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경표 저자 박경태의 지명 복원에 대한 의견

2013. 7. 16. 12:55산 이야기

 

 

월간山 2008년 2월호 

긴급제언

천황(天皇)의 진실

일제가 만든 1:50000 지형도에는 9개의 天皇(천황)이란 이름을 가진 峰(봉)이나 山(산)이 있다.

속리산 같은 유명산에도 있지만 사천시와 통영시의 작은 섬에도 있다.

이 자료를 보고도  天皇이란 이름이 붙은 산이나 봉을 일제가 자기네 왕인 天皇을 빗댄 것이라고 할 것인가.

 

 

편협한 사고로는

 

민족정기 회복되지 않는다

 

 

고지도와 고전에도 천황산이나 천황봉이 버젓이 있어

 

부질없는 일 같지만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진실한 기록을 통하여 과거사를 올바로 청산하는 것이야말로 전통성 회복과 정체성 확립, 민족정기회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실을 알리고자 이글을 쓴다. 천황(天皇)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련의 산이름 변경고시를 즉각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속리산 천황봉은 2007년 12월 26일 천왕봉으로 변경고시 되었다. 민중국어사전에서 천황을 찾아보니  △1.옥황상제.  △2. 일본에서, 그 임금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여 글자는 같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가리키는 그 대상은 다르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신앙에  관련한 옥황상제를, 일본에서는 현실적인 자기네 왕을 지칭하는 것이다

일제는 이를 분명히 구분해서 같은 모양의 글자라도 우리 것과 자기네 것을 달리 보았으나 일제잔재 청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를 혼동해서 우리 것도 일본 것이라고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일제가 만든 지형도에 우리가 천황(天皇)이라고 부르는 산이나 봉 이름은 그대로 天皇山 또는 天皇峰으로 기재하고, 자기네 문자로는 그네들의 천황을 의미하는 てんのう(덴노)를 쓰지않고 외래어표기인 가타카나로 チョンハン또는 チョンフヮン으로 써서 천황에 가까운 음으로 기재했다. 그래서 속리산 천황봉은 물론,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산, 심지어는 조그만 섬에도 천황산이나 천황봉이 보인다.(그림 1   참조)

우리의 천황을 일제는 '덴노'로 표기하지 않아

 

그러나 일제청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고지도나 고전에 분명히 천황산이나 천황봉이 있음에도 이를 도외시하고 천황봉은 일제가 자기네 천황에 빗대어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 개명을 한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옛기록을 보자. 윤휴(尹鑴1617-1680)의 백호전서(白湖全書) 제24권 기(記) 세심당기(洗心堂記)…起步於庭 相與指點 文壯天皇 雲煙面目…라 하여 속리산의 문장대와 천황봉이 나오고,

 

조선 후기 실학파 오주(五洲)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천지편(天地篇) 지리류(地理類) 동부(洞府) 세전우복동도기변증설(世傳牛腹洞圖記辨證說)에도 '...一去槐山。一去尙州。俗離山天皇峯南幹也。...。俗離山天皇峯在洞北爲祖。洞右白虎外天皇峯兩間少下。...'라 하여 천황봉이 나오고 있다.

 

고지도를 살펴보자.

1872년지방도 전라도 영암군지도에 월출산 천황봉이 있고,

                     전라도 장수현 지도에 장수읍 동북쪽 지금의 노곡리 뒷산에 천황봉이 있고,

                     전라도 용담현 지도에 지금의 천황사가 있는 곳에 천황산이 있으며,

광여도 전라도 구례현 지도에는 지금의 천황봉이 천황산으로 기재되어 있다(그림 2 참조)

 

天皇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나 봉은

우리 고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위 그림과 같이 고지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天皇峰이나 天皇山은 우리 선조가 만들어 쓴 이름이지 일제가 만든 이름이 아니다

 

 

 

옛  기록엔 仁王山과 仁旺山 모두 나와

 

 '천황이라는 명칭은 옥황상제와 관련한 민간신앙과 함께 일제 이전부터 구전으로 전해지는 순수한 우리의 고유 이름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일제잔재 청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제잔재 청산이란 미명 아래 두 번씩이나 얼토당토않은 짓을 했다.

 

그 첫 번째는 광복 50주년을 맞아 1995년 8월 11일 仁旺山을 仁王山으로 지명을 변경고시한 것이다.

이 인왕산에 대한 현재의 통념은 이렇다.
인왕산은 일제식민강점기 이전에는 '仁王山'이었다.

그러다가 일제가 '仁旺山'으로 고쳤다.

 

왜 고쳤는가?

