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상징의 숲](5회) 책거리의 세계 (하) / 월간미술

2016. 1. 27. 02:25美學 이야기



민화, 상징의 숲 - 월간미술 연재 (9)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 2014.08.26 16:36
http://blog.daum.net/ilhyangacademy/613               



     

월간미술 7월호 제 5회


책거리의 세계 (하)






  책가도는 18세기 후반 책을 통해 문치(文治)를 하려는 정조(正祖)의 구상에 의해 화원이 제작한 것이 시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다보각경(多寶各景)이나 다보격경(多寶格景)을 본떠서 조선에 걸맞은 형식을 만든 것이 책거리라 한다. 다보각경 같은 장식장에 도자기, 청동기, 옥 등 귀한 물건을 진열해 놓은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정조는 신한평(申漢枰)과 이종현(李宗賢)이 책거리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귀양을 보냈을 정도로 책가도에 대한 애착이 강하였다. 또한 당시에는 한때 사대부들의 사랑방에 책거리 그림을 두었는데 김홍도(金弘道)가 이 기법에 뛰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홍도가 제작한 책가도는 전하지 않고, 이보다 일, 이십년 뒤에 궁중화원 장한종(張漢宗)이 제작한 「책가도병풍」이 경기도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장한종의 「책가도병풍」는 휘장이 쳐진 책가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당시 도입된 서양화법인 선투시도법(linear perspective)에 음영법(shading technique)을 사용하여 입체적이고 깊이 있게 표현했다.


  19세기에는 궁중화원 이형록(李亨祿, 1808∼?)이 책가도로 유명했다. 그의 책가도는 구도가 짜임새 있고, 색채가 중후하며, 표현이 매우 섬세한 특징이 있다. 이형록은 57세인 1864년에 이응록(李膺祿), 64세인 1871년에 이택균(李宅均)으로 두 번 개명했는데, 특히 이택균의 이름을 사용한 책거리는 배경의 바탕을 청색으로 처리하여 이전의 시기와 화풍 상 뚜렷하게 구분된다.


