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를 향했던 고려청자의 화려한 외출

2016. 2. 12. 06:50도자 이야기



    새로운 세계를 향했던 고려청자의 화려한 외출  

 문화재사랑 2012.06.14 12:03

 

   여러분, 문어 도사 파울을 기억하시나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독일의 한 수족관의 문어 "파울"은 신통방통 족집게 도사처럼 경기 결과를 맞혀 세간의 집중 받았습니다.

 

 

<문어 도사 파울>

 

 

독일에 문어 도사 파울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서해 깊은 곳에서 수백 년간 잠들어 있던 도자기를 발견한 효자 '주꾸미'가 있습니다!

 

<청자를 빨판으로 붙잡은 채 발견된 주꾸미>

 

지난 2007,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어획을하던 어부의 그물에 자신의 빨판으로 고려청자를 꼭 끌어안고 있는 주꾸미 한 마리가 포획되었습니다. 주꾸미가 살던 깊은 바닷속에서 발견된 우리의 고려청자에는 과연 어떠한 사연이 서려 있었던 것일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고려청자가 어떻게 깊은 속까지 내려가게 되었는지, 그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함께 가보실까요? ^^

 

<청자 모란넝쿨 무늬 조롱박 모양 주전자(12C)>

(사진출처-국립중앙박물관)

 

 

   모두 다 아시듯, 고려하면 청자, 청자 하면 고려청자이죠? 초기 고려(918-1392)청자가 제작되었던 10세기 무렵에는 중국 남방의 월주요(越州窯)의 영향이 지대했습니다. 가마구조, 가마를 만드는 방식, 도자기의 모형 모두 월주요와 월주 청자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며, 11세기에 접어들면서는 점차 중국 북방지역의 도자 기술에 심취하는데요, 특히 번조(燔造), 즉 도자기를 구워내는 방식, 장식 방법과 문양을 따르는 등 새로운 요소들을 대거 수용합니다.

 

 

<고려시대 지도>

 

 

   이렇듯 고려청자에 미친 중국 도자 기술의 영향은 당시 고려와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통해서 추측할 수 있는데요, 건국 초기인 10세기 무렵 고려는 송()과 가깝고 거란을 배척하는 경향이 짙었으나, 10세기 초 거란이 고려를 침공하여 조공 책봉 관계를 수립하여 두 나라의 관계는 가까워지게 됩니다. 국경지대에는 무역기관을 설치해서 무역을 본격화되고 결과적으로 문물 적으로 고려가 거란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한대(東漢代)부터 남송대(南宋代)까지 청자 제작지로 유명한 월주요 산 청자 문물들이 거란 지역에서 발견되는 것을 보아 월주요의 도자 공법이 거란에서도 영향을 주었고 그것이 고려와의 밀접한 정치적 관계에 따라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죠!

 

, 그럼 여기서, 신비로운 푸름을 자랑하면 그 아름다움을 널리 인정받았던 고려청자의 빛깔에 대해서 안 짚고 넘어갈 수 없겠죠? ^^ 청자의 아름다운 푸른색은 청자 유약 내에 함유된 미량의 철분이 고온에서 환원되어 푸른빛을 발하는 것인데요, 이 푸른빛을 잘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요소를 신경 써야 한답니다. 철분의 함유량부터, 유약의 성분, 태의 성분, 가마의 제반 분위기, 가마 내의 위치, 화도의 변이, 가마 불을 때는 나무의 질, 불을 때는 기술, 바람의 부는 방향과 강도에 따라 그 빛깔이 변할 정도로 우리의 고려청자는 참으로 까다로운 제작과정을 수반하죠. 제작과정이 고단한 만큼 또 그 아름다움의 결실이 눈부시니, 고려청자뿐만 아니라 청자를 제작하는 과정 자체가 참으로 값진 우리의 문화유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청자 상감 국화무늬 잔과 잔받침(12C)>

(사진출처-국립중앙박물관)

 

고려청자의 비색은 그 제작 시기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11세기 후반경부터 그 비색이 더욱 아름다워져 12세기 전반기에는 반투명의 은은한 비색을 달성하게 되죠. 얇게 발린 유약에는 빙열이 없고 투광성이 있으면서도 은은하여 얌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12세기 중엽에 이르러 고려청자의 색은 매우 세련되면서 청자 유약이 투명하고 명랑해져서 상감된 문양이 매우 선명하게 보이는데요, 비취색과 회색이 절묘하게 조화된 색을 띱니다. 

 

 

 

<청자 모란 국화 무늬 참외 모양 병(12-13C)>

(사진출처-국립중앙박물관)

 

다음은 고려청자 문양 장식 기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감기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도자기 표면에 무늬를 새기고(음각, 양각), 파인 부분에 백토나 적토를 메워 청자 유약을 입혀 구우면 백토 부분은 백색 무늬로, 적토 부분은 흑색 무늬를 나타나게 되죠. 상감기법은 도자기 장식에 사용되기 전에 이미 나전칠기나 은 입사 공예에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었는데요, 고려시대 장인들은 이러한 기법을 도자기에 도입합니다. 비색유약과 함께 고려청자의 중요한 특징이 되어 세계 도자기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12세기 중엽에 접어들면서 상감 청자가 매우 화려해지면서 크게 유행하게 됩니다.



