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서화의 맥<1> 낭곡 최석환

2016. 5. 20. 03:01美學 이야기



       전북 서화의 맥<1> 낭곡 최석환 | 전라의 서예

당김 | 조회 99 |추천 0 | 2012.12.21. 09:41 
   

2012년 10월 24일 (수) /새전북신문이종근 기자  jk7409@hanmail.net

전북 서화의 맥<1> 낭곡 최석환

도 넘치지도 않는 수묵 풍경

  
 
  
 

서보훈/전남대학교 미술대학 이론전공 및 동대학원 졸업, 현 (주)A-옥션 전무이사


   전북은 예로부터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농경문화가 발달했던 지역으로, 예술 역량이 뛰어난 예술인들을 수 없이 배출하였다. 특히 전북은 서화 전통이 강하여 걸출한 서예가와 문인화가들이 많았고, 근대에는 한국화가와 서양화가들의 작품 활동도 두드러졌다.

그러나 우리가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변변하게 정리된 자료 하나 없는 것이 전북미술사의 현실이다. 이런 연유로 이번 기회를 통해 전북미술 서화사를 정리하고, 전북 미술의 뿌리와 역사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서화 전통의 중심에 있는 전북미술사를 폭 넓게 정립하는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재는 2주에 한번씩 게재되며, 장르에 구분 없이 전북 출신이거나 전북에서 활동하며 지역 미술사에 영향을 미친 작가를 중심으로 소개해 나간다. 가급적 작가는 출생년도 순으로 한사람씩 소개해 나간다.

작가의 간략한 생애를 통해 작가에 대해 알아보고, 대표 작품을 통해 그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해가는 방식으로, 작품 사진을 많이 첨부하고, 미공개작 위주로 선보일 것이다. 여기에 게재되는 자료는 옛 문헌 자료를 토대로 기술되며, 본인의 주관이 일부 포함되므로 절대적 자료는 아님을 미리 고지한다. 편집자

낭곡 최석환 浪谷 崔奭煥(1808-?)은 전북 군산 출생으로, 정조, 헌종 때 사람이다. 포도그림으로 당대에 최고의 이름을 떨친 작가다.

유작들이 오늘날까지 상당수 전하지만 오세창 (1864-1953)의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에 전북 임피(臨陂)에 살았다라고 기록된 것 외에는 그에 대한 자세한 생애가 밝혀져 있지 않다.

포도 그림 외에도 산수, 사군자, 영모도 등을 잘 그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각 미술품 경매회사를 통해 고가에 낙찰되면서 다시금 재조명을 받고 있다.



  
 홍매도
  
 

兩所惠陽月下 澣臨瀛崔浪谷 自忘其下里五 日畵一屛謹呈

鑄洞精舍座下 乃一大梅樹間 一圓月也羅浮 香夢廣寒澹魄

宛然乎在此矣 仁以不飄不虧 觀之則猶念恒 茶飯屛問兩相

宜底事而古人 有忽到憲前衿 遠君千里乍相 思?句亦豈非

今日吾兩間心 契相得之準的 語也哉

두 가지 이득은 시월 하순에 강릉(江陵)의 낭곡 최석환(浪谷 催奭煥)이 그 마을에 내려감이 五일 동안 그린 한 병풍을 주동정사(鑄洞精舍)의 자리 아래에 삼가 증정한 것이다.

이에 보니 한 그루의 큰 매화나무 사이에 둥근 달이요. 또한 나부(羅浮 : 매화의 명소인 중국 광동성 나부)의 꿈 속 향기라. 달 속 광한궁(廣寒宮)은 이에 있음이 완연하다 다그치고 어질게 함으로써 방황하지 아니하고 모자라지 아니하니 이를 본즉 오히려 예사로운 일임을 생각하며 차를 마시네. 병풍의 짝이 서로 화목함은 어찌된 일인가. 그런데 옛 선인이 홀연히 한 깨우침에 이르니, 앞서 생각함이 군자의 천리요 잠깐 서로의 생각의 걸림이 또한 어찌 오늘 우리 사이의 마음 속 정을 서로 얻어 진실의 말을 바로잡지 아니하겠느냐.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보던 작은 나뭇가지에 핀 매화꽃이 아닌, 화면 오른쪽 상단에서부터 고목(古木)의 큰 줄기가 종으로 뻗어 큰 가지가 역동적으로 화면 전체를 압도하며, 왼쪽 하단 여백에는 시를 넣어 균형감을 잃지 않는 대담한 구도를 보인다.

자연스러우면서 호방하게 펼쳐지는 매화 나무 줄기는 몰골법(대상의 윤곽을 선으로 나타내지 않고, 음영이나 농담으로 나타내는 기법)으로 표현, 대담하면서도 강렬한 필치를 보이고, 또한 매화 꽃잎은 하나하나를 세세히 그려 넣음으로써, 낭곡의 섬세한 묘사력 또한 빛을 내는 그의 대표작으로 볼 수 있다.




  

 묵포도 8폭 병풍

   
 

 
























   이 작품은 8폭이 각폭으로 나누어진 병풍 형식으로, 각 폭마다 각기 다른 다양한 형태의 가지에 달린 2-3송이의 포도를 농묵(濃墨)과 담묵(淡墨)으로 탐스럽게 담아냈다.

먹의 농도 및 붓놀림을 다양하게 구사함으로써 반복적인 소재를 지루하지 않게 다루고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포도 줄기를 바람에 흩날리듯이 표현하여 역동적이고, 잎사귀와 줄기의 표현이 매우 섬세하며 정교하다. 하지만 포도는 호방한 필치로 툭툭 찍어내어 줄기와 대조를 이루며 잘 어울린다.



  
 산수
  
 

流雲繞空山 絶壁上倉翠

應有採芝人 相期烟雨中

흐르는 구름은 공산(空山)에 둘러있고, 절벽은 푸르고 푸르구나.

마땅히 지초(芝草)를 캐는 사람이 있을텐데, 우중(雨中)에 연기만 덮혀 있는거 같구나.

積雨暗林屋 ?峰晴露?

扁舟入○渚 浮動一溪烟

어두운 숲속의 집은 비중에 쌓이고, 호봉(?峰)꼭대기엔 맑은 이슬을 머금었네.

일엽편주는 퇴저로 들어가고. 한줄기 시냇물 위에 아지랑이가 떠오른다.

이 작품은 호수에 인접해 있는 한가로운 마을의 백옥(白屋-가난한 사람의 초가집)을 표현했다.

화법은 조선 중기부터 성행되었던 미불준법(米??法)으로 좌측 언덕에 무성한 숲을 그리고 그 가운데 작은 초가집을 그렸다. 호수와 연접한 마을 앞에는 동리로 들어가는 길을 매우 인상적으로 그렸다.

화면 가까이에는 나무와 집을, 원경에는 저 멀리 높은 산을 배치, 거리감을 표현함으로써, 평원산수(平遠山水)화의 구도가 잘 형성된 하경산수이다.


/서보훈 (주)A-옥션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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