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인가 구름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사미인곡도>

2016. 5. 8. 03:22美學 이야기



      

타이틀


  산인가 구름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사미인곡도> 

                           

작품 이력
이름 사미인곡도(思美人曲圖)
크기 각 40.7x27.5cm
소재 종이에 담채
제작 1790년 전후
작자 미상
소장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소
소개 2015년 간행『규장각 그림을 펼치다』


   아무리 전문가라도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을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름도 도장도 아무 것도 없는 그림의 경우입니다. 더욱이 책 속의 한 페이지로 끼어 있을 때는 더욱 난감합니다. 






   18세기 문인이자 글씨로도 이름난 배와 김상숙(坯窩 金相肅 1717-1792)은 1970년 무렵 무슨 생각인지 정철(鄭澈 1536-1593)이 지은 「사미인곡」과「속사미인곡」을 한문과 한글로 적어 첩 하나를 엮었습니다. 현재까지 전하는 첩에는 속표지에 그림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 덩실한 저택에 언덕 곁에는 누대도 보입니다. 그리고 멀리 구름에 너머로 우뚝한 봉우리가 삐죽 솟아있습니다. 

옛 그림에서 흔히 높고 낮은 봉우리는 군신(君臣)에 비유됩니다. 그러고 보면 누대위에 한 선비가 비스듬히 걸터앉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치 정철 가사에 ‘님에게 보내오려 님 계신 데를 바라보니 산인가 구름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운운하는 구절하고 딱 들어맞습니다. 

그림에는 낙관이 없습니다. 필자를 짐작해야만 하는데 필치가 전혀 낯설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18세기후반에 화명을 날린 이방운(李昉運 1761-1815이후)은 맑은 담채에 간결한 세필의 필치가 특징입니다. 더욱이 그는 이 서첩에 서문을 쓴 성대중(成大中 1732-1809)와 가까웠습니다. 30살 때(1791) 그의 집을 찾아가 거문고를 탔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그라고 추정해보다도 되지 않을까요.(y) 

  

SmartK Y. 관리자
업데이트 2016.05.07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