  궁중화풍의 책가도는 19세기 민화로 확산되면서, 책가가 있는 책거리보다 책가가 없는 책거리가 더 성행했다. 그것은 민화 책거리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책가가 있는 것보다는 책가가 없이 책을 비롯한 기물들을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것을 담기 위해 책을 비롯한 기물들을 응집해서 그리고 평면적인 공간으로 표현하는 등 서민 취향에 부응한 변화를 보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요즈음의 모든 민화 책에는 흔히 이상의 글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민화 연구자들의 글을 처음으로 인용해 봅니다. 이런 글을 읽으면 이 연재에서 필자가 쓰는 내용이 그 이전과 얼마나 다른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의 글은 민화를 공부하지 않은 모든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사실들입니다. 그런데 민화 작품에 대한 설명은 그다지 없어서 많아야 서너 줄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중국에서 그 기원을 찾으려합니다. 그런 기원의 문제를 찾아서 연구하면 우리나라 독자적 독창적 성격이 반감됩니다. 우리나라 모든 조형미술은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어떤 작품이 출현하면 기원을 중국에서 찾아내는 것을 큰 연구 성과로 여깁니다. 그것은 연구가 아닙니다. 자료 찾기이고 누구나 공유해야 할 기본적인 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작품의 분석과 해석을 여러 각도로 시도해야 하는데 그런 의도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김홍도가 책거리를 잘 그렸다고 하는데 김홍도는 그림은 잘 그리나 ‘민화양식의 그림’은 그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글에서 ‘책가가 있는 책거리’는 ‘책가가 있는 책가도’로 바꾸어 써야 합니다. “민화 책거리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이란 말도 옳지 않습니다. 이형록 화원도 작은 병풍의 책거리를 그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4회에서는 8폭 병풍 책거리 가운데 첫 번째 한 폭만을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폭에서 도상들을 몇 가지들만 선정하여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모든 병풍을 자세히 분석하면 한 편의 논문이 될 만큼 긴 글이 될 것입니다. 지난 회에서 보다시피 책거리에는 우리가 몰랐던 상징들이 가득 있어서 처음으로 해석하여 보니 책거리가 단지 책이나 그릇들을 쌓아 놓은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이러한 해석은 고구려 무덤벽화나 불화 등 새로운 연구의 바탕 위에 쓰여 지고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필자가 하는 작업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면 『수월관음의 탄생』(글항아리, 2013년)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책거리의 상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구려 벽화를 깊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동안 회화사를 전공하는 많은 학자들이 고구려 무덤 벽화에 대하여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내었습니다. 그런데 필자가 고구려 벽화를 연구하여 보니 벽화에서 무엇인지 몰랐던 조형들이 전체의 80%나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안 후, 10년째 연구하면서 그 무엇인지 몰랐던 80%가 거의 다 풀리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는 바로 빙산(氷山)의 일각(一角)만 보았던 것이고 그 바다 밑의 크기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산은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른 바 무의식(無意識)의 세계일지도 모릅니다. 그 이래 모든 장르에 걸쳐 논문들을 쓰고 저서를 내고 강연을 하고 일향연구원에서 매 주 강의를 하면서 그 무엇인지 몰랐던 80%가 그대로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내려왔음을 알며 필자 스스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역사적으로 회화나 조각, 공예, 건축, 복식 등의 조형들의 20%만 보고 미술사를 연구하여 온 셈이다. 결국 이 민화 연재에서는 우리가 무엇인지 몰랐던 80%를 분석하여 그 진실을 밝히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20%마저 오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2년 동안 미술사학의 틀린 용어를 바로 잡는 작업을 신문에 연재하여 왔는데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지만, 언제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를 만큼 틀린 용어들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 연재에서 필자가 설명하는 내용과 용어들이 낯설어서 읽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20%로 쓰면 읽기 쉽지만 우리가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무엇인지 몰랐던 것을 설명하려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만큼, 여러분도 더욱 노력해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이 연재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종전의 지식을 가지고는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여러분이 함께 노력하여 크게 탈바꿈해야 합니다. 필자가 민화의 세계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삼국시대의 미술과 고려시대의 불화와 금속공예와 도자공예, 조선시대의 불화와 도자기를 연구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도 1. 이형록 책가도(리움제공)



     그러면 책거리로 돌아가 봅니다. 우선 위에 든 궁중화원의 책가도를 살펴봅니다. 삼성 리움 소장의 그림 전체는 가로  cm, 세로    cm여서 부분만 보여드립니다. 똑같은 규격의 작은 사각형 칸들로 이루어진 대형 서가에 작은 칸 마다 책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자로 그은 선들이라 생동감이 없습니다.(도 1)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다른 칸에는 기물만 있는 것도 있고, 어떤 칸에는 서책과 기물이 같이 있기도 합니다.(도 2) 서책 옆에 꽃병이 아니라 만병(滿甁)이 있는데 그릇 몸에 제1영기싹 영기문 셋이 싸고도는 영기문이 셋 있습니다. 삼태극(三太極)을 선으로만 그린 것이지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꽃가지를 꽂아놓았는데 영기꽃이지요. 옆의 작은 바위도 영기문으로 영화시켰습니다. 그러므로 이형록은 이미 영기문을 알고 있었으나 자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도 2. 이형록 책가도(리움제공)




  그런데 그림 그리는 기법이 평면적인 종이 위에 3차원적으로 선원근법(線遠近法)을 이용하여 환영 효과를 나타낸 '입체적'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소실점(消失點)이 있어 그것으로 뻗어나간 선들로 인해 입체적으로 보이게 되는데 서양 르네상스시기에 발견된 '원근법'에 의한 하나의 재현 방식입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서양기법의 입체적인 표현에 열광합니다. 고구려 벽화를 비롯하여 고려와 조선 불화는 모두 평면적이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입체적인 작품을 갈망해 왔는데 그것이 바로 타락의 징조입니다. 불화를 입체적으로 그리면 수원 용주사 대웅전의 후불탱(後佛幀)처럼 속화된 그림으로 변하여 경배의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가장 영적인 그림은 모두 평면적입니다. 가장 영적(靈的)인 존재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음영(陰影)이 없으며 그림자가 없습니다. 가장 성스러운 것은 평면적으로 표현해야합니다. 민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것은 평면적이기 때문입니다. 원근법을 철저히 지킨 이형록의 책가도에는 현실의 것처럼 보여 영화된 세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8폭 병풍 책거리를 지난번에는 제1폭만 다루었는데 나머지 폭들에서 몇몇 도상들만 선정하여 분석해 보겠습니다.


