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권 빠띠까 품 Patika vagga
「아따나띠야 경」(Āt*ānāt*iya Sutta, D32) - 보호주
우리의 오관의 영역을 넘어서고 일상적인 사고의 범위를 넘어선 소위 말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심령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역사적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러한 현상에 대한 기록은 아주 많다. 물론 이것은 현대 유물론적 관점으로 볼 때 인정할 수 없다고 해버리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일 이런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서 인간들을 괴롭힌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냥 쳐다만 보고 있어야 할까? 당하지 않는 사람에게야 대수롭지 않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중요하고 급한 생존의 문제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초기경은 이런 현상에 대한 대처로 보호주를 설하고 있다. 본경은 초기경에 나타나는 몇 가지 보호주 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서 보호주로 옮긴 원어는 빠릿따(paritta)인데, 이것은 일반적으로 질병이나 악령의 해코지나 다른 여러 위험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주문을 뜻한다. 그래서 호주(護呪)라 옮겨지는 술어이다. 빠릿따는 후대에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들은 이미 5부 니까야에 나타나는 경들인데 보호를 목적으로 독송되고 있기 때문에 빠릿따라 불리는 것이다. 보호주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본경 §2의 주해를 참조하기 바란다.
우리는 아따나따 보호주를 통해서 많은 신들과 특히 사대왕천에 속하는 많은 신들의 이름을 알게 된다. 이들이야말로 불법을 보호하고, 불법을 따라 수행하는 수행자들을 보호하고, 불법에 귀의한 신도들을 보호하는, 말 그대로 호법선신들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독송하는 대비주나 능엄주에 익숙한 분들은 대비주와 능엄주에, 특히 능엄주에 수많은 신들과 비(非)인간들이 나타나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아따나따 보호주도 능엄주와 같은 성격의 비밀주라 할 수 있다.
물론 혹자는 이러한 보호주를 두고 신비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비불교적인 경전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불교는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체계이면서도, 현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을 증장시키는 종교이기도 하다. 특히 재가자들에게는 더욱더 그러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만뜨라나 다라니 독송을 통해서 자신과 가족과 재산과 영토의 보호와 행복의 증장을 바라는 인도종교 전통을 따라 사는 그 시대의 재가자들에게는 이러한 보호주의 독송이 어쩌면 삶의 안위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장치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