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4. 18:47ㆍ詩
시(詩) 우세화시집(又細和詩集) [1] 제7권 / 다산시문집
2011.01.18. 08:59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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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세화시집
기묘년 춘계(春季)에 내가 학사(學士) 윤외심(尹畏心)이 송파(松坡) 집에 들러 이틀 밤을 묵고 시집(詩集) 두 권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그 중에 세화집(細和集)이라 이름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대체로 운도(雲濤) 육원중(陸原仲)의 시를 화운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내가 외심을 생각할 때마다 그 운을 따라서 지어 이를 다 짓고는 이 시집을 우세화(又細和)라 이름하고서 후일에 서로 만나 함께 보고 한번 웃음거리로 삼기를 기다리는 바이다. 그러나 운도의 시가 그리 취할 만한 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외심이 그 시를 화운한 것은 자못 궁곤하고 개결함이 서로 비슷한 데에 느낌이 있어서 그랬던 듯하다. 그러므로 지금 내가 화운하는 것은 곧 외심의 시를 화운하는 것이요 운도의 시에는 미칠 겨를이 없으니, 사무진(謝茂秦 무진은 명 나라 시인 사진(謝榛)의 자)이 이른바 “살아 있는 한 노남(盧枏)은 구해줄 줄 모르면서 이내 천 년 위로 올라가 굴원(屈原)을 슬퍼하고 가의(賈誼) 를 조위한다.”고 한 격이다. 이 해 6월에 백분(伯奮)은 제한다.
[주D-001]육원중(陸原仲) :명 나라 때의 시인 육과(陸果)를 말함. 원중은 그의 자, 그는 곤궁하면서도 성품이 개결하였다 한다. [주D-002]노남(盧枏) : 명(明) 나라 사람으로 재주가 높고 특히 시에 뛰어나서 사진(謝榛)과도 교의가 깊었는데, 일찍이 현령(縣令)에게 거슬러서 옥고(獄苦)를 치르기도 하였고, 평생 동안 뜻을 펴지 못하고 죽었다.
2. 회포를 서술하다[述懷]
작은 길에 사람 없어 띠풀 우거지게 놔 두니 小徑無人任塞茅 몸엔 누더기를 걸치고 집엔 띠풀을 이어라 身有鶉衣屋有茅
교유하는 세도의 수고로움을 떠날 수 있네 交遊得謝世途勞 어느 때가 비로소 나의 참다운 낙인고 하면 何時始是吾眞樂 닭 밝은 밤에 홀로 화로 연기 마주할 때로세 獨對爐煙夜月高 이상은 원중(原仲)의 시이다.
인생살이 머리 덮을 띳집 하나면 넉넉하니 人生裁足蓋頭茅
이 밖엔 털끝만한 것도 다 수고로울 뿐일세 餘外毫絲摠涉勞 애오라지 순리에 따라 처지를 만족해야지 聊與循循寬地步 높은 하늘 머리에 닿을까 걱정할 것 없다오 不須戚戚跼天高 이상은 외심(畏心)의 시이다.
세상에선 나를 버리고 나는 내 몸 잊어라 世云棄我我忘身
마을 남쪽 마을 북쪽에 온갖 꽃이 활짝 피니 村南村北百花光
고금천지에 한가롭고 조용한 이내 몸이 今古乾坤閒靜身
중이 됐다가 하산한 사람 된 걸 뉘우치노라 爲僧悔作下山人 봄 지난 뒤에 꽃구경하는 꿈을 깨고 나서 春過喚醒看花夢 선상에 한번 오르니 온 세상이 티끌이로세 一上禪牀滿地塵 만일 강호에 은거한 걸로 엄광을 논한다면 若將煙水論嚴光
