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을 찾아 떠나는 힐링투어] 19. 칠월 칠석 - 고사

2014. 10. 13. 03:01들꽃다회






       

특집일반포토&애니
[민속을 찾아 떠나는 힐링투어] 19. 칠월 칠석 - 고사
칠성신에 수명장수·농사 결실 기원
인간 삶과 죽음 관장 중요 神
집 뒤꼍 장광·장독대서 비손
안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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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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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광대 이응국 교수는 삼척 용문바위의 성혈암각화는 별자리 성혈(星穴)로 동쪽으로 견우와 직녀성이 위치해 있고 국자모양의 6개의 별자리는 무병장수를 관장하는 남두육성자리라고 했다. 본사DB


   칠월 칠석과 우리 민족의 정체성은 서로 맞닿아 있다. 요즘 칠석이야 견우와 직녀, 그리고 까치와 까마귀 놓았다는 오작교를 알면 다행이듯 관심 밖의 일이 되었지만, 우리의 가슴 깊숙한 곳까지 점령한 날이었다. 우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견우와 직녀의 러브스토리는 수천년 동안 다양한 버전으로 진화하면서 사랑받은 드라마였다.

   1년에 한번 만나는 견우와 직녀 설화의 배경은 천문학에서 왔다. 독수리별자리의 알타이르(Altair)와, 거문고별자리의 베가(Vega)에 대한 스토리텔링이다. 두 별은 태양의 황도(黃道)를 운행할 때 은하수의 동쪽과 서쪽에 보이다가, 칠석 무렵 천장 부근에서 관찰되는데 마치 일년에 한 번 만나는 것으로 상상한 결과물이다.

   근래 들어 대전시와 구례군 등지에서 견우와 직녀의 사랑을 주제로 칠석을 전후해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불멸의 사랑’을 통하여 밸런타인데이에 밀려난 토종 ‘연인의 날’을 되살리기 위한 고군분투이다.

  하지만 칠석을 사랑만으로 푼다면 ‘수박 겉핥기’이다. 칠석은 수명장수, 농사의 결실, 음양의 균형 등과 연결되면서 우리의 가치관을 정립해온 기념일로 고구려 벽화와 삼척의 성혈이 역사와 민속의 증거물이다.

조상들은 칠석날 칠성신, 북두칠성, 옥황상제 등을 모시고 고사를 지냈다. 신격은 도교의 신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수명을 관장하기 때문에 중요한 신이다.
 

   
▲ 고구려 덕흥리 무덤 벽화에 나타난 견우와 직녀, 은하수를 가운데 두고 견우는 소를 끌고 있고 직녀는 개를 데리고 나와서 이별을 슬퍼하고 있다. 한문으로 견우지상(牽牛之象), 직녀지상(織女之象)이라고 쓰여 있다.


   고사의 방법은 아침이나 저녁 또는 전날 밤에 뒤꼍의 장광이나 장독대에서 비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집 떠난 남편이나 자식을 위해 어머니가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비손하는 날의 원조가 칠석이다.

   제물로는 쌀밥과 미역국을 많이 쓴다. 이는 수명장수, 삼신과 연관되어 제물도 삼신제사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주는 것이다. 평소에는 꽁보리밥을 먹거나 혹은 끼니를 걸러도 칠석에는 쌀밥과 쌀로 만든 백설기를 제물에 올렸다. 곳간이 비어가는 시기에 쌀밥과 떡을 먹을 수 있는 날이라고 아이들은 손꼽아 기다렸다. 지역에 따라서는 밀가루로 부침개를 부쳐서 고사를 지냈고, 농사가 잘되게 해 달라고 전을 부쳐서 논밭에 나가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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