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35) 오후의 홍차 - 경주 티룸 바이11 체스터필드웨이
2016. 2. 5. 03:48ㆍ美學 이야기
[수필가 윤혜영의 문화산책] (35) 오후의 홍차 - 경주 티룸 바이11 체스터필드웨이
2016/01/19 16:18 등록 (2016/01/19 16:18 수정)
![](http://www.news2day.co.kr/n_news/peg/news/20160119/BURywJ979YKsFSeK3e6Hlz23UXCY3PhC60hPA4yC-1453187718.jpg)
▲ Tea room by 11 Chesterfield way 경주시 성건동 456-3번지 [사진=윤혜영]
(뉴스투데이=윤혜영 선임기자) 어떤 날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 고요히 홍차 한잔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을 때가 있다.
미혼 시절에는 홍콩으로 자주 여행을 다녔는데 그곳에서 특히 좋아했던 일이 애프터눈티 전문점에서 홍차 한잔으로 오후의 호사를 누렸던 일이다. 지금은 그만큼 시간의 여유가 없기도 하고 홍콩이 옆동네처럼 가까운 곳도 아니라 자연스레 커피로 대체하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경주시 성건동에 홍차 전문 Tea Room이 오픈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후딱 다녀왔다.
"Tea room by 11 Chesterfield way'는 영국식 파인다이닝 'Chesterfield way11'을 운영하는 김정환셰프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체스터필드웨이11은 셰프가 영국 르꼬르동 블루에서 요리수업을 받을 때 하숙하던 집의 주소라고 한다.
실내는 회색과 갈색을 주조로 톤다운하여 아늑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풍긴다. 앤틱한 가구들과 도자기들은 모두 전시와 판매를 겸한다.
미혼 시절에는 홍콩으로 자주 여행을 다녔는데 그곳에서 특히 좋아했던 일이 애프터눈티 전문점에서 홍차 한잔으로 오후의 호사를 누렸던 일이다. 지금은 그만큼 시간의 여유가 없기도 하고 홍콩이 옆동네처럼 가까운 곳도 아니라 자연스레 커피로 대체하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지인으로부터 경주시 성건동에 홍차 전문 Tea Room이 오픈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후딱 다녀왔다.
"Tea room by 11 Chesterfield way'는 영국식 파인다이닝 'Chesterfield way11'을 운영하는 김정환셰프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체스터필드웨이11은 셰프가 영국 르꼬르동 블루에서 요리수업을 받을 때 하숙하던 집의 주소라고 한다.
실내는 회색과 갈색을 주조로 톤다운하여 아늑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풍긴다. 앤틱한 가구들과 도자기들은 모두 전시와 판매를 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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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는 골든베르크 변주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구석자리에 조용히 앉아있으니 검은색 정장을 입은 매너저가 다가와서 주문을 도와준다. 나는 다즐링으로 Muscatel Autumnal Flush를 주문하였다. 잠시후 하얀 장갑을 낀 매너저가 차를 가지고 와서 짧은 설명을 한 후 찻잔에 황금빛 홍차를 따라주었다.
차와 함께 따라나오는 쁘띠뿌(Petit Four)가 귀엽다. 쁘띠뿌는 홍차와 함께 먹는 과자종류로 이곳에서는 그레놀라, 머렝, 페스츄리스틱, 브라우니, 마들렌의 구성을 취하고 있었다.
차와 함께 따라나오는 쁘띠뿌(Petit Four)가 귀엽다. 쁘띠뿌는 홍차와 함께 먹는 과자종류로 이곳에서는 그레놀라, 머렝, 페스츄리스틱, 브라우니, 마들렌의 구성을 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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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역사는 중국에서 시작되었다. 기원전 2700년경부터 차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는데, 중국의 '신농황제'가 몸의 해독작용을 위해 백비탕을 끓여 찻잎을 우려 마셨다는 설이 최초라고 전해진다.
영국에서 차문화가 보급되기 시작한것은 17세기 후반 스튜어드 왕조 대로 찰스 2세왕의 즉위 시기부터이다. 왕족과 귀족들이 티타임을 가지면서 점차 서민층으로 확대되었다.
영국에서 차문화가 보급되기 시작한것은 17세기 후반 스튜어드 왕조 대로 찰스 2세왕의 즉위 시기부터이다. 왕족과 귀족들이 티타임을 가지면서 점차 서민층으로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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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찻집은 '트와이닝'사가 열었으며 여성은 출입할 수 없었다.
홍차는 차나무 잎을 딴 후, 산소와 접촉시켜 산화시키는 방법으로 만든다.
홍차는 차나무 잎을 딴 후, 산소와 접촉시켜 산화시키는 방법으로 만든다.
아삼, 실론, 다즐링, 케냐와 같이 생산지명으로 종류를 구분하고, 향을 첨가하거나 블렌딩하는 방법에 따라 분류되기도 한다. 그리고 오서독스(Orthodox)와 CTC로 나누기도 한다.
홍차의 등급은 FOP, OP, P, PS, S로 나눈다. 이 중 FOP(Flowering Orange Pekoe)가 가장 최상급이다.
홍차이야기를 하다보니 사설이 길어졌다. 그러나 모르고 마시는 것보다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홍차의 등급은 FOP, OP, P, PS, S로 나눈다. 이 중 FOP(Flowering Orange Pekoe)가 가장 최상급이다.
홍차이야기를 하다보니 사설이 길어졌다. 그러나 모르고 마시는 것보다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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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강력한 것을 찾는 요즘 세태에 정중동의 묘미를 즐기는 홍차나 녹차문화는 점점 도태되어 가는 것 같다. 스타벅스와 같은 다국적기업의 빅브랜드가 전세계의 커피문화를 강력하게 잠식하고 있고, 그 이미지의 빠르고 신속함을 추구하는 세대들에게 기다림과 느림의 여유가 필요한 티문화는 어울리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홍차를 좋아한다고 하면 뒷방늙은이의 구질한 취미가 연상되니 말이다.
맛있는 홍차를 흡족하게 마시고 나오긴 했으나, 이곳이 언제까지 존속해있을지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차를 팔아도 장사가 되지 않으면 주인도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취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분위기이다. 교육수준과 문화체험의 증가로 사람들의 이해수준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수의 매니아를 위한 이런 가게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글 : 수필가 윤혜영 geo05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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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남 통영 출생
계간 ‘문학나무(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겨울호를 통해 신인문학상 중 수필 부문 수상자로 등단. 주요 저서로 ‘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화가들이 만난 앙코르와트’ 외 항공사와 증권사, 신문사 및 문화예술지 등 다수에 문화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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