이름도 없던 저 두오랑만은 못할레라 不若無名杜五郞 한 방에 삼십 년 동안이나 가만히 앉아서 一室坐來三十載 한 발짝도 동쪽 담장을 나가지 않았다오 更無一步到東牆 나의 인생 쓸데없고 또한 바라는 것도 없어 吾生無用亦無求
내가 내 집에서 내 자유대로 지낼 뿐인데 吾在吾廬吾自由 오늘은 우연히 뜰에 자라난 풀을 보고서 今日偶看庭草長 문전에 오는 손 없어 머리도 빗지 않노라 門前無客罷梳頭 돌아온 뒤로 어느덧 삼동이 지났어라 歸來不覺過三冬
나는 삶이 없길 배우고 아이는 농사를 배우네 我學無生兒學農 듣건대 석산에는 산길을 고쳤다 하니 聞說錫山山路改 좁은 길 찾아 천천히 지팡이를 끌리라 要尋蹊徑懶携筇 하고한 날 아침저녁 끼니를 폐하다 보니 悠悠晨夕廢饔飧
육백이 마치 북해의 곤어를 탄 듯하여라 六魄如登北海鯤 출세하는 게 응당 별다른 법칙 없나니 出世也須無異法 허무함 속에 신령하지 않은 곳이 없다오 虛無無處不神魂 무더우면 절로 의당 음우가 많은 법이라 鬱蒸自合多陰雨
서늘한 달빛 맑은 밤을 만나기 쉽지 않네 涼月淸宵不易逢 용정과 옥호에는 자연의 소리 고요한데 龍井玉壺天籟靜 소상강 이슬 아래에는 대가 무성하도다 瀟湘露下竹融融 며느린 새밭에 밥 내가고 아들은 밭 갈아라 婦餉新菑子出耕
산창의 꽃나무들은 동성서부터 피어 오네 山窓花木自東城 이 늙은이도 부지런히 일하며 살아 왔는데 老傖已向勤中過 호적상에 장정의 부역이 막 면제되었네 力役初除籍上丁 어찌 꼭 삼천 년 복숭아를 심은 것 있겠나 種桃何必歲三千
씨 하나를 심은 지 바야흐로 십팔 년일세 一核剛投十八年 방장산 작은 뜰엔 천척의 나무가 있는데 方丈小庭千尺樹 나의 집에도 또한 동중천이 있다오 吾廬亦有洞中天 병든 학이 돌아오매 파리한 형상 외로워라 病鶴歸來瘦影孤
호량의 맑은 물에 머리가 환히 비치네 濠梁淸淺照頭臚 고기를 잡자면 어찌 갈매기를 안 따르리오 求魚何不隨鷗鷺 피라미 자가사리가 오호에 한없이 있다오 無數鰷鱨在五湖 내 붉은 꽃 사랑하는데 붉은 건 이내 드물고 我愛花紅紅便稀
여러 해를 짙푸름이 옷을 어둡게 하누나 經年綠暗暗人衣 모르겠노라 햇빛은 어느 때에 지나갔는지 日光不識何時過 손이 문전에 이르면 언제나 석양이로세 有客到門常落暉 남쪽 이웃에 손이 있어 청총마를 매어라 南隣有客繫靑驄
서울의 풍광이 관보 안에 실려 있도다 京洛風光邸報中 듣자 하니 새 소식이 모두 옛 소식 같아라 聽說新聞皆似舊 남가군의 개미요 역사하는 벌들이로세 南柯庭蟻午衙蜂 청루의 구슬 주렴 화려한 비단 자리에는 靑樓珠箔綺羅筵
관현악 연주 속에 꾀꼬리 제비가 봄을 다투네 鶯鷰爭春傍管鉉 종세토록 일찍이 적막함을 싫어 않거늘 終歲未曾嫌寂寞 왜 번거로이 내 나무에 새 매미 울어대는고 何煩吾樹有新蟬 중천의 붉은 태양 아래 황금이 번쩍이어라 中天亦日耀黃金
비로소 녹음 속에 있는 꾀꼬리를 보았네 始見黃鸝在綠陰 머리 희어 울음 금치 못한다는 한 구절 갖고 頭白不禁啼一句 가서 좋은 소리로 지음을 향해 울어다오 去將嬌滑向知音 힘 약해서 원래 나무 심는 일 드물거니와 力弱元來種植疏
백일홍 꽃나무는 일찍 창틈에 푸르러 있는데 紫薇花早碧窓虛 교사한 마음 오히려 갈거미와 서로 겨루어 機心猶與蠨蛸角 가지 위의 거미줄을 스스로 제거하도다 枝上牽絲自起除 듣자니 되놈 먼지로 대궐이 캄캄하다 하는데 見說胡塵暗九關
뱁새가 어이 다행히 일찍 돌아올 줄 알았나 鷦鷯何幸早知還 나같이 외로운 벼슬아치를 남들이 다 웃지만 鰥官似我人皆笑 오늘에야 비로소 사람은 안 외로움을 알겠네 今日方知人不鰥 삼경에 베개 밀치고 천둥 소리 듣고 나서 三更推枕聽雷鳴
남녘서 몰아 온 비바람에 또한 마음 놀라라 風雨南來亦動情 이는 본디 수많은 별들을 깨끗이 씻어서 自是要將星斗洗 반 바퀴 산 달과 밝음을 겨루려 함이로세 去爭山月半輪明 이상은 원중(原仲)의 시이다.