  


제2폭 2-1, 2-1-1. 


만병 옆 뒤에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가 있고 그 바위에서 영기꽃이 생기고 있습니다. 바위 뒤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위에서 영기꽃이 화생하고 있습니다. 바위 역시 만물생성의 근원이므로 영화된 바위에서 영기꽃이 화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란꽃이라 하겠지만 붕긋붕긋한 형태의 꽃은 영기꽃이고 그 꽃모양에서 세 갈래 잎이 발산하고 있습니다. 세 갈래 잎은 제3영기싹 영기문을 구상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차차 증명하여 갈 것입니다. 채색분석하지 않으면 조형의 성립과정을 알 수 없으므로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제 2폭 2-1




제 2폭 2-1-1




   제 3폭, 도 3-1, 3-1-1. 


천의로 매듭을 맺은 만병 표면에는 물을 상징하는 육각형 무늬와 역시 물을 상징하는 제1영기싹 영기문들이 반반씩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꽃병이 아니고 만병이라는 증거입니다. 만병에서 제3영기싹 영기문이 세 개 솟아나오고 각각 잎모양 영기문들이 발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파초모양 영기문이 세 갈래가 솟아나오는데 가운데 새순이 곧게 올라갑니다. 파초모양을 자세히 보면 중간에 한 번씩 끊어졌다가 이어지는 생명의 생성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끝은 번엽(飜葉)으로 끝맺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보이는 파초가 아닙니다.





제 3폭 3-1




제 3폭 3-1-1





   제 3폭, 도 3-2, 도 3-2-1. 


   만병에서 제1영기싹 영기문이 연이어 생겨나는 놀라운 도상입니다. 바로 이러한 영기문이 생명생성의 원리를 가장 추상적으로 표현한 조형입니다. 병에 꽂은 풀이 아닙니다. 그리고 병에는 둥근 원이 그려져 있으며 그 가운데에 중앙에 빨간 보주를 둔 영기꽃이 피어있으며 역시 영기꽃에서 잎모양 영기문이 강력히 발산하고 있습니다. 그냥 단순한 들꽃이 아닙니다. 흐리게 표현한 둥근 원은 만병이 보주라는 것을 상징합니다. 즉 보주에서 발산하는 영기문을 이렇게 도자기 병에 풀을 꽂아 놓듯이 표현하였으니 그 근원을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제 3폭 3-2




제 3폭 3-2-1




   제 3폭, 도 3-3, 도 3-3-1. 


   왜 책갑을 열어 안을 보이게 했을까요? 책갑 안에는 진리를 쓴 책들의 상자가 있으며 책 상자에서 강력한 제1영기싹 영기문들이 사방으로 확산하는 조형이 표현되어 있는데, 화가는 그 놀라운 조형적 진리를 사람들에게 보이게끔 하려고 책갑을 열어 보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책갑에 그려진 영기문이 더욱 엄청난 것입니다. 二重(이중)의 둥근 원이 무량보주입니다. 큰 동심원(同心圓)이기 때문입니다. 보배로운 보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지도 모르나, 옛 사람들은 우주의 생명력을 압축한 것을 보주라고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이미 끝에 보주라는 말과 어울리는 합성어로 나타내므로 사람들은 보석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 보주 안에는 중앙에 씨방을 나타내는 제3영기싹 영기문이 있는 영기꽃이 있으며 그로부터 발산하는 크고 작은 빨간 보주들이 주변에 있습니다. 보주를 나타내는 이중의 원 안팎에 영기문들이 발산하고 있습니다. 모두 제1영기싹들 영기문을 면으로 넓게 전개한 영기문들입니다. 책갑이 무엇인지 웅변으로 보여주는 도상입니다.






