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本 五言推句 1~12

2014. 2. 16. 11:34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1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烏偸誰家墨(오투수가묵)하며 鶯買何處金(앵매하처금)인가

까마귀는 누구 집의 먹을 훔쳤으며 ,꾀꼬리는 어느 곳에서 금을 샀는가
(까마귀의 검은 색과 꾀꼬리의 노란 색을 비유한 글귀)


鷄鳴巖下月(계명암하월)하고 犬吠洞中雲(견폐동중운)이라

닭은 바위 아래서 달을 보고 울고 ,개는 마을 가운데서 구름을 보고 짖는다
(한가한 농촌 야경을 서술한 것으로 닭은 밝은 달을 보고 아침이라 생각하여 울고 ,개는 흘러가는 구름에 속아 낯선 객으로 생각하여 짖는다)


柳岸黃金散(류안황금산)이요 梅庭白玉垂(매정백옥수)라

버들 핀 언덕에는 황금이 흩어져 있고, 매화 핀 뜨락에는 흰 구슬이
드리웠네
(어젯 밤 비에 꽃잎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잎이 떨어지듯 활짝 핀 황금 같은 개나리 잎사귀는 바람에 흩날려 쌓이고,(백옥같이 핀)
매화 꽃잎 바람에 떨어져 뜨락을 백옥으로 수놓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無足蛇能走(무족사능주)요 有口鳥未言(유구조미언)이라

발이 없어도 뱀은 능히 달리고 입이 있어도 새는 말을 못하네


竹園風彈琴(죽원풍탄금)하고 松塢月篩金(송오월사금)이라

대나무 동산의 바람소리는 거문고를 타는 듯하고, 소나무 늘어진 둑에(늘어진 둑 소나무에)달빛 그득하여 금을 체질하네
(대나무 동산에 바람이 불면 거문고 타는 듯한 소리내어 부합하고,소나무의 뾰죽한 침사이로 금빛같은 달빛이 흘러내려 금을 걸러내는 것과 같음을 묘사함)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2

 

水鳥浮還沒(수조부환몰) 하고 山雲斷復連(산운단부련)이라

물새는 물위에 떴다가 다시 잠기고, 산위의 구름은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네
(물새가 먹이를 잡기 위해 물맥질을 하는 모습과, 구름이 산허리를 빗겨
쉬었다가 지나가는 풍경을 묘사한 글귀다)



鳥有千年白(조유천년백) 이요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라

새는 천년의 힘이 있지만 꽃은 십일의 붉음이 없다

(꽃빛 찬란해도 지고야 마는 것 이세상 어느 뉘라 죽지 않으리
이 세상 어느 것이 刹那 生 刹那 滅이 아니련마는 ...
현상계의 모든 것이 영원성이 어디 있으랴
그러길래 諸行無常(제행무상)이 아니던가)



農人耕白水(농인경작수)하고 樵夫斫靑山(초부작청산)이라

농부는 흰 물을 밭갈고 땔나무 하는 사람은 청산을 쪼개네
(농부가 논을 밭가니 물결이 갈라지고 초부가 나무를 치니 쩡쩡 소리가
청산을 쪼개는 듯한 소리를 묘사한 것)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3

 

客醉池邊酌(객취지변작)하고 僧鼓月下門(승고월하문)이라

손님은 연못가에서 잔질하고 스님은 달아래서 문을 두드리네

(마치 靜中動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 글은 퇴고의 고사가
있는 당나라 시인 賈島(가도)의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의 시귀를 약간 변형시킨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  새는 연못가의 나뭇가지에 잠이들고
                                스님은 달아래서 문을 두드린다


花笑聲未聽(화소성미청)이요 鳥啼漏難看(조제루난간)이라

꽃은 웃어도 소리는 들을 수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은 보기 어렵네

오세 신동 매월당 김시습의 다섯살 때의 작품이다



雁尺靑雲去(안척청운거)요 烏繩白雪來(오승백설래)라

기러기는 푸른 구름을 재며 가고 까마귀는 흰 눈을 묶고서 오네

시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법은 마음 속에 한 폭의 도화지를 펼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지금 이 작품은 구름 사이로 날아가는 기러기를 연상하면 될 것이고
흰눈 내리는 벌판으로 까마귀가 날아가는 배경을 연상하면 된다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4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요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이라

