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시김새

2018. 11. 27. 19:46율려 이야기



국악의 시김새|ㅇ 대금기초 음악이론

설촌(雪村) | 조회 1133 |추천 0 |2009.06.09. 18:59

1. 시김새란 : 민요를 부를 때 민요 특유의 멋과 맛을 살리기 위해 원음을 꾸미는 것.

 

2. 시김새의 종류

- 전성 : 흔드는 폭이 조금 크고 약간 느린데, '흔드는 목'이라고도 함.

- 평성 : 절대로 흔들지 않는데, '평소리'라고도 함.

- 퇴성 : 원음보다 위음에서 끌어내리거나, 아래음에서 끌어올려서 내는 소리인데 꺾는 목'이라고도 함.

- 요성 : 흔드는 폭을 작게, 그리고 좀 빠르게 흔드는 소리.

- 굴리는 목 : 원음 앞에 굴리듯이 장식음을 넣어서 부르는 것.

 

3. 우리나라는 지방마다 시김새의 연결이 특유한데 이런 것을 토리라고 합니다.

 

지방 특징
경토리 서울, 경기지역과 충청도의 일부지역을 포함하는 지방의 민요로 평조가락이 많아 맑고 깨끗하며 경쾌하고 분명하다. 또한 음 빛깔이 부드럽고 유창하며 서정적이다. 아리랑,도라지타령,태평가, 늴늬리야,군밤 타령 등
육자배기토리 전라남북도를 비롯하여 충청도 일부를 포함하는 지역의 민요이다. 판소리와 산조를 키워낸 남도의 민요는 음악구조가 단순하고 가락이 서정적인 다른 지역의 민요에 비해 보다 풍부하고 극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낮은 소리는 떨어주고 중간소리는 평으로 내고 높은 소리는 꺾는 목을 쓰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육자배기,강강술래,둥당기 타령, 새타령, 진도 아리랑 등
메나리토리 태백산의 동쪽인 강원도, 함경도, 경상도 일대의 민요를 말하며 지역에 따라 창법과 음계, 꾸밈음에 차이를 보인다. 경상도민요는 빠른 장단이 많이 쓰여 흥겹고 경쾌하며 강원도 민요는 산골의 정취가 어린 소박하고 애수에 찬 노래가 많고 함경도민요는 오랜 세월 역사에서 소외되어왔던 지역의 정서를 반영하듯 탄식조나 애원조의 구슬픈 노래가 많다.  정선 아리랑,한오백년,옹헤야, 신고산 타령, 쾌지나 칭칭 나네
수심가토리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의 민요이다. 남도민요에 비해 청(pitch)이 높고 중간 음에서 격렬하게 떨면서 숨가쁘게 몰아치다가 하강하는 창법이 마치 탄식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서도민요는 미묘한 꾸밈음이나 서도민요 특유의 조름목 등을 악기로 나타내는 것이 어려워 기악반주와 함께 노래하는 것이 드물다.  수심가,몽금포 타령,싸름, 배따라기, 긴 난봉가 등
제주도 토리 다른 지방에 비해 유난히 일노래가 많은 제주도의 민요는 특유의 사투리와 소박한 가락이 육지의 노래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오돌또기, 이야옹타령, 이어도 산아,남방아 노래 등

   

전통음악에서 골격음의 앞이나 뒤에서 그 음을 꾸며주는 장식음 또는 잔가락.
각 악기마다 주법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하며, 정악·민속악 등 각 악곡에 따라 독특한 시김새가 있다. 연주자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며, 연주실력에 따라 크게 분류된다. 농현(弄絃)은 서양의 비브라토(Vibrato)와 같이 음을 잘게 또는 굵게 떨어주는 것이고, 음을 순간적으로 굴려주는 전성(轉聲), 줄을 밀어올리는 추성(推聲), 밀어올린 것을 흘려내리는 퇴성(退聲) 등은 모든 악기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시김새이다.

