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雀 - 봉황인 듯 장닭인 듯 外 / 데일리 팜 기사

2013. 8. 7. 17:42우리 역사 바로알기

 

 

 

 

주작(朱雀), 봉황인듯 장닭인듯….
지혜와 용기 상징…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瑞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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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sasiman@dailypharm.com) 2013-07-23 08:02:14

 ▲ 주작도(김혜경 作). 주작은 봉황을 형상화한 그림으로 남방의 수호신을 뜻하며 지혜와 용기를 상징한다.
(21)주작도-봉황을 형상화한 남쪽의 수호신

    동물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호랑이나 백곰처럼 우리에게는 친숙하지는 않지만, 신비로움과 더불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사방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믿음직한 그들이 바로 사신(四神)으로 청룡(靑龍), 백호(白虎), 현무(玄武), 주작(朱雀)입니다.

   상상속의 신령한 동물인 사신은 동서남북의 네 방향뿐만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 하늘 사방의 스물여덟 별자리와도 관련이 있으며 벽사와 음양조화를 이루는 신령스러운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면 사신 중 그 첫 번째로 주작(朱雀)에 관하여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주작은 남방을 지키는 화(火)기운을 맡은 신으로 붉은 봉황을 형상화 하여 무덤이나 관(棺) 앞에 그렸습니다. 계절로는 화(火)기운에서 알 수 있듯이 여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봉황이 도를 깨우치면 온 몸이 붉게 물들어 '붉은 봉황' 즉, 주작이 됩니다.

    그 때문인지 형태는 봉황과 거의 비슷하며, 주작의 모습에 공작과 비슷하며 은빛을 띄고 있어 불새라고도 불리며 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작은 강한 양기를 지녀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존재로도 유명한데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주작을 '불사조'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붉은 색과 강한 양기로 인해 '불새'라는 명칭도 가지나 실제로는 서양의 '피닉스'처럼 몸이 불꽃으로 타오르지는 않습니다.

봉황이 왕을 상징하는 것과는 달리 주작은 재주나 수호를 담당 하는 새로 현자나 기술자 등 재주를 가진자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주작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4신중 심판을 담당하는 재판관이기도 합니다. 

 



    이들 4신은 하늘의 사방(四方)을 지키는 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작은 남쪽의 수호신(守護神)이며, 남쪽에는 28수(宿) 중 정(井), 귀(鬼), 유(柳), 성(星), 장(張), 익(翼), 진(軫)의 7개 성좌(星座)가 있습니다.

   그 형상은 시대마다 약간의 양식적인 변화는 있지만 현실과 상상의 동물이 복합된 봉황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현재 주작도를 쉽게 접할수 있는 장소로는 경복궁 광화문의 홍예문에 가보시면 천장에 선명하게 그려진 주작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민화 속에서는 주작도를 어떻게 표현하였을까요?
일반적으로 우리 선조들은 민화 속에서 주작을 상상속의 동물인 만큼 환상적으로 그렸으나 현실속의 늠름한 장닭으로 그려놓아 친근감이 넘치게 하였습니다.

    닭은 여명을 알리고,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瑞鳥)로 여겼습니다. 장닭이 훼를 길게 세 번 이상 치고 꼬리를 흔들면 산에서 내려왔던 맹수들이 돌아가고 잡귀들이 모습을 감춘다고 믿어왔습니다.

   닭은 흔히 다섯가지의 덕(德)을 지녔으며, 닭의 벼슬(冠)은 문(文)을, 발톱은 무(武)를 나타내며, 적을 앞에 두고 용감히 싸우는 것은 용(勇)이며, 먹이를 보고 무리를 부르는 것은 인(仁 ), 때를 맞춰 울어 새벽을 알리는 것을 신(信) 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닭의 모습을 보고 상상속의 주작으로 멋들어지게 그려내었던 우리 선조들의 풍류가 바로 주작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道)를 깨우친 호랑이
물·불·바람 등 자연재해 막아주는 영험한 동물로 상징
 
 
 
데일리팜(sasiman@dailypharm.com) 2013-07-31 13:06:00

 ▲ 백호(김혜경 作). 민화 속 백호는 물, 불, 바람 등 자연재해를 막아 주는 신령스런 동물로 상징된다.

 

(22)백호(白虎)-사신도 중 유일한 실존 동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랑이 그림의 원형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오는 현무(玄武), 주작(朱雀), 청룡(靑龍), 백호(白虎) 즉 사신도(四神圖)에 나오는 백호라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사신도 속 백호의 모습은 실제 백호의 모습과는 달리 상상 속의 동물입니다.