수다히 많은 사람 중에 이 몸이 남아 돌아라 紛總總中剩此身
이 몸이 되레 귀신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네 不知還是鬼邪人 장차 하루하루 흐르는 세월에 따라서 憑將窓明窓暗色 어느 한순간에 한 티끌이 되고 말리라 一刹那間了一塵 수습하여 돌아오매 눈빛이 늙었어라 收拾歸來冷眼光
일찍이 어린 시절 거쳐 신랑이 되었었네 曾經塗抹做新郞 이 몸은 이미 저 보리수와 같은지라 此身已似菩提樹 가지만 나눠 주고 담장을 나가지 않는다오 分付枝柯莫出墻 궁한 늙은이 응당 분수 밖의 요구가 없어 窮老應無分外求
개면 가고 비 오면 그침이 모두 한가로워라 霽行潦止摠悠悠 빛나게 오고 빛나게 가고 하는 가운데 光光來得光光去 푸른 하늘만이 내 머리 위에 있을 뿐일세 只個靑天在我頭 시절이 돌고 돌아 한겨울에 이르러라 回薄天時屬大冬
이 몸 쇠해 복희 신농씨를 다시 꿈꾸지 않네 吾衰不復夢羲農 초막집에도 절로 양양히 즐기기 족하거늘 衡門自足洋洋樂 어찌 다시 지팡이 짚고 불탄 언덕 향하리오 肯向焦原更著筇 서생이 정치를 논하면서 끼니를 연연한다면 書生談治慕罋飧
남쪽 사람이 북해의 곤어를 말함과 뭐 다르랴 何異南人說北鯤 나는 스스로 모기 눈썹 위에 소요하면서 我自逍遙蚊睫上 문제자에게 초혼부를 짓지 말게 하노라 不敎門弟賦招魂 남은 생은 이미 오만 인연 다했음을 알거니 餘生已覺萬緣空
올 가을에 국화를 다시 만난 게 부끄럽구려 媿殺今秋菊再逢 생각건대 황천에 가서 혈육들이 서로 만나면 臥想黃泉團骨肉 저승에서 응당 절로 즐거움이 넘치리라 冥間應自樂融融 본디 한 이랑도 몸소 농사지을 토지 없어 本無一畝可躬耕
헛 입맛만 다시면서 그 옛날 성 안에 있었지 朶却空頣舊在城 궁향에 한번 버려져 몸이 문득 늙고 나니 一斥窮鄕身便老 나라 위해 다시 장정에 충원될 수가 없네 不堪與國更充丁 항하의 모래와 같이 수많은 삼천 세계에 恒沙世界渺三千
못과 골짝 성과 해자가 만년을 번갈았네 淵谷城隍遞萬年 사람마다 똑같이 부여했다고 말을 말라 莫道人人均賦授 하늘은 본디 소리도 냄새도 찾을 수 없다오 本無聲臭可尋天 장기 바다며 얼음 산에 자취는 외롭지만 炎海氷山跡也孤
늘그막에도 예전 그 머리는 명백하여라 老年明白舊頭臚 강산은 간 곳마다 손도 주인도 없는 것이라 江山在處無賓主 군왕께 감호를 비는 일은 면하였다오 免向君王乞鑑湖 썰렁한 가시 사립엔 새들도 아니 오는데 地冷柴門鳥雀稀
마름과 연잎 다 시들어 초의로 바꿔 입었네 芰荷秋盡返初衣 정원의 나무 동서의 그림자를 눈여겨보니 待看庭樹東西影 석양빛 뉘엿뉘엿 앞처마를 넘어가누나 消却前榮冉冉暉 소 타는 게 그 옛날 말 탄 것보다 좋아라 騎牛較好舊乘驄
분수에 따라 초택에서 소리쳐 노래하노라 隨分狂歌草澤中 필경엔 꿈틀거리다 죽을 때만 기다리나니 至竟蠕蠕唯待化 인생살이가 집에 든 벌과 무엇이 다르랴 人生何異入窠蜂 임시 거적자리로 꽃다운 자리 대신하나니 權將草席代芳筵
물새의 소리 또한 관현악보다 낫구려 亦有江禽勝管鉉 만사가 생기지 않고 계교할 일 드물어 萬事不生間計較 노년의 맑고 적막함이 매미 허물 같도다 老年淸寂似枯蟬 물결에 달 비취니 오만 물결이 금빛이요 月出波心萬濤金
물과 하늘 맑고 푸르러라 구름이 걷히었네 水天晴碧解雲陰 우수수 소리가 문득 귀를 맑게 하는데 翛翛忽覺淸人聽 묻나니 이것이 바람 소린가 나무 소린가 問是風音是樹音 신선이나 부처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 없어 說仙說佛計全疏
이 내 몸 몽땅 가져다 태허에 부치고서 都把吾身寄太虛 세상을 수월하게 사는 법칙을 터득하여 透得局中休歇法 수다히 어지러운 곳에 득실을 완상하노라 亂紛紛地玩乘除 하늘이 만물을 내리는 데 상관할 것 없어라 天生萬物不相關
이심전심의 오묘한 법이 바로 팔환이로세 妙法單傳是八還 선생에게 말해 주노니 계교를 하지 마소 說與先生休計較 사람 외로움이 하필 벼슬 외로움보다 심하랴 人鰥何必勝官鰥 천지가 어찌 지렁이 우는 소리를 없앴던가 天地何嘗廢蚓鳴
모든 생물이 어찌 제 뜻을 다 펴지 못하리오 物生那得盡無情 이 마음은 언제나 저 태양처럼 맑으니 此心炯炯常如日 아마도 죽은 구천의 밤 또한 밝으리라 想像重泉夜亦明
이상은 외심(畏心)의 시이다.
