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4. 19:13ㆍ詩
시(詩) 우세화시집(又細和詩集) [2] 제7권 / 다산시문집
2011.01.18. 20:29
http://sambolove.blog.me/150101106403
|
11. 산일재의 잡영[山日齋雜詠]
수양버들 그림자 바람 없이 못에 비추니 楊柳無風影在池
구름 그림자 들쭉날쭉 벼루 못을 지나더니 雲影參差過硯池
창 앞에 가득한 신록에 비가 실실 뿌리네 滿窓新綠雨絲絲 군청 마당에 삼 일 동안 호출이 없는지라 郡庭三日無呼喚 당년의 수마시를 조용히 베끼었도다 寫得當年瘦馬詩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나이 늙으니 마음이 물 마른 못과 같아 年老心如水涸池
어두운 등불 아래 헝클어진 실을 가리는 듯 黤殘燈下理棼絲 인생은 다 소요하는 이치가 있는 것이라 人生儘有逍遙理 시경 주남편 여섯 번째 시까지 읽어 왔네 讀到周南弟六詩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금사(金絲) : 휘늘어진 수양버들을 이르는데, 여기서는 곧 물에 비친 수양버들 그림자를 가리킨 말이다.
[주D-002]수마시(瘦馬詩) : 당(唐) 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양수마(養瘦馬)〉 시를 이름. 12. 가흥성을 바라보다[望嘉興城]
평탄하고 험함을 모르고 무턱대고 가다가 冥行不識路夷砠
명산을 몇 번 만났으나 험한 길 오르기 싫어 幾遇名山懶陟砠
매양 물가를 따라 대지만 구경하였나니 每從水上覽方輿 천자에의 공물 진상은 남복으로 통하였고 皇圖職貢通南服 지세의 도랑과 길은 가옥을 경계삼았네 地勢溝塗界闔閭 잘 졸다 보니 봄 기운 다한 것도 알지 못했고 好睡不知春氣盡 집에 와서 비로소 달 밝은 처음을 맞았는데 到家剛在月明初 배 멈추고 옛일 슬퍼하며 전혀 일이 없어 停舟弔古渾無事 짧은 시일에 부질없이 휴리서를 보노라 少日虛看携李書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평탄한 길도 예부터 험난함을 말하는데 夷行自古說岐砠
물에는 배를 띄우고 뭍엔 수레를 몰 수 있네 水可方舟陸可輿 이곳의 요새는 안팎으로 제일 웅장하고 此地關防雄表裏 한 성의 방울 소리엔 촌락이 고요하도다 一城鈴鐸靜村閭 어찌 남의 뒤를 따라 옷 걷고 물을 건너리오 寧將褰涉隨人後 너그러이 내 처음 뜻 지키는 것이 기쁘다오 可喜寬薖遂我初 선생은 보는 데마다 묘한 안목이 있으니 觸處先生存妙眼 산을 보는 것도 응당 글 보는 것과 같으리라 看山應是似看書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초(楚)의 …… 후회스럽네 : 춘추 시대 초 나라의 미치광이인 접여가 공자(孔子)의 수레 앞을 지나면서 노래하기를, “봉새여, 봉새여! 어찌 그리도 덕이 쇠했는고, …… [鳳兮鳳兮 何德之衰]” 한 데서 온 말이다. 《論語 微子》
[주D-002]허공을 …… 말아야지 : 돌돌괴사(咄咄怪事)는 놀랄 만한 괴이쩍은 일이란 뜻으로, 진(晉) 나라 때 은호(殷浩)가 조정에서 쫓겨난 뒤로는 종일토록 허공에다 ‘돌돌괴사’ 네 글자만 쓰고 있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晉書 卷77》 [주D-003]휴리서(攜李書) : 미상.
13. 밥을 많이 먹다[加餐]
선생은 많이 먹으려도 먹을 것이 없어서 先生無食可加餐
아침 내내 높이 누워 스스로 밥 많이 먹고 終朝高臥自加餐
봄 옷을 많이 입어 늦추위를 물리치어라 多著春衣却晩寒 우선 나그네 배를 따라 세월을 천연시키고 且趁客舟延歲月 세상 따라 거센 파도에 휩쓸릴까 두려워하네 怕隨人世入波瀾 전원의 집은 점차로 동향과 가까워지고 園廬漸與桐鄕近 계절은 곡우 철이 남았다는 데 놀라도다 節令驚聞穀雨殘 검은 모자 관녕은 되레 목탑에 앉았었는데 皁帽管寧還木榻 감히 장협을 가지고 풍환을 본받을쏜가 敢將長鋏效馮驩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국화꽃 많이 따다가 저녁밥을 짓노니 采釆黃花供夕餐
한 몸에 도수와 교한을 모두 겸하였네 身兼島瘦又郊寒 남은 생은 이미 지는 해를 다다랐는데 餘生已迫方頹景 세상일은 이미 기운 물결을 누가 돌리랴 世事誰回旣倒瀾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밤에 목이 마르고 絡緯口乾秋夜永 오동은 골격 연하여 가을을 견디어 내누나 梧桐骨軟耐秋殘 아침에는 이웃에서 양식 구걸하지 않고 朝來不乞隣家火 토반과 진갱을 가지고 즐거움을 부치었네 土飯塵羹且寄驩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표범처럼 숨기를[豹隱] : 표범은 성질이 본디 깨끗함을 좋아하여 눈이나 비가 내릴 때에는 제 몸을 더럽힐까 염려하여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데서 온 말이다.
[주D-002]우물가의 …… 찻길 : 쓸데없는 청렴을 이름. 전국 시대 제(齊) 나라 진중자(陳仲子)가 오릉(於陵)에 살면서 자기 형이 준 것도 의리가 아닌 녹(祿)이라 하여 먹지 않고 3일이나 굶다가, 귀에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엉금엉금 기어 우물가로 가서 굼벵이가 먹다 남은 오얏 하나를 먹고 나서야 귀에 소리가 들리고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孟子 滕文公下》 [주D-003]동향(桐鄕) : 일찍이 자신이 다스렸던 고을을 뜻함. 한(漢) 나라 때 주읍(朱邑)이 동향의 색부(嗇夫)가 되어 그곳을 매우 잘 다스렸는데, 뒤에 그가 죽자 그의 아들이 그를 이곳에 장사지냈더니, 이곳 백성들이 모두 그를 사모하여 사당을 지어서 그를 향사한 데서 온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혹 단순한 지명으로 쓴 것인지의 여부는 자세하지 않다. [주D-004]검은 …… 앉았었는데 : 삼국 시대 위(魏)의 명사 관녕(管寧)이 항상 검은 모자를 쓰고, 80세가 넘도록 50여 년 동안을 항상 목탑(木榻)에만 꿇어앉았었으므로, 그 목탑 위의 무릎 닿은 곳이 모두 구멍이 뚫리었다는 데서 온 말이다.《三國志 卷11》 [주D-005]장협(長鋏)을 …… 본받을쏜가 : 장협은 긴 칼을 이른 말인데, 전국 시대 제(齊) 나라 맹상군(孟嘗君)의 식객(食客) 풍환(豐驩)이 맹상군의 대우가 나쁜 데에 불만을 품고 “장협아, 돌아가자! 밥상에 고기가 없구나.”라고 노래하자, 맹상군이 고기 대접을 해 주었다는 데서 온 말이다. 《戰國策 齊策》 [주D-006]도수(島瘦)와 교한(郊寒) : 당(唐) 나라 때의 시인인 가도(賈島)와 맹교(孟郊)의 시풍(詩風)을 평하는 말로, 수(瘦)는 바싹 말라 파리하다는 뜻이고, 한(寒)은 옷이 남루한 비렁뱅이라는 뜻이다. [주D-007]토반(土飯)과 진갱(塵羹) : 흙을 밥으로 삼고 먼지를 국으로 삼음. 《한비자(韓非子)》 외저설(外儲說)에 “어린이들이 서로 장난할 적에 먼지를 밥이라 하고 진흙을 국이라 한다.[夫嬰兒相與戲也 以塵爲飯 以塗爲羹]” 한 말을 전용한 것으로, 여기서는 곧 아주 박한 음식을 비유한 말이다. 1. 가마(가마솥), 가마솥(아주 크고 우묵한 솥) 2. 살촉 3. 꺾다 a. 가마(가마솥), 가마솥(아주 크고 우묵한 솥) (족) b. 살촉 (족) c. 꺾다 (족)
1. 굼벵이(하늘솟과의 애벌레를 통틀어 이르는 말)
14. 시당형의 부름을 받고 가서 공지의 고기로 반찬을 하고 인하여 망도각에 올라가 구경하였다[是堂兄見招 於公池之魚爲饌 因登望道閣觀焉]
곤궁하니 물가에 살아도 고기는 먹지 못하고 窮居臨水食無魚
사군의 명령하에 못의 물고기 잡으려고 使君令下捕池魚
삼십여 척의 가벼운 배들을 둥둥 띄울 제 片片輕舠三十餘 난간에 굽어든 갠 구름은 창문을 흔들고 頫檻晴雲搖戶牖 성을 낀 봄 나무들은 깃대에 비추누나 夾城春樹映旃旟 잡은들 어찌 낚시질 잘한 걸 부러워하랴 得來豈羨施鉤巧 놓아 주려고 원래 그물을 성기게 하는 걸세 縱去元敎結網疏 눈앞에 보이는 고기 무리를 죄다 잡았으니 眼底盡無鱗甲伴 그대와 몹시 취하여 하늘을 오르고 싶네 對君深醉欲凌虛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태수가 본디 물고기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 太守本非暴殄魚
어부가 살진 고기 잡아 모두 보낸 거로세 漁人得雋摠歸餘 선왕은 백성의 이끗 위해 천택을 넓히었고 先王遺利寬川澤 태사는 시에 올려 크고 작은 기로 점을 쳤네 太史登詩占旐旟 동해의 직구는 고기를 꼭 잡자는 게 아니요 東海直鉤非必獲 서경의 누망인들 어찌 성기다 하겠는가 西京漏網豈云疏 당부하건대 백성들을 소란시키지 말라 丁寧莫遣民人擾 나라를 생선처럼 다루란 말 허언이 아니로세 治國如鮮定不虛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몇 …… 세웠는고 : 방장(方丈)은 사방 한 길쯤 되는 너른 식탁을 말한 것으로, 즉 권문 세가들의 호화판 식생활을 이른 말이다.
