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감으로 새긴 고대의 권력과 권위 <한국의 고대상감-큰 칼에 아로새긴 최고의 기술>

2016. 1. 27. 23:01美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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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감으로 새긴 고대의 권력과 권위 <한국의 고대상감-큰 칼에 아로새긴 최고의 기술>


 

전 시 명 : 한국의 고대상감-큰 칼에 아로새긴 최고의 기술
전시기간 : 2015.12.16.-2016.2.28.
전시장소 : 국립공주박물관








   50줄을 넘긴 장년들이 소년 시절을 보내던 때에 다분히 검에는 로망이 담겨 있었다. 『라면을 끓이며』의 작가 김훈의 부친 김광주가 쓴 무협지『비호(飛虎)』를 보면서 중원(中原)의 고수들이 벌이는 현란한 검술을 동경하곤 했다. 또 홍콩영화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를 보고 너덜너덜한 란닝구 사이로 한 팔을 집어넣고 외팔이 검객의 흉내를 내면서 넘어가는 저녁 해를 맞이하기도 했다. 


   검은 한 세대 전만 그렇게 위대했던 것은 아니다. 고대의 무덤 속에서 출토되는 검 역시 막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시대 검은 권력이었다. 동시에 위엄이었으며 권위를 상징했다. 그런 만큼 출토되는 검에는 당시로서는 첨단 기술과 최고 수준의 장식이 가해져 있다.








용봉문 환두대도(龍鳳文環頭大刀) 환두 부분과 면상감 확대 부분
백제시대, 천안 용원리1호 출토, 길이 79.0cm, 1998년 발굴 국립공주박물관 




   그 대표적 기술이 상감(象嵌)이다. 상감은 기물의 표면에 홈을 파 본래 재질과 다른 금속 등을 넣어 호화로운 장식효과를 연출하는 공예 기법이다. 이는 서역 기원으로 중국에 전국시대 전후로 전래된 것으로 전한다. 처음에는 제기에 사용되던 것이 곧장 권력과 권위의 상징인 검에 적용된 것이다. 







은상감 환두대도(銀象嵌環頭大刀) 환두와 손잡이(炳頭) 선상감 부분 
백제시대, 천안 용원리5호 출토, 길이 78.5cm, 1998년 발굴 국립공주박물관




   삼국시대의 유물 가운데 검이 적지 않다. 그러나 모든 검이 모두 상감으로 장식된 것은 아니다. 특히 고구려 지역 출토의 검에는 상감장식이 거의 없다고 한다. 집중되는 것은 백제이다. 그리고 그것이 신라, 가야 등으로 전파됐다. 





 
삼엽문(三葉文) 환두부분의 CT 사진과 선상감 X-선 확대
백제시대, 서산 부장리7호 출토, 길이 80.7cm, 2004년 발굴, 국립공주박물관 




   이 전시는 고대 상감의 기법적 요소와 현란한 장식 솜씨를 칼을 대상으로 재조명한 전시이다. 특히 칼 손잡이 끝이 둥글게 처리된 환두(環頭)형 칼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둥글게 말린 외곽 안쪽에능 동물 등 여러 문양이 조형돼 있다. 상감 문양은 이 자체가 아니라 외곽을 둘러싼 고리 그리고 칼자루 부분에 집중돼 있다. 





봉황문환두대도와 환두부 봉두 상감   
가야시대, 합천 출도 길이 80.5cm 1985년 발굴, 경상대학교 박물관 




   최근의 미술사 연구는 전체에서 부분으로 거대에서 미세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 전시 역시 고대 환두형 장검의 한 부분인 상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 속에 문양과 기교에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시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창녕 출토 규두대도(圭頭大刀)의 상감 문양 




   연구도 그렇지만 전시 역시 보다 설명적이고 이해를 위해 애쓰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일반의 흥미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녹슨 검 사이로 화려한 상감의 고대 검이 등장했더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잘 생긴 검은 아무래도 녹슨 철 조각보다 보는 이의 로망을 자극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6.01.27 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