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19. 14:33ㆍ집짓기
누정 건축의 종류 [원림] 소쇄원
누정 건축의 종류
누(樓) 누는 보통 2층 집 모양을 이룬 것으로, 다만 일반 건물처럼, 일층에 온돌이나, 마루바닥과 같은 인공적인 바닥을 설치하지 않고, 일층바닥을 자연상태, 또는 기단으로 남겨 두고, 그 2층에 마루바닥이나 온돌바닥과 같은 인공적인 바닥을 형성한 건물을 말한다. 計成이 지은 園冶(김성우 역)에서 說文에서는 ‘중첩하여 지은 집을 누라 한다’ 하였고, ‘미아’에서는 폭이 좁으면서 길고 굴곡이 있는 집을 누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이 말하는 바는 창호가 활짝 열려서 허다한 창구멍이 나란하게 있음을 말한 것이다. 누를 만드는 방식은 당과 흡사하나 높이가 한층 더 높다고 하였다. 누는 일반적으로 수려한 자연경관이나 인공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 산정이나, 언덕, 냇가, 강가, 바닷가, 연못가, 등에 세운다. 강원도 삼척의 竹西樓, 남원의 廣閑樓 등이 있다. 그러나 도성, 읍성, 궁성의 성문도 누문으로 짓는다. 누의 아래로는 출입하고 윗마루에서는 도성, 읍성, 궁성의 안팎을 두루 살피는 기능을 전담하게 한다. 이를 門樓라 한다. 한양 도성의 崇禮門, 북한산성의 대남문이나 수원 화성의 長安門 등과 창덕궁의 돈화문 등이 있다. 한편 궁궐 전각에도 부속된 누를 세워 휴식을 취하게 하는데, 경복궁 대비전인 자경당의 청연루가 그것이며 또 궁궐 뜰에 누를 독립건물로 지어 사신을 맞아 잔치하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연구를 하기도 한다. 경복궁 경회루는 사신을 맞아 잔치하던 곳이고, 창덕궁 후원의 주합루는 1층에 서재인 규장각을 두었다. 또 사찰건축에서도 누문을 건립하는데, 화엄사의 보제루, 해인사의 구광루 등이 있다. 이들은 구광루의 경우처럼 누문의 안쪽 공간을 통과하기도 하고, 보제루에서처럼 누문 앞을 돌아 다음 공간으로 들어서기도 한다. 또 종과 북, 목어, 운판을 매달고 불교의식, 즉 예불 때 이 누에 올라 고루 등으로 부른다. 또는 누 건축이지만 범종각이라고 편액하기도 한다. 조선시대의 유교건축인 향교와 서원에서도 누를 건축한다. 영천향교나 밀양향교, 필암서원, 도동서원 등에서 누문을 세우고, 밑으로는 출입케 하고 위의 마루에서는 유생들이 담론하여, 시를 짓고 휴식한다. 관아, 객사건축에서도 누를 건립하였는데 ‘탁지지’ 호조본아전도를 보면 후원 연못가에 누정이 있어 관원들이 휴식을 취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그 예로 밀양 영남루는 밀양객사에 지은 누건축이다. 또 강릉동헌인 칠사당의 동측에도 누가 건립되어 있다. 주택의 누건축으로는 우선 구례 운조루 처럼 사랑채 한쪽에 누를 세우고, 이 누의 편액이 이 저택의 택호를 일컫고 있다. 또 누와 정이 하나의 채로서 건립되어 공존하는 경우도 있는데, 월성 양동마을 심수정은 ㄱ자형 평면으로, 사랑채와 흡사한 정자인데, 이 채의 ㄱ자로 꺽어진 곳에 누를 달아 내고 함허루라 편액하고 있다. 또 광산 김씨종가의 탁청정은 일층 바닥을 지면에서 높게 띠워 누처럼 세웠으나, 탁청정이라 편액하였다. 누의 평면은 일반적으로 장방형을 이룬다. 정면 간수가 측면 간수보다 많다. 그러나 부석사 범종각, 안양루문과 같은 경우에는 정면 간수가 측면 간수보다 적으니, 이는 합각면으로 진입한 특수한 경우에 해당된다. 특수한 경우로 안동 청원루는 ㄷ자형의 평면을 이루고 있다. 또 누 자체의 평면은 장방형이나, 어떤 건물에 달아 내어 누를 건립할때에는 전체적으로 ㄱ자평면을 이루게 된다. 경복궁 자경전의 청연루 자체는 장방형이나 전체적으로는 ㄱ자형을 이루는 것이다.
