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사리장엄 제작기술은 동아시아 불교문화 결집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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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 사리장엄 제작기술은 동아시아 불교문화 결집체국립부여문화재연, 10월16일


고궁박물관서 국제학술대회
동아시아 불교문화 연관성도


송지희 기자  |  jh35@beopbo.com
승인 2015.10.19  15:55:51
  

▲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 내에서 발견된 금동사리호와

사리호 안에 봉안됐던 사리와 구슬들.




   부여 능산리사지와 왕흥사지, 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2009년 출토) 등 백제 사리장엄에 담긴 가치를 고대 동아시아 불교문화 교류 측면에서 재조명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이 10월16일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가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백제 가람 내 불탑과 사리장엄의 구조적 연관성부터 불교 신앙을 중심으로 본 백제 사리관, 사리장엄구의 형식과 종류 등 기법 연구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배병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 ‘사비시기 가람의 불탑과 사리장엄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미륵사지와 왕흥리사지, 능산리사지 등 13개 백제 불탑과 불탑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과의 연관성을 건축학적 측면에서 연구해 발표했다. 배 소장은 “불탑의 중심이 되는 심주와 사리장엄의 변화는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특히 불탑마다 각기 다양한 특징을 드러낼 뿐 아니라 건축법에 따라 봉안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제시대 건축기술의 수준이 대단히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흥사지와 미륵사지 사리공양품의 재검토’를 주제로 발제한 한송이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연구원 은 사리공양품 가운데 외래에서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은 유물들에 주목했다. 특히 왕흥사지에서 발견된 옥벽(玉壁)오수전(五銖錢, 고대 중국 화폐), 흑옥(黑玉) 장식품 등은 중국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미륵사지 사리공양품으로 확인된 진주 구슬은 페르시아만 일대, 인도와 스리랑카 주변 지역 및 중국 등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측했다. 한 연구원은 “왕흥사지와 미륵사지의 사리장엄은 명확한 연대에 기초해 백제사 연구를 전환하는 중심이 될 정도로 대단한 발견”이라며 “무엇보다 이중 중국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일부 유물은 당시 백제의 대외 교류 양상과 그것을 받아들여 발전시킨 생산 기술력의 결집체로 개별유물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경미 부산외국어대 교수 ‘금공기법을 중심으로 본 한국 고대 사리장엄구의 특징’ 주제발제를 통해 백제 사리기와 장엄구의 뛰어난 기법에 초점을 맞췄다. 주 교수는 “한국 고대 사리장엄구들은 각각 사리기가 제작된 동시대 유물 중 가장 뛰어난 공예기법과 미술양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또 동일한 형식의 사리기일지라도 시대와 용도에 따라 다른 기법을 이용하는 양상이 있는데 이는 당시 장인들이 기물을 가장 유용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그때마다 다른 제작 기법을 활용하고 개발해 제작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주 교수는 사리기를 만든 장인과 장인의 역할에 대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도 함께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중앙승가대 오인 스님 ‘경전에 보이는 사리관-불교사상과 방편에서의 시각’, 란완리 중국 서북대 문화유산학원 교수 ‘고대 중한 사리장엄에 관한 비교연구’, 미타 카쿠유키 도쿄국립박물관 연구원 ‘백제 사리장엄미술을 통해 본 법륭사 전래의 공예작품’ 등이 발표됐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15호 / 2015년 10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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