[주D-002]태사(太史)는 …… 쳤네 : 《시경(詩經)》 소아(小雅) 무양(無羊)에 “소와 양 치는 사람이 꿈을 꾸니, 사람들이 물고기로 보이고, 작은 기가 큰 기로 보였도다, 태인이 이것을 점쳐 보니, 사람들이 물고기로 보인 것은 올해 풍년이 들 조짐이요, 작은 기가 큰 기로 보인 것은 집안이 번성할 조짐이라 하도다.[牧人乃夢 衆維魚矣 旐維旟矣 大人占之 衆維魚矣 實維豐年 旐維旟矣 室家湊湊]”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3]동해(東海)의 …… 아니요 : 동해는 동해 사람인 강 태공(姜太公)을 말하고, 직구(直鉤)는 고기가 걸리지 않도록 낚시바늘을 곧게 한 것을 이르는데, 즉 강 태공이 주(周) 나라에 등용되기 전에 위수(渭水)에서 항상 곧은 낚시바늘로 낚시질을 했다는 데서 온 말이다. [주D-004]서경(西京)의 …… 하겠는가 : 서경은 전한(前漢) 시대의 도읍지를 말하고, 누망(漏網)은 죄인이 법망(法網)을 빠져 나가는 것을 이르는데, 육기(陸機)의 〈오등제후론(五等諸侯論)〉에 “육신은 약망을 범하였고, 칠자는 누망에 저촉되었다.[六臣犯其弱網 七子衝其漏網]” 한 주석에 “누망은 한 경제(漢景帝) 때에 법망이 느슨했던 것을 이른 말이다.” 하였다. [주D-005]나라를 …… 말 : 《노자(老子)》 거위(居位)에 “큰 나라를 다스릴 때는 마치 작은 생선을 삶듯이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治大國 若烹小鮮]” 한 데서 온 말이다.
1. 마르다 2. 말리다 a. 마르다 (학) b. 말리다 (학)
1. 구부리다 2. (고개를)숙이다 3. 눕다, 드러눕다 4. 숨다, 잠복하다 5. 가지런하지 아니하다 a. 뵈다 (조) b. 찾다 (조) c. 보다 (조)
15. 섬계를 내려가다[下剡溪]
좋은 친구 생각나면 문득 배 타고 가는 건데 良朋懷卽便行船
내 친구 못 만나고 언뜻 해 지난 게 한스럽네 恨我差池動歲年 천 리 먼데 사람은 봄꿈 속에 돌아오고 千里人歸春夢裏 반쯤 걷힌 주렴 밖 꽃은 석양 앞에 피었도다 半簾花發夕陽前 세상에서 이태백 재주 뛰어난 건 미워하건만 世憎太白才多逸 누가 현성의 태도가 고왔던 것을 알겠는가 誰識玄成態却姸 어느 날에다 한 노를 저어 훌쩍 떠나가서 一棹飄然何日去 술값으로 허리에 만청전을 얻어 차 볼꼬 酒資腰得萬靑錢
집은 오중에 있는데 월나라 배를 따라라 家在吳中趁越船 적성에 돌아갈 꿈 벌써 삼 년이 되었는데 赤城歸夢已三年 텅 빈 강에선 꽃과 연기 속에 달을 기다리고 空江候月花煙裏 늦은 봄에는 곡우 이전에 가을을 점치도다 春暮占秋穀雨前 이미 갈라진 세정은 나를 늙도록 용납하는데 已分世情容我老 산빛은 누구를 위해 고운지 알 수가 없네 不知山色爲誰姸 조용한 마음으로 오랫동안 무생학을 익혔나니 閒心久習無生學 무어 수고로이 발 싸매고 장전을 걸겠는가 裹足何勞掛杖錢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선생이 취하여 배에 기댄 걸 상상하노니 想像先生醉倚船
섬계의 새벽 자취는 벌써 천 년이 지났다오 剡溪曉跡已千年 가고 올 때에 밝은 달은 머리 위에 있었고 朅來明月在頭上 문득 좋은 시구 또한 눈앞에 나왔겠지 忽有好詩生眼前 간 곳마다 산천은 서로 광채를 발하고 行處山川相映發 바라보인 경치들은 화려함을 더한 듯해라 望中雲物若增姸 그대를 따라 배 안에 집 지어 살고 싶지만 從君擬欲浮家去 품 살 돈도 없는 신세가 스스로 가소롭구려 自笑身無防雇錢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좋은 …… 건데 : 진(晉) 나라 때 왕휘지(王徽之)가 눈 내린 달밤에 문득 섬계(剡溪)에 사는 친구 대규(戴逵)가 생각나자, 즉시 배를 타고 섬계를 향해서 갔던 고사에서 온 말이다. 왕휘지(王徽之) : 왕희지(王羲之)의 다섯번 째 아들.