    백호라고 불러도 사신도 속의 모습은 현실 속에서 보는 실제 호랑이 모습과는 전혀 다릅니다.

    백호는 실제로 털이 흰 호랑이를 뜻하지만 한국과 중국 등 동양권에서는 신화나 설화에 나오는 영험한 상상속의 동물을 의미합니다.

    민간 신앙에서는 호랑이에 바탕을 둔 상상의 동물이었는데 청룡(靑龍), 주작(朱雀), 현무(玄武)와 함께 사신(四神)을 이루어 신격화되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사신 가운데 백호는 유일하게 현실세계의 동물입니다.

    지금은 동물원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사신이 태어난 고대는 물론 적어도 15세기까지는 좀처럼 현실의 동물로 여기기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그러한 이유가 사신도인 고구려 고분벽화 속 백호는 긴 뱀의 형상으로 하늘을 나는 용처럼 그려졌습니다.

백호를 용처럼 생각한 상상력은 용이 하늘과 바다를 거침없이 다니고, 비나 구름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영험한 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백호를 용처럼 그린 현상은 고려시대에까지 이어지다가 조선시대에 이르러서야 실제 모습의 백호처럼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백호는 우리 민화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을까요?

백호는 도를 깨우친 호랑이로 가장 신성한 흰털을 지닌 호랑입니다.

죽음을 관장하며 죽은 자와 산자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오행의 금(金)을 상징하는 백호는 쇠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강한 무력의 상징이며, 인간으로 둔갑하는 것 외에 특별한 신통력은 없으나 그 강력한 힘은 신통력을 지닌 다른 존재와 맞서도 전혀 밀리지 않을 만큼 대단하며, 주로 영계의 존재(귀신)를 물리치는 존재로 많이 묘사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호방향은 우측이며, 지도상으론 서방의 수호자이며, 계절로는 추수하고 정리해야 하는 가을이며, 색으로는 흰색이며, 오상에서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의(義)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집을 짓거나 묘를 쓸 때 좋은 자리를 잡아주는 풍수가 유행하였는데 여기에 '배산임수'니 '좌청룡, 우백호'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즉 왼쪽은 청룡, 오른쪽은 백호가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는 벽사의 개념으로 호랑이를 정의했습니다.

    호랑이는 영험한 짐승이라 사람에게 해를 가져오는 불의 재앙, 물의 재앙, 바람의 재앙 같은 자연재해를 막아주고, 인간사의 가장 큰 고통인 질병과 전쟁, 굶주림의 고통을 벗어나게 하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결국 백호는 우리 민족의 우주관이 담겨있는 고구려의 '사신도'에서부터 출발하여 조선 말기의 일반 백성의 인간적인 욕망까지 시대를 넘어서는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그림입니다.

 

 

 

 

경복궁 사대문 천장그림 장식체계 ‘뒤죽박죽’ /문화일보 기사
■ 허균 소장 ‘전통 건축장식의 비밀’서 지적
▲  경복궁 광화문 중앙통로의 천장 그림. 주작이 아니라 봉황에 가까운 그림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허균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 제공
▲  영추문 천장의 백호(위쪽)와 ‘고종태황제산릉주감의궤’에 그려진 백호. 의궤의 백호는 줄무늬 호랑이 몸에 화염각이 표현돼 있다. 허균 소장 제공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은 한국전쟁 때 목조 부분이 불타 없어진 것을 1968년 원 위치에 철근 콘크리트로 복원했다. 광화문 각 통로의 천장에는 여의주와 화려한 깃털을 가진 한 쌍의 새와 두 개의 뿔을 가진 한 쌍의 짐승, 거북 한 쌍이 그려져 있다. 방위 사신(四神)과 길상의 뜻을 종합해 보면 광화문 중앙 통로의 그림은 주작을 그린 것으로 봐야 한다.

    만 허균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은 “실제 모양은 주작이 아니라 봉황에 가깝다”며 “당초에 봉황을 그린 것이라면 방위 체계와는 무관한 상서의 상징으로 그린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장은 1975년에 복원된 경복궁 서쪽의 영추문 천장의 그림도 표범인지 호랑이인지 모를 짐승이 그려져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백호라면 영추문이 궁궐의 방위체계상 서쪽에 해당하는 것을 염두에 둔 선택일 것이다. 