가을 달은 밝은 빛을 휘날리나니 겨울 산봉우리엔 외로운 소나무 만이
빼어났네

이 글은 도연명의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이요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이
의 생략된 글귀로써 춘하추동 사시의 계절배경을 묘사한 것이다
앞의 귀절을 해석하면 봄의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하고 여름의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도 많다(변화가 무쌍하다)
전원시인 도연명의 시심을 읽을 수 있는 싯귀이다



草黃行覺犢(초황행각독)이요 沙白動知鷗(사백동지구)라

풀이 누르니 가는 것이 송아지인 줄 알겠고 모래가 희니 움직이는 것이
갈매기인 줄 알겠다

김삿갓 시인의 白鷗詩(백구시)를 연상케 한다


沙白鷗白兩白白(사백구백양백백)
平辨白沙與白鷗(평변백사여백구)
漁歌一聲忽飛去(어가일성홀비거)
然後沙沙復鷗鷗(연후사사부구구)

흰 모래에 흰갈매기 모두 모두 희고 희니
모래하고 갈매기를 구별하기 어려워라
어부노래 한마디에 문뜩 날아 올라가니
모래하고 갈매기를 확연하게 알겠도다



雲囚暮江頭(운수모강두)요 烟割靑山腰(연할청산요)라

구름은 저문 강가에 가두어지고 연기는 청산의 허리를 베네

저녁 어스름의 농촌 풍경을 잘 묘사한 글귀이다 .
날이 저물면 강가로 구름이 모여들고 집에서 밥을 짓는 연기가 피어 올라 산 언저리에 걸쳐 있는 모습이다 참으로 한가롭고 포근한 모습이다.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5

 

野曠天低樹(야광천저수요)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이라)

들이 휑하게 넓으니 하늘이 나무쪽으로 낮아지고
강이 맑으니 달이 사람과 가깝다

(들이 까마득히 넓으니 하늘이 나무쪽으로 드리운 것 같고
강의 물이 워낙 맑으니 물빛에 하늘이 비침이라
이는 마치 蘇東坡의 적벽부 가운데 白露橫江(백로횡강)하고 水光接天(수광접천)이라고 한 싯귀와 매우 흡사하다 (흰해오라비는 강을 비껴 나르고 물 빛과 하늘 빛이 닿았더라)



蝨喜長爲客(슬희장위객이요)
馬愁不在家(마수부재가라)

이는 손님이 오래 있는 것을 기뻐하고
말은 집에 있지 않음을 근심한다


요즈음의 어린 학생들은 이라는 것을 모른다 .이놈은 마치 쌀과 같이 생겼는 데 어린 놈은 서캐라 한다 .예전엔 우리 몸 속에 여러마리 씩 데리고 다녔는 데 이놈이 우리 몸에서 피를 빨아 먹는다.그러니 손님이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 할 수밖에. 또 있다 .빈대라고 .납작하고 붉은 색을 띠는 이 놈은 무지막지하게 여러 놈을 데리고 와 밤에만 몰래 피를 빨아 먹는다.지금은 볼 수가 없다 .말이 근심하는 이유는 멀고 험한 길을 가야하니 싫어 할 수 밖에........



冬雪千山白(동설천산백이요)
春風萬木靑(춘풍만목청이라)

겨울에 눈이오니 모든 산이 희고
봄 바람에 모든 나무가 푸르다

자연은 마술사이다.바람손은 만지는 것마다 푸른 색을 만들어 놓는다.겨울내 앙상했던 가지를 생명의 숨결로 옷을 입힌다.그럼으로 해서 한해는 훌쩍 흘러가고...



鳥啄花間蝶(조탁화간접이요)
鷄爭草裡蟲(초쟁초리충이라)

새는 꽃사이의 나비를 쫓고
닭은 풀사이의 벌레를 다툰다


하찮은 자연사 같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사도 다를 바가 무엇이랴
장자에 나오는 비유가 생각난다
나무 위에서 이슬을 탐내는 사마귀 뒤에는 참새가 사마귀를 먹으려고 엿보고 있으니 먹고 먹히는 세상이다
세상사가 서로 맞물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불가사의한 법칙이다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6

 