[주D-002]현성(玄成)의 …… 것 : 현성은 당 태종(唐太宗)의 명신(名臣) 위징(魏徵)의 자이다. [주D-003]만청전(萬靑錢) : 청동(靑銅)으로 만든 돈 만전(萬錢)을 이름. [주D-004]무생(無生) : 천지 만물이 본래부터 생(生)과 멸(滅)이 없음을 의미한 말로, 백거이(白居易)의 시에 “무생을 배우는 것이 제일이니, 무생이 바로 무멸이니라.[不如學無生 無生卽無滅]” 하였다. [주D-005]장전(杖錢)을 걸겠는가 : 장전은 곧 장두백전(杖頭百錢)의 준말로, 진(晉) 나라 때 완수(阮脩)가 외출할 때면 언제나 지팡이 끝에다 백 전씩을 걸고 나가서 주점(酒店)에 이르러 혼자 즐기며 마셨던 데서 온 말이다.《晉書 卷49》 1. 싸다 2. 얽다 3. 그치다 4. 꾸러미 5. 꽃송이 6. 풀의 열매
1. 가다, 떠나가다 2. 어찌 ~하지 아니하느냐 3. 언제, 어느 때 4. 이에, 대체 a. 헌걸차다(매우 풍채가 좋고 의기가 당당한 듯하다) (흘) b. 헌걸찬 모양 (흘) c. 씩씩한 모양 (흘)
16. 삼월 삼십일에 유연히 홀로 앉아서 스스로 만족하여 세상을 잊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어찌 시인만 이 봄 작별함을 서운해하랴 豈但詩人悵此辰
곡우가 내린 지 삼 일이 지난 뒤인데도 穀雨過來三日後
경치가 오히려 괴로이 읊는 사람 얽매누나 風光猶絆苦吟人 명예 좋아하여 청상이 다한 걸 애석해 않고 好名不惜靑箱盡 각심한 건 오직 속히 늙기만 재촉할 뿐이라오 刻意惟催白髮新 심신 수양은 다만 새벽까지 자야만 하는데 安養秪宜眠到曉 미치광이는 되레 억지로 봄을 붙들려 하네 顚狂却欲强留春 나는 자연의 소리처럼 기틀 따라 움직이노니 我如天籟隨機動 게으르고 졸렬하고 무심함을 그대 성내지 말라 懶拙無心君莫嗔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사시가 서로 교체함이 봄부터 시작되는데 四時推奪自芳辰
유수와 같은 세월이 사람을 따라 줄쏜가 流水光陰肯徇人 아침에 못 들었어도 저녁엔 죽어야 사는 법 縱未朝聞宜夕死 옛것을 안 보내고 어떻게 새것을 맞이하랴 如非送舊豈迎新 해바라기 이미 말라서 해 따라 기울지 않고 旅葵已槁休傾日 늙은 나무 비록 있으나 봄과 상관 없어라 老木雖存不管春 일체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신밖에 몰라서 一切癡人知有我 약간의 탐나는 곳에도 문득 성을 낸다오 稍貪戀地輒生嗔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C-001]가도를 비웃다 : 가도(賈島)를 비웃는다는 것은 곧 가도가 봄이 가는 것을 몹시 애석하게 여기어, 〈삼월 그믐날 유 평사에게 준 시三月晦日贈劉評事〉에 “삼월이 정히 삼십일에 딱 당하였으니, 봄 경치가 괴로이 읊는 나를 작별하려 하네. 오늘 밤엔 그대와 함께 잠을 자지 말자꾸나, 새벽 종이 울리기 이전은 아직 봄이라오.[三月正當三十日 風光別我苦吟身 共君今夜不須睡 未到曉鐘猶是春]” 한 것을 조롱한 말이다. 《長江集 卷10》
[주D-001]청상(靑箱) : 집안에 대대로 전해지는 학문을 이름. 유송(劉宋) 때 왕준지(王准之)의 집은 대대로 강좌(江左)의 옛 일을 잘 알아서 이를 기록하여 푸른 상자[靑箱]에 넣어 두었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이를 일러 ‘왕씨(王氏)의 청상학(靑葙學)’ 이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인데, 전하여 여기서는 가보(家寶)의 뜻으로 쓰인 듯하다. 《宋書 卷60》 [주D-002]아침에 …… 법 :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는 죽어도 괜찮을 것이다.” 한 데서 온 말인데, 여기서는 곧 도는 듣지 못했더라도 명이 다하면 당연히 죽게 됨을 말한 것이다. 《論語 里仁》
17. 일소(一笑)
평생의 득실이 벼슬에 관계되지 않았으니 得失平生不繫官
배적은 당년에 좋은 벼슬을 그리워하여 裴迪當年慕好官
매양 회포를 너그럽게 가지지 못하였네 每敎懷抱不曾寬 친구는 절로 왕양의 자리에 이르렀는데 故人自到王陽位 무슨 일로 공우의 관을 공연히 턴단 말인가 何事空彈貢禹冠 북궐의 봄바람은 검패를 맞아들이고 北闕春風迎劍珮 서교의 가을비는 산 숲에 어둑하여라 西郊秋雨暗林巒 뉘 집은 잘 차려 먹고 뉘 집은 콩잎만 먹으나 誰家鍾鼎誰家藿 모두 선생이 한번 웃어 넘기기에 달렸다오 摠在先生一笑看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이부가 일찍이 나에게 강제로 벼슬 맡기어 吏部曾令勒致官
문을 나가서 비로소 천지가 넓음을 알았네 出門天地始知寬 헛된 명성은 일찍이 양곽 비웃음을 입었고 虛名早被嗤羊鞹 게으른 뜻은 그대로 할관 배우길 바랐다오 倦意仍須學鶡冠 온종일 날리는 먼지는 시가에 연하였고 終日飛塵連市陌 초가을 수려한 경치는 산 숲에 있는데 方秋秀氣在林巒 광릉의 서북쪽에 덧없는 구름 떠가누나 廣陵西北浮雲去 고상한 사람에게 부쳐 주니 자세히 보려무나 寄與高人極意看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청산(靑山)엔 …… 부끄러워 : 관(冠)의 먼지를 터는 것은 곧 벼슬에 나갈 준비를 뜻하므로, 즉 청산에 한번 들어와 은거하기로 작정하고 다시는 벼슬길에 나가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 말이다.
[주D-002]순석(筍石) : 죽순 모양으로 뾰족뾰족하게 된 돌을 이름. [주D-003]겁화(劫火) : 세계가 파멸될 때에 일어난다는 큰 불을 이름. [주D-004]배적(裵迪) : 후량(後梁) 사람으로 후량 태조인 주전충(朱全忠)이 당(唐)을 찬탈할 적에 적극 협찬하여 협찬공신이 되었고, 뒤에 벼슬이 사공(司空)에 이르렀다. 《五代史 卷44》 [주D-005]친구는 …… 말인가 : 왕양(王陽)은 한(漢) 나라 때의 왕길(王吉)의 자가 자양(子陽)이므로 그를 가리키는데, 왕길과 공우(貢禹)는 서로 친구 사이로서 취사(取捨)를 똑같이 하였으므로, 세상에서 그들을 일컬어 “왕양이 벼슬에 나가면 공우가 관의 먼지를 턴다.[王陽在位 貢禹彈冠]”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漢書 卷72》 [주D-006]검패(劍珮) : 칼과 패옥(珮玉)을 찬 조신(朝臣)을 가리킨 말이다. [주D-007]양곽(羊鞹) 비웃음을 입었고 : 자신의 재능이 부족했다고 겸사한 말로, 자공(子貢)의 말에 “문채는 바탕과 같고 바탕은 문채와 같아야 하는 것이니, 범이나 표범의 가죽도 털을 제거하면 개나 염소의 가죽과 같다.[文猶質也 質猶文也 虎豹之鞹猶犬羊之鞹]” 한 데서 온 말이다. 곽(鞹)은 즉 털을 제거한 가죽을 말한다. 《論語 顔淵》 [주D-008]할관(鶡冠) 배우길 바랐다오 : 은거하기로 작정했음을 뜻함. 할관은 할새의 깃으로 꾸민 관을 이르는데, 옛날에 특히 은사(隱士)가 이 관을 썼기 때문에 이른 말이다. [주D-009]광릉(廣陵) : 한성(漢城)의 고호이다.
18. 밤에 송릉에 정박하여 친구를 생각하다[夜泊松陵有懷故人]
부귀한 집과 거리 멀어 초목만 차가운지라 地遠豪門草樹寒
인적 없는 오강에 별빛 또한 차가운데 人靜吳江星斗寒
역루의 초승달 아래 누수 소리 쇠잔해라 驛樓新月漏聲殘 술이 깨니 배 안에서도 문을 열어젖히고 酒醒篷底還開戶 봄이 지나니 인간에는 난간을 비기지 않네 春去人間莫倚欄 본성 지키며 시골에 살길 이미 달게 여겼고 抱朴已甘居委巷 장안에 가서 글 올린 걸 이제야 뉘우치노라 獻書方悔到長安 장주 태수와 교 주백 두 친구 가운데 莊州太守膠州伯 하나는 산림에 은거하고 하나는 죽었다오 一在林泉一蓋棺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서리 내리는 절간에 가을날이 차가운데 流霜紺宇九秋寒
쇠한 풀 황량한 언덕에 달빛도 희미하구려 衰草荒堤月色殘 세밀히 계산 더듬어가며 지팡이 시험하고 細討溪山行試杖 운물을 바로 임하여 앉아서 난간 비기어라 平臨雲物坐憑欄 행장에 여유 있으니 본심이 보존되고 行藏有裕丹心在 천지에 부끄럼 없어 소행이 편안하다오 俯仰無慚素履安 삽 한 자루 몸 따르다 묻어 주면 그만이거늘 有鍤隨身埋便可 선생에게는 이 생관 하나가 더 많았구려 先生多此一生棺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생제(生祭) : 생사(生祠)와 같은 뜻으로, 특히 공덕이 있는 사람을 사모하여 그가 생존한 때에 그를 마치 신(神)에게처럼 제사지내는 것을 말한다.
