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 위키백과

2014. 5. 28. 12:06경전 이야기






       

금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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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바라밀경
金鋼般若波羅蜜經
베트남어: Kim cương bát-nhã-ba-la-mật-đa kinh
산스크리트어: वज्रच्छेदिकाप्रज्ञापारमितासूत्र(vajracchedikā prajñāpāramitā sūtra)
티베트어: ’phags pa shes rab kyi pha rol tu phyin pa rdo rje gcod pa zhes bya ba theg pa chen po’i mdo 길다(...)
영어: The Diamond Sutra / The Diamond Cutter Sutra

Contents

1 개요
2 제목의 뜻
3 역사
4 내용
4.1 길이 및 목차
4.2 서사구조
4.3 금강경의 주제
5 취급
6 기타

1 개요 

    불교의 경전. 반야심경과 더불어 가장 잘 알려진 대승 불교 경전들 가운데 하나로, 반야부의 기본 사상을 함축하고 있다.

2 제목의 뜻 

   대승 경전이다 보니, 제목부터가 대승 불교의 근본적인 개념인 '반야바라밀'을 포함하고 있다. 반야바라밀은 산스크리트어 프라즈냐파라미타(Prajñāpāramitā)[1]를 음역한 것으로, 깨달음으로 이끄는 지혜를 가리킨다.

   앞에 붙은 한자 '금강'은 산스크리트어 바즈라체디카(Vajracchedikā)를 뜻으로 풀어 해석한 것인데, 뜻은 '바즈라(Vajra)와 같이 강한 힘으로 절단하는 것' 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금강반야바라밀경' 이란 제목의 뜻은 마음 속의 분별, 집착, 번뇌 등을 부숴버려 깨달음으로 이끄는 강력한 지혜의 경라는 뜻이 된다.

   여기서 바즈라가 무슨 뜻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이는 저 단어가 우리가 흔히 아는 다이아몬드라는 뜻과 번개라는 의미 두 가지를 전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종교적 및 언어학적으로 해석했을 때 번개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어에서는 이 바즈라를 다이아몬드로 해석해 위 설명처럼 Diamond Sutra라는 영문 이름으로 옮겼는데, 오역의 예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이러한 연구결과가 최근에야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

   한자 문화권의 많은 스님들은 이 반야바라밀이 '최고의 바라밀'이라는 점 및 금강경 내에 언급된 '무주상보시'[2]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구절 등으로 인해 반야바라밀을 6바라밀[3] 중 첫 번째로 등장하는 '보시바라밀'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반야바라밀'이라는 말 자체가 뜻으로 풀어 해석하면 오히려 6바라밀 중 맨 끝에 위치하는 '지혜바라밀'과 동의어이고, 금강경 내용 자체도 보시보다는 올바른 지혜를 확립하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두고 내용을 전개하기 때문에 보시로만 뜻을 국한시키기는 어렵다.

3 역사 

    금강경의 성립시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대략 서기 1세기경[4]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대승불교의 공(空) 사상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공'이라는 단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보살행에 대해 서술하고 있으면서도 '보리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점 등으로 미뤄, 대승불교 경전 중에서도 상당히 초기에 정립된 경전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특히 대승 경전 특유의 여러 불보살들이 잔뜩 나타나지도 않고, 석가모니와 그의 제자 1250명만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초기불교 경전들과 유사하기까지 하다.

   대개 서역승 쿠마라지바(이하 한자 이름 '구마라집'으로 표기)이 한문으로 옮긴 버전이 가장 오래된 번역본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산스크리트어로 된 원본에 비해 생략된 구절이 많다.[5] 구마라집 이후 보디루치(한자 이름은 '보리류지'), 파라마르타(한자 이름은 '진제'), 현장법사, 의정 등의 번역은 대체로 원전 번역을 충실히 따르는 편이다. 하지만 한문 특유의 운율을 살린 유려한 번역 덕에 한자 문화권 국가에서는 구마라집의 번역이 널리 퍼져 있다.

   티베트어 역본도 있는데, 8세기말~9세기 초엽에 성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정립된 산스크리트어 원본은 이 티베트어 역본과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석굴에서 발견된 간다라어 역본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4 내용 

4.1 길이 및 목차 

   금강경은 약 6천 단어 정도의 길이로, 불교경전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축에 속한다. 직접 소리내어 끝까지 읽어 보면 30분 정도가 걸린다. 구마라집본에는 총 5149자의 한자가 쓰였다.

    금강경에는 원래 목차 구분이 없었는데, 양무제의 아들 소명태자가 구마라집의 역본 내용을 32개 분(分)으로 나누고 각 분에 소제목을 달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독송을 할 때는 소제목은 빼고 읽는다.

4.2 서사구조 

   금강경의 전체적인 서사구조는 식사를 끝내고 앉은 석가모니에게 수보리(수부티)존자가 '보살승에 나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머무르고, 수행하고, 마음을 조복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석가모니가 그에 대해 대답하는 구조로 전개된다.