水若群龍走(수약군용주)요
山如萬馬馳(산여만마치)라

물은 마치 여러마리 용이 달리는 것 같고
산은 마치 많은 말이 달리는 것 같다

(물 수면에 바람이 불면 물결이 밀리는 것이 마치 수 많은 용이 달리는 기세와 같고 산의 형세가 삐쭉 삐쭉 한 것이 많은 말이 달리는 기세와 같음을 비유한 말이다)


桃李千機錦(도리천기금)이요
楊柳萬條絲(양류만조사)라

복숭아와 오얏꽃은 천 베틀의 비단과 같고
버들은 만가지의 실과 같네

(봄날에 나뭇가지에 오른 하얀 꽃송이들을 생각해 보라
또한 시냇가에 하얗게 단장한 버들에 코를 대어 보라
봄의 향기가 물씬하지 않는가)


燈作房中月(등작방중월)이요
月爲天下燈(월위천하등)이라

등불은 방 가운데 달과 같고
달은 천하의 등불과 같네

(어두운 방을 밝히는 등불과
온 우주를 밝히는 달빛의 대조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本地風光(본지풍광)의 달빛은 어디갔나?)


對飯蠅先集(대반승선집)이요
如厠狗前行(여치구전행)이라

밥을 마주 대하니 파리가 먼저 모이고
뒷간(변소)에 가니 개가 먼저 가네

(어린시절 바다와 농촌의 일이 생각난다.
나의 고향은 강원도 주문진이라 오징어가 많이 나는 고향이다.
오징어를 말리기 위해 덕장에 오징어를 걸어두면 새까맣게 파리떼가 몰려 들곤 했다.또한 농촌의 밭에 거름을 주거나 일을 하다 밥을 먹으면
파리떼의 극성에 애를 먹곤 했다 .그 시절을 연상하면 그리울 따름이다.
변소에 가는데 어린아이를 따라가는 강아지는 우리의 토종 똥개임이 틀림 없으렸다. 어린아이가 똥을 누면 똥과 엉덩이를 핥아 먹던 우리의 순둥이. 복날에는 필시 개장수에게 팔려가던 충견 .지금은 어느 하늘을 떠 돌고 있을까?)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7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7


荷葉水中傘(하엽수중산)이요
柳花岸頭綿(유화안두면)이라

연잎사귀는 물 가운데 우산이요
버들 꽃은 언덕 가의 솜털과 같네

연잎사귀의 넓은 면은 수면을 헤엄치는 잉어들에게는 안성마춤의 이마를 기대는 일산과 같고 버들의 곱디 고은 하얀 꽃털은 언덕가를 수놓은
솜털과 같이 화사하다



江雪飛飛鷺(강설비비로)요
漁火點點螢(어화점점형)이라

강가에 떨어지는 눈은 훨훨나는 해오라비와 같고
고깃 배의 불빛은 점점이 날아 다니는 반딧불과 같네

바람부는 겨울 날 강가에 서보라
무수히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감상에 잠겨보라
아니면 눈송이에 내 몸을 맡겨 바람가는 데로 날아가 보라
시상이 그대로 떠오르리라
예전에 썼던 시귀절이 생각난다


無香雪花虛空發(무향설화허공발)한데
凝雪松枝噴寒氣(응설송지분한기)라

향기없는 눈 꽃이 허공에서 피어나는 데
눈에 엉긴 솔가지 찬 기운 뿜어내네

고향 밤의 여름바다를 바라보면 많은 오징어 배들이 환한 불빛을 늘어뜨리며 점점이 늘어서서 오징어를 잡는 모습이 떠오르리라


棹穿波底月(도천파저월)이요
船壓水中天(선압수중천)이라

노는 물결 밑의 달을 뚫고
배는 물가운데 하늘을 누르네

어린아이 때 이런 글을 지으면 필시 큰 장군이 아니면 역적(?)의 기상도 있으리라
아니면 학문을 닦아서 큰 학자가 되거나 도에 목적을 둔다면 한소식 정도는 할 기상이라
글은 그 사람의 마음이 가는 바라
속일 수가 없는 것이다



細雨魚兒出(세우어아출)이요
微風燕子斜(미풍연자사)라

가는 비에 고기가 나오고
미미한 바람에 제비가 비껴나네

비 오는 날 연못가에 가보면 수초사이로 굽이치는 비단잉어들을 볼 수있으리라
물살을 헤집는 가는 비에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고 따뜻한 차한잔을 마시고 마음 통하는 벗과 우산을 쓰고 걸어보라
바람은 산들산들 불어오고 제비는 흥겨워 바람을 비껴날고 .......