旺을 풀어쓰면 日+王, 즉, 일왕(日王)이다. 일왕은 곧 천황이다.

일제는 일본천황에 대한 충성심을 유발하기 위해 仁王山이라는 우리의 이름 대신 仁旺山을 썼다.

그렇구나 하고 무릎 치기 십상인 주장이다.


인왕산이 대표하는 지명의 일제 잔재 청산운동이 얼마나 집요하고 주효했던지,

지금은 정말로 일제가 仁王山을 仁旺山이라 바꿨다고 우리는 철석같이 믿고 있다.

정말로 그런지 안 그런지에 대한 검토는 단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2005년 3월 3일 연합뉴스 <'仁旺山' 명칭은 일제가 만들지 않았다> 중에서)

 

정말로 仁旺山은 일제가 만들어 고친 이름인가?  고전에서 찾아보면 仁王山이 많이 나오지만 1800년 초의 만기요람 군정편2 훈련도감 척후복병편에 仁旺山도 나온다. 仁王山으로 쓰기도 하고 仁旺山으로 쓰기도 했다는 증거다. 그러니 仁旺山은 일제가 만들어낸 이름이 아니다.일제는 그들이 펴낸 1:50000지형도와 강과 산의 목록인 조선지지자료에 仁旺山이 아닌 仁王山이라고 썼고, 해방후 1961년 4월 22일 대한민국정부가 仁旺山으로 고시하고 지도에 仁旺山이라고 표기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정부가 고시한 仁旺山을 몰아내고, 일제가 썼던 仁王山으로 되돌아 가면서 일제잔재 청산이라 했으니 이 어찌 황당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로써 마무리가 됐다면 왜 지난 것을 들추어 내겠는가마는 첫 번째 단추가 잘못 꿰인 탓에 계속 문제가 발생하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인왕산 지명변경 이후 발왕산, 중왕산, 가리왕산의 旺자도 일제잔재란 이유로 쫓겨나 發王山, 住王山, 加里王山이 되었다(2002년과 2003년 3월).   아직 旺자가 붙어있는 산은 金旺山, 火旺山, 烈旺山이다.

 

두 번째는 자연지명에 관련한 전문성이 전혀 없는 녹색연합이란 단체가 2005년 2월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과 같은 ‘일제 강점기에 창지개명(創地改名) 된 백두대간 우리 땅 이름 조사 결과"를 발표 하면서 시작되었다.

 

 

 

지명과 무관한 녹색연합이 주도

 

 "조사 결과 지명 중 왕王을 황皇 또는 왕旺으로 바꾸어 일본 천황의 이미지를 심는 등 일제 강점기 때 왜곡 된 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22개의 땅이름과 행정구역을 찾아내었다.  본래 우리 이름인 속리산 천왕봉 (일제 때 천황봉으로 바뀜)을 비롯하여 계룡산 천왕봉 (->천황봉), 가리왕산 (加里王山-> 加里旺山), 삼각산 -> 북한산, 설악산 토왕성 폭포 (土王城 -> 土旺城) 등과 같이 일제 강점기에 잘못 바뀐 채 지금까지도 지도에 표기하여 사용하고 있다."(표 1 참조)

 

 

<표1>을 차례로 살펴보면

2 가리왕산(加里旺山)은 발표 2 전인 2003 3월에 인왕산과 같은 이유로 이미 加里王山으로 변경고시 되었다. 3번 북한산-고전에도 북한산이 나온다. 기록으로는 주로 삼각산이지만, 실제 부르면서 구전된 이름은 북한산이다. 4 계룡산천황봉- 일제강점기의 지도와 조선지지에 계룡산과 연천봉만  있고 천황봉은 없다. 천황봉은 대한민국정부가 1998 8 17 자로 고시한 지명이다. 5 깃대봉- 일제가 산꼭대기에 측량기준점인 삼각점을 설치하면서 세운 깃대를 보고 부르게 이름이다. 남한에 20~30개의 깃대봉이 있으나, 일제 지형도에는 깃대봉이 없다.

 

9 건의령- 옛지명도 건의령이고 일제지도도 건의령이고 1961.4.22 고시된 지명도 건의령이다. 한의령이라는 명칭은 대한민국정부가 발행한 지도의 오식에서 비롯됐다. 지도제작 도중 발생한 오기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수정해야지, 왜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가.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로 고치지 않고 행정력을 낭비하는 처사다.

