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25) 최경수 - 막사발을 그리는 화가
2016. 1. 30. 03:36ㆍ美學 이야기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25) 최경수 - 막사발을 그리는 화가
2015/11/09 08:28 등록 (2015/11/09 10:54 수정)
![](http://www.news2day.co.kr/n_news/peg/news/20151105/P8J35PIOieL2DRZPRcZRiomFzmamYIlcbvmaJ4CF-1446686239.jpg)
▲ 하늘소리 - 淸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서양화가 최경수의 신작 '하늘소리, 염원'이 나왔다. 이번 작품은 한자의 육서(六書) 중 하나인 상형문자를 기본으로 하늘과 막사발의 염원을 그렸다.
그림의 상형은 정확히는 전서체로 주나라 때 솥이나 동종등에 새기던 금문(金文). 즉 쇠문자이다. 작품의 글자는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청, 산, 용, 부, 고, 잠자리, 락, 인, 무'이다. 맑을 청과 산, 용, 아비 부, 잠자리와 즐거울 락, 사람 인과 없을 무이다. 자연과 사람, 사람의 인생과 그 일생의 염원을 담은 작품이다.
그의 작업실은 김천시 감문면의 해발 400m에 위치한 '항소재'라는 흙집이다. 해발 400에서 800m사이에 하늘이 가장 맑게 보인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스모그와 네온의 간접조명 탓에 하늘의 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없다.
약 10년간 작업활동을 하던 무을마을이 재개발되면서 예전의 정취를 잃어버리자, 작가는 작업에 더 적합한 환경을 찾기 위해 이곳으로 떠나왔다. 여기에 정착한지도 올해 12년째라고 하였다.
자연이 자연을 버리고 점점 도시화되는 것에 그는 안타까워했다. "우리 모두는 집에서 태어났어요. 고향이 다 있었지.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산부인과가 고향이야. 흙의 정취가 없어. 아파트에서 삭막하게 경쟁하며 사는거야. 그러니 애들이 어떻게 되겠어? 정신병이 오고, 아들이 아버지를 칼로 찌르기도 하고 그런 세상이 되는거야"
그림의 상형은 정확히는 전서체로 주나라 때 솥이나 동종등에 새기던 금문(金文). 즉 쇠문자이다. 작품의 글자는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청, 산, 용, 부, 고, 잠자리, 락, 인, 무'이다. 맑을 청과 산, 용, 아비 부, 잠자리와 즐거울 락, 사람 인과 없을 무이다. 자연과 사람, 사람의 인생과 그 일생의 염원을 담은 작품이다.
그의 작업실은 김천시 감문면의 해발 400m에 위치한 '항소재'라는 흙집이다. 해발 400에서 800m사이에 하늘이 가장 맑게 보인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스모그와 네온의 간접조명 탓에 하늘의 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없다.
약 10년간 작업활동을 하던 무을마을이 재개발되면서 예전의 정취를 잃어버리자, 작가는 작업에 더 적합한 환경을 찾기 위해 이곳으로 떠나왔다. 여기에 정착한지도 올해 12년째라고 하였다.
자연이 자연을 버리고 점점 도시화되는 것에 그는 안타까워했다. "우리 모두는 집에서 태어났어요. 고향이 다 있었지.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산부인과가 고향이야. 흙의 정취가 없어. 아파트에서 삭막하게 경쟁하며 사는거야. 그러니 애들이 어떻게 되겠어? 정신병이 오고, 아들이 아버지를 칼로 찌르기도 하고 그런 세상이 되는거야"
적막한 산속에 홀로 앉아있는 흙집, 그곳에서 하늘을 보고 세상의 갖은 마음을 담은 그림을 그린다. "갈수록 어려워요. 이게 시간이 간다고 쉬워지는게 아니야. 처음에는 표상을 그리지, 대상을 베끼는 거야. 그런데 이제는 마음을 그려야 한다고! 사람의 심상을 그려야 하니 그게 쉽겠어?"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기 위한 화가의 분투, 오십이 넘게 그려도 여전히 가물가물한 세계, 닿을 듯 여전히 만져지지 않는 그림은 그의 인생 최대의 화두이자 업(業)이라고 하였다.
인근의 마을에서도 1.5km를 더 가야 그의 작업실 '항소재'가 나온다. 십년째 우편배달을 해오는 오십을 넘은 사내가 우편물을 주기 위해 한번씩 오갈 뿐 인적이 끊긴 그곳에서 業과의 지리한 싸움이 이어져오고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그것을 멀리하면 병이 오고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생긴다. 얼마전에 마당의 잡풀을 뽑다가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잠자리 한마리가 날아와 팔뚝에 앉았다고 했다. 손사래를 쳐서 쫓았지만 다시 날아와 팔뚝에 앉았다고. 그는 나무에 기대어 쉬고, 잠자리는 그의 팔뚝에 앉아 쉬었다고 했다.
경계심이 없는 無의 마음, 그것은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자세이고, 가장 순수에 가까운 사람의 마음이라고 하였다.
그는 막사발의 작가다. 그 옛날 민초들의 밥그릇도 되고, 술주발도 되었다가, 이빨이 빠지면 개밥그릇으로 쓰기도 했던, 인간의 밥과 물을 담았던 그 막사발을 그린다. 곧 하늘을 그린다. 그곳에는 염원이 담긴다고 하였다.
새벽에 일어나 맑은 정한수를 한그릇 떠놓고 자식들의 건강을 하늘에 빌던 어머니의 마음. 그 순결하고 성스러운 마음을 담기위해 순백으로 광활한 캔버스위에 염원을 새긴다.
작업을 할 때 순조롭게 풀리지 않거나 몸담은 삶과 이상 사이에 괴리가 생길 때, 한번쯤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을 후회하게 되어 본적이 없었냐고 물으니 그는 말했다. "다 운명이야. 처음부터 그렇게 되도록 태어난거지. 인간이 운명을 거스를 수가 있겠어" 라며 멋드러진 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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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소리 -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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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소리 - 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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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소리 _ 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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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소리 - 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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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소리 - 잠자리
![](http://www.news2day.co.kr/n_news/peg/news/20151105/a19Awu80ywkS2a31W0AQ667zvTG07F2r8f7hmHl1-1446686465.jpg)
▲ 하늘소리 - 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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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소리 - 人
![](http://www.news2day.co.kr/n_news/peg/news/20151105/sHl802Nx6ocPJtSUhU5P4f4Y9auoxl7Q4h9Fjor5-1446686504.jpg)
▲ 하늘소리 - 無
![](http://www.news2day.co.kr/n_news/peg/news/20151105/V1d98zuzi3B6EJPT8Lf62nfybI842whGgzXNkw7E-1446686544.jpg)
· 최경수 崔敬壽 Choi Kyung Soo
· 경북대/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 개인전 32회
· 이메일 hangsojae@hanmail.net.
<글 : 수필가 윤혜영 geo0511@hanmail.net>
![](http://www.news2day.co.kr/n_news/peg/news/20151105/tOtpFXkZolUX5LxDjVK79H8poy3cQ2bCFTrr9O7j-1446686566.jpg)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
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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