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메르 창조 신화

2019. 10. 9. 01:12우리 이웃의 역사



수메르 창조 신화|먼나라 이웃나라

관운 | 조회 74 |추천 0 |2016.03.25. 11:18                             http://cafe.daum.net/kis0901/JrMv/3326  




수메르 창조 신화

 

 

 

  신화는 대홍수 이전에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흥기했던 문명에 관한 이야기임이 밝혀졌다. 이라크의 고대 유적지에서 발굴된 쐐기문자를 고고학자들이 해독함에 따라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홍수 이전의 문명이 수메르 문명이었던 것이다. 모든 신화는 역사 이전의 이야기들이고 또 애매모호한 문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갖가지 억측을 낳기 마련이다. 그 한 예로 미국의 어느 점성인은 그 저술에서 수메르 신화의 '아눈나키'와 기독교의 신들을 동일시하고 있다. 그러나 점점 더 세부적으로 알려지고 있는 점토문서들의 내용에 의하면, 수메르의 신들은 오히려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닮아 있다. 수메르 신들의 총 숫자는 3600여명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중요한 회의에 참가하는 숫자가 50명이었고 그들이 바로 '아눈나키'로 불린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고위직에 있었던 일곱 명의 주신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그리스 신화의 신들처럼 가족관계에 있었다. 그 중에서도 여신 '인안나'는 마치 그리스의 여신들처럼 바람둥이에다 질투와 사랑의 여신이었다. 영웅 '길가메쉬'도 정력이 왕성해서 모든 처녀들은 시집가기 전에 먼저 길가메쉬와 신방을 차려야 했다. 성전의 여사제들은 성전에서 거룩한 성행위를 하는 것이 그들의 주 임무였다. 바빌로니아와 가나안 지방에서 숭배되어온 바알 신과 여신 아세르도 수메르 신화와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일곱 주신 중에서도 인간들과 친숙하게 지낸 엔키유프라테스 강의 하구에 위치했던 '에리두'라는 도시의 신이었으며,'어떤 신도 들여다보지 못한 깊은 지하수의 신전'에 살고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 역시 지하수의 여신이었다. 엔키 신이 그 어머니의 권고에 의해 인간을 창조한 이야기가 아래와 같다.

 

 

옛날에 낮이 하늘과 땅에서 (생겨난 후에)

   

옛 밤에 밤이 하늘과 땅에서 (생겨난 후에)

 

옛적에 해()의 운명이 (결정된 후에)

 

아눈나키 신들이 태어난 후에

 

모신(母神)들을 아내로 삼은 후에

 

모신들이 하늘과 땅에 자기들의 몫을 나눈 후에

 

모신들이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

 

신들은 구운 빵과 술을 식당에 차렸다.

 

중요한 신들은 일을 지켜보고 서 있었으며

 

작은 신들은 노역을 감당했다

 

신들은 강바닥을 파서 그 흙을 강둑으로 쌓아 올렸다

 

작은 신들은 이를 갈며 그들의 삶을 불평했다.

   

 ㅡ 옛날에 낮이 하늘과 땅에서....옛적에 해()의 운명이 결정된 후에....

 

  위의 문구는 지구의 태초를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낮과 밤, 혹은 해()를 수메르의 신들이 창조했다는 말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수메르 신들의 계보를 말하는 점토판의 첫 번째 줄에는 이렇게 씌여 있다 한다."하늘에서 왕권이 내려왔다." 즉 하늘로부터 왕권이 부여되었다는 뜻인 것이다. 수메르의 주신(主神) 아누가 하늘로 돌아갔다는 것은 그들이 본래 하늘에서 온 존재들이었으며, 지구가 밤낮이 구별되고 한해가 구별될 수 있도록 기초적인 개척이 완료된 후에 수메르의 신들이 지구에 정착해 살 수 있도록 허락이 떨어졌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중동신화'를 쓴 사무엘 후크는 이렇게 말한다."수메르의 창조신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 어떤 창조신화에서도 완전한 무()에서의 창조개념은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신들에덴동산이라는 낙원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메르의 신들은 수로를 파고 물을 대는 관개사업을 통해서 자신들이 살아갈 터전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수로를 파는 노동에 동원된 신들은 작은 신들이었다. 작은 신들이 기물을 부수며 난동을 부릴 때 지하수 깊은 곳의 신전에서 잠자고 있던 우두머리 신 엔키는 어머니의 권고에 의해 인간들을 창조하기에 이른다. 작은 신들의 노역을 대신할 인간을 창조하기로 한 것이다. 그 창조행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매우 난해한 말들이 나온다. 쐐기문자나 상형문자들은 그 표현에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독하는 능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엔키는 어머니 남무의 말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생각하는 방 '할안쿠'에서 그는 넙적다리를 때렸다

 

지혜롭고 주의 깊으며 질문을 아는 그는

 

피와 몸의 형체와 온갖 솜씨로 출산 모신들을 만들었다.

