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토불교의 세계 / 제2장 구원의 화신 아미타불 -3. 영원한 세월에 걸친 보살행

2013. 8. 3. 16:11경전 이야기

 3. 영원한 세월에 걸친 보살행

 

 

                                                                                       장휘옥 著/불교시대사/자료입력:김수남  

 

원래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뜻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그 뜻을 성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토의 설계도를 완성한 법장비구는 이 설계도에 맞는 정토를 건립하기 위해 다시 오랜 영겁의 세월 동안 보살행을 닦았다. 이것을 법장비구가 수행 과정에서 닦은 수승한 보살행(因位의 勝行)이라 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난아, 이렇듯 법장비구는 세자재왕부처님 앞에서 범천과 마왕과 용신 등 팔부대중과 그 밖에 많은 대중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이러한 48가지 큰 서원을 세우고 한결같이 뜻을 오로지 하여 불국정토를 건설하고자 굳은 결심을 하였느니라.

 

그가 세우려는 불국토는 한없이 넓고 청정미묘하여 비할 데가 없으며, 또한 그 나라는 영원 불멸하여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쇠미하지 않는 곳이니라. 법장비구는 이러한 청정하고 장엄한 정토를 세우기 위해 다시 불가사의한 영겁의 오랜 세월 동안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보살행을 닦았느니라. 그는 탐욕과 성냄과 남을 해치는 생각은 내지 않고 일으키지도 않았으며, 감각기관의 대상인 모든 형상(色)이나 소리(聲)나 향기(香)나 맛(味)이나 촉감(觸)이나 분별하는 생각(法)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았다. 또한 어려움을 참아내는 인욕의 행을 닦아 어떠한 고통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고, 적은 욕심에 만족할 줄 아는 소욕지족(少欲知足)의 마음으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삼독(三毒)에 물들지 않았으며, 항상 삼매에 잠겨서 밝은 지혜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었느니라.

 

남을 대할 때는 거짓과 아첨하는 마음이 없이 언제나 온화한 얼굴과 인자한 말로써 미리 중생의 뜻을 보살펴 그들을 기쁘게 했으며, 또한 열심히 용맹정진하여 그 뜻을 조금도 굽히지 않고, 청정결백한 진리를 추구하여 모든 중생에게 은혜를 베풀었느니라. 또한 그는 불·법·승 삼보(三寶)를 공경하고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섬겼으며, 갖가지 수행을 쌓고 복과 지혜의 큰 장엄을 갖추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공덕을 성취하게 하였느니라.

 

그는 또한 모든 사물은 실체가 없고(空), 실체가 없으므로 차별의 상도 없고(無相), 실체도 차별의 상도 없으므로 그 대상이 되는 마음도 없기 때문에 바랄 것도 없다(無願)는 것을 관하는 삼매에 들어, 닦아야 할 수행도 없고 구해야 할 불과(佛果)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 차별심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모든 것은 다만 인연의 화합으로 되었으므로 허깨비와 같고 뜬 구름같이 허망함을 관하였느니라.

 

그리고 그는 자기를 그르치고 남을 해치는 쓸데없는 말을 멀리 여의고, 자기와 남에게 한결같이 유익하고 공덕이 되는 청정한 수행을 닦았느니라. 그래서 그는 나라와 왕위와 재물과 처자의 인연까지도 끊어버리고 몸소 보시(布施)와 지계(持戒)와 인욕(忍辱)과 정진(精進)과 선정(禪定)과 지혜(智慧)등 육바라밀의 보살행을 닦았으며, 또한 남에게도 이를 가르쳐 수행하도록 하였는데, 이렇듯 그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세월 동안 무수한 공덕을 쌓았느니라.

 

그러므로 법장비구가 태어나는 처소는 마음대로 자유자재하였으며 한량없는 법문이 저절로 우러나와 수없이 많은 중생을 교화하여 안온하게 하고 위없는 바른 진리를 깨닫게 하였느니라. 때로는 돈 많고 덕있는 장자로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거사로 혹은 높은 벼슬 아치로, 혹은 국왕 혹은 전륜성왕, 혹은 욕계 육천의 왕에서 범천왕에 이르기까지 소원대로 태어나 항상 음식과 의복과 침구와 약품 등으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경하였는데, 이러한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느니라.

 

그 결과 법장비구의 입에서는 마치 청련화(靑蓮華) 꽃향기와 같은 청결한 향기가 났으며,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전단향의 그윽한 향기를 내어 그 향훈이 두루 한량없는 세계에 풍겼느니라. 그 모습은 단정하고 상호는 원만하며, 손에서는 항상 무량한 보배가 소원대로 나왔는데, 의복과 음식과 진귀하고 미묘한 꽃과 향기며, 갖가지 비단일산과 깃대 등 아름다운 장식물들이 모두 천상보다 뛰어나게 훌륭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그는 일체의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느니라."