[주D-002]개관(蓋棺) : 사람이 죽어 시체를 관에 넣고 뚜껑을 닫는 것을 이름. [주D-003]삽 …… 그만이거늘 : 진(晉) 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 중의 한 사람인 유령(劉伶)이 술을 매우 좋아하여 항상 술병을 휴대하고 다녔는데, 언제나 사람을 시켜 삽을 메고 따르게 하면서 이르기를, “내가 죽으면 바로 나를 묻으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晉書 卷49》 [주D-004]선생에게는 …… 많았구려 : 선생은 곧 이 시 원운(原韻)의 저자인 명 나라 시인 육과(陸果)를 말하고, 생관(生棺)은 생존시에 미리 만들어 놓은 관을 가리킨 것으로, 육과가 생존시에 미리 자신의 관을 만들어 놓고 죽기를 기다렸기 때문에 한 말이다. 19. 차운을 이미 다하였으나 회포를 다 풀지 못하여 또 이 시를 써서 잇다[次韻旣盡 懷不能已 又書此足之]
인간 세계와 황천을 구별하지 말지어다 休辨塵寰與夜臺
온종일 누워 노닒이 이게 바로 황천이라 臥游終日是泉臺
험난한 일 두루 겪어 오만 생각 다 식었네 閱盡嶔崎萬念灰 땅강아지 개미 까마귀 솔개 어디에 후박 있으랴 螻蟻烏鳶誰厚薄 황과 왕과 제와 패도 하나의 먼지일 뿐일세 皇王帝霸一塵埃 통달한 자는 도가 있어 생사를 같게 여기고 達人有道齊生死 공자는 의도한 것 없어 거래를 알맞게 하였네 夫子無心適去來 당부하노니 계방은 모름지기 스스로 아끼어 寄語季方須自愛 훌륭한 뼈 잘 거두어 봉래산에 묻을지어다 好收英骨葬蓬萊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천륜의 지극한 낙은 이미 누리지 못했는데 天倫至樂已多虧
인간에 길은 멀고 날은 저물어 가는 때로세 遠道人間日暮時 어색은 얽히어라 종신토록 마음 아프고 魚索纏綿終世痛 이정은 적막해라 때 지난 뒤에 슬프구려 鯉庭寂寞過時悲 거문고 없는 침상 위에 사람은 어디 갔는고 琴亡牀上人何在 거울 어두운 안방에는 밤이 유독 지루해라 鏡暗閨中夜獨遲 묻노니 남은 생에 즐거운 일이 무엇일꼬 試問餘生何樂事 풍상에 나무 꺾여 가지 없는 게 가증스럽네 風霜壞木疾無枝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늙은 나이 급속히 막바지에 임박하니 駸駸暮齒迫桑暉
과거와 장래의 기틀을 환히 알 수가 있네 過去將來洞見機 사는 것은 업연이니 어찌 참회할 것 있으랴 生是業緣寧可懺 죽는 건 악물이 아니라 곧 돌아가는 거로세 死非惡物此爲歸 이미 인사는 허깨비처럼 내던져 버리었고 已拚人事如雲幻 유독 세월은 번개같이 빠름을 기뻐하노라 獨喜年光似電飛 가장 이 어린 자식만은 잊을 수가 없나니 最是稚兒忘未得 혈혈단신이 내 죽은 뒤엔 누굴 의지할거나 煢煢身後欲誰依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시험해 보건대 이 사람은 본디 없는 것인데 試看是人本是無
죽고 삶은 이 완둔한 몸 하나로 말미암았네 死生由此一頑軀 누가 다른 종류에 따라 벌레와 학을 나눴고 誰從異物分蟲鶴 모두가 함께 달려 세월을 쫓아갈 뿐일세 盡與同馳趁兎烏 장초는 맛이 쓴 약인 줄을 알 수 있거니와 萇楚可能知苦藥 증균은 굳이 성하고 시듦을 물을 것 없는데 蒸菌不必問榮枯 장생은 인간 세상을 하찮게 보았으니 莊生寄傲人間世 온통 황당하단 말이 진정 허언이 아니로다 一味荒唐信不誣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때로는 새가 뛰놀 듯 또는 고래가 헤엄을 치듯 有時雀躍復鯢桓 예로부터 영고성쇠의 낙이 다 일반이라오 從古昇沈樂一般 밝은 달 맑은 바람엔 공정한 도리가 있고 明月淸風公道在 푸른 산 흐르는 물은 맘에 들어 구경하노라 靑山流水會心看 구름은 늙은 돌을 따라 유독 기괴함 꾸미고 雲從老石偏裝怪 하늘은 높은 솔 향해 따로 추위를 내리도다 天向孤松另與寒 사는 것보다 죽는 게 꼭 좋은 건 아니거니와 未必生人求死好 술은 온갖 근심의 단서를 묻을 수가 있다오 酒能埋得百憂端
일치의 세계에 이 몸 부쳐 배회하노라니 一癡世界寄盤桓
말로 되고 키로 까불며 갖가지로 희롱하네 斗挹箕揚弄百般 술은 꾀할 수가 없어 헛되이 생각만 하고 無酒可謀虛引想 글은 이미 폐해 놓고 부질없이 펼쳐 보도다 有書已廢謾披看 밝은 달 같은 시름은 어느 때나 걷힐는지 愁如明月何時掇 가을 바람 같은 마음은 사물마다 차가워라 心似秋風徹物寒 여러 모로 생각해 봐도 빚진 건 죽음뿐인데 百計尋思堆欠死 종남이라 홍동이라 끝을 알 수 없구려 終南澒洞莫知端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이 세상은 응당 쉬어 가는 곳인 줄 알거니 此世行知遞似郵
누구의 만류로 혼자만 오래 지체하는고 被誰牽挽獨淹留 삼백육십 골절의 질병 겪기 고통스럽고 苦遭三百六十病 어렵고 험난한 시름 말하기도 부끄러워라 羞說艱難險阻愁 수다한 일 서로 겹쳐 사는 것이 싫기만 하고 萬事相乘生可厭 일신의 소망은 늙었기에 쉬는 것뿐이라오 一身餘幾老宜休 듣건대 해골은 온전히 즐거울 수 있다 하니 髑髏聞說能全樂 저 만호후에 봉해지는 걸 바라지 않노라 不願封渠萬戶侯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대지가 아홉 굽이 강물을 몽땅 삼키어라 大地平呑九曲河
쌍쌍의 오리와 기러기 많은 걸 다투지 않네 乘鳧雙雁不爭多 서풍에 낙엽져라 번방의 기후가 놀랍고 西風落蘀驚蕃候 석양 아래 텅 빈 강엔 가는 물결 애석하여라 斜日空江惜逝波 모두 알건대 이 세상의 삶은 한계가 있나니 此世共知生有限 남은 세월엔 진실로 얼마 마시지 못하리라 殘年端合飮無何 농가엔 농작의 수고 외에 다른 즐거움 없어 田家作苦無餘樂 양운의 질장구 노랫소리 듣기 시름겨워라 愁聽楊惲拊缶歌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젊어선 즐겁게 모이고 늙어선 동서로 흩어져라 少時歡會老西東 지난 일 생각하니 한바탕 텅 빈 꿈이로세 往事尋思一夢空 서리 뒤의 소식은 나그네 기러기가 더디고 霜後音書遲旅雁 눈 속의 발자국은 나는 기러기가 아득해라 雪中指爪杳飛鴻 술 취하매 죽고 삶이 다 허깨비로 돌아가고 醉來生死都歸幻 곤궁하매 시편이 비로소 공교하게 되누나 窮去詩篇始見工 스스로 괴이해라 친구도 현달한 이가 없어 自怪交遊無顯達 매양 굶주리는 고통이 마음속에 서려 있네 每將酸餓在心中
해는 서쪽으로 지고 물은 동으로 흐르는데 白日流西水逝東
종전에는 이따금 공중이 불탄 듯하였네 從前種種火燒空 늙어 가매 굳은 지조는 충인을 할 만하고 老來苦操堪充蚓 젊은 날 미친 마음은 기러기 쏘는 걸 후회해라 少日狂心悔射鴻 술잔은 실컷 마시어 생명을 포기하고 痛引杯樽棄命 시구는 난하게 써서 잘 되길 바라지 않네 亂題詩句不求工 여생은 판연히 바람에 날리는 버들꽃 같아 餘生判似因風絮 넓고 넓은 천지 사이에 부쳐 있을 뿐이라오 寄着乾坤蕩蕩中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염소 잃고 기로 많아 묻노니 어디로 갔느뇨 亡羊多路問何之 다만 말 멈추고 익숙히 생각하는 데 달렸다오 只在停驂爛熳思 일을 줄임이 어찌 일을 잊는 것만큼 좋으랴 省事爭如忘事好 무심한 자는 길이 유심한 자의 의심을 받네 無心長被有心疑 식교하고 상우하는 건 고금을 달리함이요 息交尙友殊今古 시속 도피하여 걱정함은 치힐이 반반이로세 逃俗傷時半黠癡 다만 저 박넝쿨만이 나에게 후하여 只有匏瓜於我厚 낮은 처마에 넝쿨 벋어 뜨거운 햇살 가려주네 矮簷覃蔓敝畏曦