 

거문고와 정악가야금의 경우 '슬기둥'·'싸랭'·'뜰똥' 등이 있다. 거문고에서 슬기둥은 대현(大絃)을 먼저 치고 문현(文絃)과 유현(遊絃)을 거쳐 소리를 내는 것이다. 대금과 같은 취구(吹口)에 김을 넣어 소리를 내는 악기에는 '떠이어' 주법이 있는데, 이것은 고음에서 질러내어 대금의 소리를 내는 시원한 표현법이다. 피리에는 본음을 내기 전에는 혀의 기술로 급히 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악센트를 주어 본음을 꾸며주는 주법이 있는데 서침표라고도 하는 '띠시레' 주법이다.

 

해금에는 대표적인 시김새로 '잉-핫지' 주법이 있다. 마치 잉어를 낚을 때 순간적으로 낚싯대를 채어올리는 것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장식음에 해당하는 시김새는 정간보 속에 부호로 처리했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어느 음을 낼 때 본음보다 한 음 위를 급히 꾸며내는 앞 장식음표.

:어느 음을 낼 때 본음, 한 음 위, 다시 본음을 거의 동시에 굴려내는 앞 장식음표.
:본음, 한 음 위, 본음의 3음을 3등분하여 같은 길이로 연주하는 앞 장식음표.
:어느 음에서 다음 음으로 넘기기 전에 두 음 위, 한 음 위, 본음을 내는 뒤 장식음표

 

 

 

2009.6.9 다음지식에서 퍼옴  <설촌>

 

 

시김새란?


1. 시김새의 용어

   한국 음악에서 선율의 표현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한국음악에서는 각 지방마다 갖는 언어의 억양에 따라 시김새의 연결이 다른 특이성을 갖는데 이를 토리라 한다.


2. 시김새의 짜임새

   한국음악은 화음이 없이 이뤄진 선율중심의 음악이다.

선율을 구성하는 각 음이 음악적인 흐름 속에서 그 음마다의 특이성을 나타내어 음악적인 선율의 조화로움을 맛깔스럽게 내기 위해 더해지는 표현기법으로시김새’라는 짜임을 갖는다.


3. 시김새의 역할

- 한국음악의 맛을 살려 주는 표현기법적인 역할을 한다.

- 악기마다 서로 다른 독특한 특이성을 갖는 멋과 맛의 역할이다.


4. 시김새의 기법 종류

- 요성(搖聲): 농현(弄絃)이라고도 하여 음을 흔들어 주는 기법으로 여기에도 몇 가지가 있다.

       (가는 요성. 중간 요성. 굵은 요성을 빠르게 또는 느리게 흔들어 준다) 

- 전성(轉聲): 앞음을 굴러내는 기법으로 성악에서는 흔드는 목이라 한다.

- 추성(推聲): 휘어들어 가는 기법.  ㅡ 한음이나 반음 낮은 음에서 밀어 올리는 소리 

- 압성(押聲): 앞음을 다급히 꺾어 내는 기법으로 성악에서 굴리는 목이라 한다.

     * 이 압성은 정악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학적으로 이 논리를 이미 중학교 수업모형 과정에서 밝힌바 있듯이 또          밝힌다. 압성에 관한 내용은 "중요무형문화재 제 1호” 현보 최충웅 선생님께서 정악가야금 배울 당시에 압성과 전성의 구        별을 지적해 주셨고 표현기법도 다름을 가르쳐 주셨다.

       (1989년. 2월~2003년 12월)

- 후성(後聲): 뒷소리를 휘어내는 기법

- 퇴성(堆聲): 뒷소리에 흐르는 변화음을 더해 주는 기법으로 성악에서는 꺾는 목이라 한다.

- 평성(平聲): 절대로 흔들지 않은 곧은 음을 내는 것이다. 성악에서는 평소리라 한다. 


5. 시김새의 연결이 다른 특유한 토리의 표현

경 토리: 서울, 경기지역과 충청도의 일부지역을 포함하는 지방의 민요평조가락이 많다. 청은 맑고 깨끗하며 경쾌하고 분명한          음빛깔로 부드럽고 유창하다.

            민요로는 아리랑. 도라지. 태평가. 늴리리야. 창부타령. 군밤타령

육자배기 토리: 전라남북도를 비롯하여 충청도 일부를 포함하는 지역의 민요로, 판소리와 산조를 키워낸 남도의 민요이다.

