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화백 미인도 위작 사건에 숨겨진 비밀..

2016. 5. 10. 07:45美學 이야기



       천경자 화백 미인도 위작 사건에 숨겨진 비밀..                    

       

  
   사망설이 꾸준히 나오던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별세했으며 천경자 화백의 딸 이혜선 씨가 지난 여름 유골함을 들고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어요.

천경자 화백은 향년 91세.

그리고 여인의 모습을 그린 미인도를 둘러싸고 1991년에 일어난 위작시비는 천경자 화백 노련의 최대 시련으로 심적 충격 속에 절필을 선언한 바 있는데요.

천경자 화백 미인도 위작 사건으로 미술계가 발칵 뒤집어졌죠..
그 사건에 대한 글이 있어서 퍼왔어요!

1. 개요


 천경자 화백 미인도 위작 사건에 숨겨진 비밀..


   천경자 화백[1]의 그림으로 알려던 '미인도'의 진위 여부를 놓고 벌어졌던 위작시비. 짧게 본론부터 말하자면 천경자 화백 본인이 위작이라고 주장하는 그림에 대해 소장 박물관이 진품이라고 반론한 결과 작가의 절필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자세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천경자 <미인도>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진위시비는 1991년에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움직이는 미술관'을 운영하면서 원작을 복제해 판매하던 중 복제에 의구심을 가진 작가가 원작을 직접 보고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천경자의 위작 주장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진위를 가리기 위해 X-ray, 적외선, 자외선 촬영등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였고,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는 1991년 4월 11일 진품이라고 판정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앞으로 위작임을 확증할 수 있는 증거가 밝혀지면 받아들이겠다"는 단서를 붙인 끝에 진품임을 주장하였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는 사건 직후 예술원 회원직을 사퇴하고 전시회 출품 등 작품공개 활동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하고 미국으로 갔다. 이후 대규모 회고전을 가진 적은 있으나 신작은 보기가 어려워졌으며, 1998년 말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93점과 화구 등을 기증하였다.
<미인도>에 대한 논란은 1999년 고서화 위조범 권춘식씨가 자신이 미인도를 위조했다는 증언을 함으로써 논란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은 작품입수 시점과 위조했다고 진술한 시점이 불일치하고, 위조자가 수묵화 위조 전문이어서 천경자 화백의 채색화를 위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기존 입장을 고수하였다. 검찰에서는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더 이상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2]



2. 당사자들의 언급

언급한 것처럼 사건은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 중이던 미인도를 아트포스터로 제작해 판매하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이에 내막을 적은 기사에 따르면, 천화백의 후배 시인이 천화백 댁을 방문했을 때 대화 중에 "선생님 그림 잘 보고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한다. 후배 시인은 현대그룹 사옥 부근에 살면서 현대그룹 사옥 지하 사우나탕에 자주 들리는데 그 안에 천선생님의 미인도가 하나 걸려있다고 했다. 그 미인도는 오리지날 작품이 아니고 현대미술관에서 당시에 보기 좋은 그림, 유명작가의 그림을 선택하여 미술관 아트숍에서 대량 프린트하여 미술문화 대중화 차원에서 한 장당 만원씩 받고 팔고 있었는데, 그 중에 인기작가인 천경자 선생님의 그림(프린트)이 잘 팔려 나갔다고 한다. 현대사옥의 헬스클럽도 예외는 아니어서 싸고 좋은 천경자의 미인도 프린트를 사다 장식용으로 걸어 놓았던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그 말을 전해 들으신 예민하고 자존심 강한 선생님께서 그냥 넘어가실 분이 아님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튿날 아침 일찍 직접 프린트가 걸려 있다는 헬스클럽에 찾아가 확인하신 뒤에 그 그림의 미인도는 진짜가 아니라고 현대미술관 측에 통보했고, 모 신문사에도 정보 제공을 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그 시인을 통해 들은 바 있다."고 한다.#

당시 천경자 화백은 분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작품은 내 혼이 담겨 있는 핏줄이나 다름 없습니다.
자기 자식인지 아닌 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나는 결코 그 그림을 그린 적이 없습니다.
나는 절대 머릿결을 새카맣게 개칠하듯 그리지 않아요.
머리위의 꽃이나 어깨 위의 나비 모양도 내 것과는 달라요.
작품 사인과 연도 표시도 내 것이 아닙니다.
난 작품 년도를 한자로 적는데, 이 그림에는 아라비아 숫자로 적혀 있어요. [3]
내가 낳은 자식을 내가 몰라 보는 일은 없습니다.