제 3폭 3-3.






제 3폭 3-3-1






제 3폭 전면





  제 4폭, 도 4-1, 도 4-1-1 


   책갑 안에 있는 파일 같은 겉에 영기문을 표현하고 있는데 밑에 있는 것은 제1영기싹 영기문이 사방으로 확산하는 것이고, 위 것은 여러 번 말린 제1영기싹 영기문들이 가득 찬 것입니다. 중간 책 파일 위는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그 앞, 즉 아래 책 파일 위에 접시가 있는데 접시 밖의 표면에는 위아래에 제1영기싹 영기문들이 덩어리를 이루어 산발적으로 배치했으므로 만병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만병 위에는 붕긋붕긋한 영기문들이 수북이 쌓여져 있습니다. 물론 모란처럼 보이지만 모란이 아니고 영기문인데 바로 이 도상이 우리가 모란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 모란이 아님을 증명하여주는 좋은 예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즉 제3폭 3-1의 책갑의 보주 안팎의 영기문과 같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 4폭 4-1




제 4폭 4-1-1




  제4폭 4-2, 4-2-1. 


   만병과 만병에서 화생한 두 가지 영기문들입니다. 지금까지 무엇인지 보이지 않았던 도상입니다. 그러나 필자가 독자적으로 개척한 채색분석을 통한 조형분석과 조형해석을 시도해 보면, 가운데 것들은 그저 꽃 같지만 무량보주를 상징한다는 것은 이미 ‘틀린 용어바로잡기’에서 증명했습니다. 그 영기꽃에서 잎모양 영기문이 발산합니다. 양쪽의 것은 제3영기싹 영기문이고 역시 그 조형에서 잎 모양 영기문이 발산합니다. 그러면 왜 항상 진리를 쓴 서책이 우주에 충만한 영기를 압축한 보주의 성격을 지닌 접시(그릇)에서 화생한 영기문과 함께 있을까요? 여러분, 고요히 생각해 보면 그 상징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 4폭 4-2




제 4폭 4-2-1





   제 5폭 5-1, 5-1-1. 


   책거리에 자주 등장하는 도상으로는, 모든 책거리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탁자가 있습니다. 맨 밑에 길고 넓은 낮은 탁자, 작고 낮은 탁자, 좁고 높은 탁자 등 여러 형태의 탁자들을 두고 탁자 위에 책갑은 물론 등잔, 만병 등이 놓입니다. 모든 병풍에는 다양한 탁자들이 보이는데 곡선적이고 직선적인 형태 등 다양하고 사각형, 육각형 등 평면 모양도 다양합니다. 탁자들이 없는 폭도 있습니다. 탁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리들이 모두 제1영기싹 영기문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다리와 이어진 전체의 선은 아름다운 영기문을 이룹니다. 그 안의 공간은 또한 여러 형태를 이루는데 탁자에서처럼 터진 공간이 있는가 하면, 막힌 공간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우리는 안상(眼象)이란 용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안상이란 용어는 ‘틀린 용어 바로 잡기’에서 ‘영기창(靈氣窓)’임을 이미 자세히 설명한 바 있으므로 여기에서 반복하지 않습니다. 그 용어는 쓰면 안 되는 터무니없는 용어입니다. 막히거나 터지거나 간에 영기문으로 이루어진 윤곽 안은 광활한 우주 공간입니다. 그 안은 충만한 대생명력이 가득 차 있으므로 영기창은 생명생성의 근원을 상징합니다. 고구려 무덤벽화의 주인공인 부부가 평상 위에 앉아 있는데 평상에 물을 상징하는 영기문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있으므로, 그 도상은 부부의 영기화생을 상징합니다. 이 책거리에서도 제1영기싹으로 이루어진 다리를 가진 탁자들에서 모든 책갑과 만병들이 영기화생하는 장대한 광경을 보여줍니다. 그것도 모자라 여러 만병들을 탁자 밑에도 놓아두고 있습니다.