정(亭) 정은 일반적으로 정자라 하는데, 이희승 편저 ‘국어대사전’에는 산수가 좋은 곳에 놀기 위하여 지은 아담한 집. 정각. 정사. 사정이라 하였으니, 놀이의 목적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 할 때 이는 분명 휴식과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완상하기 위하여 건립되는 건축으로, 정각이나 정사, 사정과 같은 류의 건축임을 말해 준다. ‘원야’(김성우 역)에서는 ‘석명’에 정이라 하는 것은 정이다. 여행하는 사람이 잠시 정지하여 쉬는 곳이다. 사공도는 휴휴정이라는 정자를 수유하고 있었는데 이름을 지은 근본 뜻이 여기에 있었다. 정자를 만드는 형식은 일정치 않다. 삼각, 사각, 매화, 육각, 횡규, 팔각 등에서 십자에 이르기까지의 형식을 자기 마음대로 적절하게 만든다. 이처럼 정이 꼭 여행하는 사람만이 쉬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주의의 수려한 경관을 완상하고자 만든 것으로 이는 넓은 의미의 누정건축을 뜻하는 바와 같은 것이다. ‘동국이상국집’ ‘사륜정기’에서 사방이 확트이고 드러난 건물을 정이라 하였다. 따라서 ‘원야’에서처럼 네모, 육모, 팔모 등의 평면에 기둥틀을 세워 사방에 벽체를 시설하지 않고 확트이게 지은 건물을 정이라 하고, 이것이 작은 건물이라는 뜻에서 정자라 하는 것이다. 정자는 사대부가의 한 부속채로서 또 공공건축의 한 부속채로서 건립할 때와 정자 단독으로 건립할 때 두가지로 크게 구분된다 전자의 경우는 강릉의 해운정이나 선교장의 활래정 창덕궁 후원 연경당의 농수정 등이 있고, 또 공공건축의 정자로는 경북궁의 향원정, 수원 화성의 방화수류정 등이 있다. 후자는 정읍 피양정, 전북 임실군 지사면 석계리의 봉남정 등이 있다. 정자들은 산정으로 사대부가의 후원 동산이나 자연경관이 수려한 산정에 짓는 경우, 넓은 들판에 세우는 경우, 연못가에 세우는 경우, 냇물가에 세우는 계정, 바닷가에 세우는 경우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정자의 평면은 정사각형, 직사각형, 정육각형, 정팔각형, 부채꼴, 정자형, 이형, 등이 다향한데 현존유구로 볼 때 중국의 경우 보다는 비교적 단순하다. 정사각형 정자는 보통 사모정이라 하는데 농수정이 있고, 직사각형의 경우는 봉남정이나, 체화정 등을 들 수 있다. 직사각형일때는 흔히 방을 들여 겨울에도 지낼 수 있게 한다. 정육각형 정자는 육모정이라 하며 창덕궁 존덕정이 있고, 팔각형 정자는 팔모정이라 하는데, 괴산군 연풍면 신풍리에 1960년대에 재건된 수옥정이 있다. 창덕궁 후원 관람정은 유일한 선형평면의 예이고, 정(丁)자형 정자는 서울 종로구 신영동 소재의 새검정과 오성정이 있다. 이형 평면으로는 십자형과 같은 아자형의 변형으로 창덕궁 후원 부용정과 수원성 방화수류정 등이 있다.
각(閣)
각은 누와 비슷하여 혼용되는데 이로써 누각이라는 용어가 나오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누가 장중한 맛을 가지고 있다면 각은 날렵한 모습을 이루게 한다. 원야에서는 “각이라고 하는 것은 사방에 지붕의 비탈면이 있고 사방에 창문을 낸 것을 가르킨다. 한대에는 기린각이 있고, 당대에는 능연각이 있었는데, 이는 모두 누각의 형태다. ”라고 하였다. 여기서 사방에 지붕의 비탈면이 있다고 하는 것은 우진각 지붕이나, 사모정의 지붕 모양을 말하는 것이겠는데, 집의 모양으로 볼 때 사모정처럼 날렵하면서 누처럼 바닥이 높게 자리잡고 있음을 말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다른 누나 정의 경우처럼 혼용될 때가 많다. 다시 말해 전남 담양군 고서면 소쇄원의 광풍각은 누나 정의 형식이지만 각이라는 편액을 하였다. 각은 누처럼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는 곳에 건립한다. 그러나 경북궁의 동십자각과 서십자각은 궁궐 궁성의 전면 좌우단에 건립된 것으로 정면은 정방형이고, 사모지붕을 하고 있는데, 이는 궁궐 정문 좌우에 세우던 궐이 변형된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이름은 각이라 하였으나 망루와 같은 기능의 건물임을 알 수 있다. 또 궁궐 건축에서 한채의 건물 속에 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경우도 허다한데, 예컨대 동궐도의 문화각, 학몽각으로서 전자는 소주합루, 북쪽에 자리잡은 맞배기와집의 동쪽에 수방재 서쪽에 문화각 이라한 경우도 있고, 후자는 연영합 속에 세 개의 편액 영연합 천지장남지궁 학몽각 중의 하나이다. 각의 평면은 일반적으로 정방형이 정형이나 때에 따라 장방형을 이루기도 한다 동궐도에는 창덕궁 대조전 서북쪽 모퉁이에 장방형 평면의 경훈각이 중층으로 팔각지붕을 이룬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당(堂)