작가 자신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했으니 위작을 발견한 단순한 사건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 되었으나...국립현대미술관이 이 작품은 진품이라고 맞서며 국내 미술계 최대의 위작시비가 벌어지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소장품이었다가 국가에 환수되어 재무부 문공부를 거쳐 미술관으로 넘어온 소장 경위가 확실하다는 근거와, 전문위원이었던 미술평론가 오광수씨가 이미 진품으로 감정했다는 이유를 들어 진품으로 주장했다.

화랑협회 감정위원회는 1차 감정 실시후 적어도 가짜는 아니다란 결론을 냈고, 2차 감정에서도 진품이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생존 작가이고 정신 상태가 정상이라면 작가 의견에 감정의 우선 순위를 둔다는 화랑협의회 내부의 규정에도 어긋난 결론이었다.

결국 이 사건은 재판까지 가게 되었지만 법원에서는 판단 불가를 판정했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천경자 화백은 사건 직후인 1991년 4월 7일 아래와 같이 절필을 선언하는 말을 남긴 채, 대한민국예술원에 회원직 사퇴서를 제출하였으며 자신의 작품 90여 점을 서울 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는 딸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붓을 들기 두렵습니다.
창작자의 증언을 무시한채 가짜를 진짜로 우기는 풍토에서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습니다.

천경자 화백의 둘째딸 김정희씨는 이에 대해 감정위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8년 후인 1999년, 고서화 위작 및 사기판매사건으로 구속된 위조범 권춘식씨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화랑을 하는 친구의 요청에 따라 소액을 받고 달력 그림 몇 개를 섞어서 '미인도'를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위작시비는 재연됐다.# 

이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당시 "'미인도'는 진짜이며 현대미술관이 현재 소장하고 있다."면서 "한국화 위조범과 현대 미술관 중 어느 쪽을 믿느냐"고 반문했다.하지만 그 미술관이 진품이라면 직접 그렸어야 할 사람의 말은 믿지 않는다는 것. 원작자 말을 씹은 너네가 할말이 아니잖아

국립현대미술관은 후속 조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에 작품 감정을 의뢰했고 한국화랑협회에서는 다시 진품이라는 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한 재수사는 없었으며 수많은 의혹을 간직한 채 이 그림은 여전히 진품으로 소장되고 있다.#
2014년 12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공식사이트에서 소장품 검색을 해 보면 이 작품은 검색되지 않는 상태이다. 참고로 2010년 즈음 공식사이트 개편 이전까지는 검색이 됐다. 

2.1. 미술관쪽의 주장에 대한 근거

1. 천경자 작가는 본인이 작품년도를 한자로 적는다고 하였으나, 천경자 화백의 1973년 작 길례언니에는 아라비아 숫자로 적혀있다

2. 해당 작품을 위조했다고 자백한 권춘식은 정선의 금강전도를 위작한 혐의로 수사 중 스스로 천경자의 미인도를 3점 위작하였다고 자백하였다. 자백 당시 위작 의뢰를 84년에 받았다고 말하였으나 현대미술관의 미인도 입수는 80년으로 시기가 맞지 않는다. 이에 권춘식의 위작이 해당 미인도일 가능성은 없다고 검찰은 판단하였다.

3. 사용된 안료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원과 한국과학기술원의 여러 시험 결과 기존 천경자 화백이 사용하던 것과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4. 해당 작품은 논란이 일어나기 한참 전인 1990년 1월 출간된 '한국근대회화선집'의 '장우성/천경자'편에 흑백사진으로 수록되었다. 주요작을 엄선한 화집에 작품 이미지가 실린 것은 작가의 동의를 거쳤다는 것, 즉 작가가 인정한 작품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3. 진실은 저너머에

