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2013. 6. 26. 02:11잡주머니

 

 

    우리 생활에서 색깔은 매우 다양하게 쓰인다.

옷이나 건물은 그 디자인과 더불어 색깔 때문에 더욱 빛나고, 신호등이나 표지판의 색깔은 유용한 정보를 전해주는 동시에 위험도 막아준다. 또한, 일상 생활속에서 여러 가지 색상에 따라 심리적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고 표현하기도 한다. 심지어 음식물에도 그 색깔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


    색깔을 이용한 역사는 아주 오래됐다. 프랑스의 라스코 동물에는 기원전 1만 5천년 전에 빨강, 노랑, 갈색, 흑색등으로 그려진 벽화가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이러한 색깔을 나타내는 재료를 우리는 염재라고 한다. 염재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식물이나 동물, 광물 등에서 염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을 추출하여 면이나 비단, 종이 등 피염물에 색상을 나타내는 재료를 말한다. 특히 최근에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천연염료는 그 대상에 따라 식물성염료, 동물성염료, 광물성염료로 분류하며 이중 주로 식물성염료는 꽃, 열매, 껍질, 심재, 뿌리 등에 포함된 색소를 추출한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자연에서 얻어지는 일련의 재료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염색을 천연염색이라고 할 수 있다.


    천연염색 및 천연염료는 19세기 중반까지 전세계의 생활속에서 이용되었는데 1856년 영국인 윌리엄 퍼킨이 말라리아 특효약인 키닌 합성 실험 중 우연하게 얻은 보라색 액체 모브‘Mauve’를 발명하였고, 독일의 호프만이 석탄에서 코크스를 만들고 남은 산업폐기물 콜타르라는 검은색 액체에서 합성염료를 개발한 이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화학 염료의 발전은 거듭해 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1990년대 중ㆍ후반부터 염색폐수와 관련된 환경관련 규제가 더욱 강화되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각종 환경규격, 즉 환경과 관련된 수출입 규제를 본격적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한 국가가 몇 년 사이에 점차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각종 환경규격의 적용 여부에 따라 선진국으로의 섬유제품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면서 일반적인 제품 보다 건강 지향적이며 개성적인 제품, 환경친화적인 제품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함에 따라 건강기능이 포함돼 있고 친환경적 기능을 갖춘 천연염료 염색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인류 역사상 천연염색의 염료로서는 가장 먼저 사용된 것이 바로 쪽(인디고)이라 말 할 수 있다. 수천년전에 만들어진 이집트 미라에서 발견된 마직물을 염색한 염료인 인디고(쪽)이다.


    기원전 3세기경 전국시대의 유학자(儒學者)로서 성악설(性惡說)을 창시한 순자(荀子)는 君子曰 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 이라 하였다. 학문이란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므로 중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푸른색이 쪽빛보다 푸르듯이, 얼음이 물보다 차듯이 면학을 계속하면 스승을 능가하는 학문의 깊이를 가진 제자도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때 이미 중국에서는 쪽을 이용한 염색이 완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 기원전 1세기에 쓰여 졌던 에듀트라해 안내기에는 Indo Culicut에서 쪽 중에서도  특히 질 좋은 인도쪽이 지중해연안으로 수출되었다고 기록 되어있다.

    쪽은 품종에 따라 세계적으로 300여종이나 되고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대부분 여귀과(polygona ceae)에 속하는 1년색 초목의 염료식물이며 학명은 Persicaria tinctoria 이다. 줄기는 마디가 있고 뿌리 근처에 털이 나와 있으며 키는 60~70cm 가량으로 장타원형 잎이다. 7~8월에 이삭형의 꽃이 필 무렵 잎에서 남빛 색소를 분리 추출하여 자연 염료로 널리 이용한다. 쪽 색소를 내는 식물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1) Polygonum tinctorium(한국, 중국, 일본) 2) Isatis tinctoria(유럽) 3) Indigofera tinctoria(인도,인도네시아)이다


    미국에서도 서부개척시대에 뱀을 퇴치하려고 광부들이 입던 갈색바지를 쪽을 이용해 청색으로 염색하여 뱀의 접근을 막았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도 입고 다니고 한 벌쯤은 소유한 청바지의 기원인 ‘인디고블루’입니다.

    조선시대의 의병들도 쪽으로 물들인 속옷을 입었는데 이는 쪽의 항균작용을 이용한 피부염예방과 부상을 당하거나 상처를 입었을 때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요즘 화학적인 항균가공 등을 한 첨단소재가 나오지만 기능성에 반해 유해성 논란도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은 이미 우리에게 이런 기능성을 주고 있었고 선조들은 경험을 통해 안전하게 이를 생활에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쪽에 대한 연구가 진행 되면서 쪽이 가지는 많은 기능들이 밝혀지고 있다.