원야에는 옛날의 당은 전반부가 텅비어 있는 부분을 당이라고 하였다. 당이란 당이다 다시 말하면 중앙에 위치하여 남향을 한 가옥을 말하는 것으로 당당하게 높이 드러난다는 뜻을 취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때문에 같은 책에 원림터를 조성할 때는 청당의 위치 선정을 중요한 일로 여긴다. 청당의 선정은 다른 어떤 일보다도 경관의 취사선택을 앞세운다. 방향을 남향으로 하면 오묘한 조화가 있다고 한 것이다. 이로서 당은 남향을 주로 하고 정원의 경관을 잘 바라 볼 수 있는 곳에 지어야 한다. 또 잔치 사회 등을 개최하는 장소로 쓰인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건축에서는 당은 본래 당당한 집채를 말한다. 때문에 당호가 곧 그 채택의 전체를 일컫는 것이다. 예컨대 연경당은 순조 28년(1828)에 지은 사대부집의 사랑채 당호이나 이 집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정원에서도 당을 짓는 소쇄원의 제월당은 정면 3간 측면 1간중 1간은 온돌방이고 2간은 대청으로 일반 저택의 집채와 같은 모양이다. 즉 그 모습이 일반 저택과 같은 정원의 건물이지만 당이라 편액한 것이다. 때문에 주택의 당과 구별하기 위해 중국에서는 이를 화당이라 불러 왔다. 즉 정원에서는 당이나 정을 짓고 이를 정이나 당으로 편액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건축적인 면보다는 원을 구성하는 의도에 따라 편액함을 알수 있다. 당은 주택, 궁궐, 향교, 서원, 관아 등에서 중심된 건물로 지어 그 건축의 주된 기능을 다함과 동시에 그 건축 앞에 구성된 뜰을 바라보며 유유자적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주택에서 별당 건축으로 건립하기도 한다. 한편 별서에서 뜰 전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짓는다. 당의 평면은 일반적으로 장방형이 주류를 이루지만 때로 경북 월성군 양동마을 무첨당과 같이 ㄱ자형의 평면의 별당으로 건림되기도 한다.
헌(軒) 헌은 ‘원야’에 “헌의 양식은 옛날 수레와 유사하여 ‘높은 곳에 올라 의기양양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헌은 마땅히 높고 활짝 트인 장소에 지어서 빼어난 경치에 보탬이 되게 한다면 서로 어울릴 것이다고 하였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당처럼 주택, 궁궐, 관아, 서원 등에서 건립되기도 한다. 예컨대 강릉 오죽헌은 본래 권씨가의 별당건축이었고, 경북 안동군 임하면의 지례동 오류헌은 주택사랑채의 편액명이나 이 주택의 택호이다. 따라서 건축의 양식에 구애되지 않고 건립의도에 따라 헌으로서 편액함을 알 수 있다. 헌은 당처럼 주택, 궁궐, 관아, 향교, 서원 등에서 주 건축의 기능을 다하도록 건립하는 것이지만 또 정원 속에 지어 주변의 경관을 완상하기도 한다. 창덕궁 후원 애련지 북측 산등성이 아래 높은 터에는 기오헌과 의두각이 자리잡고 있어 이 기오헌에서는 앞터 낮은 곳에 자리잡은 애련지와 주변 풍광을 완상할 수 있는데, 순조 27년(1827)에 후일의 익종인 왕세자가 이곳에서 독서를 즐겼고, 특히 “의두각십경시”가 전하여 온다. 헌의 평면은 일반적으로 장방형을 이룬다.
대(臺)
대라고 하는 것은 흙으로 높이 쌓고 그 위에 건물을 세우지 않고 상면을 평평이 하여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때문에 ‘원야’에서도 일찍이 “석명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대라고 하는 것은 지탱한다는 뜻이다. 흙을 견고하고 높다랗게 쌓되 능히 자체를 지탱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원림에 있는 대의 경우에 어떤 것은 돌로 높이 쌓고 그 위에 평판을 깔되 지붕이 없는 것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누각의 앞면에 한 보 정도 튀어나오게 하여 개방시켜 놓은 것도 있는데 그러한 것도 모두 ‘대’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어떤 지면에 돌이나 흙으로 높고 평평한 바닥을 형성하여 누처럼 건물을 세우고 “○○대”라 편액하기도 한다. 대를 세우는 곳은 누와 비슷하다. 궁궐내에 건립하기도 하고 성안 높은 지역에 세우기도 한다. 남한산성의 수어장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군사들을 독려하고 주변을 살필 수 있게 세운 건물이다. 한편 수려한 주변경관을 가진 곳에 세워 휴식을 취하고 놀이를 할 수 도 있다. 평면은 누와 같이 장방형의 평면이 일반적이다.
사(榭)
사(榭)는 「대한한사전(大漢韓辭典)」에 “정자 사”이라 하였으니, 높은 대 위에 지은 집을 말하다. ‘원야’에는 “「석명(釋明)」에는 ‘사는 기댄다는 의미’라고 하였으니 주변의 풍경에 의지하여 구성되는 것이라 하겠다. 사는 물가에 위치하기도 하고 꽃밭 가에 위치하기도 하는데 만드는 방법도 변화가 많다.“고 하였다. 창덕궁 후원의 폄우사(貶愚榭)는 장방형 평면의 초익공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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