         악구조가 단순하고 가락이 서정적이다. 다른 지역의 민요에 비해 보다 풍부하고 극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낮은 소리는             떨어주고 중간소리는 평으로 내고 높은 소리는 꺾는목을 쓰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민요로는 육자배기. 강강술래. 새타령. 진도아리랑. 둥가타령 

메나리 토리: 태백산 동쪽에 위치한 강원도, 함경도, 경상도 일대의 민를 말하며, 지역에 따라 창법과 음계, 장식음에 차이를

          보인다. 경상도민빠른 장단이 많이 쓰여 흥겹고 경하다. 강원도 민요산골의 정취가 어린 소박하고 애수에 찬 노           래가 많다. 함경도민요는 오랜 세월 역사에서 묻어 나왔던 지역의 정서를 반영하듯 탄식조나 애원조의 구슬픈 노래가 많             다.

             민요로는 정선아리랑. 한 오백년. 신고산 타령.  쾌지나 칭칭 나네.

수심가 토리: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의 민요이다. 남도민요에 비해(pitch) 높고 중간 음에서 격렬하게 떨면서 숨 가쁘게

           몰아치다가 하강하는 창법이 마치 애끓는 탄식의 느낌을 준다. 서도민요미묘한 장식음이나 서도민요만의 특유

           의 조르는 목 등을 악기로 나타내는 것이 어려워 기악반주와 함께 노래하는 것이 드물다.

              민요로는 몽금포타령. 수심가. 긴 난봉가. 배따라기.

제주도 토리: 제주도는 다른 지방에 비해 유난히 일노래가 많다. 제주도의 민요는 제주 특유의 사투리와 소박한 가락이 육지의

           노래와는 다른 독특한 맛과 매력을 갖고 있다.

             민요로 남방아 노래. 이어도 사나. 이야홍 타령. 오돌또기. 둥그래 당실


6. 시김새의 기법이 악기마다 다른 표현으로 표기

- 현악기나 관악기 성악에서도 두루 사용되는 기법으로서 각각 표현이 다르다.

- 시김새를 잘 넣어 주는 표현에 따라 그 연주자의 음악성이 뛰어남을 보여 준다.

- 현악기- 요성/농현. 슬 기둥. 싸랭. 잉어질 등등

- 관악기- 요성. 서침. 떠이어 등등

- 성악- 요성/ 평성. 구르는 목. 흔들어 주는 목. 꺾는 목 등등  


7. 시김새란 물결이 흐르는 모양과도 같고,

   기암절벽의 낙랑장송과도 같으며,

   동녘에 떠오르는 태양의 환희와도 같고,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일몰과도 같은

   아름다운 음악세계의 표현기법이다.


8. 장단의 시김새란 장단을 칠 때, 잔 가락의 장식음으로써 때로 화려하고 웅장하고 장엄하며, 멋과 흥과 신명을 더 해 주는 잔 가락의 기교와 그 나머지 타법이다.


    ㅡ 다음 Tip 답변자료에서 ......







국제신문



현대문명, 철학에서 길을 찾다 <11> 김지하 '시김새'의 생명 사상

삶의 고통 삭이는 민족 미학 '시김새', 탐욕의 시대 치유책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5-30 19:59:00
  •  |  본지 25면
  • 김지하 시인은 새 시집 '시김새'를 통해 삶의 고통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삭힘의 미학을 제시했다. 사진은 김 시인의 강연 모습. 국제신문DB

