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사진을 대신하듯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린 초상화입니다. 다른 하나는 인물에 관련된 일화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인물은 물론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난 환경이나 배경을 함께 그린 것인데, 이를 고사인물화라고 합니다.
예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도 단순한 옛 일이 아니라 교훈적 뜻이나 후세에 귀감이 될 만한 내용이 담겨 후세에 계속해서 전해진 일이 중심이 되게 마련입니다.
이들의 활동, 업적, 생활 등과 관련된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파교심매灞橋尋梅> 심사정,
1766년, 비단에 수묵담채, 115.0x50.5cm, 국립중앙박물관
중국 당나라 시인이었던 맹호연(孟浩然, 689-740)이 이른 봄에 첫 번째 핀 매화를 찾아 파교를 건너 설산으로 간다는
‘파교탐매(灞橋探梅)/심매(尋梅)/답설심매’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것.
중국과 공통된 문화권이란 인식 아래 중국의 고사나 일화를 그대로 가져다쓴 것이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역사나 인물의 일화를 소재로 한 그림이 훨씬 적다고 봐야 하겠죠.
도석인물화란 신선, 부처 등을 감상용으로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연담 김명국(蓮潭 金明國) <달마도(達磨圖)>
종이에 수묵 83 x 58.2 cm
원래 신선이나 부처, 여래 등의 그림은 종교에서 예배나 존숭 대상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러나 북송 말 이후에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감상용 그림의 대상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3] 화조화와 영모화
영모화의 영은 새깃털 영(領)자이며 모는 짐승털 모(毛)자입니다. 따라서 영모화는 깃털이나 털을 지닌 새나 짐승을 그린 그림이란 뜻이 됩니다. 말 그대로라면 새와 짐승을 그린 그림 모두를 영모화라고 지칭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새 그림이라 하더라도 꽃이나 나무와 함께 그려진 화려하고 작은 새는 그냥 화조화라고 부르며,
닭, 병아리, 오리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새라고 부르기 애매한 것들과 털이 있는 작은 짐승을 그린 그림을 영모화로 부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또 짐승을 그린 그림은 영모화로 분류되지만 독립된 소재를 강조해 말 그림(馬圖), 소 그림(牛圖), 호랑이 그림(虎圖), 개 그림(犬圖) 등으로도 구분해 부르기도 합니다.
傳 공민왕 <이양도> 간송미술관
그렇지만 사실상 물고기와 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가, 수중 생물이 그려진 그림을 통상적으로 어해도라고 불러 왔습니다.
예를 들어 오징어, 전복, 조개, 대합, 게 등이 흔히 등장하고 수초도 그려지게 됩니다.
물고기 종류로는 붕어, 잉어, 숭어, 방어, 가오리, 가자미 등 민물과 바닷물고기를 가리지 않고 많은 수가 그려졌습니다.
이 어해도는 명나라 중기 이후에 많이 그려졌습니다. 조선에서는 18세기후반 이후에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홍도의 게 그림
왜 어해도를 그렸을까요?
장한종의 어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