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국사성황당

2014. 1. 11. 10:05들꽃다회

 

 

 

 

                 

 

 

 

 


                 

 

 

 

국사성황당(강릉)
풍작, 풍어의 신 범일국사 모신 사당

  영동고속도로가 지금처럼 나기 전에는 나그네들이 대관령옛길과 선자령을 넘어 영서로 다녔다. 관동권람에는 선자령을 서좌곡령, 산경표에는 대관산, 동국여지지도에는 보현산이라 되어있다. 보현사에 관한 태고사법에서는 만월산이라 하는데 보현계곡에서 올려다보면 정말 아아한 능선에 보름달이 거기 걸려 있다.

  지금도 음력 4월 보름이면 산신제를 지내고 서낭신을 모셔 영동지역 최대의 축제로 되어있으니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정된 강릉단오제가 그것이다. 이때 태평소, 북 장고, 꽹과리, 징. 제금을 든 창우배들이 무악을 울리고 호장, 수노, 도사령들의 관속에 무당패가 말을 타고 그 뒤에는 수백명 마을사람들이 제물을 진 채 구불구불 아흔아홉굽이를 돌아, 영마루금을 따라 대관령 국사성황당으로 오르는 옛 조상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들머리는 북쪽 대관령휴게소에서 강릉쪽으로 500m쯤에 있는 기상관측소 앞이다.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라고 쓴 4-5m 높이의 자연석이 서있다.

  "국사성황당입구" 입간판을 지나 1.2km쯤 가면 참나무숲속의 대관사 암자 옆에 성황사와 산신각이 있다.

  강릉단오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성황사는 강원도 기념물 제54호로 풍작, 풍어의 신 범일국사를 모셨다. 조선시대 맞배집으로 벽면에는 성황신상이 그려져 있다.

  범일(梵日, 810∼889년)은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굴산파를 개창한 선승이며, 대관령의 서낭신으로 강릉 일대에서는 신격화된 존재이다.

   강릉시 학산리에 그의 탄생설화와 관련된 유적이 있다.  설화 속의 우물 석천(石泉)이 마을 삼거리에 있다. 학산마을에 사는 한 처녀가 석천(石泉)에서 바가지로 물을 뜨니 물 속에 해가 떠 있었다. 물을 버리고 다시 떴는데도 여전히 해가 있었다. 그 물을 마신 뒤로 처녀에게 태기가 있었다. 아이를 낳았으되 아비가 없는 자식이니, 마을 뒷산 학바위 밑에 버렸다. 아이를 낳은 처녀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튿날 그곳에 다시 가보니 뜻밖에도 학과 산짐승들이 모여 젖을 먹이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아이를 비범히 여겨 데려다 키웠다. ‘해가 뜬 물을 마시고 태어난’ 그 아이가 바로 범일(梵日)이었다.

  큰스님이 되어 학산에 돌아와 절을 지은 범일은, 난리가 나자 대관령에서 술법을 써 적을 물리쳤다. 그런데 이 난리는 임진왜란을 말하는 것으로, 신라 시대 사람이 조선 시대에까지 등장하는 것이 괴이하지만 다분히 설화적인 요소임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사굴산파의 본산 굴산사를 창건하여 불법을 전파하고 고향을 지킨 그는 죽어서 대관령 서낭신이 되었다. 강릉 단오제 때 ‘대관령국사서낭신’에게 지내는 제사가 바로 범일에게 지내는 제사이다. 이처럼 범일국사는 강릉 지방에서는 신적인 존재로 받들어지고 있다.

  대관사 산신각은 신라의 명장 김유신을 모신 2평정도의 맞배집으로 당내에는 '대관령산신지위'라는 위패가 있다.

  대관사 산신각 우측으로 난 길을 오르면  도로가 나온다. 송신소 철조망 옆을 따라 10여분 지나치면 서쪽으로 끝없는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겨울철에는 그저 하얗기만한 은령의 세계가 펼쳐진다.  주변 풍치가 이만한 산행지는 전국에서도 드물다.

  ◆드라이브 메모:영동고속도로 북쪽 대관령 상행선 휴게소에서 강릉쪽으로 500m쯤 가면 기상관측소 건물이다. "국사성황당" 돌표석을 지나 1.2km쯤 가면 대관사다.

  ◆대중교통:상봉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강릉행 직행버스 이용, 횡계리 하차, 횡계∼대관령간은 버스나 택시 이용한다.

  ◆숙박:횡계읍의 여관이나 어흘리의 민박, 강릉시내 동아호텔(033-648-9011) 등을 이용한다.

  ◆별미집:횡계에는 황태구이 황태찜 황태국 음식점들이 많다. 대부분 강원도 고산지대의 무공해 황태와 야채, 양념을 사용해 담백한 음식맛을 낸다. 그중 횡계로터리 유성병원 앞 '삼청회관'(033-336-5617)이 소문난 황태구이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