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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예언자는 안식일의 존귀함과 참뜻을 일깨워 준다.
주님께서는 안식일을 '기쁨'과 '존귀한 날'로 부르시며,
사람들이 자신의 일과 관심사에만 빠지는 것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신다. 안식일을 진정으로 존중한다면
주님 안에서 기쁨을 얻고 풍족하게 될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세리인 레위를 제자로
부르시고 그의 집에서 함께 식사하신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병든 이에게 의사가 필요한 것처럼
당신은 죄인을 회개시키러 오셨다고 말씀하신다(복음).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8,9ㄷ-14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주님께서 늘 너를 이끌어 주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네 넋을 흡족하게 하시며, 네 뼈마디를 튼튼하게 하시리라.
그러면 너는 물이 풍부한 정원처럼, 물이 끊이지 않는 샘터처럼 되리라.
너는 오래된 폐허를 재건하고, 대대로 버려졌던 기초를 세워 일으키리라.
너는 갈라진 성벽을 고쳐 쌓는 이,
사람이 살도록 거리를 복구하는 이라 일컬어지리라.
'네가 삼가 안식일을 짓밟지 않고, 나의 거룩한 날에
네 일을 벌이지 않는다면, 네가 안식일을 ′기쁨′이라 부르고,
주님의 거룩한 날을 ′존귀한 날′이라 부른다면,
네가 길을 떠나는 것과 네 일만 찾는 것을 삼가며,
말하는 것을 삼가고 안식일을 존중한다면,
너는 주님 안에서 기쁨을 얻고,
나는 네가 세상 높은 곳 위를 달리게 하며,
네 조상 야곱의 상속 재산으로 먹게 해 주리라.'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27ㄴ-32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레위가 자기 집에서 예수님께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세리들과 다른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함께 식탁에 앉았다.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그들의 율법 학자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투덜거렸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하는 여러 계명이 있습니다.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러하였듯 그리스도인은
그 계명이 생명의 길로 이끈다는 점을 믿고 존중합니다.
특히 이 사순 시기에 교회는 종교적 의무를 각별히 상기시키며
단식과 금육 같은 절제의 실천으로 계명에 충실한 삶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계명의 준수 여부를 사람을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 삼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을 비판적으로 대하시고,
오늘 복음에서처럼 파격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십니다.
또한 단식과 관련해서는 단식할 때에 침통한 표정을 짓거나
얼굴을 찌푸리지 말라고 하십니다(마태 6,16 참조).
이는 남들에게 경건함을 인정받으려는 허영심을 경계하라는
말씀이기도 하지만, 거기에는 계명의 본정신인
온전한 삶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쁨에 대한
올바른 감각을 지녀야 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계명 준수의 상징과도 같은 안식일을 주님께서 다름 아닌
'기쁨'이라 부르신다고 전합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지요.
애써 무게 잡는 경직된 얼굴, 권위주의적이고 다른 사람을
하찮게 여기며 비난하는 모습을, 우리는 단식을 철저히 실천하며
규정 준수에 완벽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서 발견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보고 싶으신 모습은 격의 없이 어울리는
식탁에서 피어나는 소박하고 진실한 기쁨의 얼굴일 것입니다.
우리가 늘 계명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의 지배에서 벗어나 예수님과 이웃에게서
참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얻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출처 매일 미사-
♬ 주여 이 죄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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