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종류] 정리 - 1

2016. 1. 5. 14:00美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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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의 종류] 정리 - 1

 

 

     [1]  고사인물화(故事人物畵)

 

   옛 그림에서 인물을 그린 그림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사진을 대신하듯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린 초상화입니다. 다른 하나는 인물에 관련된 일화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인물은 물론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난 환경이나 배경을 함께 그린 것인데, 이를 고사인물화라고 합니다.  

   고사(故事)란 예전에 일어난 일 또는 그 일로 인해 전해지는 이야기를 말합니다.
예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해도 단순한 옛 일이 아니라 교훈적 뜻이나 후세에 귀감이 될 만한 내용이 담겨 후세에 계속해서 전해진 일이 중심이 되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고사인물화의 대상은 국가에 충성한 인물이나 뛰어난 신하 그리고 칭송할 만한 업적을 남긴 학자나 문인들이 되며
이들의 활동, 업적, 생활 등과 관련된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파교심매灞橋尋梅> 심사정,

1766년, 비단에 수묵담채, 115.0x50.5cm, 국립중앙박물관


중국 당나라 시인이었던 맹호연(孟浩然, 689-740)이 이른 봄에 첫 번째 핀 매화를 찾아 파교를 건너 설산으로 간다는
‘파교탐매(灞橋探梅)/심매(尋梅)/답설심매’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것.

 

 

   조선시대에 그려진 고사인물도는 반드시 한국인에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과 공통된 문화권이란 인식 아래 중국의 고사나 일화를 그대로 가져다쓴 것이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역사나 인물의 일화를 소재로 한 그림이 훨씬 적다고 봐야 하겠죠.

 

 

   

     [2] 도석인물화 道釋人物畵 

   도석인물화란 신선, 부처 등을 감상용으로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도(道)는 도교를 가리키며 석(釋)은 불교를 뜻합니다.



연담 김명국(蓮潭 金明國) <달마도(達磨圖)>

종이에 수묵 83 x 58.2 cm

 


   원래 신선이나 부처, 여래 등의 그림은 종교에서 예배나 존숭 대상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러나 북송 말 이후에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감상용 그림의 대상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도교의 신선이나 불교의 부처, 나한 등은 원래 인간의 경지를 초월한 존재들이죠. 그러나 북송 말이 되면 인간 역시 수련 여하에 따라 이들이 지닌 초월적 능력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즉 이들을 자신보다 먼저 깨우친 선각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예배 대상이 아닌  감상용 회화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후대에는 이들의 초월적인 능력이나 신비로움을 표현하는 회화적 기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수요도 많아졌습니다.
조선시대 후기에 특히 이들 도석인물화의 수요가 급격히 늘었으며 달마, 수노인, 노자, 여동빈 등이 대표적으로 많이 그려진 인물들 입니다.  

 

 

 

[3] 화조화와 영모화

 

   화조화는 꽃(花)과 새(鳥)를 주로 그린 그림입니다. 그런데 꽃과 새가 장식의 영역을 넘어 감상 대상의 회화로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중국 당나라 때부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영모화의 영은 새깃털 영(領)자이며 모는 짐승털 모(毛)자입니다. 따라서 영모화는 깃털이나 털을 지닌 새나 짐승을 그린 그림이란 뜻이 됩니다. 말 그대로라면 새와 짐승을 그린 그림 모두를 영모화라고 지칭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새 그림이라 하더라도 꽃이나 나무와 함께 그려진 화려하고 작은 새는 그냥 화조화라고 부르며,
닭, 병아리, 오리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새라고 부르기 애매한 것들과 털이 있는 작은 짐승을 그린 그림을 영모화로 부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또 짐승을 그린 그림은 영모화로 분류되지만 독립된 소재를 강조해 말 그림(馬圖), 소 그림(牛圖), 호랑이 그림(虎圖), 개 그림(犬圖) 등으로도 구분해 부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모도는 고려 공민왕이 그린 것으로 전하는 양 그림 단편이 남아 있습니다.  