    - 자의식 과잉에 빠져든 인류
    - 충격·선정주의 예술을 낳고
    - 대기업 독점 경제구조 불러

    - 슬픔·희망이 혼재하는 정서
    - 기존의 자아를 무너뜨리며
    - 존경으로 존재를 대하게 해
     

      '티끌 속에 우주가 담겼다'는 불교의 가르침은 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다. 태양계는 약 46억 년 전 성간 가스와 먼지 구름 농축으로 만들어졌고, 우주 먼지는 이 과정의 모든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먼지에 담긴 기억을 더듬으며 우주의 기원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하찮은 먼지조차 우리와 하나로 연결돼있다는 것. 지구 차원이든, 사회 차원이든, 경제 차원이든 상호 연결의 인식이 중요하다. 불교는 이런 상호 관계를 상즉(相卽)이라고 했다. '이것이 있어야 저것이 있다'는 원리로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불교를 비롯해 전통 아시아 사상은 유기물과 무기물이 서로 연결됐을 뿐 아니라, 모두 살아있는 걸로 본다. 그럼 산, 바위, 공기, 물, 흙, 바람도 모두 살아있다는 말일까. 김지하 시인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산맥도 숨 쉰다. 산맥은 다만 호흡의 간격이 길 뿐이다." ('밥')

    넓은 뜻에서 '평형계'를 유지하는 물질대사를 '숨'으로 본다면, 산맥이 숨 쉰다는 표현은 과학적 명제로도 유용하다. 또한, 그가 강조하는 '시김새'는 바로 숨의 미학이기도 하다. 시김새는 원래 한국 전통음악 연주에서 꾸밈음, 장식음을 뜻하는 식음(飾音)에서 나온 말이다.

    ■시김새는 예술 세계의 깊이

       
    부산 출신의 남성 3인조 밴드 '장미여관'이 지난해 발표한 앨범 '너 그러다 장가 못간다'의 재킷 사진. '장미여관' 밴드는 시김새를 보여준다.

    그러나 판소리를 거치며 의미가 넓어졌다. 예술의 방법과 상태를 포괄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예술에서 스타일이 한 작가의 고유한 문체, 양식을 뜻하듯이, 또 '스타일은 사람'이란 말도 있듯이, 시김새는 예술적 기교를 넘어 삶 전체가 예술로 우러나는 양상을 뜻한다. 다시 말해 시김새는 하나의 예술 세계를 이루는 인간의 능력, 깊이, 성숙한 경험 세계를 포괄한다. 여기서 시김새는 '삭힘' '발효' 같은 단어와 심층적으로 결합한다. 삶의 고통을 삭이며 노력한 결과로 나타나는 깊은 경지. 음식으로 비유하면 잘 발효된 맛, 곰삭은 맛이다.

    시김새는 이렇듯 강물처럼 유장한 호흡의 미학이다. 이때 '유장한 호흡'은 비유가 아니다. 판소리 명창 박녹주(1906∼1979)는 곧잘 소리를 중간에 끊었다가 이어갔다. 높은 소리를 허공에 던져놓고 한참 딴소리를 하다가 다시 그 소리를 받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런데 박녹주 명창은 "나는 한 번도 소리를 끊은 적이 없어"라고 말했단다. 끊어진 듯하지만, 실제로는 계속됐다는 것. '들리는 소리'와 '숨은 소리'라는 두 차원이 있다는 말이다. 숨은 소리는 바로 산맥이 숨 쉬는 영역이며, 두 차원이 엇갈리며 빚어내는 소리는 바로 시김새의 영역이다.

    오늘날 이런 소리를 연주할 명인도 적고, 알아들을 사람도 적다. 문제는 왜 이런 소리를 알아들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철학자 허버트 마르쿠제는 미학의 종류를 세 가지로 나눴다. 첫째, 현실 기능을 잃은 전통 예술. 둘째, 기성 문화 질서를 바꾸는 대안 예술. 셋째, 상품과 서비스에 적용하는 예술.

    ■시김새는 새로운 문화 창조의 기초

    언뜻 보기에 시김새는 이제 현실과 연관이 없는 전통 예술의 미학일 듯하다. 그러나 김지하 시인은 그것이 대안 예술에도, '상품 미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문화의 뿌리로 되돌아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르네상스의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

    시김새가 대안 예술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지난 20세기 인류가 지니지 못한 윤리적 가치 때문이다. 지난 세기는 예술에서나 경제에서나 자의식 과잉 시대였다. 자의식 과잉은 극단적으로 자극적인 '충격주의' '선정주의' 예술을 낳았고 이와 함께 대기업의 탐욕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비자의 몰락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김새는 삶의 체험과 더불어 자의식도 함께 삭힌다. 끝없이 자신의 상처에 되돌아가며 깊은 의미를 찾는 과정. 그 깊은 무의식 속에서 과거의 자의식이 무너져 내리고, 다시 생명의 활력이 쏟아져 나오는 순간. 슬픔 속에서 희망이, 웃음 속에서 눈물이 엇갈리는 시김새가 일어난다. 자기 치유가 시작되는 거다.

