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부처님의 생애,2장 출가에서 성도까지 - 깨달음을 얻다
고따마 싯닫타는 음식을 먹어 몸의 기운을 회복하고 마음도 맑아져 깨달음의 결심을 굳히고 푸른 나무숲이 울창한 [우루웰라] 숲 속의 보리수나무 아래 앉았다. 고따마 싯닫타는 스스로에게 깨달음의 서원을 말하였다.
'깨달음의 목표를 이룸이 없이는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라고 다부진 결심을 하였다. 그는 단호한 결단력과 고요한 선정에 의하여 온갖 마라의 유혹에도 전혀 동하지 않았다. 성자는 깊은 선정에 들어 윤회에 헤매는 중생들을 생각하니 그의 마음속에서 크나큰 자비심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청정한 혜안으로 우주의 실상을 꿰뚫어 관찰하였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다. 그리고 끊임없는 윤회에 헤매니 다만 괴로울 뿐이다. 사람의 시야는 욕망과 착각의 어두움에 가려져 있다. 그래서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윤회에서 벗어나는 길을 알지 못한다.
이와 같이 생각한 후 고따마 싯닫타는 우주의 실상을 자세하게 관찰하였다 :
-늙음과 죽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는 진리를 온전히 꿰뚫어 사유한 후에 그것은 태어남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였다.
-그러면 태어남은 어디서 오는가? 업의 결과인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원인 없이 이루어진 것은 없다.
-그러면 존재는 어디서 오는가? 집착에서 온다
-그러면 집착은 어디서 오는가? 갈애에서 온다.
-그러면 갈애는 어디서 오는가? 느낌에서 온다.
-그러면 느낌은 어디서 오는가? 접촉에서 온다.
-그러면 접촉은 어디서 오는가? 여섯 가지 감각기관에서 온다.
-그러면 여섯 가지 감각기관은 어디서 오는가? 이름과 모양에서 온다.
-그러면 이름과 모양은 어디서 오는가? 의식작용에서 온다.
-그러면 의식작용은 어디서 오는가? 형성7)에서?온다.
-그러면?형성은 어디서 오는가? 어리석음에서 온다.
-어리석음은 모든 것의 원인이 된다.
이어서 이런 진리를 거꾸로 관찰하였다 :
-어리석음에서 형성이 생긴다.
-형성에서 의식이 생기며
-의식에서 이름과 모양이 생기며
-이름과 모양에서 여섯 감감기관이 생기며
-여섯 감각기관에서 접촉이 생기며
-접촉에서 느낌이 생기며
-느낌에서 갈애가 생기며
-갈애에서 집착이 생기며
-집착에서 존재가 생기며
-존재에서 태어남이 생기며
-태어남에서 늙고 죽음이 생긴다.
그러며 어떻게 모든 것이 소멸하는가를 관찰하였다 :
-태어남이 없으면 늙음과 죽음이 없다.
-존재가 없으면 태어남이 없다.
-집착이 없으면 존재가 없다.
-갈애가 없으면 집착이 없다.
-느낌이 없으면 갈애가 없다.
-접촉이 없으면 느낌이 없다.
-여섯 감각기관이 없으면 접촉이 없다.
-이름과 모양이 없으면 여섯 감각기관이 없다.
-의식작용이 없으면 이름과 모양이 없다.
-형성이 없으면 의식작용이 없다.
-어리석음이 없으면 형성이 없다.
-어리석음은 모든 것의 근원이 된다.
고따마 싯닫타는 이와 같이 최상의 지혜와 통찰력으로 우주의 실상을 관찰하였다. 그는 알아야 할 것을 마땅히 깨달았다. 그리고 이 세상에 붓다8)로서 우뚝 섰다. 그는 어디에서도 영원한 아뜨만[자아]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성자가 열망해온 목표에 신속히 도달케 된 팔정도의 최상의 통찰력으로 그의 마음은 고요함과 평온으로 가득 찼다.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모두 서로 인연이 되어 생기고 저절로 생기지는 않으며, 인연에 의하여 사라지고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와 같이 존재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다. 어느 것이고 영원하고 고정된 실체가 없는 무아이기 때문에 무상하게 인연에 의하여 존재하다가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였다.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하여 생겼다가 잠깐 존재하다가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는 연기의 실상을 깨달았다. 우주만상은 고요에 잠겨있고 면동이 틀 무렵 위대한 성인, 훌륭한 성인은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였다. 드디어 고따마 싯닫타 수행자는 붓다. 즉 깨달은 성인이 되셨다.
이와 같이 연기의 실상을 깨달은 성인은 자비심으로 가득 차서 깨달은 사람, 붓다의 눈으로 중생의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세상을 바라보았다.
※주석 : 7)형성 : 형성이란 만든다는 말이다. 생각을 만들고 말을 만들고 생동을 만든다. 즉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무언가 자꾸 만들어 쌓고 그것이 습이 되어버린다. 습관, 성품, 사고방식. 업 등은 한번에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고 수없이 반복하고 쌓여서 그렇게 만들어진다. 즉 형성된다.
8)Buddha(붓다) : 불(佛), 또는 부처님으로 번역됨. '붓다'의 뜻은 '깨달은 사람', '진리에 대한 지혜에 의하여 신과 인간과 모든 존재 가운데서 가장 으뜸인 사람'을 말한다. 29세에 출가 수행하여 35세에 깨달음을 이루고 80세에 열반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