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좌음(獨坐吟)" / 우세화시집(又細和詩集)
2016. 1. 12. 04:00ㆍ茶詩
1. 우세화시집에 나오는 "독좌음(獨坐吟)"에서 다산이 차운한 원중(原仲)의 시이다.
기묘년 춘계(春季)에 내가 학사(學士) 윤외심(尹畏心)이 송파(松坡) 집에 들러 이틀 밤을 묵고 시집(詩集) 두 권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그 중에 세화집(細和集)이라 이름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대체로 운도(雲濤) 육원중(陸原仲)의 시를 화운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내가 외심을 생각할 때마다 그 운을 따라서 지어 이를 다 짓고는 이 시집을 우세화(又細和)라 이름하고서 후일에 서로 만나 함께 보고 한번 웃음거리로 삼기를 기다리는 바이다. 그러나 운도의 시가 그리 취할 만한 것이 없는 것으로 보아, 외심이 그 시를 화운한 것은 자못 궁곤하고 개결함이 서로 비슷한 데에 느낌이 있어서 그랬던 듯하다. 그러므로 지금 내가 화운하는 것은 곧 외심의 시를 화운하는 것이요 운도의 시에는 미칠 겨를이 없으니, 사무진(謝茂秦 무진은 명 나라 시인 사진(謝榛)의 자)이 이른바 “살아 있는 한 노남(盧枏)은 구해줄 줄 모르면서 이내 천 년 위로 올라가 굴원(屈原)을 슬퍼하고 가의(賈誼)를 조위한다.”고 한 격이다. 이 해 6월에 백분(伯奮)은 제한다.
[주D-001]육원중(陸原仲) : 명 나라 때의 시인 육과(陸果)를 말함. 원중은 그의 자, 그는 곤궁하면서도 성품이 개결하였다 한다. [주D-002]노남(盧枏) : 명(明) 나라 사람으로 재주가 높고 특히 시에 뛰어나서 사진(謝榛)과도 교의가 깊었는데, 일찍이 현령(縣令)에게 거슬러서 옥고(獄苦)를 치르기도 하였고, 평생 동안 뜻을 펴지 못하고 죽었다. |
3. 독좌음(獨坐吟)
운도(雲濤) 육원중(陸原仲) : 명나라 시인
무더우면 절로 의당 음우가 많은 법이라 鬱蒸自合多陰雨
서늘한 달빛 맑은 밤을 만나기 쉽지 않네 涼月淸宵不易逢
용정과 옥호에는 자연의 소리 고요한데 龍井玉壺天籟靜
소상강 이슬 아래에는 대가 무성하도다 瀟湘露下竹融融
서늘한 달빛 맑은 밤을 만나기 쉽지 않네 涼月淸宵不易逢
용정과 옥호에는 자연의 소리 고요한데 龍井玉壺天籟靜
소상강 이슬 아래에는 대가 무성하도다 瀟湘露下竹融融
[주D-009]용정(龍井)과 옥호(玉壺) : 용정은 차[茶]의 별칭이고, 옥호는 술의 별칭이다.
- 시(詩) 우세화시집(又細和詩集) [1] 제7권 / 다산시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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