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꾸미가 건져올린 고려청자

2016. 4. 8. 16:11도자 이야기



       [스크랩] 쭈꾸미가 건져올린 고려청자, 은은한 비취빛, 천년을 한결같이…조형미·빛깔 뛰어난 고려 예술의 극치…| 도예 배우기

갈맥(정태기) | 조회 31 |추천 0 | 2009.01.20. 09:22


[민족 문화 상징 100] 고려청자
은은한 비취빛, 천년을 한결같이…
조형미·빛깔 뛰어난 고려 예술의 극치… 상감 기법으로 품격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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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청자는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고려 문화의 핵심을 담고 있는 예술품이다. 그 가운데 상감 청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유산의 하나로 전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주꾸미가 건져 올린 고려 청자

주꾸미를 아세요? 낙지보다 작지만 비슷하게 생겨서 ‘낙지 사촌’으로 불리지요.

지난 2007년 5월 27일, 충남 태안군 안흥항에서 잡힌 주꾸미가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한 어부가 끌어올린 통발에 주꾸미가 청자 대접을 뒤집어쓰고 있었던 것이에요.

어부는 곧바로 군청에 신고했고, 잠수부들이 바닷속에 들어가 조사를 벌였어요. 그래서 3만여 점 의 고려 청자를 실은 화물선이 갯벌에 묻혀 있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 가치가 무려 200억~300억 원에 이른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일이지요.

문화재청과 태안군은 ‘주꾸미 공덕비’를 안흥항에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 공덕비의 주인공인 주꾸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진이 찍힌 뒤, 큰 대야에 담겨 다른 주꾸미와 함께 음식점에 팔려 일생을 마감했다고 하네요.

천하 제일의 전통 유산

조선에 백자가 있다면 고려에는 청자가 있습니다. 청자는 1000여 년 전,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푸른빛의 자기를 통틀어 이르지요.

고려 청자의 아름다움은 고유한 선, 밝은 비취색, 그리고 고려인의 마음과 자연을 담은 무늬에 있어요. 특히 은은한 비취빛은 자연의 색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해요.

고려 말기의 학자 이색은 청자빛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푸르게 빛나는 옥은 푸른 하늘에 비추이네. 한 번 보고 나면 내 눈조차 밝아지는 것 같아라.”

흔히 흙을 빚어 모양을 만든 뒤 불에 구워낸 것을 ‘토기’라고 하지요. 그런데 토기는 물이 새어 나오고 쉽게 깨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애쓰던 조상들은 보다 높은 온도에서 구워내는 도기를 만들었는데, 도기 역시 물이 약간 스며들고 표면이 거칠어 쓰기가 불편했어요.

그 후로 오랜 시간이 지나 유약이 발명되었습니다. 도기에 이 유약을 발라서 1300 ℃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구우니 표면에 얇은 유리막이 생겨 매끄럽고 아름다운 그릇이 되었어요. 이것이 바로 자기의 탄생입니다.

이 자기는 물도 새지 않고 흙냄새도 나지 않아요. 또 푸른 하늘빛을 담고 있어서 아릅답습니다. 10세기 초반에 개발된 자기 기술은 16세기까지 우리 나라와 중국만 가지고 있었다니 참으로 놀랍지요.

12세기 중엽에는 상감 기법을 개발해 청자의 품격을 높였어요. 상감이란 도자기의 표면에 무늬를 파고 그 속에 금 ㆍ은 등을 넣어 채우는 기법을 말하지요. 다양하고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상감 청자는 도자기 가운데 최고로 꼽힙니다.

고려 시대에 청자는 일상 생활에서 쓰던 물건이에요. 술ㆍ음식ㆍ약ㆍ화장품 따위를 보관하는 그릇으로 쓰였지요. 부잣집에서는 의자ㆍ베개ㆍ기와ㆍ벽 타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고려 시대 양반들은 청자로 벼루나 연적ㆍ향로도 만들었어요.

고려 청자는 오늘날까지도 간혹 발견되고 있어요. 특히 그 아름다움과 세련됨이 국제적으로 인정 받아서 자기 중 가장 비싼 값으로 팔립니다.

우리 전통 도공들은 오늘날에도 청자의 맥을 잇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답니다.



김남석(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