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에 들어앉은 물고기 한 마리 - <분청사기 철화어문 장군>

2015. 12. 23. 16:08도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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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에 들어앉은 물고기 한 마리 - <분청사기 철화어문 장군>

 

 

 

 


분청사기철화어문장군(粉靑沙器鐵畵魚文俵甁)

15~16세기 높이 17cm 국립중앙박물관(동원 기증품) 


 

   오늘은 분청사기 장군 안에 들어앉은 물고기 한 마리를 들여다봅니다.
친근한 표정의 이 물고기는 다소 불완전한 모습의 이 작은 그릇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삐죽삐죽한 지느러미독특한 비늘모양과 얼굴 표현이 흥미롭습니다.

 

   도자에 그려진 문양 중에서 어문, 특히 분청사기에 그려진 어문은 해학미, 순박미와 더불어 자유롭고 왠지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는 분청사기의 문양들, 특히 철화문의 거침없이 그려낸 다양한 이미지들은 전형적인 문양의 틀을 벗어나 추상성을 보여주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분청사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물고기 문양은 연꽃 줄기를 물고 있는 놈, 그릇에 얹어지듯 나란히 누워 있는 놈 등 꽤 다양합니다.   물고기 모양이 귀엽고 사랑스러우니 다양한 모습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 무늬 접시>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1992년 학봉리 가마

 

 

 

 


<분청사기 철화연꽃물고기무늬병 조각>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1992년 학봉리 가마

 

 

 


<분청사기 인화물고기무늬접시 조각>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1927년 6호 가마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 무늬 병>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1927년 6호 가마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 무늬 접시 조각>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입지름 18cm, 1927년 5호 가마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 무늬 장군 조각>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1927년 5호 가마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무늬 병>

 조선 15세기 후반~16세기 전반, 높이 26.8cm 

 

 


 


 <분청사기 철화 어문 병>

조선시대 16세기, 높이 30cm, 호암미술관

 

 


 


<분청사기 상감 파어용문 병>

15세기, 높이 29cm, 개인소장

 

 


 


<분청사기 철화어문 호>

15세기, 높이 27.7cm, 호암미술관 소장

 

 


 


<분청사기 철화 연화어문 병>

15-16세기, 높이 31.1cm, 호암미술관

 

 

 

 


<분청사기 철화 어문 병>

15-16세기, 높이 32.3cm, 개인

 

 

 

 


<분청사기 철화 모란어문 장군>

15-16세기, 높이 16.3cm, 개인

 

 


 


<분청사기 상감 유어문 매병>

15세기, 보물 347호, 높이 29.9cm, 국립중앙박물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류는 고대 동굴벽화에 많이 나타나는데,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어디는 식량자원으로 중요했던 물고기를 그려 풍어를 빌었던 것은 충분히 추측 가능한 일입니다.
또, 물고기는 낮이건 밤이건 눈을 크게 뜨고 있기 때문에 잡된 것을 경계하고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많이 그려지곤 했다고 합니다. 

 


    금슬좋은 부부를 상징하기도 하는 전설 속의 비목어는 눈이 하나뿐이어서 암수가 나란히 한 쌍이 되어야만 헤엄을 친다고 하며, 물고기는 많은 수의 알을 낳으므로 다산의 의미를 지니기도 하고 '금'붕어는 부귀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잉어는 장원 급제와 출세의 의미가 있고, 메기는 커다란 몸뚱아리에도 불구하고 흐르는 물을 훌쩍 뛰어넘어 대나무 꼭대기에 잘 올라간다는 설화와 관련지어 상징화됩니다.

다시 분청사기의 그 물고기들로 돌아와서. 점선이나 물결 모양 등 몸통의 비늘 표현은 비교적 다양하지만 대개 입모양과 뾰족한 지느러미를 공통된 특징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정 종류의 어류를 표현한 것이라 추측이 가능하지요.

 

   그리는 사람은 보던 대로 그렸을 수도 있고, 자기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생선을 그린 도공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대체로 ‘쏘가리’를 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쏘가리는 한자로 궐(鱖). 이 글자가 궁궐 궐(闕)자와 같은 발음이라는 이유로 쏘가리가 출세와 기원을 담은 상징물로 쓰인 예가 많기 때문입니다.

쏘가리의 실제 모습과 분청사기에 그려진 물고기를 비교해 보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쏘가리


 

    쏘가리와 분청사기의 어문이 닮은 것으로 느껴지시나요?
분청사기에 그려진 물고기가 누치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누치


    분청사기는 조선 초기에 두루 쓰이다가 백자를 선호하는 풍조에 밀려 16세기 이후에는 그 모습을 잘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나타난 우아한 백자들에 모습을 감춘 물고기들이 왠지 아쉬워집니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5.12.22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