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전通典]과 [삼국유사]에 나오는 '말갈'

2015. 5. 2. 12:35우리 역사 바로알기

 

 

 

[통전通典]과 [삼국유사]에 나오는 '말갈' 인문사회

2007/07/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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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전通典]과 [삼국유사]에 나오는 '말갈'

   중국 역사책인 [통전通典]을 보면,'이상한' 기록이 나온다.

"본국(백제가) 무너지자 성 밖에 남아있던 무리들은 차차 약해져서 돌궐과 말갈로 흩어져서 투항해 버렸으며,

군주인 부여숭扶餘崇은 고국에 돌아갈 수 없음으로 하여 마침내 백제는 소멸하였다."

만약 이 기사의 백제를 한반도의 백제라고 본다면, 굳이 본국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없는데도 본국이라는 말을 쓴 것이

 

이상하며 한반도에'만' 있었다는 백제가 어째서 '돌궐과 말갈'에 항복할 수 있는지 그것도 이상하다.

   게다가 [삼국사기]에는 백제왕 가운데 숭崇(부여扶餘는 백제 왕실의 성임. 줄여서 여餘라고 불렀다) 이라는 이름을 가진

 

군주가 없다. 우리가 아는 돌궐은 몽골초원에 있었고, '말갈'은 고구려 동쪽인 연해주와 아무르강 북쪽에 있었으므로

 

한반도 서쪽에 있던 백제인들이 가서 항복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 백제가 백제인들이 중국 땅에 건너가서 세운 담로백제라면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부여숭은 담로 백제의 왕이었지

 

본국백제의 왕은 아니었으며, 성을 만리장성으로, 백제를 지금의 요서지방 일부에 남아있던 담로백제로 본다면,

 

요서에서 몽골초원으로 넘어가기는 쉬운 일이므로 무리없이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말갈'이다. 우리가 아는 말갈은 고구려와는 생판 '남'이고 이민족(?)이다.

 

그것도 연해주나 아무르강 동북쪽에 살고 있는 민족이다. 그런데 어떻게 백제인들이 고구려를 넘어서 말갈에 항복할 수 있나?

필자는 이 '말갈'을 고구려로 본다. 왜냐하면 백제가 무너진 뒤에도 고구려는 668년 망할 때까지 버티고 있고,

 

그러면 (지금의)요서지방에 남아있던 백제인들이 쉽게 건너와서 항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말갈이 동쪽 외진 곳에 사는 '이민족' 이고 고구려가 말갈에 적대적이라면,

 

고구려를 통과해서 항복해야 할 백제인들이 쉽게 건너갈 수도 없거니와 가다가 얼어죽거나 군사의 습격을 받아서

 

피살당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기록의 말갈을 고구려로 본다면, 백제가 고구려와 함께 당에 저항하던 때였으므로 고구려는 주저하지 않고

 

백제 난민들을 받아주었을 것이라는 추리가 가능하다. 아울러 지금의 요서에서 고구려로 항복하기는 아주 쉬운 일이다.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음)

따라서 [통전]에 나오는 말갈은 고구려를 가리키는 말이며, 말갈은 말갈족이 스스로를 부른 말이 아니라

 

중국인들 - 한족漢族 - 이 동북쪽에 사는 우리 민족을 깔보고 깎아내리는 뜻에서 쓴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삼국유사]에 나오는 말갈은 또 어떤가? [삼국유사]에는 옛 문헌인 [삼국사]를 인용하며 [삼국사]에서

 

"백제 말년에 발해와 말갈과 신라가 백제의 땅을 나누어 차지했다."고 적혀 있다고 했다.

또 일연 스스로가 [삼국유사]에서 "신라 사람들은 '북쪽에는 말갈이 있고, 남쪽에는 왜인이 있고, 서쪽으로는 백제가 있으니

 

이것이 나라(신라)의 해독害毒이다.'고 했다." 고 밝히고 있다.

자, 잘 뜯어보자. 신라인 스스로가 신라의 '북쪽'에 '말갈'이 있고, '남쪽'에 '왜인'이 있고, '서쪽'에 '백제'가 있어서

 

나라의 해독이라고 했다. 이 말로 보아, 이 글에 나오는 '말갈'은 삼국시대의 국가를 가리키는 말이 된다.



    백제와 왜가 함께 거론되기 때문이다. 백제는 신라의 서쪽에 있고, 왜(사실은 가야세력)는 남쪽에 있으면서

 

계속 싸우고 대립해 왔으니 그렇다 하더라도 왜 갑자기, 난데없이(!) '북쪽'에 '말갈'이 나오고 있을까?

 

우리가 알기로, 신라의 북쪽에는 고구려가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말갈이라니!

이 문제도 이 때의 말갈은 고구려의 비칭이었고, 고구려가 북쪽에 있으면서 신라를 위협했다고 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결국 삼국유사에 나오는 말갈은 고구려로 봐야 한다.



   대진국을 깎아 내리려고 발해말갈이라는 말을 쓴 당나라와, 고구려에 대한 열등감과 적대의식 때문에 말갈이라는

 

비칭을 고구려에 쓴 신라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결국 이 기록에서의 말갈은 고구려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봐야 한다.

[삼국사]에서 발해와 말갈(필자는 발해말갈이라고 생각한다)과 신라가 백제 말년에 백제의 땅을 나누어 차지했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말갈이라면 백제의 땅을 나누어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는 '말갈'은 연해주와 고구려의 동북쪽에 처박혀 있었고, 백제가 망할 때에는 고구려라는 나라가

 

엄연히 있었기 때문에 고구려를 건너 뛰어서 백제의 땅을 신라와 나눠 가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역시 이 경우도 발해말갈을 고구려의 오기誤記로 보고 (백제가 무너진 뒤)고구려와 신라가 각각 백제의 옛 땅을 빼앗아서

 

다스렸다고 보던가, 아니면 대진국이 영토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백제 - 대륙백제 - 가 다스렸던 땅 가운데 일부를

 

자기 영토로 삼고 신라도 한반도에 있던 본국백제의 땅을 자기 땅으로 굳힌 사실을 이렇게 나타냈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