 

엔키는 그들을 옆에 세워놓고 그들의 지혜를 구했다

 

......

 

"나의 어머니, 당신이 챙겨놓은 이름있는 피가 있습니다

 

그것에 신들의 노여움을 맡기십시오

 

당신이 지붕에 있는 점토 속에 그것을 섞으십시오(어머니의 거처는 동굴 속에 있었다)

 

출산 모신들이 점토 덩어리를 떼어낼 것입니다.

 

당신은 거기에서 몸의 형체가 생기게 하십시요...

 

(서해문집 간 '수메르 신화'에서 발췌)

 

   엔키가 그의 생각하는 방에서 깊이 생각한 후 모신들을 만들고,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이름 있는 피'를 점토 속에 섞었으며, 모신들의 협조하에 인간들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모신들 중의 대표격인 닌막흐엔키와 재주경쟁을 한다. 모신 닌막흐는 절뚝발이, 장님, 성기가 없는 사람들을 마음대로 만들어내며 자기의 능력을 과시한다. 그러자 엔키는 불구로 태어난 그들에게 각기 일자리를 마련해 주며 자기는 인간의 운명을 정하는 권한이 있음을 과시한다. 다음 '딜문' 이라는 낙원의 도시 이야기. 발견된 점토판들은 끊겨진 부분이 많아서 분명친 않지만 고고학자들에 의해 해독된 부분만으로도 그 도시가 어떤 곳인지 짐작은 할 수 있다. '딜문'은 새들이 지저귀지 않고 사람을 해치는 짐승도 없으며, 병든 사람이 없고, 농경지나 연못도 필요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이 도시의 원래 주인 엔키는 낙원의 도시 '딜문'을 자기 딸이자 아내인 닌씨킬라에게 선물로 주면서 땅 밑으로 흘러간 단물이 딜문 도시로 솟아나오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그 도시에 태양이 뜨고, 단물이 솟아남으로 인해 경작지도 생기게 만든다.(해저도시에 인공태양을 만들고 해저 지하수를 끌어 썼다?) 이 도시는 선창가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선창가의 도시란 선창을 통해 들어가는 도시라는 뜻도 될 것이다. 낙원의 도시 딜문은 선창을 통해 들어가는 바닷 속의 도시, 용궁이 아니었을까? 길가메쉬 영웅담에는 선창의 정박말뚝에 부딪친 후 강 속으로 사라진 사람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람을 잡아 삼키는 강'을 지키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 도시는 또한 주신 엔키가 자기의 딸 닌무와 관계를 가져 닌쿠라를 낳고, 닌쿠라와 다시 관계를 가져 웃투를 낳은 불륜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 딸들은 그 딜문의 도시에서 다시는 육지로 나오지 못했다 한다. 이에 화가 난 부인이자 누이인 닌후루쌍이 달려가 증손녀 딸 웃투의 뱃속에 있는 남편 엔키의 정액을 꺼내 정원에 뿌린다. 그러자 그 정액에서 각종 풀이 탄생되었다 한다. 남편의 불륜에 화가 난 아내이자 누이인 닌후루쌍은 다시 딜문으로 달려가 남편 엔키에게 주문을 건 후 관계를 가져 또 여럿의 딸들을 낳았는데, 그들이 곧 여신들의 어머니가 되었다 한다. 수메르의 주신 엔키가 딸들에게 선물한 도시 '딜문'은 낙원이기도 하지만 주신이 자기 딸들과 불륜의 관계를 맺은 도시이며, 딸들을 그곳에 가둔 도시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불륜이란 단어가 어울릴지는 모르지만. 또한 이 도시는 '먼 동쪽에 있는 낙원의 도시' 이기도 하고, '선창가에 새로 선 도시'이기도 하고, '먼 남쪽 바다에 있는 도시'.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낙원의 도시 딜문은 엔키와 그의 신들이 외계로부터 타고온 거대한 우주선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선창가에 나타나기도 하고 먼 동쪽에 가 있기도 하고 남쪽 바다에 있기도 한 것은 아닐까? 대부분 우주선은 물속에서도 공기 속에서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바다 속에 정착해 살기도 한단다. '하늘로부터 왕권이 내려졌다, 하늘로부터 왕좌가 내려졌다'는 문구들이 흔히 발견된다는 것은 수메르의 신들이 지구상에 둥지를 틀고 살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는 의미임이 분명한 것이다

 

 

옆의 그림은 수메르의 신

 

엔키의 모습.

 

지하수의 신으로 불렸다.

