 내용으로 작가가 확인된다. 즉 화제 우상(右上)의 두인(頭印)이 백문타원인(白文?圓印) '(좋은 산수에 마음이 취하네)'로서 김홍도의 도서이며, 작가인 주문방인(朱文方印)''와 백문방인(白文方印)''이다. 이 중 ''라는 도서(圖書)는 위 작품이 어람용()이었음을 말해 준다.


    작품의 주제는 대학(大學) 경일장(經一章)의 '팔조목(八條目)'인 '' '' '' '' '' '' '' '' ''이다. 팔조목이란 유교의 학문과 수양(修養)과 정치의 본령을 단계적으로 제시한 것이므로 곧 조선왕조의 치국 이념인 성리학 사상의 대강(大綱)을 다룬 것이라 하겠다. 소재는 주자(朱子)의 칠언절구 한시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시 내용은 웅화(熊禾)의 주(註)에 의하여 대학(大學) '팔조목()'과 각각 연관되어진다.


   대학은 영조(英祖)와 정조(正朝) 두국왕, 그 중에서도 정조에 의해서 장기간 열성적으로 탐구되고 그 가르침의 실천도 병행되었는데, 그것은 정조가 성군절대주의에 근거한 탕평정치를 이루는 과정에서 그 사상적 기반을 대학에서 찾았기 때문이었다. 정조는 작품을 진상받기 두어 달 전에 오랜 세월에 걸친 대학 탐구를 결산하는 어정대학류의(御定大學類義)사본을 완성하였다. 그러므로 <주부자시의도>는 아마도 이 책의 완성을 기념하는 제작을 명하였다고 생각된다. 한 편 1800년 1월 1일에는 세자 책봉을 명하는 경사가 있었다. 이처럼 이 작품의 조선 왕조사상 차지하는 정치사적 의의는 중대한 것이다.


   세부기법은 어람용 그림답게 꼼꼼하고 치밀하며 필치는 공손하고 단정하다. 또 모든 세부에는 김홍도 만년작에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질로서 흔들리는 붓질과 평면화 경향이 일부 드러나 있다. 한편 세부처리 일부에서는 이인문(李寅文)의 작품과 양식상의 공통점을 보이는 점이 주목된다. <주부자시의도>는 주자(朱子)의 시를 주제로 한 작품인 까닭에 중국의 인물ㆍ경치ㆍ배ㆍ건축ㆍ복식 등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작품의 인상은 이국적이기는 커녕 매우 조선적이다. 원작이 전하지 않으나 이해의 편의상 1폭과 5폭의 해설도 덧붙였다. 사빈신춘도 泗濱新春圖(망실작 제1폭) 봄날, 원시 좋은 날 꽃 찾아서 사수(泗水) 강가 나서 보니 가 없는 세상 경물 일시에 새롭구나 이따금 얼굴에 닿는 봄바람을 느끼나니 천만 가지 붉고 푸른 이 모두가 봄이구나 웅화가 말하기를 "만물 이치의 겉과속, 정세함과 거칠음이 모두 드러나지 않음이 없다"고 하였다. 원시와 화운시의 내용을 아울러 미루어보면, <사빈신춘도(泗濱新春圖)>는 봄날 화사한 꽃나무에 산들바람이 불고 새들이 즐겁게 지저귀는 강둑을 거니는 주자(朱子)가 봄의 생명력에 새삼 감탄하는 정경과 동자가 거문고를 들고 뒤따르는 모습을 그린 산수인물화였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시구(詩句) 중의 사수(泗水)는 일찍이 공자(孔子)가 머물러 제자를 가르치던 노(魯) 나라 지방에 있었으므로 남송(南宋)사람인 주자가 실제로 가볼 수는 없었던 곳이다. 따라서 사수(泗水)는 공문(孔門)을 가리키는 것이 되고 꽃을 찾는다는 것은 곧 성인지도(聖人之道)를 구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므로 이 작품이 의미하는 바는 봄 날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 생명력에 대한 경외감과 그 안에 담겨진 우주의 이치를 추구하는 성리학적 열정을 상징한 것이라고 하겠다.

 

 

 

 

 


159. 가가유름도 (家家有凜圖 제8폭)

 


 





 

160. 총탕맥반도

     (蔥湯麥飯圖 7폭)




  

                                               161. 생조거상도

                                                   (生朝擧觴圖 제6폭)

 

 

 

162. 월만수도만도 (月滿水滿圖 제4폭)

 

 



164. 춘수부함도 (春水浮艦圖 제2폭)


 

단원 전시관 홈페이지에 가시면 그림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큰 이미지도

보실수 있습니다.

http://danwon.org/main.htm (단원 전시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