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 by 찬우물

2016. 3. 2. 15:11



       오늘의 詩 by 찬우물| Cafe 앞마당

공간사랑 | 2013.09.23. 12:11


  

 

 

< 오늘의 詩 > by 찬우물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 김남주

 

내가 심고 가꾼 꽃나무는
아무리 아쉬워도
나 없이 그 어느 겨울을
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땅의 꽃은 해마다
제각기 모두 제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늘 찾은 별은
혹 그 언제인가
먼 은하계에서 영영 사라져
더는 누구도 찾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오늘 밤처럼
서로 속삭일 것이다.
언제나 별이

 

내가 내켜 부른 노래는
어느 한 가슴에도
메아리의 먼 여운조차
남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의 노래가
왜 멎어야 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무상이 있는 곳에
영원도 있어
희망이 있다.
나와 함께 모든 별이 꺼지고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어찌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가.

 

 

 

 

 

 

흐르는 강물처럼

                                                      - 유하

 

그대와 나 오랫동안 늦은 밤의 목소리로

혼자 있음에 대해 이야기해왔네

홀로 걸어가는 길의 쓸쓸한 행복과

충분히 깊어지는 나무 그늘의 향기,

그대가 바라보던 저녁 강물처럼

추억과 사색이 한몸을 이루며 흘러가는 풍경들을

서로에게 들려주곤 했었네

그러나 이제 그만 그 이야기들은 기억 저편으로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네

어느날인가 그대가 한 사람과의 만남을

비로소 둘이 걷는 길의 잔잔한 떨림을

그 처음을 내게 말해주었을 때 나는 다른 기쁨을 가졌지

혼자서 흐르던 그대 마음의 강물이

또 다른 한줄기의 강물을 만나

더욱 깊은 심연을 이루리라 생각했기에,

지금 그대 곁에 선 한 사람이 봄날처럼 아름다운 건

그대가 혼자 서 있는 나무의 깊이를 알기 때문이라네

그래, 나무는 나무를 바라보는 힘만으로

생명의 산소를 만들고 서로의 잎새를 키운다네

친구여, 그대가 혼자 걸었던 날의 흐르는 강물을

부디 잊지 말길 바라네

서로를 주장하지도 다투지도 않으면서, 마침내

수많은 낯선 만남들이 한몸으로 녹아드는 강물처럼

그대도 그대와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스며드는 곳에서 삶의 심연을 얻을 거라 믿고 있네

그렇게 한 인생의 바다에 당도하리라

나는 믿고 있네

 

 

 

  

 

 

말하지 않은 슬픔이

                                                          - 정현종

 

말하지 않은 슬픔이 얼마나 많으냐

말하지 않은 분노는 얼마나 많으냐

들리지 않는 한숨은 또 얼마나 많으냐

그런 걸 자세히 헤아릴 수 있다면

지껄이는 모든 말들

지껄이는 모든 입들은

한결 견딜 만하리.

 

 

 

  

 

 

물끓이기

                                                          - 정양

 

한밤중에 배가 고파서

국수나 삶으려고 물을 끓인다

끓어오를 일 너무 많아서

끓어오르는 놈만 미친 x 되는 세상에

열받은 냄비 속 맹물은

끓어도 끓어도 넘치지 않는다

 

혈식을 일삼는 작고 천한 모기가

호랑이보다 구렁이보다

더 기가 막히고 열받게 한다던 다산 선생

오물수거비 받으러 오는 말단에게

신경질 부리며 부끄럽던 김수영 시인

그들이 남기고 간 세상은 아직도

끓어오르는 놈만 미쳐 보인다

열받는 사람만 쑥스럽다

 

흙탕물 튀기고 간 택시 때문에

문을 쾅쾅 여닫는 아내 때문에

'솔'을 팔지 않는 담뱃가게 때문에

모기나 미친 개나 호랑이 때문에 저렇게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있다면

끓어올라 넘치더라도 부끄럽지도

쑥스럽지도 않은 세상이라면

그런 세상은 참 얼마나 아름다우랴

 

배고픈 한밤중을 한참이나 잊어버리고

호랑이든 구렁이든 미친 개든 말단이든

끝까지 끓어올라 당당하게

맘놓고 넘치고 싶은 물이 끓는다

 

 

 

 

 

 

마중물

                                                     - 임의진

 

우리 어릴 적 펌프질로 물 길어 먹을 때

'마중물'이라고 있었다

 

한 바가지 먼저 윗구멍에 붓고

부지런히 뿜어 대면 그 물이

땅 속 깊이 마중 나가 큰 물을 데불고 왔다

 

마중물을 넣고 얼마간 뿜다 보면

낭창하게 손에 느껴지는 물의 무게가 오졌다

 

누군가 먼저 슬픔의 마중물이 되어준 사랑이

우리들 곁에 있다

 

누군가 먼저 슬픔의 무저갱으로 제 몸을 던져

모두를 구원한 사람이 있다

 

그가 먼저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기에

그가 먼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꿋꿋이

견뎠기에

 

 

 

어제 나가보니 벌써 달이 많이 작아졌더군요 겨우 이틀인데 그리 작아지나 했네요

 

시가 한결같지요

 

서로 어울러 더울렁 기대며 힘내서 잘 견뎌보자

 

그런뜻으로 보였습니다

 

어제는 두레박 음악을 많은 분들이 찾는것같아 참 보기 좋았답니다

 

저는 그게 그리 신납니다

 

우리가 같은 시간에 같은 느낌으로 있을 수 있다는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같아서요

 

 

명절 좋은 쉼이었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또 우린 애써 웃음지어야하는 일들이 많을거기에.....

 

 

자, 천천히,,,, 잘,,,, 시작해볼까요... ^^

두레박 화이팅입니다~~~^^*

 

 

 

Cafe 두레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