천연염료 중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쪽 염료는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자연의 색 발현 및 기능성(항균성, 소취성, 피부보호 등)이 우수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인디루빈 을 가지기 때문에 인체에 이로운 점이 많다. 쪽은 청색인 인디고틴(indigotin)과 적색인 인디루빈(indirubin)색소 존재하며, 최근에는 쪽의 성분중 인디루빈(Indirubin)이 항암성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그에 따른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정서를 듬뿍 담고 있는 자연색 가운데 가장 으뜸 색은 쪽빛이다. 그래서 푸른 하늘을 보면 쪽빛 하늘이라 한다. 특히 나주지방은 고려∼조선시대까지 나주목(羅州牧)으로서 영산강유역을 다스려 온 호남의 중심지로 모든 문화가 모여 꽃을 피웠다. 그 중에서도 영산강과 바닷물이 합류했던 지리적 환경은 쪽을 재배하기에 적합하여 일찍이 쪽염색이 발달하였다. 또한 잦은 영산강의 범람의 홍수 대체 식물로 적합하여 전국적으로 쪽 재배로 유명한 지역 이였다.

    조선시대와 근대사회 말까지 나주(羅州) 지방에서 전통적 방법으로 염료 생산을 많이 했고, 지금도 국내 유일의 천연염색분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염색장 2명이 전통 쪽염색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쪽 염색은 쪽과 석회, 잿물을 이용해 발효과정을 거치는 등 제작 방법이 매우 복잡하다. 쪽염료는 다른 천연염료와는 달리 자연에서 바로 재현할 수 없다는 것에 그 가치가 있다. 석회와 잿물로만 만들어지는 자연염료로 산화와 환원이라는 화학적 변화를 거치고, 살아 있는 미생물의 발효작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아름다운 쪽 빛을 얻을 수 있다.

나주는 쪽 염색 뿐아니라 전국의 천연염색의 선도지역이라 할 수 있다.  

 

    2006년 나주에 천연염색 전문기관인 재단법인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이사장 신정훈)이 설립되고, 2006년 9월 국내최대의 천연염색전시관인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관장 장홍기)이 개관하여 국내 최대규모의 천연염색전시회 및 다양한 교육과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산업적인 측면에서 많은 천연염색 공방들이 각종 천연염색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그 규모가 큰 천연염색 전문기업 (주)세노코가 국내 천연염색 산업을 주도 하고 있다.


    천연염색의 전통과 문화보급, 천연염색 산업육성을 목표로 2006년 9월 15일 개관한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은 개관 후  200여점의 작품(시가 6천여만 원)에 이르는 천연염색작품 기증을 유도하고 상설전시장에 전시하여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적극적인 업체유치로 60여개 업체의 천연염색 상품을 상설판매장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유치한 업체 제품의 위탁판매를 실시하여 소비자들의 큰 호응과 함께 천연염색업체를 성장시키고 있으며, 또 적극적인 홍보활동과 더불어 소식지 발행 등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상당히 높여 관람객이 전국에서 줄을 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임채정 국회의장, 유인태의원, 원희룡의원, 마이클노만 3M사장 일행, 중국 총영사관, 주한 미국부대사 등 국내외의 저명인사, 대구시청, 진도문화원, 경북 청도군 농업기술센터, 강원도 원주 농업기술센터 등 전국의 천연염색관련 단체, 대학생, 유치원, 초등, 중등학교 등의 단체관람 및 체험으로 전국에서 나주시를 찾은 관광객과 일반인 등 8만 5천여 명이 전시작품을 관람하였으며, 전북예원예술대생, 조선대학교 산업대학원생 등 3만여명이 천연염색 체험을 하였으며, 올해 체험이 벌써부터 예약이 진행되고 있어 이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과 체험객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천염색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실시하여 6개월에 걸쳐 60여명의 천연염색전문가들을 배출하는 등 천연염색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또한 매 방학기간동안 현직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원직무연수를 실하고 있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천연염색지도사과정을 개설하여 천연염색의 전문가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연염색 문화의 보존과 전통계승을 위하여 2007년에만 각종 크고 작은 천연염색 전시회16를 가졌었는데 특히, 지난 12월 한 달 동안 가졌던 2007년 천연염색 100인 소품기획전은 국내 최초로 전국의 천연염색 전문가 100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서 지역민과 전국의 천연염색 애호가 및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으며, 천연염색의 보급에 크게 기여한 뜻 깊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2007년 5월 15일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KOREA GALLERY OPEN 기념으로 개최 예정인 이영희 패션쇼에 들어가는 천연염색 원단을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에서 제공하기로 하였다. 힐러리 클린턴여사, 미국 상원의원 등 미국 내 유명 인사들이 참석한 이 패션쇼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한국문화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고, 한복의 미를 갖춘 서구적인 드레스를 선보임으로써 한복의 선과 색의 아름다움을 선양하고 국제적 우의를 도모하며, 재외 동포들에게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나주의 천연염색을 세계 속에 알리고 천연염색이 나주를 넘어 세계로 뻗어 가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나주시는 천연염색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쪽 염색 기술 현대화 사업에 나선다. ‘쪽 전통기술 산업화’ 방안이 농림부의 2009년 향토산업 육성 사업으로 최종 선정되어 3년간 총 30억원의 사업이 진행되며, 이사업을 계기로 2012년까지 국비 등 300억 원을 들여 천연염색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내년에 다시면 천연염색문화관 옆에 현대식 천연염료 추출시설과 가공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나주천연염색문화관은 1990년 폐교된 나주시 다시면 회진초교 부지에 연면적 3,500㎡의 규모로 상설 전시관과 기획전시관, 체험장 비롯해 판매장과 세미나실, 연구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천연염색 관련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설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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