옷자락 잡고 문을 나가 어디를 가려느뇨 攬衣出戶欲何之
가을 가득한 강산에 생각한 바 있어서라오 秋滿江山有所思 평지에서 비틀거려라 내 스스로 가소롭고 平地蹣跚吾自笑 청명한 때에 세속 떠나니 모두가 의심하네 淸時嘯傲衆皆疑 어제의 잘못이 오늘의 옳음엔 꼭 해롭지 않으나 昨非未必妨今是 작은 재간이 어찌 큰 어리석음을 보충하리오 小黠何能補大癡 괴이해라 마음속에 일이 있을 듯한데 却怪心中如有事 뜨락 나무는 새 햇빛을 얼마나 받았는고 庭柯消受幾新曦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버림받은 걸 스스로 감히 명예로 삼으랴 敢因擯斥自爲名 재능 없어 세인의 경시받는 게 늘 부끄러워 常愧疏才世見輕 한낮의 사시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沙市日中人浩浩 조수가의 진루에는 보름달이 둥실 떴네 津樓潮上月盈盈 새는 무슨 일로 머리를 끄덕이며 가는고 鳥因何事點頭去 물고기는 바쁘게 꼬리를 흔들며 가누나 魚自著忙搖尾行 길이 바라보노니 무한한 느낌 생기어라 眺矚長來無限感 풍광이 심정을 펴 준다고 그 누가 말했던고 風光誰道暢心情
작자 칠 인의 이름을 일찍이 말하지 않았으니 七人作者未嘗名
고금의 능언자들이 누구를 중히 여겼던고 今古能言孰重輕 강호의 바람 순조론지 여부는 말하기 싫고 惡說江湖風順逆 천지 사이에 달 차고 주는 건 보기 좋아라 好看天地月虧盈 땔나무 계속 넣어 불 번짐은 쉴 새가 없고 窮薪傳火無時息 흐르는 물 뜬구름은 길이 막히지 않는다오 流水浮雲不礙行 길이 생사를 가지고 수다하게 비교했으니 長把死生紛較絜 장수가 본디 다정했던가 다시 의심스럽네 更疑莊叟本多情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서풍 아래 백발로 갠 언덕에 섰노라니 西風白髮立晴原
얕은 물 맑은 모래에 석양 그림자 보이어라 淺水明沙見落痕 거친 땅 구름 연기는 끝없이 산란한데 荒地雲煙窮漫亂 얇은 서리 가을날은 마침 맑고 따뜻하네 薄霜秋日會晴暄 노쇠하여 경치 대하니 되레 감개만 더하고 衰年對景翻增感 말세라 사람이 생각나도 감히 말 못할레라 末路思人未敢言 원흥옹은 만날 수 없고 소식도 끊어졌는데 遠興翁疏聲聞斷 저녁 까마귀는 어째서 시끄러이 까옥거리나 歸鴉何事送餘喧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절을 나온 해가 어느덧 아득히 멀어졌어라 彈指茫然退院年
북창 아래 잠 한 번 깨는 걸 바꾸어 얻었네 博來一覺北窓眠 영수의 귀전록이나 보충하고자 할 뿐 補苴潁水歸田錄 평원의 입락편은 시렁에 묶어 두었다오 束閣平原入洛篇 중도에 돌아갈 마음은 말이 뒤처진 때문인데 中道歸心緣馬後 소년 시절 헛된 명예는 노의 앞이 부끄럽네 早年虛譽愧盧前 인생의 불평스러운 일을 어찌 한하랴 人生何限難平事 결국은 성남에 수경의 땅이 없기 때문일세 摠欠城南數頃田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시서는 비록 있지만 배는 길이 텅 비어라 詩書雖有腹長空 다섯 귀신 몸을 따르니 바로 궁할 궁자로세 五鬼隨身字曰窮 꾀 졸렬하여 벼루 북쪽에 앉았기 알맞고 計拙唯堪居硯北 세상과 맞지 않아 담장 동쪽에 숨게 되었네 世違因使伏牆東 정신은 이미 더러운 세속 밖에 뛰어났지만 已超神識塵埃外 형체는 애오라지 훼방 속에 부쳐 두노라 聊付形骸毁謗中 보옥은 다듬을수록 광채 더욱 좋아지나니 寶玉雕摩光益好 많은 구설이 훌륭한 공장임을 알아야 하리 須知長舌是良工
본디 한 글자도 허공에 쓸 만한 건 없는데 本無一字可書空
나면서부터 영락하여 명이 갖추 궁하였네 落地伶俜命賅窮 비가를 적어 내면 조북의 가락에 들어맞고 譜出悲歌腔趙北 야어를 늘어놓으면 제동을 이을 만하다오 詮翻野語足齊東 세상일은 외로운 술잔 밖에 끊어 돌리고 斷還世事孤斟外 남은 생은 한 번 웃는 가운데 부쳐 버렸는데 付餘生一笑中 다행히도 풍광은 내 손에 들어왔으니 幸有風光落吾手 한가로운 날에 한가로운 공부를 해야지 且從閒日做閒工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하찮은 이 한 몸을 보낼 날이 얼마나 되랴 幾何斷送一微軀
현재의 풍광으로 우선 나를 즐겁게 해야지 現在風光且樂吾 천상의 밝은 달은 사기를 기다리지 않고 天上月明非待買 강 중앙엔 물도 많아 부신을 기다리지 않네 江心水足不須符 운물을 분배하는 건 지팡이를 따르고 分排雲物隨扶杖 호산을 가리키며 책상 기대 담론하여라 指顧湖山入據梧 머리 들고 아득히 천고의 뜻에 잠기어 矯首茫然千古意 석양에 무성한 잡초밭을 끝없이 거니노라 夕陽無限步平蕪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슬픈 노래 격절하여 강담에 메아리치고 哀歌激切響江潭
백발은 성성해라 썰렁함을 견딜 수 없네 秋髮星星冷不堪 세상 걱정하는 문장은 하오와 똑같거니와 憂世文章同夏五 사람 미혹하는 기리는 조삼모사와 같구려 惛人機利等朝三 출처는 생전의 안면에 부끄러울 것 없어라 行藏不愧生前面 취한 뒤엔 횡성수설하는 게 무어 해로우랴 橫豎何妨醉後談 거문고 빌려다 장원한 한을 전하려 하나니 擬借瑤琴傳遠恨 친구야 진중하여 하늘 남쪽에 잘 있게나 故人珍重在天南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해진 베옷으로 초라하게 병든 뼈를 쌌는데 弊布麤麤褁病骸 늘그막의 시름은 술로도 풀기 어려워라 老年愁陣酒難排자상은 친구는 있으나 어이 그리 가난했던고 子桑有友貧何極 축목은 아내 없어 함께 은거할 만하구려 祝牧無妻隱可偕 세정은 이미 섶나무 길이 쌓이는 데 부쳤거니와 世情已付薪長積 원통해라 칼 오래 묻힌 건 누가 가련케 여기랴 冤氣誰憐劍久埋 연래에는 이런 일 분별하기 혐의로워서 年來是事嫌分別 남의 말을 들을 적마다 좋다고 이르노라 聽著人言輒道佳 하얀 눈썹과 수염에 토목 같은 형체여 霜雪眉鬚土木骸
남은 세월은 조화의 변천에 편안할 뿐일세 餘年領受命安排 지하를 주유해라 넋은 두루 돌아다니고 周遊地下將魂遍 등잔 앞에 앉아서는 그림자와 함께 하도다 坐起燈前與影偕 장수는 일찍부터 사는 것도 꿈임을 알았는데 莊叟早知生亦夢 유령은 죽은 뒤에 묻기를 바란 게 가소롭구려 劉伶可笑死要埋 아침에 뺨 고일 때 아예 홀은 의식을 않고 朝來拄頰元無笏 오직 산구경만 아름답게 여겼을 뿐이로세 只有看山一味佳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가을을 …… 같고 : 체질이 매우 유약함을 비유한 말. 진(晉) 나라 때 고열(顧悅)이 간문제(簡文帝)와 같은 나이로 머리가 일찍 희었으므로, 간문제가 이르기를, “경이 어찌하여 먼저 희었는고?" 하니, 고열이 대답하기를, “포류(蒲柳)의 자질은 가을을 바라만 보고도 잎이 먼저 머리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한 데서 온 말이다. 《世說新語 言語》
[주D-002]계방(季方) : 후한(後漢) 때의 명사인 진심(陳諶)의 자. 진심은 덕행(德行)이 자기 형인 진기(陳紀)와 똑같아서 매우 명망이 높았으므로, 전하여 타인(他人)의 아우를 높여 일컫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누구를 가리키는지 자세하지 않다.