[주D-001]손들 …… 공융(孔融) : 후한(後漢) 때의 고사(高士) 공융이 한직(閑職)에 물러나 있을 적에 많은 후진(後進)들이 찾아와 배우곤 하였는데, 그는 항상 탄식하기를, “자리에는 빈객이 항상 가득하고 술동이에는 술이 항상 떨어지지 않는다면 내가 걱정이 없겠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後漢書 卷73》
[주D-002]유안(劉安)의 …… 않으랴 : 한(漢) 나라 때 회남왕(淮南王) 유안이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를 적에 정중(庭中)에 남겨 놓은 선약을 닭과 개가 먹고서 그들도 모두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올라갔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03]뱃전 …… 부르노라 : 전국 시대 초(楚) 나라의 굴원(屈原)이 쫓겨나서 강담(江潭)에 노닐 적에 한 어부(漁父)가 굴원이 세상을 불평하는 말을 듣고서 빙그레 웃고 뱃전을 두드리며 떠나면서 “창랑(滄浪)의 물이 맑거든 내 갓끈을 씻을 것이고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내 발을 씻으리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楚辭 漁父》 [주D-004]뭇 궁귀(窮鬼) : 당(唐) 나라 한유(韓愈)가 자신을 곤궁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다섯 가지를 귀신에 비기어 서술한 〈송궁문(送窮文)〉에서 온 말로, 지궁(智窮)ㆍ학궁(學窮)ㆍ문궁(文窮)ㆍ명궁(命窮)ㆍ교궁(交窮)을 기리킨다. [주D-005]전금(展禽)이 …… 알건만 : 바른 도리로 관직을 수행하다 보면 쫓겨나지 않을 수 없음을 비유한 말. 전금은 춘추 시대 노(盧) 나라 유하혜(柳下惠)의 이름. 유하혜가 사사(士師)가 되었다가 세 번 쫓겨나자, 혹자가 그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이곳을 떠나야 하지 않겠는가.” 하니, 그가 대답하기를, “바른 도리로 임금을 섬기면 어디 간들 세 번 쫓겨나지 않겠으며, 도를 굽혀 임금을 섬기려면 왜 굳이 조국을 떠날 것이 있겠는가.”고 한 데서 온 말이다. 《論語 微子》 [주D-006]강호(江湖)에 …… 논한다면 : 엄광(嚴光)은 후한(後漢) 때의 은사로서, 어릴 때 친구인 광무제(光武帝)가 등극한 뒤에 그를 어렵사리 찾아 벼슬을 제수했으나 그는 이를 사양하고 종신토록 부춘산(富春山)에 은거하면서 낚시질이나 즐기며 지냈었다. [주D-007]이름도 …… 않았다오 : 두오랑(杜五郞)은 송(宋) 나라 때의 은사로서 이름을 알 수 없어 당시에 두오랑으로 일컬어졌고, 초막집에 살면서 30년 동안이나 문 밖을 나가지 않았으며, 고을 사람들에게 택일(擇日)이나 해 주고 의약(醫藥)을 팔아서 생활을 근근히 영위하였다 한다. 《宋史 卷458》 [주D-008]육백(六魄) : 불교 용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여섯 가지 탁귀(濁鬼)를 말한다. [주D-009]용정(龍井)과 옥호(玉壺) : 용정은 차[茶]의 별칭이고, 옥호는 술의 별칭이다. [주D-010]삼천 년 복숭아 : 선계(仙界)에 있다고 하는, 3천 년 만에 꽃이 한 번 피고 열매가 한 번 맺는 복숭아나무를 말한다. [주D-011]동중천(洞中天) : 신선이 산다고 하는 명산(名山) 승경(勝景)을 말한다. [주D-012]남가군(南柯郡)의 …… 벌들이로세 : 조정의 상황을 비유한 말이다. 남가군의 개미란 곧 당(唐) 나라 때 순우분(淳于棼)이 괴수(槐樹)의 남쪽 가지[南柯] 밑에서 잠을 자다가 꿈에 괴안국(槐安國)이란 곳에 이르러 국왕의 딸과 결혼하고 남가군의 태수(太守)가 되어 대단한 영달(榮達)을 누렸는데, 깨고 나서 괴수의 밑을 보니 큰 개미 한 마리가 있어 그것이 바로 꿈에 본 괴안국의 임금이었더라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또 역사하는 벌들이란 벼슬아치들을 비유한 것이다. [주D-013]보리수(菩提樹) : 인도(印度)에서 나는 나무인데, 석가(釋迦)가 이 나무 아래서 득도(得道)하였다 한다. [주D-014]초혼부(招魂賦) : 여기서 말한 초혼은 산 사람의 넋을 부르는 것을 이름. 전국 시대에 송옥(宋玉)이 초(楚) 나라 충신 굴원(屈原)의 정상을 가련하게 여겨, 근심걱정에 의해 곧 없어져 가는 굴원의 넋을 회복시켜서 그를 오래 살도록 하고자 초혼부를 지은 데서 온 말이다. [주D-015]군왕(君王)께 …… 면하였다오 : 감호(鑑湖)는 일명 경호(鏡湖)라고도 하는 호수 이름인데, 당 현종(唐玄宗) 때에 비서감(祕書監) 하지장(賀知章)이 은퇴할 적에 주궁호(周宮湖) 수경(數頃)을 자신의 방생지(放生池)로 삼게 해 주기를 요구하여 현종의 특명에 의해 감호 한 굽이[一曲]를 하사받았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唐書 卷196》 [주D-016]팔환(八還) : 불교 용어로 모든 사물이 각각 근본원인[本因]으로 돌아가는 여덟 가지 변화상(變化相)을 이르는데, 명환일륜(明還日輪)ㆍ암환흑월(暗還黑月)ㆍ통환호유(通還戶牖)ㆍ옹환장우(壅還墻宇)ㆍ연환분별(緣還分別)ㆍ완허환공(頑虛還空)ㆍ울불환진(鬱還塵)ㆍ청명환제(淸明還霽)를 이른다.
