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신화 / 세계의 신화

2019. 7. 23. 14:52경전 이야기



세계의 신화

인도 신화

Indian mythology, 印度神話 


3억 3천 신들의 나라, 인도

인도는 우리나라의 약 33배에 달하는 영토에 10억이 넘는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 세계인구통감 자료에 의하면 인도 인구는 2008년 기준 약 11억 4천여 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인구 못지않게 신들의 숫자가 많은 것이 인도의 또다른 특징이다. 3억 3천이 넘는 신들의 천국으로, 신과 인간의 숫자를 합치면 가히 세계 최고다. 신들의 숫자를 인간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지만 신과 인간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인도 신화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그 같은 발상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북쪽으로는 히말라야 산맥이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인더스 강과 갠지스 강이 흐르는 인도는 다양한 지리적 조건을 가진 나라다. 기후 역시 온대에서 열대, 사막, 고산 기후까지 골고루 퍼져 있다. 인더스 강 유역은 세계 4대 문명 발생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리적 ・ 기후적 조건과 오랜 역사 속에서 인도 신화 또한 풍부하고 다양하게 성장해 왔다.

BC 15세기 인도의 서북부에 정착한 아리안족은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베다〉를 신봉했다. 베다는 세상 만물에 영이 있다고 믿는 '다신 신앙' 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아리안족의 베다 신앙에 인더스 강가의 여러 종교와 남부 인도의 드라비다교가 혼합되면서 신화 역시 비빔밥처럼 섞이게 되었고, 이것이 힌두 신화, 즉 지금의 인도 신화로 정착되었다. 인도 신화에는 3억 3천이 넘는 신들이 등장하는데, 이 많은 신들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신이다. 즉 우주의 근원이 다양한 신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흔히 과거의 일을 신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도인들에게 신화는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다. 신화는 오늘날에도 인도인들의 삶의 이유가 되어 주고, 그 흔적을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일상적인 대화, 풍습, 축제, 노래와 춤, 속담이나 격언, 심지어는 TV드라마나 영화 등에도 신화가 녹아 있다. 신화와 종교가 일치를 이루고 고대와 현대가 통합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화 속에서 살고 있는 인도를 종교의 나라, 신화의 나라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인도 신화 속의 사상들

'모든 신은 하나' 삼신일체론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3억 3천의 신들은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 이렇게 삼신(三神)으로 모아진다. 브라흐마는 창조를, 비슈누는 유지를, 시바는 파괴를 각각 책임지며 이 우주를 관리한다. 결국 세 개의 서로 다른 신이지만 우주라는 하나의 존재를 설명하는 한 몸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에 삼위일체론이 있다면 힌두교에는 바로 이 '삼신일체론(트리무르티, trimuriti)'이 있다. 수억에 달하는 인도의 신들은 모두 삼신 안에서 태어나고 삼신으로 인해 드러난다. 힌두교가 다신교이면서 유일신의 형태로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죽음은 또 다른 시작' 윤회론

우주는 끊없이 윤회(輪廻)한다. 그 윤회의 시작과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오랜 옛날부터 우주는 창조-유지-파괴-창조를 반복해왔다. 죽음 역시 끝이 아니다. 육신은 병들거나 늙어서 사라지지만 영혼은 살아서 무언가로 다시 태어난다.

전생에서 자신이 쌓은 공덕에 따라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하고 짐승으로 태어나기도 한다. 사람 가운데서도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나기도 하고,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희로애락은 지금 당장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가 전생에 닦은 업(카르마, Karma)에 의해 결정된다. 인간의 영혼은 대략 8만 2천 번의 윤회를 한다. 이러한 윤회, 업 사상은 이후에 불교에도 영향을 주었다.

'조화로운 삶을 위한 의무' 다르마

다르마의 원래 뜻은 '지지하다, 떠받치다'이다. 인도 사람들은 대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세상 만물은 저마다 수행해야 할 의무와 행동규범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데, 그것이 바로 다르마(Darma)다. 좁은 의미로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지켜야 하는 종교적 ・ 사회적 의무를 말하고, 넓은 의미로는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의미한다.

이 다르마가 사회 제도로 적용된 것이 바로 카스트 제도다. 비슈누의 일곱 번째 화신인 라마와 그의 아내 시타가 가장 이상적인 부부로 추앙받는 것은 그들이 책임감 있는 남편과 순종적인 아내로서 가장 이상적인 다르마를 실현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변화의 기로에 선 카스트 제도

카스트라는 말은 포르투갈어 카스타(casta, 혈통)에서 유래되었다. BC 1300년경 아리아인들이 인도에 침입한 후 자신들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통치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계급을 제도화한 것. 승려나 교사 계급인 브라만(Brahman), 왕족이나 무사 계급인 크샤트리아(Kshatrya), 상인 ・ 농민 계급인 바이샤(Vaisya), 노예 계급인 수드라(Sudra), 그 외 하리잔(Harijan)이라 불리우는 불가촉천민각주1) 으로 나누어진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어느 한 계급으로 귀속되어 사회 규범이나 역할을 규정받고 결혼도 같은 계급끼리만 할 수 있었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해방된 후 헌법에서 카스트제도를 철폐시켰다. 계급 간의 융화를 위해 대학 입학이나 공무원 임용 시 일정 인원을 하층민에서 뽑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델리 정부청사 앞에서는 할당 인원을 늘려 달라는 하위 카스트와 할당 인원 자체를 폐지하라는 고위 카스트들이 번갈아가며 시위를 벌이곤 한다. 하지만 농촌지역에서는 여전히 하위 계급이 사회 ・ 문화 ・ 종교적인 차별을 받고, 신문지상에는 고위 카스트와 결혼을 희망하는 구혼 광고가 넘쳐나는 것이 인도의 현실이다.