欲雨蛙鳴葉(욕우와명엽)이요
將晴鳥語枝(장청조어지)라

비가 올려 하니 개구리가 잎사귀에서 울고
비가 갤려고 하니 새가 나뭇가지에서 울어대네

어린시절 청개구리를 잡으러 풀숲을 뒤지던 일이 생각난다
앙증맞은 청개구리를 몰래 잡아 여자동창들의 어깨에 몰래 얹어 주던일
여자들은 기겁을 했지만 우린 마냥 즐겁기만 했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누구나를 막론하고 미리 앞당겨 보는 예지력을 갖고 있다 .고향의 동명사의 목운스님이 생각난다

人有朝夕禍福(인유조석화복)이요
天有不測風雲(천유불측풍운)이라

사람에게는 아침 저녁으로 재앙과 복이 있고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바람과 구름이 있다

매사를 조심스럽고 살얼음을 밟듯 살아가라고 ..
자만하지말고 경거망동하지말라 하시면서
인간만이 최고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면서
가르쳐 주시던 글이 다음의 문장이다

巢知風(소지풍)하고 穴知雨(혈지우)라
집을 짓고 사는 짐승은 그해 바람이 어떻게 부는 지 미리 알고 집을 짓고 구멍을 파고 사는 벌레들은 비가 올줄 알고 구멍을 미리 막는다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8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8


白雲靑天去(백운청천거)요
紅蓮綠水生(홍련록수생)이라


흰구름은 푸른 하늘에 떠가고
붉은 연꽃은 푸른 물에서 피어나네


여름 날 푸른하늘에 두둥실 정처없이 떠가는 흰구름을 보노라면 행운유수의 나그네의 시원한 발걸음을 엿 볼것이요
집착없이 떠나가는 일엽편주의 탈속한 면도 엿볼것이다
붉은 연꽃이 수면에 피어올라 온 수면을 물들일 때 우리는 진흙속의 보배를 생각하게 되리라
자신만 맑으면 어떤 탁세에도 몸을 더럽히지 않고 자기 내면의 꽃을 피울 수 있음을......



鳧耕蒼海去(부경창해거)요
鷺割暮烟歸(로할모연귀)라

오리는 푸른 바다를 밭갈며 가고
해오라비는 저문 연기를 베면서 돌아오네

동해바다에 바람이 잠기고 물결하나 일지 않는 오후. 낚시대를 드리노라면 바다 한복판에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가는 바다오리를 볼 수 있다
어디 바다 뿐이랴
논에서도 먹이를 쪼아먹던 해오라비도 저녁이되면 밥짓는 연기를 가르며 산으로 돌아가는 해오라비를 쉽게 볼 수 있다



春來秋去燕(춘래추거연)이요
南飛北歸鴻(남비북귀홍)이라

봄에 왔다 가을에 가는 것은 제비요
남쪽에서 날아왔다 북쪽으로 돌아가는 것은 제비이다

겨울내 동장군에 시달리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와 우리네 집처마에 집을 짓고 새끼를 기르다 가을이면 떠날준비로 하늘이 온통 까맣게 변하는
계절 .가을은 떠남의 계절이다



水流無彼此(수류무피차)요
地勢有東西(지세유동서)라

물이 흐름에는 피차가 없지만
땅의 세력에는 동과서가 있다

물의 본성에 어찌 너와 내가 있으랴
물의 습성은 젖는 데 있는 것이다
다만 기류에 따라 높고 낮게 흐를 뿐이다
비슷한 비유로

春風無高下(춘풍무고하)인데
花枝自長短(화지자장단)이라

봄바람은 높고 낮음이 없는데
꽃가지 스스로가 짧고 길다




赤日出東海(적일출동해)요
素月入西山(소월입서산)이라

붉은 해는 동녘바다에서 떠오르고
흰 달은 서녘 산에 드네


동해바다의서서히 타오르는 장엄한 일출광경을 본 사람은 자연의 외경심에 감탄을 금치 못하리라 또한
서해안의 끝없이 펼쳐진 갯벌사이로 하루일과를 마무리하며 달빛을 감싸고 돌아오는 섬아낙들에게서 우리는 삶의 소중함을 더한번 크게 맛보았으리라 ..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9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9