1. 가래(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기구), 쟁기(논밭을 가는 농기구) 2. 굽정이(=극젱이: 땅을 가는 데 쓰는 농기구) 3. 쟁깃술(쟁기의 몸 아래로 비스듬히 뻗어 나간 나무)
1. 보습(땅을 갈아 흙덩이를 일으키는 데 쓰는 농기구) 2. 쟁기날 3. 따비로 갈다 4. 쟁기 손질을 하다
1. 마름(바늘꽃과에 속하는 한해살이의 수초)
1. 도지개(트집난 활을 바로잡는 틀) a. 노 (예) b. 배의 키 (예)
1. 발 긴 거미 2. 갈거미(갈거밋과의 하나) 3. 납거미(납거밋과의 하나) 4. 바퀴
1. 갈거미(갈거밋과의 하나) 2. 사마귀(사마귓과의 곤충) 알 3. 오징어(오징엇과의 연체동물)
潦 : 큰 비 료 1. 항아리 2. 두레박
1. 늘어지다 2. 나뭇가지가 휘휘 늘어지다 3. 움직이다, 흔들다 4. 가지에서 휘늘어진 꽃송이 5. 귓불(귓바퀴의 아래쪽에 붙어 있는 살)
1. 꿈틀거리다 2. 벌레의 움직이는 모양
1. 날개가 찢어지다 2. 날개가 찢어진 모양 3. 날개 치는 소리 a. 빠르다 (유) b. 빠른 모양 (유) c. 빨리 나는 모양 (숙)
1. 지렁이(빈모강의 환형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4. 과실을 뉘우치다[悔過]
모르겠지만 선생은 무슨 과실을 뉘우쳐서 不識先生何過悔
백 년이란 세월이 전부 삼만육천 일인데 百年三萬六千日
반백 년 겨우 살고 뜻이 벌써 식어 버렸네 半百纔臨志已灰 읽은 서책은 일천 권에 미치지 못했는데 讀書不及一千卷 무슨 일로 하루에 삼백 잔씩 기울이는고 何事也傾三百杯 턱을 쳐든 건 흔히 좋은 맛을 찾기 위함이요 顚頤多爲求兼味 소박한 흥은 오직 묵은 술을 뜨는 데 있다오 野興唯應擧舊醅 강 가운데서 한번 취해 물결을 따라가노니 江心一醉隨波去 거짓 미친 체한 이백이 참으로 애처롭구려 李白佯狂眞可哀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세상살이 실패 속에 나이 문득 늙어라 遂從猖獗便年頹
생섶에서 불 꺼진 재를 수습하는 격일세 幾向生薪拾死灰 어리석기는 항상 해와 달로 촛불을 대신하고 癡擬雙丸常代燭 미친 생각은 사방 바다를 잔으로 삼으려 하네 狂將四海欲爲杯 구차히 육식 탐하여 묘지에서 배를 채우고 權憑葷血充墦飽 몸과 마음 허송하면서 술잔이나 기울인다오 斷送形神罄甕醅 반드시 용렬한 사람만 죽는 것이 아니니 未必庸人皆可死 남고의 노자를 서로 슬퍼하지 말아 다오 南皐老子莫相哀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유생(柳生)은 …… 지냈고 : 유생은 당(唐) 나라 때의 문장가 유종원(柳宗元)을 이름. 유종원이 7월 칠석일(七夕日) 밤에 마을 사람들이 천녀(天女 직녀성을 이름)에게 걸교제(乞巧祭)를 지내는 것을 보고는, 자신에게도 크게 졸렬한 것[大拙]이 있다 하여 걸교문(乞巧文)을 지어 제사한 데서 온 말이다.《柳河東集注 卷18》
[주D-002]동자(董子)는 …… 초하였지 : 동자는 한(漢) 나라 동중서(董仲舒)를 이름. 옥배(玉杯)는 동중서의 저서인 《춘추번로(春秋繁露)》의 편명인데, 그 내용은 《춘추》의 대의(大義)를 서술한 것으로 특히 여기서는 노 문공(魯文公)이 상중(喪中)에 장가들었다는 것을 세밀히 비판하였다.《春秋繁露 卷1》 [주D-003]금영(衾影)에 …… 말라 : 혼자 있을 때의 품행을 경계하는 말이다.《신논신독(新論愼獨)》에 “홀로 서 있을 때는 그림자에 부끄럽지 않게 하고, 혼자 잠잘 때는 이불에 부끄럽지 않게 해야 한다.[獨立不慚影 獨寢不慚衾]”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4]거짓 …… 이백(李白) : 당 나라의 시인 이백이 채석산(采石山) 아래 강에서 노닐다가 술에 취해 달을 잡겠다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죽었다는 고사를 두고 한 말이다.
1. 거르지 않은 술 2. 취하고 배부르다 3. 배부르다
5. 호남 안찰사로 나가는 시당 선생을 전송하다[送是堂先生按察湖南] 시당(是堂)은 유헌(兪憲)의 호이다
영달의 길에 자취 끊고 성 안에 안 들어가니 跡削榮塗不入城 안찰사가 가을날에 초성으로 들어가는데 臬使逢秋入楚城
문단에는 아직도 옛 제생이 남아 있다오 文場猶有舊諸生 사방 못의 어룡들이 변화함을 의당 볼 게고 會看四澤魚龍化 삼강의 도서가 평정될 것이 다시 기뻐라 更喜三江島嶼平 밤 고요한 군산 아래선 누가 노를 저을꼬 夜靜君山誰鼓棹 달 밝을 제 신선은 절로 피리를 불겠지 月明仙子自吹笙 나는 쇠하여 문득 남악에서 놀고 싶으니 吾衰却欲游南嶽 미리 산령에게 나의 성명을 일러 주게나 預爲山靈道姓名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산림에 안 들어가고 성 안에 안 들어가도 不入山林不入城
천지가 선생 한 분을 잘 용납하였나니 乾坤容著一先生 깨달으매 어긋나고 합함이 무어 병되리오 悟來戾契何嘗病 가는 곳마다 기구함을 다 평탄케 하였네 行處崎嶇盡化平 몸은 사천에 있으면서 때로 물소리 듣고 身在斜川時聽水 꿈엔 구령에서 노닐며 날로 생황을 분다오 夢游候嶺日吹笙 당시에 우연히 침자의 끎이 있었을 뿐이지 當時偶有針磁引 유공을 향해 이름을 부탁한 건 아니로세 非向兪公託附名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구령(緱嶺)에서 …… 분다오 : 주 영왕(周靈王)의 태자 진(太子晉)이 본디 생황을 잘 불었었는데, 뒤에 도를 닦아 구지산(緱氏山)에서 신선이 되어 승천(昇天)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여기 원문의 후령(候嶺)은 바로 구지산의 별칭인 ‘구령’의 잘못인 듯하다.