   그렇지만 사신의 하나인 백호가 점박이로 표현된 경우는 거의 없다. 고구려 벽화 고분의 사신도 이래 가장 연대가 낮은 작품으로 평가되는 ‘고종태황제산릉주감의궤’에 나타난 백호 그림을 보면 줄무늬의 호랑이 몸에 화염각이 표현돼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화염각이 없는 영추문의 동물은 백호가 아니라 보통의 호랑이, 아니면 표범으로 생각된다.

    허소장은 “해석하기 난감하기는 북문인 신무문 천장 그림도 마찬가지”라며 “거북을 닮았는데 주변에 낭수(浪水)가 출렁이고 있다. 이런 모습으로 봐서 신귀(神龜)를 그린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광화문 서쪽 통로의 신귀와 중복이 된다”고 했다. 신무문은 고종 중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북문이다. 건춘문에는 황룡과 청룡이 그려져 있는데 고종 당시에도 이와 같은 용그림이 그려져 있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 이 문의 용 역시 사신의 청룡인지 사령(용, 봉, 귀, 린)의 용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허 소장은 결론적으로 경복궁 네 궐문에 그려진 그림은 일정한 상징체계를 이루고 있지 않다고 본다. 건춘문, 영추문, 신무문의 것이 각각 용, 백호, 현무라 가정한다면 광화문의 것은 봉황이 아니라 주작이어야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당초 사령을 주제로 그리려 한 것이라면 기린이 빠져 있어 사령을 다 갖춘 것으로도 볼 수 없다. 이처럼 경복궁 사대문 천장그림의 상징체계가 뒤죽박죽이 된 것은 궁궐 장식체계에 대한 연구가 철저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것이 허 소장의 분석이다.

    허 소장은 최근 낸 책 ‘한국 전통 건축 장식의 비밀’(대원사)에서 이 같은 궐문 천장 그림의 난맥상을 처음으로 지적했다. 그는 수십년 동안 상징 조형물들을 현장에서 매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그것을 캐내는 일에 몰두해왔다. 그의 손끝에 의해 궁궐·사찰·서원·향교 등 유교와 불교 관련 건축물, 사색과 휴식을 위한 누각과 정자, 사대부와 서민들의 생활공간인 기와와 초가집 등의 전통건축 장식에 숨어있는 속살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책에 따르면 직산 향교의 솟을외삼문의 이태극은 ‘하늘은 양으로서 위에 있고, 땅은 음으로서 아래에 있다’는 우주의 존재원리에 의한 것이다. 남한산성 현절사 문의 삼태극은 빨강, 노랑, 파랑을 기본색으로 하고 있으며 회전하는 모양은 움직임을 나타낸다. 삼태극 도형은 천·지·인 삼재가 하나로 혼합된 혼돈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우주 구성의 기본 요소인 천·지에 인간을 참여시켰다. 인간이 천지의 합체이고 소우주라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책은 전북 정읍시 진산동에 있는 재실건물인 영모재의 대문 좌우와 위쪽 벽면에 자리잡은 민화를 소개하고 있다. 벽사의 의미를 가진 당사자(唐獅子), 길상적 의미와 장식미를 함께 지닌 사군자 등으로 돼 있다. 대문 벽에 민화를 그린 것은 매우 희귀한 예이며 미감도 뛰어나다.

    추녀마루 위에 일렬로 도열해 있는 잡상은 헷갈리기 쉽다. 어우야담에는 선임관들이 신임관의 첫 인사를 받을 때 골탕먹일 요량으로 대궐 문루에 도열한 10가지 신상 이름을 단숨에 열 번 외우게 하고, 다 외우지 못한 자에게는 참여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잡상의 제일 아래 있는 대당사부는 갑옷 같은 옷을 입고 두 팔을 벌리고 앉아있는 모습이다. 숭례문의 것을 예로 들면 벙거지를 쓰고 갑옷을 입은 정좌한 무인상으로 표현돼 있다. 허 소장은 “창덕궁 신선원전의 잡상은 으레 대궐문루에 등장하는 손행자(손오공)가 아닌 완벽한 원숭이 형태”라며 “이를 통해 한때 손행자를 완벽한 원숭이 형태로 만든 적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썼다.

   책은 이밖에 지붕·굴뚝·창호·공포·기둥과 대들보·주춧돌·기단·단청·다리 등의 전통상징 조형물을 낱낱이 짚어보고 있다. 보이지 않는 다리 밑에도 용두를 설치할 만큼 우리 선조들은 철저했으며 매사 무엇이든 정성스러웠음을 알 수 있다. 의미 깊고 아름다운 상징조형물을 통해 무심히 지나쳤던 우리 옛 건축물의 장식물에 대한 탐구욕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