日暮鷄登架(일모계등가)요
風寒鳥入(竹+詹)(풍한조입첨)이라

날 저물자 닭은 시렁에 오르고
바람이 차자 새는 처마에 드네

어릴 때 외가에서 살때 닭장에 가 보면 횟대(시)라는 것이 있다
이 횟대는 닭들이 잘때 올라가서 자는 곳으로 이것이 설치된 이유는 쥐때문이라고 들었다. 쥐란 놈이 닭들이 잘때 똥구멍을 파먹으면 닭들은 근질
근질하고 시원해서 소리 한마디 지르지 못하고 죽는다 .자기의 죽음을 미연에 방지하기위해서도 시렁에 올라 갈것이요.바람이 불어 추워지면 새들도 처마에 들어 오는 것은 당연한 자기본능인 것이다.



月色明如晝(월색명여주)요
松葉細似針(송엽세사침)이라

달빛은 밝기가 마치 낮과 같고
솔잎사귀는 가늘기가 바늘과 같네



桃李三春紅(도리삼춘홍)이요
松竹四時靑(송죽사시청)이라

복숭아와 오얏꽃은 삼춘에 붉고
소나무와 대나무는 사시에 푸르네

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다
복사꽃 오얏꽃이 비록 여여쁘다고 해도 어찌 푸르른 소나무 잣나무의
굳은 절개만 하겠는가. 배와 살구가 비록 달다고 해도 어찌 노란 유자와 푸른 귤의 맑은 향기를 당할 수 있겠는가. 믿을 만하구나. 곱지만 일찍
시드는 것은 담담하면서 오래가는 것에 미치지 못하고, 너무 일찍 빼어난
것은 늦게 이루어지는 것만 못하다고 했나니.

일찌기 예로부터 소나무와 대나무는 군자의 절개를 드러내는 상징물로
선비들의 글 속에 회자되는 소재이다
복숭아와 오얏꽃이 비록 곱지만 영원성을 지니지 못하는 일시적인 세태를 반영하는꽃 인지라 군자는 한 때의 화려함보다는 만고에 변치 않는
소나무와 대나무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김호석 선생의 그림과 글 중에 소나무를 찬양 한 글이 있다

노송(노송)

굽은 소나무라 해서 그 절개가 굽은 것은 아니다.
바람과 눈보라가 제아무리 세찬들
소나무는 결코 옷을 바꾸지 않는다


野草迎春綠(야초영춘록)이요
江沙帶月白(강사대월백)이라

들풀은 봄을 맞아 푸르고
강의 모래는 달을 띠어 희네


鷺行沙有跡(로행사유적)이요
魚躍浪無痕(어약랑무흔)이라

해오라비가 지나가니 모래에 자취가 있고
고기가 뛰어도 물결에는 흔적이 없다


弄春花下鳥(농춘화하조)요
啼血月中鵑(제혈월중견)이라

봄을 희롱하는 것은 꽃아래의 새요
피를 토해 울어대는 것은 달가운데 두견새이다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10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10


鳳作飛鳥宗(봉작비조종)이요
麟爲走獸長(린위주수장)이라

봉황은 나는 새 중에 우두머리요
기린은 달리는 짐승 중에 어른이다


葉裡桃如玉(엽리도여옥)이요
첨端雨作鈴(첨단우작령)이라(竹+詹)