[주D-002]침자(針磁)의 끎 : 자석(磁石)이 철침(鐵針)을 끌어당기듯 서로의 사이가 친근했음을 비유한 말이다. [주D-003]유공(兪公) : 이 시 제목에 소개된 호남 안찰사 유헌(兪憲)을 이름. 6. 집의 죽순을 읊다[詠家筍]
탐하는 입을 가지고 새 차를 마시지 말고 莫將饞口啜新茶
누가 촌노인에게 새 차를 시험하게 하였나 誰令野老試新茶
비 뒤의 푸른 대엔 몇 치의 움이 자랐는데 雨後蒼筠幾寸芽 하나를 가져다 먹으매 좋은 맛 푸짐해라 / 一個點來淸味足 위천의 천 이랑 대는 다 누구의 것인고 渭川千畝是誰家 여름에 와서 어찌하여 그리도 파리해졌는고 入夏因何太瘦生
차군은 고기처럼 다정하지를 않네그려 此君不似肉多情 푸른 구름 적시는 한 가닥 산 샘물을 떠다가 山泉一注靑雲濕 청풍 아래 죽순 삶으며 밝은 달을 구경하네 爛煮淸風看月明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노자는 일찍이 차 마시는 건 알지 못하고 老子未嘗識啜茶
생동하는 뜻 빙자하여 새 움만 완상하는데 只憑生意玩新芽 듣건대 강남엔 죽순이 많지 않다고 하니 江南聞說無多筍 부귀한 집으로 모두 베어 가기 때문이라오 斬伐都歸富貴家 차군은 의당 첫물에 난 것이 좋거니와 此君須要上番生
봉과 용고기 삶는 건 너무도 무정하여라 炮鳳烹龍太沒情 육씨 선배의 오직 한 가지 죄를 말하자면 可道陸先惟一罪 풍월을 온통 가져다 광명을 희롱함일세 盡將風月弄光明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대만이 …… 말 : 대[竹]가 사람의 속된 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뜻으로 소식(蘇軾)의 〈녹균헌(綠筠軒)〉 시에 “고기 없이 밥은 먹을 수 있으나 대가 없이는 지낼 수 없네. 고기를 못 먹으면 사람이 파리해지고, 대가 없으면 사람이 속되어지는데, 파리해진 건 살찌울 수 있으나, 선비의 속됨은 치유할 수 없다오.[可使食無肉 不可居無竹 無肉令人瘦 無竹令人俗 人瘦尙可肥 士俗不可醫]”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도화미(桃花米) : 오래 묵어서 붉게 변질된 쌀을 이름. [주D-003]차군(此君) : 대[竹]의 별칭. 진(晉) 나라 왕휘지(王徽之)가 대를 일러 “어찌 하루인들 차군(此君)이 없이 지낼 수 있겠는가.” 한 데서 온 말이다.
7. 새로 제조한 차[新茶]
소금장 밖에는 높다란 깃대를 세우고서 銷金帳外建高牙
항상 맑은 물로 늙은 치아를 닦고자 하여 玄淡常思潄老牙
몇 군데의 명산에서 선화를 보았던고 名山幾處見仙花 곡우 전에는 어떤 이가 호구차를 주었는데 雨前人致虎口味 구름 밖에선 누가 용정차를 전해 줄런고 雲外誰傳龍井芽 병든 몸 이미 말랐는데 마음은 죽지 않았고 病骨已枯心未死 옛 전원은 비록 있으나 꿈에는 집이 없다오 故園雖在夢無家 노동은 허물어진 집에 하 많이 굶주리면서 盧仝破屋多饑餒 양액의 청풍을 도리어 스스로 자랑하였네 兩腋淸風還自誇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문득 입 안에 진진한 맛 이는 걸 느끼어라 忽覺津津動頰牙
선생의 붓 아래 완연히 꽃이 피는 듯하네 先生筆下宛生花 사제는 몹시도 매운 향기가 떠 움직이고 麝臍酷烈浮香氣 작설의 새싹은 뾰족하게 새로 솟아나도다 雀舌尖新迸早芽 제조하는 법칙은 정채의 솜씨에 의거하고 碾硏法依丁蔡手 맵고 단 성미는 심서가의 장부에 알맞아라 辣甘性合沈徐家 시를 이루매 용육을 얘기한 내가 우스워라 詩成笑我談龍肉 오직 산나물이 있어 맛을 자랑할 만하다오 獨有山茹味可誇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게의 …… 안화(眼花) : 게의 눈과 고기 비늘은 곧 차를 끓일 때에 물이 부그르르 끓어오르는 모양을 형용한 말이고, 안화란 눈이 어른어른하는 것을 이른 말이다.
