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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하고 있는 오보에의 형태는 1844년 프랑스 악기 제작자인 뷔페가 개조하기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개량을 해 오다가 소리를 내는 구멍을 과학적으로 뚫어 사용하면서 항상 일정한 음을 낼 수 있게 되었으며 옥타브 키를 달아 왼손, 오른손 자유롭게 옥타브를 선택하게 하고 운지도 훨씬 쉽게 되었습니다. | |
프랑스어로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귀족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영국에서 귀족이 되려면 일년 수익의 20%를 사회에 환원하고 동시에 일년에 160시간 이상 봉사를 반드시 하겠다는 서약을 하여야 하며 물론 항상 실천을 하여야 귀족의 신분이 유지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의 귀족은 그야말로 서민들로부터 충분히 존경 받고 있습니다.
흔히 목관악기 오보에(Obo)를 오케스트라의 귀족 내지는 중심(中心)이라고 부릅니다. 클라리넷이나 플루트의 기원에 해당하는 악기가 바로 오보에입니다. 오보에는 프랑스어의 ‘음이 높은 나무피리’라는 뜻의 오브와(hautbois)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나무로 만드는데 주로 코카야 나무나 에보나이트, 화양목 등이 사용됩니다. 흑단과 유사한 그레나딜라라고 하는 나무가 사용되기도 하며 자단나무도 많이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나무와 금속을 같이 사용하거나 혹은 합성수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모양은 상단부에 소형 원뿔관이 끼워져 있으며 바로 이 부분에 리드가 부착됩니다. 입으로 부는 리드를 지나면 벨 부분으로 가면서 굵어지는 원추형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음색은 매우 감미롭고 부드러우며 고고한 느낌을 줍니다. 가장 큰 특징은 약간의 콧소리가 섞여 있어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선율에서 주로 연주됩니다. 서양에서는 오보에의 음색을 매우 동양적인 애수를 띄었다고 하여 음악가들을 매료하였습니다. 특별히 비발디, 바하, 헨델 등은 실내악곡에서 오보에를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워낙 음색이 독특하고 도도하여 다른 악기와 합주를 할 때도 선뜻 그 소리를 구별해 낼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악기에 비해 도드라지게 들립니다. 그러나 어떤 악기와도 잘 어울릴 만큼 음색이 고우면서도 조화롭습니다. 음역은 ‘B’에서 ‘F’까지 2옥타브 반 정도를 낼 수 있습니다. 악보는 우리가 사용하는 악보 그대로 소리가 나는 실음이므로 이조(조를 바꿈)를 할 필요가 없어 비교적 악보 보기가 편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오보에의 비밀은 바로 더블리드에 있습니다. 더블리드 사이는 종이만큼이나 가는데 이 사이로 바람을 통과하여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리드 사이를 작고 단단하게 조여 오보에만의 더블리드 효과를 내기 위해 연주자들은 자신만의 리드를 갈고 닦는 노하우 내지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보에 마스터코스에 가면 리드를 깎는 기술에 대하여 배우는 시간까지 별도로 있다고 할 정도로 더블리드가 오보에에 있어 굉장히 중요합니다. 리드를 입에 물고 바람을 불어 넣으면 더블리드가 떨게 되고 이 부분을 기술적으로 잘 처리하지 못하면 찢어지는 소리가 나거나 아예 다른 음이 나와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보에 연주자들은 최상의 소리를 얻기 위하여 항상 더블리드와 리드를 떨리게 하는 기술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독특한 기술이 다른 악기와 완연히 구별되는 소리를 내는지도 모릅니다. 이 구별된 소리는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기 전 튜닝을 할 때 사용됩니다. 물론 소리의 독특함 때문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음색이 변하지 않고 일정하고 보장된 음높이를 내기 때문에 튜닝 중심의 악기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중심 혹은 오케스트라의 귀족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오보에에 속하는 악기로는 오보에 다모레, 잉글리시 호른, 바리톤 오보에, 소프라노 오보에, 콘트라베이스 오보에, 뮈제트 등이 있습니다. 오보에처럼 더블리드를 사용하는 악기는 기원전부터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수메리아인이 2관 오보에를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그리스의 아울로스, 이집트의 할릴, 이탈리아의 티비아 등을 오보에의 원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중국에는 쿠안이라는 유사한 악기가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오보에의 형태는 1844년 프랑스 악기 제작자인 뷔페가 개조하기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개량을 해 오다가 소리를 내는 구멍을 과학적으로 뚫어 사용하면서 항상 일정한 음을 낼 수 있게 되었으며 옥타브 키를 달아 왼손, 오른손 자유롭게 옥타브를 선택하게 하고 운지도 훨씬 쉽게 되었습니다. 지금 사용되는 오보에는 거의 대부분 프랑스에서 개량되어 알려진 것입니다. 클라리넷이나 플루트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악기를 구입하여 배우기가 쉽지 않아 취미로 오보에를 연주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대학을 비교적 쉽게 진학하기 위해 경쟁이 적은 오보에를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배우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레슨을 하며 안정된 수익을 찾기가 쉽지 않아 어렸을 때부터 가정 형편이 비교적 넉넉하지 않으면 사실 오보에를 전공으로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귀족의 악기라는 별명이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오보에 곡으로는 비발디가 50곡이 넘는 오보에 협주곡을 작곡하였는데 오보에가 좋다기 보다 교육과 연습을 위해 모든 종류의 기악곡을 작곡한 것 같습니다. 슈망이 작곡한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로망스’가 있으며 생상의 목관악기를 위한 소나타 3곡 중에 하나가 오보에를 위하여 작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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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현철 객원기자(월시스, 사랑의교회 집사) |
2006.02.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