 

한 발을 언덕에 얹은 모습은

 

그가 지하수의 세계,

 

즉 물의 세계에서 물과 함께

 

육지로 올라온

 

신임을 묘사하고 있을 것이다.

 

 

   수메르의 주신 엔키가 바람둥이 노릇만 한 것은 아니다. 지구인들과 가장 가까이 했던 엔키의 영향은 수메르 문명 전반에 나타나 있다. 수메르인들'두 바퀴 달린 수레'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수메르 3왕조의 창시자 '우루남무' 은 최초의 법전을 만들어 공표했다 한다. 그것이 뒤에 나타난 바빌로니아 왕국 '함무라비 법전'의 원형이 되었다 한다.

 

노예가 된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고

 

바른 시장 질서를 위해 도량형기를 만들고

 

고아가 부자에게, 과부가 권력자에게

 

양 한 마리 가진 사람이 황소 한 마리 가진 사람에게

 

팔려가지 않게 하고

 

반목과 폭행과, ', 태양신이여!' 하는 원성이 사라지게 했고

 

수메르에 정의를 완성했다.(히브리 신화에서는 결코 태양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한 지혜로운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교훈의 말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도둑질을 하지 말라

 

(남의) 집을...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남의)여자를 탐내지 말라

 

맹세를 하지 말라

 

언쟁을 일으키지 말라

 

거짓을 불리지 말라....

 


   다음, 수메르 신화의 대홍수에 관한 이야기다.

 

   수메르 대홍수의 주인공은 찌우수트라, 즉 니체의 작품 속에도 등장하는 '짜라투스트라'. 앞부분과 중간부분들이 훼손되었지만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처음 사람이 만들어졌을 때는 짐승들이 사람을 해치는 일도 없었고 서로 원수짓는 일도 없었다. 신들의 가르침과 지배하에 세상은 평화로웠든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서 말하는 황금의 시대였을 것이다.

 

....

 

왕권이 하늘로부터 내려온 후

 

왕관과 왕좌가 하늘로부터 내려온 후

 

제식과 고귀한 제의가 다 갖추어졌다

 

도시의 거룩한 곳에 흙벽돌을 쌓았다

 

그 곳에 이름을 주었고, 배급그릇을 나누어 주었다

 

이 도시들 중에 첫 번째는 에리두였고

 

지도자 엔키에게 주어졌다

 

....

 

진흙으로 막힌 곳에 수로를 파서 물이 흘러가게 했다

 

좁은 수로를 깨끗이 파서 풍성한 수확을 얻게 했다

 

   그 다음의 내용은 인간의 숫자가 불어나며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홍수를 일으켜 밥그릇을(인간을) 쓸어버리자는 신들의 회의가 열린다. 그 회의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신들은 인간들의 운명을 불쌍히 여겼고 특히 엔키는 당시 인간세상의 왕이었던 짜라투수트라에게 비밀을 알려준다.

 

그때 짜라투수트라는 왕이며 제사장이었다

 

앞일을 미리 알려주는 신상을 만들었다

 

말을 들으려고 겸손히 서서 두려워하며 기다렸다

 

매일매일 제사드리며 기다렸다

 

꿈은 아닌데 무엇인가 나타나서 말하였다

 

짜라투수트라는 귀를 기울였다

 

"담 옆 왼쪽에 서서 귀를 기울여라

 

담에 대고 내가 말하겠다 내 말을 들어라

 

...

 

인간의 종자를 없애 버리자고 결정했다

 

아누와 엔릴(주신들)의 결정이 바뀐 적은 없다."거센 바람과 거센 물결이 모두 한 곳에 몰렸다

 

홍수는 배급그릇(인간)들을 휩쓸어 버렸다

 

......

 

짜라투수트라는 배의 구멍을 뚫고 나가 땅에 입맞추었다

 

.....

 

엔키가 다른 신들에게 말했다

 

"짜라투수트라도 우리 신들과 함께 어울리게 합시다"

 

짜라투수투라는 아누와 엔릴 신에게 가서 땅에 입맞추었다

 

아누와 엔릴은 짜라투수트라를 칭찬했다

 

그에게 신처럼 사는 생명을 주었고....

