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30. 15:23ㆍ야생화, 식물 & 버섯 이야기
나는 교직생활 45년간 모은 재산이라고는 APT 한채 밖에 없다. 초임 때는 겨우 전셋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데, 급급했고, 중견이 됐을 때는 아이 넷 공부시키는데, 허리가 휘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모두 공부를 잘하여, 한원 한번 못보내도 서울대에 둘이나 가고, 나머지도 괜찮다는 대학에 입합해 공부해서 모두 잘 사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연금으로 그냥 먹고사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으며, 간간이 식물관계로도화동비는 꽤 들어오는 편이어서 불편한 점은 없다.
그런데 나는 보석이나, 명품 같은 것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책탐은 유별나다고나 할까...재학시에도 꽤 많은 책을 사모았었지만 짧은 1주일 동안의 여름방학 중에 해방이 되어, 그 감격도 모른채 시골구석에 파묻혀 있다가, 개학 동지를 받고 학교에 갔을 때는 기숙사에 놔뒀던 제법 많던 책들이 단 1권도 남아있지 않았다. 집에 가져왔던 "마끼노일본식물도감"과 같은 저자등의 식물지격인 "일본식물총람" 그리고 그가 지은 "취미의 식물채집" 등의 3권만은 방학 때 두고 보려고 가져와 분실을 면하여 지금도 내 책장에 고이 간직돼 있다.
그 후 시간이 나면 인사동의 고서점을 뒤져 참 많은 책들을 야금야금 사모았다. 나까이의 Floraa Koreana를 비롯하여 백두산식물조사서, 금강산식물조사서, 지리산식물조사서, 제주도 및 완도식물조사서. 울릉도식물조사서, 심지어는 노봉의 식물조사도 구했고, 나까이의 "조선삼림식물편" 모리의 "조선식물명휘"" 우에끼의 "화산 및 수원부근의 식생" 등 식물에 관한한 단 1권의 책도 놓지지 않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지금도 식물관계 책이 두 방 가득하다. 물론 정년을 하면서 교육관계 서적 일체는 고덕도서관 등에 기증하고, 일반과학, 지질, 동물 등의 서적도 야금야금 국립수목원에 수백권 갖다가 줬다. 그러나 식물관계 책만은 내가 활동 가능할 동안은 보관하며, 활용할 계획이다. 나는 한 번 산 책은 좀처럼 남에게 주지는 않는다. 물론 2권 이상일 때는 아낌없이 양여하지만....그러나 단 1권 꼭 필요한 인사에게 "원색 일본의 난"을 양여한 것을 빼고는.....
한때 젊어서는 욕심도 많아 파브르곤충기를 탐독하고 포충망을 휘둘러 한국의 나비 100여종을 채집해서 표본을 만들기도 하고, 곤충도감도 제법 많이 수집했었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양여하거나 수목원에 기증하고, 오직 식물에 관한 것만 고이 소장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것은 몇 권이 되는 것도 있다. 근래는 식물에 관한 고서가 거의 바닥 나, 간간이 신간도서를 진열하는 교보문고를 찾는데, 책값이 이만저만 비싼게 아니다. 그래서 어떤 것은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두고 오기도하는데, 어떤 것은 그 때 못산 것으로 알고, 사오면 이미 집 서가에 그것이 꽂혀 있는 것을 보고 실소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씨볼드의 일본식물지" "잎으로 외는 수목" "자원식물의 탐색" 등등이 이에 속한다.
그리고 식물분류학회를 비롯하여 식물학회, 생태학회, 생약확회, 한국자연보존협회 등에 가입하여 그 잡지를 꼭꼭 받아보고 있으며,그런 곳에서 나온 보고서는 거의 갖추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온 방안이 책투성이이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오직 식물책 밖에 없는 셈이다. 그래도 맘에 드는 책이 있으면 사올 수 밖에...어떤 것은 꽤 비싼 것인데, 언제 샀는지 기억이 안나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일본종자도감" 이 책에는 일본식물의 거의 반이 넘는 2000여종 이상의 종자의 원색사진이 들어 있고, 그의 모양과 크기, 100립중 등의 상세한 많은 정보도 수록돼 있고, 그 값이 274000원으로 만만찮으며, 언제 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책 뒤에 08. 10. 21 교보문고, 전의식이라 씌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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