잎사귀 속의 복숭아는 마치 구슬과 같고
처마 끝의 비는 방울이 되네


菊黃金失色(국황금실색)이요
霜白月無輝(상백월무휘)라

국화가 누르니 금이 빛을 잃고
서리가 희니 달에 빛이 없다


遠수撑天立(원수탱천립)이요 (山+田)
長江裂地流(장강렬지류)라

멀리있는 묏부리는 하늘을 버티고 서고
긴 강은 땅을 찢으며 흐르네


草野人耕綠(초야인경록)이요
花園蝶拂紅(화원접불홍)이라

초야에는 사람이 푸르름을 밭갈고
꽃동산에는 나비가 붉음을 떨치네


月白宵如晝(월백소여주)요
風淸夏似秋(풍청하사추)라


달이 희니 밤이 낮과 같고
바람이 서늘하니 여름이 마치 가을과 같네


牧童橫短笛(목동횡단적)이요
漁夫弄長竿(어부롱장간)이라


목동은 짧은 피리를 비껴 불고
어부는 긴 장대를 희롱하네


池深蓮出水(지심연출수)요
逕狹露沾衣(경협로첨의)라


연못이 깊으니 연꽃이 물에서 나오고
길이 좁으니 이슬이 옷에 젖네

秋熟黃鋪野(추숙황포야)요
春來綠遍山(춘래록편산)이라

가을이 익으니 누름이 들에 펼쳐지고
봄이 오매 푸르름이 산에 두루하네


月作雲間鏡(월작운간경)이요
風爲竹裏琴(풍위죽리금)이라


달은 구름 사이의 거울이 되고
바람은 대수풀 사이의 거문고가 되네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11

 

日暮炊烟起(일모취연기)요
夜深績火明(야심적화명)이라

날 저물자 밥짓는 연기는 피어 오르고
밤이 깊자 길쌈하는 불빛만 밝구나


碧波鳴澗口(벽파명간구)요
紅악醉山顔(홍악취산안)이라(꽃받침 악자가 컴퓨터에 없음)

푸른 물결은 산골 입구를 울리고
붉은 꽃받침은 산의 얼굴을 취하게 하네



白露鳴梧葉(백로명오엽)이요
淸風響竹枝(청풍향죽지)이라

흰 이슬은 오동나무 잎사귀를 울리고
맑은 바람은 대나무 가지를 울리네


谷靜泉愈響(곡정천유향)이요
山深日易斜(산심일이사)라

골짜기가 고요하자 샘은 더욱 울려 나오고
산이 깊으니 해가 비끼가기 쉽네



柳枝鶯舌碧(류지앵설벽)이요
花園蝶鬚紅(화원접수홍)이라


버들가지위의 꾀꼬리 혀는 푸르고
꽃동산의 나비 수염은 붉다



樹疎奇巖出(수소기암출)이요
첨靜細烟濃(첨정세연농)이라(竹+詹)

나무가 성기니 기이한 바위가 삐져나오고
처마가 고요하니 가는 연기가 짙네



草肥山色重(초비산색중)이요
風亂野花輕(풍란야화경)이라

풀이 살찌니 산빛이 무겁고
바람이 어지러우니 들꽃이 가볍다



白雲山上盖(백운산상개)요
明月水中珠(명월수중주)라

흰구름은 산위의 덮개요
밝은 달은 물 가운데 구슬이다

 

 

 

異本 五言推句(이본 오언추구) 12

 

雁啼秋聲早(안제추성조)요
鷄鳴曙色新(계명서색신)이라

기러기가 울어대니 가을 소리가 이르고
닭이 우니 새벽 빛이 새롭네



葉落風無響(엽락풍무향)이요
江流月有聲(강류월유성)이라

잎사귀가 떨어져도 바람은 울림이 없고
강이 흐르니 달에는 소리가 있네


客歸蒼岸上(객귀창안상)이요
僧臥白雲中(승와백운중)이라

손님은 푸른 언덕 위로 돌아가고
스님은 흰구름 가운데 눕네


落花紅雨散(낙화홍우산)이요
芳草綠烟濃(방초록연농)이라

꽃이 떨어지니 붉음이 비에 흩어지고
풀이 꽃다우니 푸르름이 연기에 짙네



細雨春山沐(세우춘산목)이요
輕風柳絮狂(경풍류서광)이라

가는 비는 봄산을 목욕 시키고
가벼운 바람은 버들개지를 미친 듯이 휘몰아 치네


草綠知春暮(초록지춘모)요
潭澄覺月明(담징각월명)이라

풀이 푸르니 봄이 저뭄을 알겠고
연못이 맑으니 달이 밝음을 알겠네


白雁含蘆叫(백안함노규)요
寒蟬抱樹음(한선포수음)이라 울음 자가 없음(口+金)

흰 기러기는 갈대를 머금고 울어대고
찬 매미는 나무를 안고서 우네



雪消春日暖(설소춘일란)이요
風動夕烟飛(풍동석연비)라

눈이 녹으니 봄날이 따뜻하고
바람이 부니 저녁 연기가 날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