[주D-003]어색(魚索)은 …… 아프고 : 부모를 일찍 여의었음을 한탄한 말. 어색은 마른 고기를 매다는 노끈을 가리킨 것으로, 《설원(說苑)》 건본(建本)에 “마른 고기를 매단 노끈은 얼마 안 가서 썩는 것이요, 두 어버이의 수명은 언뜻 흰말이 틈 지나가기와 같다.[枯魚銜索 幾何不蠹 二親之壽 忽若過隙]”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4]이정(鯉庭)은 …… 슬프구려 : 아버지가 돌아간 뒤라서 아버지의 교훈을 들을 길이 없음을 탄식한 말. 공자(孔子)가 일찍이 홀로 서 있을 때 아들 이(鯉)가 뜰을 지나자(過庭), 공자가 묻기를 “너는 《시(詩)》를 배웠느냐?" 하므로, 이가 “못 배웠습니다.”고 대답하니, 공자가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하므로, 이가 물러 나와 《시》를 배웠다는 데서 온 말이다. 《論語 季氏》 [주D-005]거문고 …… 갔는고 : 아내가 일찍 죽고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1. 얽다 2. 얽히다 3. 구르다 4. 감다 5. 감기다 6. 돌다
[주D-006]두덕기(杜德機) : 생동(生動)하는 기틀을 막는다는 뜻으로, 죽음을 뜻함. 신무(神巫) 계함(季咸)이 열자(列子)와 함께 호자(壺子)를 보고 나와서 열자에게 말하기를 “자네 선생은 죽을 것이다.” 하자, 열자가 다시 들어가 호자에게 그 사실을 고하니, 호자가 이르기를, “아까 내가 그에게 대지(大地)의 조용한 형상을 보여 주었더니, 그가 나의 두덕기를 약간 본 모양이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莊子 應帝王》 [주D-007]전진(前塵) : 불교 용어로, 망심(妄心)의 앞에 나타나는 일체 세간의 모든 사물을 이름. [주D-008]백일(白日)과 …… 재촉하네 : 세월이 빠름을 비유한 말. 당(唐) 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취가(醉歌)〉에 “누런 닭은 새벽을 재촉하여 축시에 울고, 백일은 해를 재촉하여 유시에 넘어가누나.[黃鷄催曉丑時鳴 白日催年酉時沒]”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9]업연(業緣) : 불교 용어로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끌어 일으키는 인연(因緣)을 이름.
1. 외롭다 2. 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3. 시름 겨워하는 모양 4. 주사위(놀이 도구의 하나)
[주D-010]성훼(成毁) : 이루어지는 것과 허물어지는 것. 또는 이루어진 것은 반드시 허물어진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주D-011]시비는 …… 분변할꼬 : 시비를 가리기 어려움을 비유한 말.《시경(詩經)》 소아(小雅) 정월(正月)에 “모두가 제가 옳다고 하나니, 누가 까마귀의 자웅을 알아낼꼬.[具曰予聖 誰知烏之雌雄]”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12]장초(萇楚) : 약초의 이름으로 맛이 매우 쓰다고 한다. [ 주D-013]증균(蒸菌) : 축축한 땅에서 버섯이 생기는 것을 이른 말로,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사람에게는 기쁨과 노여움 따위가 있어 그것이 마치 음악이 피리의 구멍에서 나오듯, 버섯이 축축한 땅에서 나오듯이 밤낮을 번갈아 나오지만 그것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모른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14]장생(莊生)은 …… 보았으니 : 장생은 장주(莊周)를 이르는데, 그가 그의 저서인 《장자》에서 우언(寓言)과 황당무계한 말들을 많이 하였기 때문에 한 말이다.
[주D-015]종남(終南)이라 …… 없구려 : 근심이 끝없이 많음을 비유한 말. 종남은 종남산을 이른 말이고, 홍동((澒洞은 연속된다는 뜻으로, 두보(杜甫)의 〈자경부봉선현영회(自京赴奉先縣詠懷)〉 시에 “근심의 끝이 종남산과 가지런하여, 연속되는 근심을 걷을 수가 없네.[憂端齊終南 鴻洞不可掇]” 한 데서 온 말이다.《杜少陸詩集 卷4》
1. 도롱뇽(도롱뇽과의 동물) 2. 고래의 암컷 3. 잔고기
[주D-016]원량(元亮)은 …… 여겨 : 원량은 진(晉) 나라 때의 고사 도잠(陶潛)의 자. 도잠이 일찍이 팽택령(彭澤令)이 되었을 때. 군(郡)에서 독우(督郵 지방 감찰관)를 팽현에서 보내자, 현의 아전이 도잠에게 “응당 의관을 갖추고 독우를 뵈어야 한다.”고 하므로, 도잠이 탄식하여 말하기를, “나는 오두미(五斗米) 때문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 하고는, 즉시 인끈을 풀어 던지고 팽택현을 떠났던 것을 이른 말이다. 《晉書 卷94》 [주D-018]해골은 …… 하니 : 장자(莊子)가 초(楚) 나라를 가다가 바짝 마른 해골을 만나서 말채찍으로 때리며 묻기를, “나라를 망치고 처형을 당해 이 모양이 되었는가, 굶어 죽어서 이 모양이 되었는가?" 하고는 그 해골을 베고 잤더니, 꿈에 해골이 나타나 말하기를, “그대가 말한 것은 모두 산 사람의 누(累)이고 죽은 사람은 그런 걱정이 없네. 죽음의 세계에는 위로 임금도 없고 아래로 신하도 없으며, 또 네 계절의 변화도 없네. 그리고 조용히 천지와 수명을 같이할 뿐이므로, 비록 임금 노릇하는 즐거움도 이 즐거움을 능가할 수가 없네.”라고 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莊子 至樂》
[주D-019]신천옹(信天翁) : 물새의 하나인데, 이 새는 항상 고기가 절로 들어오는 것을 믿어 입을 벌리고 기다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D-020]농가엔 …… 시름겨워라 : 한 선제(漢宣帝) 때 평통후(平通侯) 양운(楊惲)이 죄에 걸려 폐서인(廢庶人)이 된 후로는, 죄를 받은 데에 불만을 품고 열심히 농사를 지어 산림을 일으키면서 자기 친구인 손회종(孫會宗)에게 답한 편지에 “농사짓는 일이 무척이나 수고롭기에 세시 복랍(歲時伏臘)이 되면 양(羊)을 삶아 안주로 삼고 두주(斗酒)를 마시어 스스로 위로하고, 술이 거나해지면 하늘을 우러러 질장구를 치고 노래를 들으며 즐긴다 …… .” 한 데서 온 말이다. 《漢書 卷66》
[주D-021]눈 …… 아득해라 : 눈 위의 기러기 발자국이 기러기가 날아갔다가 다시 와 보면 흔적이 없게 되듯이 덧없는 인생도 그와 같음을 비유한 것으로, 소식(蘇軾)의 〈화자유민지회구(和子由澠池懷舊)〉 시에 “인생이 이르는 곳에 아는 것이 무엇 같으랴. 응당 나는 눈 위의 기러기 발자국과 같으리. 눈 위에 우연히 발자국을 남기었지만, 기러기 날아가면 어찌 다시 동서를 헤아리랴.[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蹈雲泥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計東西]” 한 데서 온 말이다. 《蘇東坡詩集 卷3》 [주D-022]굳은 …… 만하고 : 전국 시대 제(齊) 나라 진중자(陳仲子)가 자기 형이 준 녹(祿)과 가옥(家屋) 모두 불의(不義)한 것이라 하여 받지 않은 데에 대하여, 맹자(孟子)가 말하기를, “중자가 어찌 청렴한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중자의 지조를 채우려면 지렁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充仲子之操 則蚓而後可者也]” 한 데서 온 말이다. 《孟子 滕文公下》 [주D-023]젊은 …… 후회해라 : 젊은 시절에 매사를 전심치지(專心致志)하지 못한 것을 뉘우치는 말로, 혁추(奕秋)가 " 두 사람에게 바둑을 가르칠 때 한 사람은 바둑에만 전심치지를 하고, 한 사람은 마음 한 구석에 홍곡(鴻鵠)이 이르거든 주살을 당겨 쏘리라고 생각을 할 경우, 똑같이 바둑을 배우더라도 그 전심치지한 사람에 미칠 수 없다 " 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孟子 告子上》 1. 지렁이(빈모강의 환형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주D-024]염소 …… 갔느뇨 : 도망한 염소를 쫓아가다가 기로(岐路)가 많아서 끝내 잃어버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학문의 길 또한 다방면이어서 진리를 깨닫기가 어려움을 비유한 말이다. 《列子 說符》 [주D-025]식교(息交)하고 상우(尙友) : 식교는 세상 사람들과의 교제를 그만두는 것을 말하고, 상우는 거슬러 올라가 옛날의 어진 사람들을 벗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주D-026]치힐(癡黠)이 반반이로세 : 어리석음과 영민함이 각각 절반씩이라는 뜻이다.
