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영친왕비의 꿩옷

2016. 4. 15. 16:07잡주머니



      

[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영친왕비의 꿩옷

입력 2014-03-21 02:36



[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영친왕비의  꿩옷 기사의 사진
     

   긴 꼬리를 가진 들꿩은 아름답다. 장끼가 봄날 마을 뒷산 기슭에서 울면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까투리가 꺼병이를 기르는 중이기 때문이다. 장끼는 가족을 지키고 까투리는 양육을 맡아 서로 경계를 침범하지 않는다. 그래서 꿩은 부덕(婦德)을 상징하게 되었다. 명나라 복식을 본떠 꿩을 수놓은 조선 왕비의 관복을 꿩옷(적의·翟衣)이라고 했다. 여기에 한국적 미감으로 인의예지신을 뜻하는 오색 꿩 무늬를 드러내서 왕실에도 부덕의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왕비의 예복은 머리장식부터 신발까지 엄격한 법식에 따라 만들었다. 가슴과 어깨에는 금실로 오조룡을 수놓은 보를 덧붙였고 소맷부리와 깃에는 봉황 무늬를 넣어 왕비의 옷임을 상징했다. 궁중 예복은 궁궐에 재화를 공급하는 상의원에서 관장했는데 왕실에 큰 행사가 있을 땐 침선장이 각종 예복을 지어 올렸다. 청색 비단 바탕에 138쌍, 276마리 꿩 그림이 들어간 적의는 최고의 예복으로 왕비가 대례복으로 사용하였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복식도 격을 높여 명나라 ‘대명회전’을 보고 적의를 만들었지요. 꿩 무늬와 함께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 무늬도 넣었어요.” 복식학자 박성실씨의 설명이다. 아홉 줄 꿩을 수놓은 이 대례복은 1922년 영친왕비가 순종황제를 알현할 때 입었던 옷이다. 10월 25일부터 두 달간 중국 항저우박물관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한국의 궁중자수’ 전시회에 출품된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