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청계산 눈꽃다회 -20131214
2013. 12. 16. 16:38ㆍ들꽃다회
눈 내린 다음날
茶 宗
눈이 내린 다음날 스산한 바람에
가지 끝에 쌓인 눈꽃이 흩날리고
보온물통을 재빠르게 꺼내어
물이 더 식기 전에 차를 우려내다.
아무도 없는 평상은 더 넓어 보이고
조금 식은 찻물을 부어 간을 보았다.
식은 찻물이언정 영하의 기온보다는 따뜻하여
연거퍼 몇잔째 찻잔을 비워본다.
눈위에 올려놓은 찻잔 굽의 크기만큼
녹아내리며 눈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찻잔은 더욱 재빠르게 식을 것 같아서
얼른 맛을 보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았다.
미지근한 찻잔의 열에도 녹아내리는 눈처럼
올해도 그렇게 녹아내리며 사라져 간다,
눈녹은 물은 아래의 눈에 흡수되어 흔적도 없고
매년 한살씩 나이를 더해가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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