 

산 너머 먼 동쪽 딜문에 살게 하였다. (그림은 수메르의 주신 아누의 모습)

 

   그리스 신화, 히브리 신화, 중국신화, 인도신화, 수메르 신화, 마야문명의 신화들은 대홍수에 대해서 모두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특정인물이 신의 귀띰을 받아 대홍수가 있으리라는 것을 미리 알았고, 그들이 무사히 구출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민족의 신화들은 스토리는 비슷하지만 제각각의 사연을 가진 신화들인 것이다. 수메르 신화가 건너가서 그리스 신화가 되었다든가 히브리 신화가 되었다는 일부 신화학자들의 해석은 무리인 것이다. 오히려 수메르 신화가 히브리 신화의 가지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왕권이 하늘로부터 내려온 후, 왕좌가 하늘로부터 내려온 후.."라는 문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수메르 신들의 왕권은 하늘로부터 주어진 것이었다. 수메르의 신들이 천지를 창조했다는 예기는 없다. 그들이 서로 결혼해서 다른 신들을 낳았다는 이야기는 하느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결혼해서 거인들을 낳았다는 창세기 6장의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은가? 또 검은머리의 사람들이 동북쪽의 산악지대에서 메소포타미아로 이주해 와서 함께 살았다는 예기도 있다.

 

검은머리의 사람들을 도와 땅의 힘을 북돋우는 아쉬난이여,

 

엔키가 그녀에게 능력을 주었노라.....

 

   위의 문구는 환단 고기의 12환국이 바이칼호가 아니라 카스피 해의 동쪽에 있었음을 증거 하는 것이다. 12환국이 자리 잡았다는 동서 2만리 남북 5만리는 중앙아시아와 메소포타미아 까지를 일컬은 말이었고 그래서 수밀이, 우르가 12환국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수메르의 신화와 뿌리를 같이 하는 바빌론과 아씨리아의 신화들은 모두 19세기 중반에 이라크 지방에서 옛 유적지들이 발굴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발굴된 점토문서들은 그 내용을 해독하기가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깨지고 파손된 채로 발견되어 이야기가 끊긴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그 신화들의 전모가 대략적이나마 체계적으로 들어난 것은 발굴 후 수십 년이 지난 다음이었다. 19세기 말에 영국에서 태어났고 영국과 캐나다, 미국에서 언어학과 구약학을 가르친 사무엘 후크의 저서 '중동신화'는 영국인 레이어드에 의해 빛을 보게 된 수메르와 중동신화의 총결산 판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대단히 아쉬운 점은 중동 언어학과 구약학을 가르칠 정도로 학문적인 소양을 쌓았던 그도 신화를 고대인들의 상상물 이상으로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살았던 그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일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소위 구약학을 전공하고 가르쳤다는 그도 히브리 신화와 기타의 중동신화들이 수메르의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단정지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저서는 점토판들의 내용을 큰 무리 없이 해독할 수 있을 정도로 해독 기술이 발전한 다음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수메르 신화에 관한 훌륭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수메르인들은 수메르의 도시와 신전이 인간이 창조되기 전에 이미 세워져 있었다고 생각했다....당시의 고대인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여러 수메르 신화를 통해 분명하게 나타난다." 또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점토판의 상당부분이 파손되어 있거나 불완전한 상태로 발견되었기 때문에....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자료를 근거로 수메르 신화에 대해 명확한 논리적인 판단이나 해석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또 아래와 같이 말하기도 했다. "수메르의 창조신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 어떤 창조신화에서도 완전한 무()에서의 창조개념은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수메르 자료에는 체계를 갖춘 문집이 발견된 바가 없다...." 그래그런지 수메르의 창조신화는 매우 간단하다. 바다의 여신 남무가 있었고 그녀가 하늘의 신 아누와 땅의 신 엔키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메르인들의 최고()의 조상은 물의 신이었다는 예기가 된다. 바빌론의 최초 신들은 짠물의 신 티아마트와 민물의 신 아푸스였다. 아누와 엔키는 그들의 손자 세대이다. 그리고 그리스의 신화처럼 이 아누와 엔키도 자신들을 창조한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에게 도전해서 살해하고 권좌를 빼앗은 신들이다. 각 민족이 가지고 있는 신화들 사이에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해서 어느 민족이 다른 민족의 신화를 가져다가 각색했다는 지금까지의 신화학적 추리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수메르나 바빌론의 최초의 신들이 바다나 혹은 물의 신이었다는 점 하나만 가지고도 그리스나 히브리 신화와는 성격이 다른 신화라는 것을 간파했어야 하는 것이다. 중동신화의 연구자들이 간과했던 또 하나의 중요성은 수메르, 바빌론, 아씨리아 신화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운명의 서판'이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운명의 서판'이란 엔키, 마루둑, 인안나 같은 신들이 자신들의 권위와 지배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듯이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서판'이라고 해석한 것으로 보아 명령장, 혹은 허락서 같은 내용의 물건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메르나 바빌론의 신들에게는 허가장을 내리는 상부의 존재들이 있었다는 뜻인 것이다. 그 서판을 하늘의 신 아누에게서 받았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운명의 서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고 사무엘 후크는 말했다. 그러면 중동의 신들은 누구에게서 허가장을 받았을까? 천지를 창조했다는, 즉 지구에 생태계를 조성한 창세기의 신들로부터 받았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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