21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玄風面) 조선왕조실록등 문헌에 현풍현(玄風縣)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녹색연합이 창지개명(創地改名) 되었다고 발표한 지명들을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면 그 내용이 얼마나 부실한가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연합의 주장은 2005 삼일절을 맞아 신문과 방송을 통해 그대로 보도되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사실로 믿게되었다. 그 후 산림청마저 덩달아 '우리산이름 바로찾기 캠페인'을 벌여 이에 가세하였고, 그렇게 해서 모아진 여론을 업고 국토지리정보원을 압박했고, 국토지리정보원은 관할 시도를 통해 해당 시군에 개명을 요청했다.

 

  천황봉 지명변경 결정을 한  보은군은 "산림청 우리산 이름 바로찾기 및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측이 국토지리정보원에 일제 강점기 왜곡된 지명정비 요청 민원제기에 따라 이루어지긴 하였지만  본군 지명위원회 위원 모두 일제강점기때 왜곡된 지명으로 보기 어렵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라고 했지만,

연합뉴스는 " 심의위원인 김건식(67) 보은문화원장은 "'천황봉'은 일본의 왕을 빗댄 일제잔재라는 데 모든 심의위원이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맹목적 민족주의. 국가주의 경계해야

다음은 일제 잔재와 관련한 KBS 이동식기자 칼럼(2004년 2월 27일. 칼럼 제목'일제의 쇠말뚝' 사진이 말하는 것')

......한 주간지를 통해서 공개된 백두산의 '쇠말뚝' 사진은 과거의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이런 저런 감회를 갖게 한다. 그 사진은 명백히 일본군이 제사를 지내거나 기원하는 것이지만 쇠말뚝을 박는 장면은 아니었다. 또 백두산의 맥이 있는 정상부분이 아니고 천지 호수바닥이어서 거기에다 쇠말뚝을 박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신문에서는 '일제가 쇠말뚝을 박은 명백한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나는 여기서 같은 회사이면서도 월간지와 주간지의 서로 상반된 시각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도 "일제는 나쁘다" 라는 등식아래 무조건적으로 '쇠말뚝'설에 대입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자들은 또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갖지 못하는 만큼 일본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고 그것이 국제사회에서나 기업의 경쟁에서나 개인적으로나 우리에게 더 손해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의 젊은이들은 일본에 가서 우리가 정설화한, 상식화한 개념으로서의 나쁜 일본, 사악한 일본인을 발견하지 못하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조금더 일본에 대해서 냉정해져야 한다. 감정적이지 말고 이성적이며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과거를 잊고 은폐하자는 게 아니다. 일본은 역사적 과오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도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이성적 판단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려면 한국을 맹목적으로 만드는 민족주의·국가주의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곧 3.1절이다. 또 많은 '일제의 만행'이 고발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3.1절은 언제나 비슷한 것 같다. '과거'는 우리의 발목을 너무 오래, 길게 잡고 있다.

출처: http://news.kbs.co.kr/bbs/exec/ps00404.php?bid=101&id=111&sec=&page=16

 

 

 

               일제잔재라고 지명을 변경한 산들<국토지리정보원 홈페이지>

                  (2008년 1월 2일 현재)

               

5년이 다 되가는데도 旺자가 들어간 변경전 이름을 표기하고 있어 일제잔재청산이란 말이 무색하다.

행사용으로 지명변경을 고시만 해놓고 표기를 바꿔 놓지 않으니 산을 찾는 사람들만 혼란을 겪는다

더 이상 산이름이 일부 편협된 사고의 소유자나 단체의 행사용으로 변경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행정구역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용산리

지명종류

  산

고시지명

  발왕산

표기지명

  발왕산 (發旺山)

  유래

옛날 도승이 이산에 팔왕(八王)의 묘자리가 있다하여 팔왕산으로 불리우다가 지금은 발왕산이라 한다.

                   2002년 發王山으로 변경 

 

행정구역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장전리

지명종류

  산

고시지명

  가리왕산

표기지명

  가리왕산 (加里旺山)

  유래

옛날 맥국의 가리왕이 이곳으로 피난하여 성을 쌓고 머물렀다하여 가리왕산이라 하며 북쪽에 그 대궐터가 있다 한다.

                  2003년 3월 加里王山으로 변경

  

행정구역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지명종류

  산

고시지명

  가리왕산

표기지명

 가리왕산 (加里旺山)

  유래

 

                   2006년 12월 加里王山으로 변경(중복)                

 

행정구역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하안미리

지명종류

  산

고시지명

  중왕산

표기지명

 중왕산 (中旺山)

  유래

진부면,정선면,대화면을 경계로하여 중앙에 위치한 산이라하여 중왕산이라 한다.

                  2003년 3월 住王山으로 변경 (강원도와 평창군 홈페이지 2008.1.2 현재 중왕산으로 소개)

 

  박성태<신산경표>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