[주D-002]우전차(雨前茶) : 곡우(穀雨) 때에 채취하여 제조한 차를 이름. [주D-003]수액(水厄) : 차를 무리하게 많이 마시게 됨을 이름. 진(晉) 나라 때 왕몽(王濛)이 차를 매우 좋아하여 손이 그의 집에 가면 반드시 차를 마시게 되므로, 당시 사대부들이 이를 매우 고통스럽게 여겨, 매양 왕몽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오늘은 수액(水厄)이 있을 것이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4]선화(仙花) : 차의 별칭이 선아(仙芽)이므로 차의 꽃을 이른 말이다. [주D-005]노동(盧仝)은 …… 자랑하였네 : 노동은 당(唐) 나라 때의 시인인데, 허물어진 집이란 곧 한유(韓愈)가 노동의 〈월식(月蝕)〉 시를 칭찬하여 지은 시에서 “낙성에 살고 있는 옥천 선생은 허물어진 집 두어 칸이 있을 뿐이네.[玉川先生洛城裏 破屋數間而已矣]” 한 데서 온 말이고, 양액(兩腋)의 청풍(淸風)이란 바로 노동이 차(茶)를 좋아하여 차를 예찬하는 시에서 “ …… 다섯 잔을 마시면 기골이 맑아지고, 여섯 잔을 마시면 선령이 통하고, 일곱 잔은 미처 다 마시기도 전에 두 겨드랑에서 맑은 바람이 솔솔 일어남을 느끼게 된다.[五椀肌骨淸 六椀通仙靈 七椀喫不得 唯覺兩腋習習淸風生]”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6]제조하는 …… 의거하고 : 정채(丁蔡)는 송(宋) 나라의 정위(丁謂)와 채양(蔡襄) 두 사람을 합칭한 말인데, 복건성(福建省) 건주(建州)에서 생산되는 용단차(龍團茶)를 전후에 걸쳐 이 두 사람이 제조하였기 때문에 이른 말이다. [주D-007]맵고 …… 알맞아라 : 심서가(沈徐家)는 곧 당(唐) 나라의 심전사(沈傳師)와 서회(徐晦)를 합칭한 말인데, 심전사는 음식을 잘 먹었고 서회는 술을 잘 마시는 주호(酒豪)로서 일찍이 양사복(楊嗣復)이 말하기를, “서가(徐家)의 폐장(肺腸)과 심가(沈家)의 비장(脾腸)은 참으로 편안한가?" 한 데서 온 말이다. **** 전재자 註 : " 碾硏法依丁蔡手"는 정위와 채양의 다서에 따라 만든 용단차를 찻맷돌로 갈아 가루차(末茶)를 만든 다음, 점다법(點茶法)으로 다완에서 찻솔로 격불하여 마시기 전에 찻맷돌에 가는 단계를 지칭한다. 다산의 평생 친구였던 외심 윤영희가 살았던 조선조 후기에도 돈차, 청태전 등의 단차를 이용한 가루차를 상용하고 있었다는 사례가 되는 시이다.
8. 부용꽃 그림 병풍에 시당형의 운을 차하다[芙蓉畫障次是堂兄韻]
그리운 님을 만난 듯 마음 절로 갈앉아라 如見伊人心自降
구름 기대 이슬 젖었던 흥을 낮추기 어려워 倚雲和露興難降
많은 서리 띠고도 꼭지가 아직 둘이 남았네 泣帶繁霜蔕尙雙 어느 곳 동산 숲에는 밤 달이 기울었으며 何處園林偏夜月 몇 척의 배는 소고 울리며 가을 강을 지나는고 幾船簫鼓過秋江 꽃 향기는 금곡을 떠나기 싫어하거니와 芳菲懶去依金谷 소식은 사슬 새긴 창에 이를 인연이 없어라 消息無緣到瑣窓 바람 속에 흰 마름꽃은 높고 낮게 춤을 추며 風裏白蘋高下舞 짝 없는 외로운 줄기 그림자만 늘어져 있네 孤根無伴影幢幢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미인이 나에게 선물 주니 내 마음 갈앉아라 美人貽我我心降
개개의 구슬 꽃을 둘만 남긴 게 괴이하구려 箇箇珠花訝許雙 언뜻 주렴 친 창에 새벽 이슬 내린 걸 깨닫고 忽覺簾櫳凝曉露 문득 가택이 가을 강에 떠 있는가 의심하도다 便疑家宅泛秋江 맑은 향기는 저물녘 누신의 띠에 묻어 오르고 淸香暮浥纍臣帶 고운 자태는 아침에 옥녀가 창을 여는 듯한데 艶態朝開玉女窓 진흙을 향하여 몸 더럽힐까 걱정하지 않고 不向汚泥愁點染 좁은 집에 돌아와 서책의 장막을 짝하였네 却歸蠡屋伴書幢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금곡(金谷) : 금곡원(金谷園)의 준말인데, 진(晉) 나라 때 석숭(石崇)이 일찍이 이 금곡원에 빈객들을 모아 놓고 크게 주연(酒宴)을 베풀면서 풍류를 즐겼었다.