제 5폭 5-1






제 5폭 5-1-1





  제 6폭 6-1, 6-1-1, 


   여기에는 한 탁자는 영기문 다리로도 부족하여 탁자의 두꺼운 판 부분에 제1영기싹들을 붕긋붕긋하게 만들어 강력한 영기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표현을 위해 판을 두껍게 만들었군요. 바닥에 만병도 있습니다. 만병 표면에 역시 둥근 모양을 나타내어 보주를 상징하고 둥근 모양 주위에 영기의 파장이 퍼져나갑니다. 바닥에 먹과 붓은 왜 있을까요? 먹과 붓으로 책갑 안의 책들에 진리를 쓰기 위하여 있으므로 먹과 붓 역시 만물의 근원을 이룹니다.  






제 6폭 6-1






제 6폭 6-1-1





  제 7폭 7-1, 7-1-1.


    책갑 위에 보자기가 덮어져 있습니다. 보자기 양쪽 끝도 영기화되어 제1영기싹을 이룹니다. 그런데 그 보자기 위에 파도문이 있고 바위산이 세 개 있습니다. 아, 삼신산의 영기화생입니다! 더구나 진리의 책갑 위에 있습니다. 삼신산은 중국의 동쪽 바다에 있다고 하는 신선세계를 보여줍니다.  





제 7폭 7-1.





제 7폭 7-1-1





   제 7폭 7-2. 


   두 개의 만병이 있는데, 주전자에는 표면에 온통 제1영기싹 영기문들이며, 다른 또 하나의 만병에는 절반에는 육각형, 다른 절반에는 제1영기싹 영기문들이 그려 강력한 영기가 수평으로 뻗쳐 나가도록하였습니다. 이 도상은 채색분석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만큼 명료합니다.






제 7폭. 2-1. 부분, 만병들






   제 8폭 8-1, 8-1-1.


 책갑 위에 해태가 놓여 있는데 용도를 알 수 없습니다. 해태의 몸에는 책갑에서처럼 온통 제1영기싹 영기문입니다. 해태란 용과 속성이 같아 만물생성의 근원인 물을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머리 위의 만병이 화생할 수 있습니다. 옆에 생황이 공중에 떠 있는데 민화라는 영기화생의 세계는 시공을 초월하여 책갑도 공중에 떠 있기도 합니다. 원래 생황은 통 속에 있는데 여기서는 마치 주전자처럼 표현하여 마치 만병에서 생황이 영기화생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하여 생황의 만병에 제1영기싹 영기문들을 그려 넣었습니다. 




제 8폭 8-1




제 8폭 8-1-1







  제8폭 8-2, 8-2-1. 


   책갑 표면에 온통 제1영기싹 영기문들입니다. 진리에서 발산하는 강력한 영기문들입니다.






제 8폭 8-2.




제 8폭 8-2-1






  제 8폭 8-3. 


   탁자의 다리가 직선적이지만 끝은 제1영기싹 영기문입니다. 탁자 두꺼운 판 측면부분에 물결무늬를 그려 넣었습니다. 물을 상징하는 추상적 동심 반원형 파도문이 있으며 그 위로 구상적 파도무늬가 힘찹니다. 이렇게 탁자에 물을 상징하는 조형을 나타냄으로 해서 그 위에 수많은 책갑과 만병들이 영기화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 8폭 8-3






제 8폭





     이상으로 2회에 걸쳐 8폭 책거리 병풍의 도상들을 조형분석해 보았습니다. 모든 도상을 분석하면 한 편의 논문이 됩니다. 수많은 증명 자료를 함께 다루면 한 권의 저서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민화는 지극히 풍부한 상징의 숲입니다. 책거리는 단지 책이나 그릇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만물생성의 근원인 진리를 먹으로 쓴 도교경전이나 유교경전 등 고전들이 있으며, 우주에 가득 찬 대생명력을 압축한 만병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주에 충만한 진리는 우주에 충만한 대생명력을 문자언어로 표현한 것이며, 화가들은 그 진리를 영기문과 영기화생의 광경을 조형언어로 표현하여 현실의 광경을 고차원으로 영화시킨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 것입니다. 세계에서 필자가 처음으로 조형언어를 해독해 내었기에 이런 글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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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강우방 교수님의 글 중에서 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