   금강경의 대부분은 대화체로 이뤄져 있는데, 이 장면 이후로는 대부분 부처님이 묻는다->수보리가 대답한다->부처님이 설명한다->... 식의 루프를 타는데, 간혹 수보리가 다시 질문을 던진다->부처님이 대답한 뒤 다시 묻는다->수보리가 대답한다->부처님이 설명한 뒤 다시 묻는다->수보리가 대답한다->...(생략) 식으로 복잡하게 전개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답구조가 계속 반복된다.

    마지막에는 석가모니가 다음과 같은 사구게[6]로 설법을 마치고, 일체 중생들은 이를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한다는 설명으로 경이 끝난다.

  • tārakā timiraṁ dīpo māyā-avaśyāya budbudaṁ / 
    supinaṁ vidyud abhraṁ ca evaṁ draṣṭavyaṁ saṁskṛtam.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형성된 것은 참으로 이와 같이 보아야 하나니 
    ‘별, 눈의 가물거림, 등불과도 같고 
    환영, 이슬, 물거품과도 같으며 
    꿈, 번개, 구름과 같다.’라고."[7] 
   마지막 사구게는 비유적 표현을 써 이해하기가 쉽고, 노래처럼 외우기 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진언처럼 외우는 사람들이 많다. 소설 등 대중매체에서도 간간이 인용되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고전소설 구운몽의 예를 들 수 있다. 심지어 에로게의 제목으로 쓰이기도 한다!

   반야심경처럼 금강경에도 경 끝에 산스크리트어 주문이 존재한다. 경을 다 읽은 뒤 읽는 이 주문은 팔만대장경에도 나와 있지만,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밑은 조계종 표준 진언(한국어 독음-한자)과 산스크리트어 원문, 한국어 해석[8].

나모바가발제 발라양 바라미다예
那謨婆伽跋帝 鉢喇壤 波羅弭多曳
namo bhagavatīprajñāpāramitāyai
세존 반야바라밀에 귀의합니다.

옴 이리지 이실리 수로다 비사야 비사야 사바하
唵 伊利底 伊室利 輸盧駄 毗舍耶 毗舍耶 莎婆訶
oṃ īriti īṣiri śruta viṣaya viṣaya svāhā
옴, 지움, 불태움, 지나감, 물질, 물질, 스와하

   티베트어본에서는 다음과 같은 좀더 긴 버전으로 전해지는데, 한 번 이 주문을 읽으면 금강경을 1만 9천 번 읽는 공덕과 같다고 한다. 밑은 영어 독음.

  • NAMOBHAGAVATE/ PRANJAPARMITAYE/ OMNATADTITA/ 
    ILISHI/ ILISHI/ MILISHI/ MILISHI/ BHINAYANBHINAYAN /
    NAMOBHAGAVATE / PRADATYAMPRATI/ 
    IRITI/ IRITI/ MIRITI/ MIRITI/ SHURITI/ SHURITI/ 
    USHIRI/ USHIRI/ BHUYUYE/ BHUYUYE/ SOHA

4.3 금강경의 주제 

   금강경을 읽다 보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9] 라는 개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산스크리트어 아누타라사먁삼보디(anuttara-samyak-sambodhi)를 음차한 말로 '위없이 올바른 깨달음으로 향하는 마음'을 뜻한다. 석가모니는 금강경에서 이러한 마음을 내기 위해서는 겉모습이나 현상 및 관념의 덧없음을 알아, 이들에 현혹되지 않은 채로 올바르게 관찰해서 깨달음을 향하는 순수한 마음을 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사실상 이 부분을 금강경의 핵심 주제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금강경 내에서 석가모니는 앞서 수보리의 질문('보살승에 나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머무르고, 수행하고, 마음을 조복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 육도윤회에 빠진 중생을 남김없이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
  • 보시했다는 마음 없이 보시하는 것
  • 온갖 모욕과 번뇌를 감내하고 원한을 일으키지 않는 것
등을 그 대답으로 제시한다. 모두 대승불교에서의 보살행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러면서 석가모니는 '~는 사실 ~가 아니기에 여래는 이를 ~라 설했다'라는 설명 구조를 반복하며, 관념에 현혹되어 위와 같은 보살행을 한다면 그건 이미 제대로 된 보살행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보살행을 해도 관념에 현혹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야 한다는 이야기.

   같은 맥락에서 금강경은 당시 인도에서 유행하던 4가지 철학적 관념을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라는 이름[10]으로 칭하며 비판하고 있다. 각각에 대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11]

  • 몸이 죽어도 영원히 유지되는 자아가 존재한다는 관념(아상)[12]
  • 집단과는 구별되는 독립적인 개인으로서의 인간이 존재한다는 관념(인상)
  • 생명의 본체가 존재한다는 관념(중생상)
  • 환생 혹은 윤회하는 영혼이 존재한다는 관념(수자상)[13]
   금강경에서는 아라한에 대해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이미 삿된 생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애초에 아라한이 아니다'라는 서술이 있다. 이 부분은 상좌부 불교에서 아라한의 권위를 절대화하는 것을 비판하는 구절로 해석된다.