[주D-002]누신(纍臣) : 죄를 처벌받은 신하를 이름.
1. 좀 먹다 2. 좀 먹어서 말라드는 모양 3. 나무좀(나무좀과의 곤충) 4. 달팽이 5. 사람 이름 a. 옴(옴진드기가 기생하여 일으키는 전염 피부병) (라) b. 고둥 (라) c. 소라(소랏과의 연체동물) (라) d....
9. 당대를 영원히 결별하다[永訣當代]
밀가루를 내는 사라나무를 마당에 심지 못하여 未種庭前出麪桫
여생에 나무 가려 참다운 사라를 얻었는데 餘年擇木得眞桫
돌아보니 인생 고해에 다시 집이 있구려 苦海回頭更有家 넋은 황량한 연기 속에서 들 학을 따르고 魂入荒煙隨野鶴 몸은 잡초에 의지해 산 까마귀를 보호하네 身依叢莽護山鴉 인생은 온전히 돌아가는 낙을 알아야 하는데 人生要識全歸樂 세상 길은 한 발의 실수를 막기 어려워라 世路難防一脚差 천지자연의 조화를 나는 두루 감사하건만 鯈忽鴻濛吾遍謝 영웅은 늘 푸른 봄과 함께 하기만 바란다오 英雄常請共韶華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한번 죽으면 어찌 사라나무 가리길 기다리랴 一瞑何嘗待擇桫
황천에서 나에게 만년의 집을 부쳐 준다오 黃泉屬我萬年家 산 넋은 부쳐 있으나 장주 호접이 희미하고 生魂雖寄迷周蝶 죽은 뼈는 끝내 고니와 까마귀가 혼동되리라 死骨同歸混鵠鴉 굽히고 폄은 본디 한 기운으로 통하나니 本是屈伸通一氣 참회의 마음을 인해 천차만별을 없애리라 可因懺悔滅千差 은근하게 인간의 세상과 사절을 하나니 殷勤謝與人間世 잘 있거라 동풍 아래 만물의 화려함이여 好在東風萬物華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밀가루를 내는 사라(桫欏)나무 : 사라나무는 곤륜산(崑崙山)에서 나는 나무로 이 나무에서는 밀가루가 나오는데, 뿌리를 옮겨 심을 수 없기 때문에 세속 사람들이 완상할 수가 없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온전히 돌아가는 낙(樂) : 인생은 누구나 부모가 온전히 낳아 주었으므로, 자식의 의당 한 걸음 걷는 일도 매우 조심하여 부모의 유체(遺體)를 조금도 손상함이 없이 온전하게 죽어야만이 효자라 할 수 있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禮記 祭義》 [주D-003]장주 호접(莊周胡蝶)이 희미하고 :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가 깨고 나서는 장주 자신이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장주가 된 것인지 알기 어려웠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莊子 齊物論》 1. 밀가루 2. 국수 3. 밀을 빻아서 만든 가루 4. 보릿가루
10. 자신의 장사지낼 땅을 보다[觀己葬地]
일도 많아라 운도는 살아 있는 몸을 두고서 多事雲濤有此身
육십 평생 허수아비와 같이 살아 온 이 신세 六十年來傀儡身
어느 것이 바로 나의 참인 줄 알 수가 없네 不知何物是吾眞 황천에 가서 편안한 집 빌려 있고자 하니 欲從黃土借安宅 푸른 산 가는 곳마다 모두가 친구들일세 到處靑山皆故人 오만 향나무 둥근 그늘엔 아침 비가 맺혔고 萬栝團陰朝結雨 우뚝 푸른 느릅나무엔 다 도깨비불이 나오는데 孤楡積翠盡生燐 평호에서 곧장 북으로 돌아가는 배 가까이에 平湖直北歸舟近 묘역이 이리저리 널리어 한이 풀리지 않네 塋域縱橫恨未伸 이상은 원중의 시이다.
왕손도 본시 발가벗은 채로 태어났거니와 王孫本是裸來身
칠 일 만에야 인도 천도가 진으로 돌아간다오 七日人天始反眞 사슴 누웠는 산 속에는 선영의 가택이 있고 臥鹿岡中先兆宅 덧없는 인생은 항아리 속 초파리와 같아라 醯鷄甕裏暫時人 적막한 빈 산에는 새 울음소리만 들리고 空山寂寞聞啼鳥 쓸쓸한 숲에는 묵은 반딧불이 보이는데 灌莽蕭條見宿燐 두 아내 장사지내고 한 구덩이 비어 있으니 舊葬二妻虛一坎 삼생의 남은 한을 장차 펴기를 기대하노라 三生餘恨待將伸 이상은 외심의 시이다.
[주D-001]청오(靑烏) : 풍수가(風水家)의 술(術)을 이름. 진(晉) 나라 곽박(郭璞)의 장서(葬書)에서 한(漢) 나라 청오 선생(靑烏先生)의 장경(葬經)의 설(說)을 많이 인용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주D-002]칠 일(七日) …… 돌아간다오 : 《주역(周易)》 복괘(復卦)의 칠일래복(七日來復)을 인용한 말인 듯하나 자세하지 않다.
甕裏醯雞 : 참고
[출처] 시(詩) 우세화시집(又細和詩集) [1]|작성자 새오늘
http://sambolove.blog.me/150101060817 - 블로그 미 <다산을 찾아서> 새오늘 님의 자료 중에서 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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