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네 절승 內藏山四勝 外 / 石顚 朴漢永 시집

2019. 12. 15. 21:39



< 내장산 네 절승 內藏山四勝 >


- 미당 서정주가 번역하고 윤재웅이 펴낸 『석전 박한영(朴漢永, 1870-1948)시집』중에서

 

      

        佛出香雲 불출향운

 

       불출봉 해는 저문데 벼랑에는 성긴 가지

       향기로운 구름 자락 허공에 무늬 놓고

       나그네 재껴 서서 망연히 바라는데

       솦속 경쇠 소리 시내 따라 흐른다

       얽힌 솔가지 돌에 스치고 암자는 가렸는데

       금빛 단청은 쪽빛에 섞였어라

       한 잔 술 흥에 겨워 돌아갈 길 잊었는데

       산새들 지저귀며 집 찾기 바쁘구나

 

佛含殘日壁枝疎 불함잔일벽지소

裊娜香雲澹寫虛 뇨나향운담사허

遊子翹瞻眉聳碧 유자교첨미용벽

要聞鍾磬出溪徐 요문종경출계서

拂石縈松復罩庵 불석영송복조암

檀金萃色撒成藍 단금췌색살성람

興酣忘記家鄕路 흥감망기가향로

有鳥催歸送語喃 유조최귀송어남

 

 

        西峰杉松 서봉삼송

 

        돌 쌓인 서쪽 산이 날아간 듯 우뚝하며

        마치 향성이 솟아오른 것 같구나

        먹 뿌린 듯 삼나무 소나무 섞여 푸르러

        그림 한 폭 구름 속 펼쳐진 듯하여라

        서역서 오신 스님 씨뿌린 지 몇 해던고

        짙고 푸른 그늘 추녀 끝을 덮었구나

        봉우리 비친 달빛 파도처럼 움직일 때

        층층 돌 벼랑은 늙은 용이 지는 듯다

 

西峰疊石忽飛來 서봉첩석홀비래

恰似香城百堞嵬 흡사향성백첩외

錯翠衫松潑其墨 착취삼송발기묵

怪夫活畫披雲開 괴부활화피운개

胡僧手種幾多年 호승수종기다년

落落淸陰覆屋緣 낙낙청음복옥연

峯月舒波來屈曲 봉월서파래굴곡

依倚層壁老龍眠 의의층벽노용면

 

 

        碧蓮晩楓 벽련만풍

 

        단풍과 구름이 겹겹으로 섞인 사이

        벽련암 맑은 도량 산중의 제일일세

        벗 불러 술 뚜껑 열 때 그 정이 얼마일까

        이 좋은 이 경치를 마음대로 어찌할까

 

一坐楓雲萬疊間 일좌풍운만첩간

碧蓮庵據最中山 벽련암거최중산

呼朋契榼諠多少 호붕계합훤다소

靈境難爲自在閒 영경난위자재한

 

 

        秋嶺懸徑 추령현경

 

        산에 가득 비바람에 가을 소리 일어나고

        길 하나 하늘에 닿을 듯 구비 구비 밝았구나

        나그네들 차를 타고 험헌 줄을 모르면서

        등한이 연꽃성에 들어옴을 자랑하네

 

滿山風雨起秋聲 만산풍우기추성

一路通天曲曲明 일로통천곡곡명

行旅乘輪不知險 행려승륜부지험

等閒誇入芙蓉城 등한과입부용성

 

 

 

- 석전 박한영 약력

 

1870 : 음력 8월 18일, 전북 완주군 초포면 조사리 출생

1888 : 전북 완주 태조암에서 출가.

錦山스님에게서 계와 법을 받음. 법호는 鼎鎬

1890 : 백양산 운문암의 환응대사에게 사교四敎를 배움

1892 : 순천 선암사의 경운 스님에게 대교大敎 이수

1895 : 순창 구암사의 설유 스님의 법을 이음.

당호를 暎湖라고 함.

설유스님에게서 김정희가 백파 긍선에게 준 호 중 하나인 석전石顚을 받음(이 때쯤일 듯)

1908 : 서울로 올라와 불교개혁운동에 헌신하기 시작함

1910 : 일본불교 조동종의 조선불교침략에 맞서 이희광에 의해 주도된 연합조약을 무효화시키고,

만해,성월,진응,금봉,종래 등과 함께 임제종 설립

1913 : 『해동불교』창간

1914 :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불교고등강숙에서 강의 시작

1926 : 개운사 대원암 불교강원 설립하여 20년간 인재배출 주력

1930 : 중앙불교전문학교 교장 선임

1931 : 조선불교 교정敎正 취임

1945 : 해방 이후 신설된 조선불교 중앙총무원회에서 제1대 교정으로 선출

1948 : 4월 8일 내장사에서 입적



                                         내장산 네 절승 - 『석전 박한영 시집』 중에서

2011.06.16


blog.naver.com/pialine/70111410080   차샘 아카데미







[임종욱의 선시 365일] 32- -석전 박한영(1870-1948) 해인·불국사에서| ▷ 禪詩

검산 | 조회 24 |추천 0 | 2015.08.24. 13:34



선맥 꿰뚫으며 시문의 바다를 노닐다

[임종욱의 선시 365일] 32- -석전 박한영(1870-1948) 해인·불국사에서
일제 강점의 암울하고 참담한 시대 국화꽃의 절개와 기상을 노래하다

2015-08-22 (토) 12:54

임종욱 | yakchun@daum.net



寒木落梵鐘稀  날은 차고 낙엽 지는데 범종소리는 잦아들고
遠客蕭然向晩歸  먼 길 나그네는 호젓하게 느지막이 돌아가네.
雪後靈岑多戍削  눈 온 뒤 영봉에는 삭막한 기운이 감돌고
煙中庵樹却依微  안개 속 암자의 나무도 희미하게 보이는구나.
名泉慣我留飛屧  좋은 샘물은 나와 친해 가는 발길을 멈추게 하고
法苑無人感落暉  산사에는 사람이 없어 저녁 햇살만 느껴지네.
悵望白雲如我嬾  게을리 떠가는 흰 구름을 슬피 바라보노라니
澹忘石翠已霑衣  돌이끼가 옷에 물든 줄도 까마득히 몰랐네.


                     -석전 박한영의 <해인사에서(海印寺感懷)>

 

蕭條今佛國  오늘날 불국사 쓸쓸하다만
在今最神雄  그래도 이 땅의 웅장한 가람일세.
幢影侵蹊曲  당간의 그림자는 굽이굽이 길로 뻗었고
林暉背墖紅  숲속의 햇살은 탑 너머로 붉게 어렸네.
經疎僧語硬  독경 소리가 다하자 법어 소리 우렁차고
夕近鍾飯空  저녁이 가까우니 범종 소리가 하늘을 채운다.
霜後中庭菊  서리 내린 뒤뜰에 핀 국화꽃이
獨凌衰俗風  홀로 말세의 풍속을 이기고 섰도다.


                     -<불국사에서(佛國寺)>




                                  선시 365일] 32- -석전 박한영(1870-1948) 해인·불국사...

2015.08.24        

cafe.daum.net/onemyung/DW25/70    원명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