 

<청자 상감 국화 꽃 줄기무늬 병(12C)>

(사진출처-국립중앙박물관)




청자의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한데요, 아무 무늬가 없는 순청자, 음각 청자, 양각 청자, 인물 혹은 동식물의 형상을 본떠 만든 상형청자, 산화철 성분의 안료로 무늬를 그린 철화 청자, 상감 청자, 붓을 이용하여 적토나 백토로 무늬를 그리는 퇴화 청자, 구리가 주성분인 안료를 사용하여 무늬를 그린 동화 청자, 상감 청자의 유약 표면에 다시 금으로 무늬를 장식한 화려한 금채 청자, 그리고 대리석 무늬를 띈 연리 무늬 청자가 있습니다.

 

 

<청자철유상감화조문사이편호>

(사진출처-국립중앙박물관)

 



   전라남도 신안 해저유물 매장 해역(사적 제274)은 일본으로 가던 중국의 무역선이 침몰당한 해역으로, 이곳에서 중국 원대(元代) 청자류를 비롯한 대외 무역용의 많은 유물이 발굴인양되었는데요, 1976년부터 1984년까지 9년간 10차례에 걸쳐 시행된 발굴작업을 통해 도자기, 금속제품, 석제품, 동전류, 약품, 일용잡화 등 총 22000여 점의 유물이 발굴되었습니다. 이 무역 선박의 침몰연대는 도자기의 양식, 동전, 목간(나뭇조각에 적은 문서)들로 보아 1331∼1350년 사이로 추정됩니다. 발굴된 청자 대부분이 중국에서 제작된 것이었지만 그 속에 7점의 특수 기종의 고려청자가 발견되었던 점은 우리에게 고려시대 청자에 대한,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도자기 무역사의 측면에서 다양한 추측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신안선에서 발굴된 청자는 고려시대 양질 청자의 양대 생산지인 전남 강진 그리고 전북 부안 도요지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측되며 결국 신안선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원으로 수출되었던 고려청자가 일본인들의 주문으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항해하던 중 침몰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신안 해저유물 발굴현장 (1976-84)>

 



   신안선이 항해했던 시기의 고려는 원의 부마국으로 왕과 관리들이 중국을 수시로 방문했고, 왕실에서는 조공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인 상업활동을 하였는데요, 특히 14세기 이후 도자 교역의 비중이 커지며 이러한 사실은 중국의 명주 지역, 강남 일대에서 출토되는 고려청자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송과의 교류가 잦았는데요, 송으로부터 유입된 선종 불교 덕분에 차()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도자기 수요가 늘어났고 당시 일본의 승려들이 고려에 자주 방문한 점을 고려했을 때 고려청자의 일본 유입 가능성, 그리고 일본의 고려청자 수집 수요를 가늠해볼 수 있겠죠. ^^

신안 해저유물 매장 해역 이외에도 1987년 발굴된 보령 죽도 해저유물 매장해역(사적 제321), 1995~1996년 발굴된 무안 도리포 해저유물 매장해역(사적 제395)이 있고 출토된 유물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토록 깊은 바닷속에서 그 푸른 빛을 여전히 간직한 채 깊이 잠들어있던 우리의 아름다운 고려청자, 직접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어렵지 않--! 바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있으니까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은 해양 전통문화와 수중 문화재에 대한 조사, 보존 그리고 전시와 교육을 담당하는 종합 해양 문화 기관으로, 앞서 언급했던 신안, 보령, 무안에서 발굴된 해저유물들이 연구, 보존, 전시되고 있습니다. 신비로운 푸른 바다의 기운을 머금은 우리 해저 유물을 만나러 한번 가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전경>

 

어떠셨나요? 신비로운 푸른 빛 고려청자의 매력에 푹 빠지셨나요?

앞으로도 우리의 아름다운 청자를 더 알아가고, 오래 오래 지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료처

한성욱, 신안선 출토 고려청자의 연구

정양모, 고려청자의 비색

장남원, 10-12세기 고려와 요-금 도자의 교류

국립중앙박물관, 개관기념도록(2006)

 



 




 




 



blog.daum.net/munhwajaecheong/17919089   문화재청 공식 블로그



'도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32 백토 산지  (0) 2016.02.13
4-31 분원의 그림 담당  (0) 2016.02.13
박정희와 고려청자의 부활/문갑식  (0) 2016.02.12
강진 사당리 고려청자 테마전 / 국립중앙박물관  (0) 2016.02.12
4-30 분원  (0) 201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