'삶은 선과 악의 갈등' 데바(Deva)와 아수라(Asura)

신 데바(혹은 수라)와 악마 아수라 간의 싸움은 인도 신화의 핵심 주제이자 수없이 반복되는 역사이다. 아수라는 극심한 고행을 통해 창조의 신 브라흐마로부터 강력한 힘을 얻고 그 힘으로 데바를 위협한다. 이렇게 충돌하는 선과 악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이분법적인 선악 개념과는 다르다. 악마라고 해서 무조건 악하고 신에게 무조건 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주를 구성하는 두 가지 상반된 힘으로 해석된다. 옳은 일을 추구하는 힘과 그것을 어기고 싶어하는 힘. 우리 삶은 매 순간 상반된 이 두 가지 힘으로 인해 갈등에 휩싸이게 되는데, 이런 투쟁에서 결국은 언제나 옳은 일을 추구하는 데바가 승리함으로써 정의를 지킨다는 것이 인도 신화의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다.

깨달음을 향한 인생 4 단계

힌두교에서는 삶에 네 가지 목적이 있다고 가르친다. 첫째는 자신의 지위에 걸맞는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다르마, 둘째는 현세에서의 성공을 지향하는 아르타, 세 번째는 정당한 즐거움을 즐기는 카마, 네 번째는 해탈을 의미하는 목샤이다.

목샤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 어릴 때부터 다시 네 단계를 거친다. 어린 시절에 구루라고 부르는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성인이 되어서는 가정을 이루어 성실하고 선하게 살아간다. 자식을 낳아 그 자식이 25세가 되면 부양의무에서 벗어나 명상을 위한 장소(아쉬람)를 찾아 끊임없이 명상하고, 노년으로 들어서면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거리로 나가 구걸하며 해탈의 단계로 들어선다.

모든 인도인들이 이러한 단계에 따라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삶을 이상적이라고 여긴다. 인도 거리에서 깡마른 몸으로 고행하는 명상가를 흔히 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종교적 바탕 때문이다.

인도 신화 다시 보기

신들을 향한 인간의 노래 '베다'
리그베다
베다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 문학으로 신들에 대한 찬양과 봉헌의식을 기록해 놓은 일종의 성가(聖歌)이다. 신들을 제사에 불러들이는 청원의 노래 〈리그베다〉, 제사 때 신들에게 바치는 노래 〈사마베다〉, 제사의 진행을 담은 〈야주르베다〉, 재앙을 물리치는 주술을 담은 〈아타르바베다〉가 현재까지 남아있다.

그 중 〈리그베다〉는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경전으로 인도인들의 신앙의식을 가장 잘 보여준다. 여기에는 총 33명의 자연 신이 등장하는데, 신은 인간들에게 축복과 은혜를 내리고 인간으로부터는 찬미와 경배를 받아 신의 권위를 유지해 나간다. 이렇듯 〈리그베다〉에 나타난 신과 인간의 관계는 '공존'과 '상호 협력' 관계다.
우파니샤드
〈우파니샤드〉는 '사제간에 가까이 앉음', 즉 '신비한 가르침'이라는 뜻을 가진 고대 철학서이다. 오랜 세월을 거쳐 조금씩 개정 ・ 보완되어 왔으며 '대 우주의 본질과 나는 하나'라는 범아일여(梵我一如) 사상을 담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윤회의 굴레에 갇혀 있으며, 신을 숭배하고 고행을 계속하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철학 사상은 힌두교의 중요한 교리로 자리잡았고 불교나 자이나교에도 영향을 주었다.
마하바라타
바라타족의 전쟁을 읊은 대서사시로, 대략 18편 10만 송 20만 행으로 이루어졌다. 바라타 두 왕족 간의 분쟁과 전쟁이 주내용이며, 신화와 전설, 기적, 정치, 종교와 관련된 사건, 철학, 도덕, 사회제도 등 인간에 필요한 모든 것이 총망라되어 있다. 또한 〈마하바라타〉에는 힌두교 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성가 〈바가바드 기타〉도 포함되어 있다.
라마야나
위대한 시인 발미키가 쓴 서사시로 비슈누의 일곱 번째 화신인 라마가 악마 라바나와 싸워 이기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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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무 집필자 소개

저자 아침나무는 8명으로 구성된 전문 작가 모임으로, 아동물에서 일반물에 이르는 다양한 도서를 함께 생각하고 기획하며, 집필한다. [세계의 전설] 역시 기획부터 집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인..펼쳐보기

출처

세계의 신화
세계의 신화 | 저자아침나무 | cp명(주)삼양미디어 도서 소개

초자연적이고 합리적인 허구의 세계 신화! 그 속에 우리 삶의 철학과 근간이 들어 있다! 세계의 신화는 크게 우리 신화와 서양 신화와 동양 신화로 나누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는 물론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신화까지 15개국 이상의 나라에 대한 신화를 폭 넓게 다루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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