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질 좋은 백토가 필수적이다. 좋은 백토란 화도가 높고 점성이 높은 흙을 가리킨다. 화도가 높다는 것은 불에 견디는 세기를 가리키는데 화도가 낮은 흙으로 빗은 도자기를 높은 온도로 구우면 가마 속에서 주저 않아 버린다. 또 점성이 높다는 것은 높은 온도에 견디면서도 서로를 끌어당겨 형태를 잘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이런 질 좋은 백토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 기울였다. 기록을 보면 조선시대 최상급 백토가 나온 곳으로 황해도 봉산, 평안도 선천, 강원도 양구 3곳이 꼽혔다. 그리고 그 다음 수준의 곳으로 경기도 광주, 하동, 서산, 진양, 경주가 나온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백성들이 농사일을 제쳐두고 백토 채굴에 나서야만 하기 때문에 고역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내용이 여러 곳에 실려 있다. 대개 백토는 산 정상에 바위 상태로 존재하고 있어 이를 캐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조선후기 분원에 백토를 대주었던 강원도 양구의 경우, 보다 못한 현감이 백성들 편에 서서 백토채굴 명령을 중단해줄 것을 상소한 글을 여러 번 올렸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