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낸 깍아지른 벼랑길'을 걸었던 추억-<토잔도>

2015. 12. 18. 01:31美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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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끼가 낸 깍아지른 벼랑길'을 걸었던 추억-<토잔도>

 

 

       

작품 이력
이름/ 토잔도(兎棧圖)
크기/ 26.3x34cm
소재/ 종이에 수묵
작자/ 정선(1676-1759년)
소장/ 개인
소개/ 서울옥션 2003년 경매

 


 

 

 


   이미 낙엽이 지고 이런 저런 일에 파묻혀 달콤했던 지난여름의 휴가는 먼 꿈속의 일처럼 돼버렸습니다. 

 

 

조선시대에 여름휴가 따위가 있을 리 없었겠지만 한때를 즐기는 여행쯤은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입니다. 수장가로 이름난 김광수(金光遂 1699-1770)는 어느 해 경상도 한 지방을 여행했습니다. 그리고 한양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 경치가 끝내 눈에 가물가물했던 듯합니다. 그래서 그는 그를 정선에게 그림으로 부탁했습니다. 

   그림에는 높은 산봉우리로 이어진 사이로 가늘고 긴 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있는 특이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 그림에 시인 이병연이 쓴 글을 보면 ‘위로는 천길 벼랑이 있고 아래에는 헤아릴 수 없는 못이 있다. 그 가운데 한 줄기 길이 통하는데 그것을 토끼가 낸 벼랑(兎僊)이라고 한다’ 했습니다. 토잔은 문경 근처에서 낙동강 상류인 영강이 깎아지른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가운데 그 벼랑 사이에 만들어진 낭떠러지 길을 가리킵니다. 토끼가 다니면서 낸 길이라는 뜻으로 과거 영남대로 가운데 가장 험한 길로 손꼽혔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로는 토끼비리라고도 합니다. 

 

   누구나 이런 길을 걸어보았다면 상당히 오금이 저렸을 것입니다. 그랬던 만큼 지난 여행의 추억으로 각별하게 머릿속에 남았을 것입니다.   

 

      
SmartK 관리자
업데이트 2015.12.13 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