 

 

 

법장보살은 청정하고 장엄한 정토를 건립하기 위해 영겁의 세월 동안 무량한 덕행을 쌓았다. 법장보살의 수행 내용은 신·구·의 삼업(三業)에 관한 수행으로서, 감정이나 감각적인 대상에 탐닉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인욕행을 닦아 적은 욕심에 만족할 줄 아는 소욕지족의 마음으로 삼독에 물들지 않았으며, 항상 온화한 얼굴과 인자한 말로써 중생들에게 은혜를 베풀고 삼보를 공경하며 육바라밀의 보살행을 닦는 등 갖가지 수행을 하였다. 이와 같이 법장보살은 만선만행(萬善萬行)을 닦았는데 그것은 궁극적으로 중생 구제를 위한 것이었으므로, 법장보살의 수행은 육바라밀의 보살행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육바라밀(六波羅蜜)은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여섯 가지 보살행을 말한다. ①보시는 지식이든 재물이든 노력이든 아끼지 않고 무엇이든지 나누어 주는 것이고, ②지계는 출가자는 교단의 규정을 준수하고 재가자는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불륜을 저지르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 등의 오계를 지키는 것이다. ③인욕은 감정적으로 정신을 격하게 하지 않는 것이고, ④정진은 선을 행하고 악을 저지르지 않는 것에 용감한 것이며, ⑤선정은 정신을 통일해서 목적 혹은 주장에 일체(一體)가 되는 것이고, ⑥지혜는 이상의 다섯 가지를 행하면서 정신을 순화하여 성립시키는 지로서, 이 지의 완성이 만유를 유지·통일하는 진리와 하나(一體)가 되는 불지(佛智), 즉 자유자재로 남을 이익되게 하고 정토를 성립하는 불력(佛力)의 실체가 된다.

 

이상과 같이 보면 제6의 지혜는 매우 중요하다. 이것으로 이끄는 제1 보시에서 제5 선정까지의 다섯 가지 수행은 일반 사회에서 도덕상의 계율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실행을 어렵거나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육바라밀의 수행은 법장보살과 같이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반복적으로 수행할 때 비로소 진실한 실행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제1의 보시를 행할 경우 사람들에게 지식이나 재물, 노력 등을 베푼다 하더라도 그 행위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꾀하거나 남에게 베푼 자신의 노력이나 물건에 대한 생각이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남에게 베푼 것에 대한 생각이 남아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 남에게 베푼 즐거움을 즐기거나 그것을 자랑으로 삼는 일이 없게 거듭 수양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일은 반복적으로 실행하면서 그 행위가 순화될 수 있게 해야만 하며, 또한 보시를 할 때에도 인욕이나 정진 등 다른 행위가 뒷받침되어 순화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지계나 인욕 등도 마찬가지다. 법장보살은 이러한 육도의 행을 무량수경에서 설하는 것처럼 영겁의 세월에 걸쳐 몸소 행하고 사람들에게도 가르쳐 행하게 하였다

 

법장보살은 이와 같이 정토의 설계도인 48원을 실재의 정토로 구현하기 위해, 인간에게는 무한이라고 할 수 있는 오랜 기간 동안 육도의 행을 닦고, 공덕을 쌓은 결과 드디어 자유자재로 정토를 나타내는 부처님의 지혜를 얻었다. 그 결과 법장보살이 이르는 곳은 그대로 무량한 법문이 흘러나오는 곳이 되었으며, 그곳에 있는 중생들은 저절로 위없는 바른 진리의 도(道)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 또한 그는 필요에 따라 국왕이나 천신이 되기도 하고, 스스로 보살행을 행하고 남에게도 가르쳐 주는 등, 그때 그때마다 필요한 시설(施設)은 무엇이든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무량수경에서는 이와 같은 법장보살을 표현해서 "그의 입에서는 청련화 꽃과 같은 향기가 나고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진단향의 향기가 나와 무량한 세계에 풍겼으며, …… 이와 같이 그는 일체의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느니라." 고 하였다.

 

경전 해석상, 앞부분을 법장보살이 수행과정에서 닦은 수승한 보살행(인위의 승행)이라 한 것에 대해, 이 부분은 아미타불이 보살이었을 시절에 보살행의 수승한 과보(因位의 勝果)로서 얻은 것으로서, 이제 막 정토가 완성되려고 할 찰나, 다시 말하면 법장보살이 아미타불이 되기 직전의 모습을 설한 부분이다.

이상과 같이 아미타불의 성불인연 설화를 설한 이유는, 단지 아미타불뿐 아니라 과거·현재·미래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의 성불 인연 설화를 설한 것이고 또한 바로 우리 자신이 성불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준 것이다.

 

 

출처 : 미주현대불교
글쓴이 : 파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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