1. 넘다 2. 뛰어넘다 a. 비틀거리다 (반) b. 비틀거리며 가는 모양 (반) c. 절룩거리며 가는 모양 (반) d. 빙 돌아가는 모양 (반)
1. 비틀거리다 2. 머뭇거리며 나아가지 못하는 모양
[주D-027]작자(作者) …… 않았으니 : 작(作)은 기(起)의 뜻으로, 일어나 은거하러 간 사람을 이르는데, 공자(孔子)가 “작자가 일곱 사람이다.[作者七人矣]”라고만 말하고 그들의 이름은 말하지 않았던 것을 말한 것이다. 《論語 憲問》 [주D-028]떌나무 …… 없고 : 자연의 진리에 따라 양생(養生)을 함으로써 천수(天壽)를 누리게 됨을 비유한 말로,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에 “손으로 땔나무를 계속하여 밀어 넣으면 불이 번지는 것은 끝날 줄을 모른다.[指窮於爲薪 火傳也不知其盡也]”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29]생사를 …… 의심스럽네 : 장수(莊叟)는 곧 장자(莊子)를 가리킨 말로, 장자의 저서에는 특히 인간의 생사(生死)에 관한 말이 많기 때문에 한 말이다.
1. 늙은이 2. 어른 3. 쌀 씻는 소리 4. 움직이는 모양 5. 촉의 별칭
[주D-031]콩잎 …… 바치네 : 이 또한 임금에게 충성하는 마음을 비유한 것으로, 상고 시대 송(宋) 나라의 한 농부가 봄에 햇볕을 쬐면서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리라 생각하고서 이를 임금에게 바치겠다고 말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32]독견(獨見) : 남들이 견득(見得)하지 못한 것을 혼자만이 견득하는 것을 이름. [주D-033]망언(忘言) : 적당하게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함을 이름. 도잠(陶潛)의 〈음주(飮酒)〉 시에 “ …… 산기운은 조석으로 아름답고 나는 새는 서로 함께 돌아오네. 이 가운데 자연의 참뜻이 있는지라. 변론하려도 이미 말을 잊었네.[山氣日夕佳 飛鳥相與還 此中有眞意 欲辯已忘言]” 한 데서 온 말이다. 《陶淵明集 卷3》 [주D-034]원흥옹(遠興翁) : 누구를 가리키는 말인지 자세하지 않다.
[주D-035]눈을 가린 당시(唐詩) : 당시를 눈으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 말이다. [주D-036]영수(潁水)의 …… 뿐 : 영원히 은거할 것임을 비유한 말. 영수는 요(堯) 임금 때에 요 임금이 천하(天下)를 양여하려 하였으나 그 말도 듣기를 싫어하여 영수에 귀를 씻었던 은사(隱士) 허유(許由)를 말하고, 귀전록(歸田錄)은 곧 시골로 돌아가 은거하는 것을 의미한 말이다. [주D-037]평원(平原)의 …… 두었다오 : 이 또한 벼슬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 말이다. 평원은 진(晉) 나라 때 평원 내사(平原內史)를 지낸 문장가 육기(陸機)를 이르는데, 그는 일찍이 오(吳) 나라가 멸망함을 개탄하여 〈변망론(辨亡論)〉 2편을 짓고, 아우 육운(陸雲)과 함께 낙양(洛陽)에 들어가 벼슬을 하기 시작했었기 때문에 한 말이다. 《晉書 卷54》 [주D-038]중도에 …… 때문인데 : 스스로 겸사하는 말로, 춘추 시대 맹지반(孟之反)이 전쟁에 패하여 도망쳐 올 적에 맨 뒤에 떨어져 오면서 자기 말을 채찍질하며 말하기를, “내가 감히 뒤처지려는 것이 아니라 말이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論語 雍也》 [주D-039]소년 …… 부끄럽네 : 헛되이 명예를 입은 것을 비유한 말이다. 당(唐) 나라 때 왕발(王勃)ㆍ양형(楊炯)ㆍ노조린(盧照鄰)ㆍ낙빈왕(駱賓王)은 모두 시명(詩名)이 높아 사걸(四傑)로 일컬어졌는데, 양형은 노조린을 가장 높이 여겨 “나는 노조린의 앞에 있기는 송구스럽고, 왕발의 뒤에 있기는 수치스럽다.”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唐書 卷201》 1. 입 다물다 2. 웃음 소리 3. 어찌 a. 말이 많다 (갑)
[주D-040]다섯 …… 궁자로세 : 한유(韓愈)의 〈송궁문(送窮文)〉에서 온 말로, 다섯 귀신이란 곧 궁(窮) 자를 각각 지닌 지궁(智窮)ㆍ학궁(學窮)ㆍ문궁(文窮)ㆍ명궁(命窮)ㆍ교궁(交窮)을 이른 말이다. [주D-041]꾀 …… 알맞고 :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이 들어앉아 있음을 이름. 사람이 평소 궤안(几案)을 남쪽으로 향하고 있을 때 사람은 벼루의 북쪽에 위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D-042]세상과 …… 되었네 : 은거하는 것을 비유한 말. 담장 동쪽이란 곧 성(城)의 담장 동쪽을 가리킨 것으로, 송(宋) 나라 말기의 학자 육문규(陸文圭)가 송 나라가 망한 이후로는 성 동쪽에 은거하였으므로, 학자들이 그를 일러 ‘장동 선생(墻東先生)’라 칭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43]한 …… 없는데 : 진(晉) 나라 때 은호(殷浩)가 벼슬에서 쫓겨난 뒤로는 종일토록 허공에다 ‘돌돌괴사(咄咄怪事)’ 네 글자만 쓰고 있었다는 데서 온 말이다. [주D-044]비가(悲歌)를 …… 들어맞고 : 자신이 슬픈 노래를 많이 한다는 것을 뜻함. 조북(趙北)은 도시 연조(燕趙) 지역을 가리킨 말인데, 연조 지역에는 우국지사들이 많았으므로, 예부터 연조에는 감개비가(感慨悲歌)하는 선비가 많다고 일컬어진 데서 온 말이다. [주D-045]야어(野語)를 …… 만하다오 : 스스로 쓸데없는 이야기를 잘 한다는 것을 비유한 말. 야어는 믿을 수 없는 황당무계한 말을 이르고, 제동(齊東)은 제 나라 동쪽의 벽촌(僻村)을 가리킨 것으로, 제 나라 동쪽 벽촌 사람들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이른 말이다.
[주D-046]인부(印符) : 인장(印章)과 병부(兵符). 전하여 조정에 벼슬하는 것을 뜻한다.
[주D-047]하오(夏五) : 궐문(闕文)을 뜻하는 말로, 《춘추(春秋)》의 환공(桓公) 14년조에 ‘하오월(夏五月)’을 ‘하오’로만 기재하여 ‘월(月)’ 자를 빠뜨린 데서 온 말이다. 1. 보다, 만나다, 뵈다 2. (눈이)붉다 3. 멀리 바라보다 4. 멀리 바라보는 모양
[주D-049]자상(子桑) : 춘추 시대 자상호(子桑戶)를 가리키는데, 그는 맹자반(孟子反) 자금장(子琴張)과 셋이 막역한 친구 사이였다고 한다.《莊子 大宗師》
[주D-051]섶나무 …… 데 : 섶나무를 쌓을 때는 나중에 쌓는 것이 계속 위로 올라가듯이, 나중에 벼슬한 자가 전임자보다 중용되고 전임자는 항상 미관말직에 있게 됨을 비유한 말이다.
[주D-053]토목(土木) 같은 형체 : 형체를 흙이나 나무처럼 자연스럽게 두고 전혀 꾸미지 않음을 이른 말이다.
[주D-055]유령(劉伶)은 …… 게 : 유령은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으로, 자세한 것은 앞의 주 218)에 나타나 있다.
1. 자루(헝겊 따위로 길고 크게 만든 주머니) 2. 주머니 a. 싸다 (과) b. 얽다 (과) c. 그치다 (과) d. 꾸러미 (과) e. 꽃송이 (과) f. 풀의 열매 (과)
20. 요즘 듣건대 외심 학사가 교리로 기용되었다고 하니 이는 대체로 성상께서 친히 내린 특은이다. 창강에 돌아와 누워라 질병은 잇달았으나 滄江歸臥病連仍
달()은 달(躂)과 통용하는데 발이 미끄러짐을 뜻한다.
[주C-001]잣나무가 기뻐하는 뜻 : 잣나무의 기쁨이란 곧 친구의 행운을 기뻐하는 것을 비유한 말로, 육기(陸機)의 탄서부(歎逝賦)에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하고 아, 지초가 불에 타면 혜초가 탄식을 한다.[信松茂而柏悅 嗟芝焚而蕙歎]”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1]종일토록 …… 알겠고 : 정직한 친구들끼리 종유했음을 비유한 말. 《시경(詩經)》 소아(小雅) 거공(車攻)에 “말 모는 법도를 잃지 않으니, 화살을 놓으면 깨질 듯하여라.[不失其馳 舍失如破]”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남은 …… 부끄러워 : 한(漢) 나라 때 광형(匡衡)이 가난하여 촛불을 켤 수가 없었으므로, 벽을 뚫고 이웃집의 촛불빛을 끌어다가 글을 읽었던 데서 온 말이다.