이렇게 된건 기본적으로 작품 감정 시스템이 부실했기 때문. 90년대까지도 한국에는 이렇다할 감정시스템이 없었다. 전문가들의 식견과 기억에 의존하는 수준에 그친 것. 게다가 작품 감정은 과학시료분석 같은 것으로도 한계가 있다. 분석기계는 그 작품이 어떤 물질로 이루어졌는지를 말해줄 뿐, 누가 그 그림을 그렸는지를 말해주지는 않기 때문. 만약 위조범이 대상 작품에 사용했던 재료가 뭐였는지를 알아내서 그 재료를 구해다가 사용하든 아니면 우연히 같은 재료를 쓰든 원작가가 사용한 재료와 같은 재료로 위작을 만든다면 과학분석은 힘을 쓰지 못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건 미술작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그 자료를 가지고 감정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가의 화풍이나 제작습관 등을 면밀히 아는 감정전문가나 연구자들이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전쟁을 거친데다, 산업성장에 치중해 문화 연구 지원이 미비한 한국에서 이런 자료 구축이 제대로 되었을리가 없다. 게다가 화랑이나 콜렉터들은 작품 가격에만 관심이 있지, 이런 감정에는 무관심하다.

황당한건 아직도 천경자 미인도 위작사건은 오리무중이라는 것이다. 위작일 가능성도 높지만, 천경자 화백이 자기 작품이 마음대로 상품화돼서 팔리는 것에 기분 상해 '작품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을 철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존심이 강했던 천경자 화백의 성격상 아예 상종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국립현대미술관 측을 대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천경자 화백처럼 석채화를 구사하는 화가가 적었다는 주장도 있어 권춘식의 자백이 의심을 받기도 하였고 말이다.# 즉 다음과 같이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는 것.

1) 권춘식이 위조->김재규->국가 환수->국립현대미술관 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
2) 김재규가 위조->국가 환수->국립현대미술관 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
3) 국립현대미술관과 화랑협회감정위원회 측에서 작정하고 위조했을 가능성.이게 사실이면 대막장 수준
4) 권춘식, 김재규, 국립현대미술관, 화랑협회 외의 다른 인물(천경자 화백의 자녀나, 혹은 완전히 제 3의 인물 등)이 위조하고 개입했을 가능성.
5) 천경자 화백이 직접 그린 것이지만 작품을 위작이라고 선언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측을 '엿먹였을' 가능성.가능성은 낮지만, 이러면 또 역으로 막장이 된다

하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면서 진실밝히기도 뭐해져서, 말 그대로 '진실은 저너머에'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설령 5번일 가능성이 있다 해도,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가치는 엄연히 작가가 정하는 것이다[4] 이때문에 대중에겐 예술계의 높으신 분들이 자신들의 권위를 망치고 싶지 않은 나머지 여러명이서 원작자를 바보로 몰아간 희대의 병크로 인식되게 되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국립현대미술관과 화랑협회감정위원회가 이러한 비리 의혹에서 벗어나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듯. 이 사건은 또한 국내 미술시장에 위작이 범람할 개연성을 만들어 줬다는데 문제가 있다.저래도 된단 말이지? 저질러야지! 물론 이전 한국 미술시장에서도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작가들(박수근이중섭 등)은 위작이 많았지만 말이다.
[1] 천경자 화백에 대해서는 한국예술디지털아카이브 참조.#[2] 김기리, 한국 미술품 감정에 관한 연구 : 미술품 진위시비 사례를 중심으로, 학위논문(석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 예술기획전공, 2005년 8월. 56-57쪽.[3] 그러나 73년도 작품인 '길례언니'에는 아라비아 숫자로 적혀있는 것이 확인되었다[4] 해외에서는 이때문에 법정소송까지 가기도 했다. 로버트 모리스(robert morris)란 작가는 자기가 이전에 만든 <연도(litanies)>라는 작품을 산 컬렉터와 마찰이 생기자, <미학적 철회에 대한 진술서(statement of aesthetic withdrawal)>(1963)란 작품을 만들어 <연도>의 가치를 무효화 시키기도 했다.내가 낸 작품의 효력을 무효화한다! 물론 현실은 돈많은 콜렉터>아트 딜러>미술기관장들>큐레이터>예술가 순으로 권력이 짜여지는지라 이렇게 자기 소신껏 안하겠다 했다간 찍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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