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16. 03:08ㆍ詩
水調歌頭調(수조가두조) 중추에 부르는 노래
明月幾時有(명월기시유) 밝은 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把酒問靑天(파주문청천) 술잔 들고 푸른 하늘에 물어본다 不知天上宮闕(부지천상궁궐) 모르겠구나 천상 궁궐에선 今夕是何年(금석시하년) 오늘밤이 어느 해인지 我欲乘風歸去(아욕승풍귀거) 바람 타고 돌아가고 싶다만 又恐瓊樓玉宇(우공경루옥우) 역시 두렵구나 경루의 옥우는 高處不勝寒(고처불승한) 높아서 추위를 이기지 못하리라 起舞弄淸影(기무농청영) 일어나 춤을 추며 맑은 그림자를 희롱하나니 何似在人間(하사재인간) 인간 세상에 있은 것과 어찌 같으랴
轉朱閣(전주각) 달이 붉은 누각을 돌아서 低綺戶(저기호) 나지막이 비단 창을 엿보아 照無眠(조무면) 잠 못 이루는 사람을 비추네 不應有恨(불응유한) 원한을 품을 일도 없을 텐데 何事長向別時圓(하사장향별시원) 어째서 언제나 이별의 때에 둥글단 말인가 人有悲歡離合(인유비환이합) 사람에겐 슬픔과 기쁨, 이별과 만남이 있고 月有陰晴園缺(월유음청원결) 달에겐 맑음과 흐림, 둥글어짐과 이지러짐이 있으니 此事古難全(차사고난전) 이 일은 예부터 온전하기 어려워라 但願人長久(단원인장구) 다만 바라는 건 사람이 언제까지고 千里共嬋娟(천리공선연) 천리 떨어져 있어도 아름다운 달을 동시에 감상하는 일
*감상
이 시는 1076년 중추에 41세의 소동파가 산동성 밀주의 지사로 있으면서 관사의 뜰에 있는 초연대에 올라 아우 소철을 생각하면서 지은 것이라 합니다. 소동파는 술을 마시고 밝고 넉넉한 심경으로 시를 시작합니다. 당시 소동파는 정치권력에서 소외되어 괴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소동파는 이 시에서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것을 스스로 포기하듯 말하고 춤을 추며 자신을 위로합니다. 늦가을에 졸업을 앞두고 제 꿈을 향해 도전 중인 24세의 저는 소동파처럼 적극적이고 낙관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소동파는 이 시에서 정치판으로 돌아가길 포기하듯 말하지만 저는 지금이 힘든 시기지만 포기하지 않고 제 꿈을 이루는 그 날까지 여유있는 마음으로 사회에 진출할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한편 소동파는 달을 보면서 달빛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아우 소철과 이별하여 있다는 사실에 크나큰 슬픔을 느낍니다. 소동파는 이 시에서 이별의 정한을 격조있게 묘사하고 있는데 "이 일은 예부터 온전하기 어려워라"에서 이 일이란 인간의 기쁜 일과 달의 가득참이 겹치는 것을 가리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모여 밝은 만월을 바라보는 일은 예로부터 온전히 그 즐거움을 누리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이별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시구는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근원적인 슬픔이 존재함을 그리며 소동파가 느끼는 슬픔은 보편성을 띠게 됩니다. 조락의 계절인 가을 하늘에 뜬 밝은 달을 보며 소동파는 "다만 바라는 건 사람이 언제까지고 천리 떨어져 있어도 아름다운 달을 동시에 감상하는 일"이라 말하며 시를 마무리합니다. 저는 이 마지막 시구가 가장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교수님께서 내주신 과제 덕분에 평생 접할 수 없을 뻔했던 소동파의 아름다운 한시를 감상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2008101163 황자영 |
2012.11.25
cafe.daum.net/ayogin/MJXp/24 내성외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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