    또한, 폐쇄된 자의식이 무너져 내리는 그때야 비로소 티끌처럼 미약한 존재들의 상호 연결을 존중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김지하 시인은 이 마음을 '모심'(侍)이라고 부른다. 모든 존재를 존경과 자비로 대하는 마음. 이것이 세계를 구한다고 본다. 생태 위기를 이기며, 호혜의 경제를 이룬다는 것이다.

    ■미래 대안 예술 모색은 누가

    이처럼 시김새와 모심은 같은 동전의 양면이다. 시김새가 예술적 과정이라면, 모심은 이것의 윤리적 표현이다. 이런 생각을 실현하고, 미래의 대안 예술을 찾는 건 우리들의 몫이다. 그런데 김지하 시인은 자신의 시 '황토'와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공통점을 밝힌 바 있다.

    "간다/울지 마라 간다/…/몸 팔러 간다." (황토)"가시리/가시리 잇고/ 

    리고 가시리 잇고." (청산별곡)


       겉으론 '간다'는 얘기지만, 속으론 '날 붙잡지 않을 거냐?' '날 두고 정말 갈 거냐?'하고 묻는다. 마음이 엇갈리는 상태. 슬픔도, 희망도 아닌 제3의 정서가 솟아나는 시김새 표현이다. 흥미롭게도 최근 화제가 되는 '장미여관' 밴드의 노래 '봉숙이'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못 드간다/못 간단 말이다/(이 술 우짜고 집에 간단 말이고) 묵고 가든지 니가 내고 가든지."



    들리는 소리와 숨은 소리, 사랑과 미움, 웃음과 슬픔이 엇갈리며, 절절한 정서를 발효시킨다. 시김새가 있다.

    이 조용한 노래가 도발적으로 와 닿는 이유. 또 진실하게 느끼며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시김새와 연관이 있다. 여기서 시김새의 대안 예술적 가능성을 찾을 수는 없을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시김새가 배어있는 예술은 우리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렇게 뼛속 깊이 발효된 예술이 주는 '내면적 충격'이다. 김지하 시인은 이런 예술이 우리 마음을 바꾸고,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새로운 문명은 이 내면의 역동성에서 비롯할 것이라고 믿는다.


    ▶ 김지하는…미학적 성찰 추구 사회운동가

    김지하(1941~)는 시인이며, 사상가, 미학자, 사회운동가이다. 특히 미학은 그의 활동 전체를 가로지르는 바탕이다.

    그는 삶의 고비마다 중요한 미학 개념을 제안했는데, 근래에는 일생에 걸친 미학적 성찰을 '흰 그늘'과 '시김새' 개념으로 종합했다. 올해 시집 '시김새'를 부산 출판사 '신생'에서 펴냈다. 문화 분권을 위해서다.

    시김새는 예술적 발효이다. 삶의 고통(그늘)을 삭이고, 승화시켜 표출하는 과정이다. '흰 그늘' 미학과 분리되지 않는다. 또 발효하는 내용이 삶의 체험이라는 면에서 '삶과 예술'의 일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시김새는 순환 과정이다. 다만 자신의 상처에 되돌아가 성찰할 때마다 더욱 큰 의미를 얻는 '창조적 확충'의 순환 과정이다.

    이 순환 과정은 기존의 자아가 무너져 내리는 체험을 동반하며, 이를 통해 이분법적 대립을 넘어선다. 그래서 시김새 예술은 슬픈 장면을 익살스럽게, 웃긴 장면을 심각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런 뜻에서 시김새는 자기 치유력을 살리고, 삶을 성숙하게 하며, 사회 치유 과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지훈 철학자·필로아트랩 대표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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