[주D-003]북산(北山)에 …… 포객(逋客)이요 : 은거하다가 벼슬에 나가는 것을 비유한 말. 이문(移文)은 여러 사람이 돌려보도록 쓴 글을 말하고, 포객은 도망간 은자(隱者)를 뜻한 말로, 남제(南齊) 때의 은사 주옹(周顒)이 처음 북산(北山)에 은거하다가 뒤에 벼슬길에 나가자, 그의 친구인 공치규(孔稚圭)가 그 변절(變節)을 풍자한 〈북산이문(北山移文)〉에서 “청컨대 속사의 수레를 돌리어라, 신령을 위하여 포객을 사절하노라.[請廻俗士駕 爲君謝逋客]” 한 데서 온 말이다.
1. 앉은뱅이(서거나 걷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2. 절뚝발이(한쪽 다리가 짧거나 탈이 나서 뒤뚝뒤뚝 저는 사람) 3. 넘어지다
[주D-005]마장(魔障) : 중이 수행득도(修行得道)하는 데에 장애가 되는 것을 말한다. 1. 들다, 들어 올리다 2. (두 사람이)메다 3. 쳐들다, 치켜들다
1. 기울어지다
[주D-006]고삐 …… 가졌었지 : 후한(後漢) 때 범방(范滂)이 난리가 일어난 기주(冀州)의 정정(政情)을 안찰(案察)하라는 명을 받았을 때 그가 수레에 올라 말고삐를 잡고서 개연히 천하를 깨끗이 맑히려는 뜻을 가졌었던 데서 온 말이다. [주D-007]천장각(天章閣) : 송진종(宋眞宗)의 장서각(藏書閣) 이름으로, 여기서는 궁중(宮中)의 서실(書室)을 비유한 것이다.
1. 그림자 2. 햇빛 3. 빛 a. 그림자 (구) b. 햇빛 (구) c. 빛 (구)
[주D-008]명장(名場) : 명성을 서로 겨루는 장소란 뜻으로, 즉 과거 시험장을 이르는데, 전하여 여기서는 높은 관직을 의미한다. [주D-009]불도징(佛圖澄) : 진(晉) 나라 때의 중으로, 본래 천축국(天竺國) 사람인데, 현술(玄術)에 능하였다 한다. [주D-010]견광(獧狂)으로 …… 선비였는데 : 견은 지조가 매우 굳세어 융통성이 없는 것을 말하고, 광은 뜻만 너무 커서 행실이 뜻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이름. 공자가 이르기를, “중도(中道)를 지닌 사람을 얻어서 도를 전하지 못할 경우에는 반드시 광견(狂獧)을 택하겠다. 광한 자는 진취하는 바가 있고, 견한 자는 뜻이 견고하다.” 한 데서 온 말이다. 《 論語 子路》 [주D-011]소승(小乘)의 중 : 소승은 불교(佛敎)의 두 가지 큰 교파 중 하나. 대승(大乘)의 교리가 고상하고 심원한 데에 비하면 소승의 교리는 비근하여 이해하기가 쉽다고 한다. [주D-012]부춘산(富春山)으로 …… 말게나 : 돌아오지 말고 벼슬을 오래 하라는 뜻이다. 엄자릉(嚴子陵)은 후한 광무제(後漢光武帝)의 어릴 때 학우(學友)였던 엄광(嚴光)을 이름. 자릉은 그의 자. 광무제가 등극한 후로 그를 애써 찾아다가 간의대부(諫議大夫)를 제수했으나 그는 벼슬을 하지 않고 부춘산으로 들어가 낚시질이나 하면서 종신토록 은거하였다.《後漢書 卷83》
1. 도롱이(짚, 띠 따위로 엮어 허리나 어깨에 걸쳐 두르는 비옷) 2. 덮다 a. 꽃술이 늘어지다 (쇠)
[주D-013]황하(黃河)는 언제나 맑아질런고 : 혼탁한 세상을 탄식한 말이다. 황하는 원래 혼탁한 물인데, 옛말에 “황하가 천 년 만에 한 번 맑아지고, 황하가 맑아지면 성인(聖人)이 나온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14]죽반승(粥飯僧) : 많이 먹기만 하고 능력이 없는 중을 이르는데, 전하여 무능한 사람을 흉보는 말로 쓰인다. [주D-015]한산(韓山)의 …… 없으니 : 뛰어난 문사(文士)가 떠나게 됨을 비유한 말. 한산은 곧 한릉산(韓陵山)을 이름. 양(梁) 나라 때 유신(庾信)이 남조(南朝)로부터 맨 처음 북방(北方)에 갔을 적에 당시 북방의 문사인 온자승(溫子昇)이 한릉산사비(韓陵山寺碑)를 지었으므로, 유신이 이 글을 읽고 베끼었는데, 남방의 문사가 유신에게 묻기를, “북방의 문사들이 어떠하던가?" 하니, 유신이 대답하기를, “오직 한릉산에 한 조각 돌이 있어 함께 말을 할 만하더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朝野僉載 卷6》 [주D-016]서릉(徐陵) : 남조(南朝) 양(梁)ㆍ진(陳) 때의 사람으로, 어려서 매우 총명하여 석보지(釋寶誌)로부터 천상(天上)의 석기린(石麒麟)이란 칭찬을 받기도 했었는데, 그는 특히 당시에 시문(詩文)으로 유신(庾信)과 병칭(竝稱)되었었다. [주D-017]종고(鐘鼓)는 …… 알지만 : 종고는 종과 북 등의 악기를 이름. 옛날에 해조(海鳥)가 노(魯) 나라 교외에 날아와 앉자, 노 나라 임금은 그를 모셔다가 종묘에서 잔치를 베풀어 순(舜) 임금의 음악을 연주하고 소ㆍ양ㆍ돼지고기 등의 요리로 대접하니, 그 눈이 부시고 근심 걱정이 생기어 한 점의 고기와 한 잔의 술도 먹지 못한 채로 3일만에 죽어 버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莊子 至樂》 [주D-018]소비(梳篦) : 머리를 빗는 빗과 머리에 가르마를 타는 빗치개를 이름. [주D-019]몸을 …… 믿겠네 : 직설(稷契)은 순 임금의 명신(名臣)이었던 후직(后稷)과 설(契)을 이르는데, 두보(杜甫)의 〈자경부봉선현영회(自京赴奉先縣詠懷)〉 시에 “두릉에 한 선비가 있으니, 늙을수록 뜻은 더욱 졸렬하여라. 자신 허여함이 어찌 그리 어리석은고, 그윽이 후직과 설에 비한다오.[杜陵有布衣 老大意轉拙 許身一何愚 竊比穮與契]” 한 데서 온 말이다.《杜少陵詩集 卷4》
[주D-020]고인(古人)을 …… 맑구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됨을 애석하게 여기는 뜻으로, 《시경(詩經)》 진풍(秦風) 겸가(蒹葭)에 “긴 갈대 푸르른데, 흰 이슬이 서리가 되었네. 저기 바로 저 사람이 물 저편에 있도다. 물길 거슬러 올라가나, 험한 길이 멀기도 하네. …… [蒹葭蒼蒼 白露爲霜 所謂伊人 在水一方 遡洄從之 道阻且長 …… ]” 한 데서 온 말이다.[주D-021]오이 …… 사자꾸나 : 진(秦) 나라 동릉후(東陵侯) 소평(召平)이 진 나라가 망한 뒤에는 다시 가난한 선비가 되어 장안(長安)의 성 동쪽에 오이를 심어 생활을 영위했었다는 데서 온 말이다.《史記 蕭相國世家》
1. 갈대(볏과의 여러해살이풀) 2. 물억새(볏과의 여러해살이풀)
1. 찡그리다 2. 얼굴 찡그리다 3. 눈살 찌푸리다 4. 이맛살을 찌푸리다
躂 1. 미끄러지다 2. 머뭇거리다 3. 뛰다
[주D-022]채소 죽순 : 채소나 죽순만 먹고 육식(肉食)을 하지 않는 중의 맑은 풍기(風氣)를 뜻한다.
[주D-023]전진(前塵) : 불교 용어로 앞의 주 226) 참조.
1. 검다, 시커멓다 2. 어둡다, 캄캄하다 3. 슬퍼하다 4. 흐려서 밝지 못한 모양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일보 연중기획] <38>이규보의 애민(愛民) (0) | 2016.01.05 |
---|---|
[인천일보 연중기획]<40>정도전과 인천 관아(官衙) (0) | 2016.01.05 |
시(詩) 우세화시집(又細和詩集) [1] 제7권 / 다산시문집 (0) | 2016.01.04 |
이규보의 회문시 | 옛시조 (0) | 2016.01.01 |
이규보의 山夕詠井中月 - 산속 밤에 우물에 뜬 달을 읊으며 (0) | 2016.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