 



傳 공민왕 <이양도> 간송미술관

 

 

 

 

       [4] 어해도(魚蟹圖) 

 

 

    물고기 어(魚), 게 해(蟹). 즉 어해도는 물고기와 게 그림입니다.
그렇지만 사실상 물고기와 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가, 수중 생물이 그려진 그림을 통상적으로 어해도라고 불러 왔습니다.
예를 들어 오징어, 전복, 조개, 대합, 게 등이 흔히 등장하고 수초도 그려지게 됩니다.
물고기 종류로는 붕어, 잉어, 숭어, 방어, 가오리, 가자미 등 민물과 바닷물고기를 가리지 않고 많은 수가 그려졌습니다.
이 어해도는 명나라 중기 이후에 많이 그려졌습니다. 조선에서는 18세기후반 이후에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홍도의 게 그림

 

 
   왜 어해도를 그렸을까요? 

어해도가 그려진 배경으로는 근세 초기에 높아진 박물학적인 관심을 들 수가 있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들 대상에 담긴 상징적 의미를 길상적으로 해석하면서 감상용 회화로 많이 그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의 딱딱한 등껍질은 갑(甲)이라고 쓰는데, 갑자는 과거시험 합격자의 등수를 가리키는 ‘갑을병’ 중 갑이고, ‘갑으로 합격한다’ 즉 수석합격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과거시험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는 것이 큰 바램이었던 만큼 어해도의 수요가 꽤 컸던 것이지요. 

 


장한종의 어해도


 

     [5]  초충도(草蟲圖)

 

 

    풀(草)이나 벌레(蟲)를 그린 그림이 초충도입니다. 초충도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어, 이미 조선중기의 여류화가인 신사임당이 탁월한 솜씨를 발휘한 바 있습니다.

 


   
신사임당의 초충도

 


    초충이라고 해도 풀과 벌레에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야생의 풀이나 벌레가 중심이 되어 개구리, 쥐, 고슴도치 그리고 새가 등장하는 것까지 모두 초충도의 범주에 넣어 부르고 있습니다.   

 

 


겸재 정선, <개구리>,

29.5 x 22.2cm, 국립중앙박물관

 

 

    시작을 찾아 올라가 보면, 남송 시대에 강소성 창저우(常州) 일대의 직업 화가들이 초충도를 많이 그려 중국 전체에 유명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런 초충도가 그려진 것은 작은 생물들조차도 우주의 운행원리를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과 이들 생물들이 뜻하는 세속적인 행복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이 넝쿨속의 벌레는 자손대대로 번영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6] 산수화, 산수인물화

 

   산수를 그림으로 그리는 것은 애초에 산에는 신령이 깃들어 있다는 산악 신앙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에 산수를 이상적 자연으로 보는 중국의 독특한 자연관과 결합되면서 4세기 무렵부터 명산을 그려 감상하는 풍조가 생겨났습니다.
 


고개지 <낙신부도권>(부분, 송대의 모본),

동진(4세기), 27X572cm, 베이징 고궁박물원

 

 

   초기의 산수화는 ‘사람이 산보다 크고 나무가 고사리처럼’ 그려지는 수준이었습니다.
‘산이 사람보다 크고 나무가 풀이나 꽃보다 크게’ 자연스럽게 보이는 산수 표현이 가능하게 된 것은 당나라 중기 무렵부터입니다.
이때의 변화를 미술사에서는 흔히 ‘산수의 변화’라고 부릅니다. 

이후 산수화는 눈에 보이는 자연의 모습을 그리는 데에서, 산봉우리, 골짜기, 나무, 바위, 물, 강 등 자연의 여러 요소를 재구성해 그리는 것으로 변화합니다.
사람의 가슴 속에 들어있는 이상향을 그려내는 ‘창조된 풍경’으로 발전하게 됐던 것이지요.

 


 


이소도 <명황행촉도>

당, 비단에 채색, 55.9x81cm, 타이페이고궁박물원

 

 

   더욱이 당나라 말기에 수묵화 기법이 창안되면서 수묵산수화를 문인들이 자신의 가슴속 이상을 표현할 수 있는 장르로 여기며, 이 수묵산수화가 동양화를 대표하는 회화 장르로 자리잡았습니다. 


 


심주(1427-1509) <여산고도>

 1467년(명), 종이에 채색, 193.8×98.1cm 타이페이고궁박물원

 

 

   산수인물화는 산수화 속에 그리는 사람이나 감상하는 사람이 마치 직접 들어간 듯한 모습을 함께 그린 것을 말합니다. 
산수인물화에 나오는 인물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물, 폭포, 달, 바람 등의 자연을 즐기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산책을 하거나 친구를 찾아가거나 또는 나귀를 타고 여행을 하는 모습 등 대개 지금은 상실된 어떤 고사에 연유된 인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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