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빙하속 냉동 이끼 싹틔우기 성공 / 경향신문 기사

2013. 7. 25. 06:47야생화, 식물 & 버섯 이야기

 

 

   수백년간 빙하 속에 갇혀 있던 식물이 되살아났다. 캐나다 앨버타대 연구진이 캐나다 북극지역의 티어드롭 빙하에서 냉동된 선태식물(이끼식물)을 발견해 실험실에서 싹을 틔우는 데 성공했다고 BBC가 27일 보도했다.

   티어드롭 빙하는 1550년부터 1850년까지 지속된 소빙하기 동안 형성됐다. 동토의 땅이었던 이곳은 지구온난화로 빙하의 가장자리가 2004년부터 1년에 3~4m씩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연구를 이끈 카트린 라 파르주 박사는 “빙하의 가장자리를 따라 걷다가 옅은 녹색을 띠고 있는 이 식물의 군락이 얼음 아래에 있는 것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선태식물은 물을 이동시켜주는 관다발 조직이 없으며, 오랜 극지의 겨울을 완전 건조상태로 버티다 따뜻한 시기에 다시 성장을 한다. 연구진은 이처럼 오랜 기간 얼음 속에 묻혀 있던 선태식물이 출현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라 파르주 박사는 “이 식물들을 실험실에 가져오자 일부 줄기에서 새로운 가지가 돋아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티어드롭 빙하가 있는 스베드럽 고개에는 빙하가 녹으면서 시아노박테리아와 육지 녹조와 같은 일련의 생명체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중 많은 종이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것들이다. 연구진은 이 식물의 생존법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빙하기에서 생태계가 회복하는 과정을 규명하는 데 실마리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