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바보

2013. 7. 25. 12:27잡주머니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고 아쉬웠던 일을 반성하면서

올 한 해는 좀 더 아름다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시와 음악 그리고  꽃과 그림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

마음과 생각 그리고 행동의 아름다움은   이들 보다 더 아름다워 감동을 줍니다.

 

 새해 아침에  아름다운 이야기로 새 해 첫날을 맞이하고 싶어

스포츠에 얽힌 감동적인 이야기로 새해 아침을 시작합니다.

*             *               *

피를 말리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인 스포츠현장에서

승부를 초월한 선수의 감동적인 정신은 그 어떤 경우보다  더 큰 감동을 줍니다 .

 

오늘  스포츠에 얽힌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서

인간사랑의 참 의미와 진정한 스포츠정신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합니다 .

 

 반드시 이겨야 하는 라이벌이기 전에

서로 사랑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할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정신을 앞세운

이들 용기있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한 편의 휴먼 드라머를 통해서

살아있다는 것이 하나의 축복이라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


(아름답고 상쾌한  휴먼드라머는  앞으로 3회에 걸쳐 계속합니다 )

 

 

 

첫 번째 이야기 : “ 아름다운 바보 ”

 

84년 LA올림픽 유도 95kg이상(무제한급) 결승전 날에 있었던 이야기다 .

 일본의 야마시다 선수와 이집트의 라쉬완 선수가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


이 무제한급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일본의 야마시타 선수는

출전 前 연습에서 왼쪽 발목 부상으로 결승전 까지는 정말 힘겹게 간신히 올라 오긴 했지만

그야말로 기진맥진 해 있었다.

 


주치의사는 지금 부상입은 발에 또 한 번 더 부상 입으면

영원히 발 못 쓰는 불구자가 될 수 있다고 말 하면서 출전 포기를 권했다.

그러나 야마시타 선수는  주치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목숨걸고 결승전에 나섰다 .


반면 일본선수의 이같은 상황을 알게 된 이집트 유도팀 코치는

몹시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라쉬완 선수에게 말했다..


“저 일본선수 약점은 왼쪽발이다.

자네는 야마시타 선수 왼쪽발만 집중 공격하라 !

그러면 금메달은 우리 것이 된다.”


이제 이집트 선수단 전체는 

 이번 올림픽 최초의 금메달이 유도 무제한급에서 얻게 될 감격적인 순간에 

 벌써부터 흥분하기 시작했다 .


그런데 본 경기장에서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


이집트 라쉬완 선수 코치의 지시를 무시하고

일본 야마시타 선수의 왼쪽발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이였다 .

 

이집트 유도코치가 

 “왼쪽발 공격,  왼쪽발 공격 !!”

이라고 목이 터져라 수 없이 외쳤지만

 

 라쉬완 선수는 들은 척도 않고

상체공격만 일관하다가 끝내는 야마시타 선수 주특기인

누르기 기술에 걸려 한판패 당하고 말았다.


그러면 이집트 라쉬완 선수는 왜 야마시타 선수의 왼쪽발 공격을 하지 않았을까?

왼쪽발 공격 한번이면 금메달이 자기것 이 되는 줄 뻔히 알면서도

 왜 이 같은 바보같은 짓을 했을까?


 올림픽의 금메달 욕심이 없었던가?


개인의 명예. 국가의 명예가 걸린 올림픽의 금메달이 왜 탐이 나지 않았겠습니까 만

 올림픽의 찬란한 금메달의 영광보다 상대 일본 야마시타 선수의 평생 불구자 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서 끝내 왼쪽발 공격을 포기했던 것이다.


“차라리 바보가 되자.”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올림픽  경기장에서 라쉬완 선수의 이 아름다운  포기는

올림픽 역사상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진작 그 때의 관중들과  이 장면을 지켜본 전 세계 시청자들의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은 아마 본 경기장의 장면이 아니라 시상대 장면에서 였으리라.


힘들게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야마시타 선수는 이제 왼쪽발과 오른쪽 발 모두가

부상이라 시상대에 걸어 올라갈 수가 없었다.

이 때 은메달의 이집트 라쉬완 선수가 부축해서

시상대 올려주고 시상식 메달을 목에 걸고 다시 안고 단상을 내려 오는 것이였다 .


올림픽 유도경기장 시상식에서의 감격적인 이 장면을  지켜본 전 세계 시청자들은

 이 한편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휴먼드라마를 보면서 또 한번 눈시울을 붉히지 않았을까?

 

    “아름다운 바보” 라쉬완 선수에서

 진정한 올림픽의 정신이 무엇인가를 깨닫게하는 장면이였다 .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똑 같은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한국  왕기춘 선수 의 아름다운 패배

 

 많은 사람들이 1등 금메달 에 환호하면서 박수를 보내는 그 시간에  

나는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금메달보다 더 아름답고 값진

 위대한 스포츠정신을 보여준 한 선수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유도 남자 73kg급에 출전한 한국의 왕기춘 선수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한국의 왕기춘 선수는  유도 73kg급 결승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친 일본의 아키모토 선수를 만났다.

 

그는  아키모토 선수의 발목만 집중공격하면 승리할 수 있었음을 알면서도 

상대선수의 약점 끝내 발목공격을 포기했었다 .

 

상대선수가 왼쪽발 부상임을 알면서도

 그 약점을 일부러 공격하지 않은 왕기춘 선수에서 또 한번

그 때(84년 LA올림픽) 전 세계인을  감동케 했던

이집트 라쉬완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젊음의 아름다움은 자연의 우연이지만

노년의 아름다움은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올 한 해,  내 인생 아름다운 노년으로 살기위해

더 이상 머뭇거리며 주저하지 말고

꼭 보여줘야지- 하고 다음과 같이 다짐합니다.

 

이 세상 살아가면서 내 언제나 이익 챙기겠다는 생각 버리고

차라리 조금 손해본다는 기분으로 인생을 살리라 (별무리 김진한).

 

 (다음 이야기 계속  : 아름다운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