   그 외에 '깨달았다 할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깨달았다는 것이다'라는 부분도 수차례 나오는데, 이러한 부분은 대승불교의 (空) 개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되곤 한다.

   금강경을 읽다 보면 '만약 이 중에 사구게라도 지녀 읽고 전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공덕은 크고도 클 것이다'라든지, '갠지스 강의 모래 알갱이의 수만큼 보시를 하더라도, 이 경의 사구게를 지녀 읽고 전파하는 사람의 공덕이 그보다 훨씬 더 크다'라는 구절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금강경 중에서도 사구게만을 따로 독송하는 사람이 예나 지금이나 많은 데는 이 구절들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5 취급 

   선종의 6대 조사 혜능이 금강경 중 '응무소주 이생기심(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야 한다)' 이라는 구절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도 유명하며, 혜능은 제자들에게 금강경을 독송하는 것을 수행법으로 권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통 때문에 금강경은 한국 불교 조계종의 소의경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금강경만 독송하면서 수행하는 수행 공동체들도 있다. 심지어는 금강경의 메시지와 비즈니스를 연결시킨 자기계발 서적도 있다(...).

   정도전이 성리학적 입장에서 불교를 비판하기 위해 저술한 책 '불씨잡변'도 금강경을 많이 인용하며 비판하고 있다.

6 기타 

   둔황 석굴에서 발견된 금강경 판본은 868년에 간행됐으며, 내용 전체가 온전히 살아남아 있는 인쇄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익산 왕궁리에서 발견된 유물들 중 고려시대 은제도금 금강경 판본(국보 제123-1호)이 전주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금강경 마지막 사구게는 전국시대의 무장 오우치 요시타카 사세구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뒷부분인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만 읊은 뒤 할복했다.

   한국의 정치깡패 임화수도 죽기 직전 금강경 몇 줄을 읊은 뒤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박정희 前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는 독실한 불교도였는데, 그는 수감 중 옥중 수양록 갈피에 금강경의 한 구절인 '응무소주 이생기심'을 흰색 종이에 적어 끼워놓았다.

   한국 영화계 희대의 망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감독한 장선우 씨는 영화가 망하고 나서도 제작비 100억 보시한 셈 치자, 그래도 금강경은 세상에 알리지 않았냐 라는 개드립을 날리기도 했다.

   의천도룡기에서 은근히 자주 언급되는 경전이기도 하다. 도액이 사손에게 금강경을 들려주어 깨달음을 얻게 하거나, 사손이 심마에 빠져든 장무기의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금강경을 읊어주기도 하는 등.

   하얀거탑에서는 은퇴한 이주완의 선배가 성경이나 금강경 등을 배껴써 보는 것을 권하는 장면이 있다. 이주완은 그 조언을 듣고 성경을 배껴쓴다.

   라이트 노벨 강각의 레기오스에 등장하는 리버스 리지나스 에르멘의 주특기 이름도 금강경인데, 여기에 나오는 경은 목벨 경(剄)자를 쓰기 때문에 별 관련은 없다(...)

   몬스터 헌터 포터블 세컨드G의 퀘스트 중 '몽환포영'이라는 이름의, 키린 2마리를 결전장에서 때려잡아야 하는 퀘스트가 있다. 도망칠 곳이 없기에 난전이 강요되는 고난도의 퀘스트.

   금강불괴와는 당연하지만 별 관련 없다.



  • [1] '반야'는 지혜를 의마햐며, '바라밀'은 깨달음을 위해 실천해야 하는 수행을 뜻한다.
  • [2]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것.
  • [3] 보시바라밀, 인욕바라밀, 지계바라밀, 정진바라밀, 인욕바라밀, 지혜바라밀 등 6가지 바라밀을 말한다.
  • [4] 학자에 따라서는 사용된 어휘 등을 바탕으로 추측해 성립 연대를 기원전 1세기까지 높여 잡기도 한다.
  • [5] 사실 산스크리트 원본도 바미안 석굴에서 발견된 금강경 판본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 [6] 산스크리트어로는 슐로카(sloka)라고 하며, 1구 8음절씩 4구로 구성된 인도의 운문 형식이다. 구마라집본에서는 5언절구로 번안돼 있다.
  • [7] 구마라집본에서는 꿈, 환영,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 6가지의 비유만이 나타나고 있다.
  • [8] 비전공자가 어미변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산스크리트어 사전을 보고 임의로 해석했기 때문에 다소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산스크리트어 전문가의 적극적인 수정바람.
  • [9] 참고로 이 말을 한자로 음차할 때 쓰이는 한자  자와  자는 컴퓨터를 통해 입력하려면 각각 누(耨) 와 막(藐)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자 항목 참조.
  • [10] 구마라집 번역본 기준.
  • [11] 밑은 산스크리트어 원전 번역 및 주해를 참조한 것이다. 6조 혜능 조사는 많이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링크 참조. 금강경 중 가장 해석이 분분한 부분이 바로 이 4가지 상에 대한 내용이며, 특히 한자 문화권에서 심하다.
  • [12] 힌두교의 아트만 사상이 대표적인 예.
  • [13] 자이나교의 교리와 관련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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