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6. 10:41ㆍ美學 이야기
<울산성전투도 병풍> 제2병풍(우척) 제3병풍(좌척) 한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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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4-04 19:19:24
(<울산성전투도 병풍> 제2병풍(우척) 제3병풍(좌척) 한 쌍)
관서(款署)와 인장(印章)의 위치에 판단하면 우척과 좌척은 반대가 되지만 전투의 시간적 순서를 우선으로 하여 한 쌍으로 보았다. 즉 우척은 1월 2일부터 3일까지 울산성에 지원 온 일본군이 울산성 근처 서쪽의 작은 산에 진영을 설치하고, 연합군과 태화강을 낀 채 대치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병풍이고, 좌척은 드디어 전투가 시작되고 있는 장면이다.
이 한 쌍의 병풍은 정(靜) 동(動)의 대조를 보입니다. 특히 우척의 구도를 보면, 양군의 대치 장면에서는 양군 사이의 공간을 대범하게 잘라. 앞쪽의 일본군 측에서 연합군의 전술 진형(陣形, 진법)을 조망하는 구도로 도어 있다. 마치 기하학적인 도형처럼 생긴 여러 종류의 진형을 광범위하게배치하고, 중앙이 넓은 공간은 평면화되어 진용배치도(진립도(陣立圖))는 도식화되어 있다.
이처럼 병풍의 우척은 전용배치도로, 좌척은 전투도로 짝을 맞춘 작품은 이른바 일본에서 전투도(합전도(合戰圖))라 불리는 병풍 한 쌍에서 볼 수 있다. 에도시대 초기의 작품으로 이와쿠니 미술관(암국미술관(岩國美術館) 소장의 <가와나카지마 전투도 병풍(천중도합전도병풍(川中島合戰圖屛風)> 1쌍에서 우척은 다케다 신겐(무전신현(武田信玄)이 가와나카지마의 하치만하라(팔번원(八幡原))에서 취했던 진용배치도이고, 좌척은 우에스기 겐신(상삼겸신(上衫謙信))과 있었던 전투도로, 역시 정과 동의 대조적 조합이다. 신겐군의 진용 배치는 고슈류(갑주류(甲州流))의 군학서(軍學書))인 『고요군함(갑양군함(甲陽軍艦)』에 입각하여 그려졌다.
1561년의 이 전투는 지략이 뛰어난 장수 두 사람이 지혜를 겨루면서 역사에 이름을 알린 전투로, 겐신은 신겐의 전술인 적을 뒤에서 공격하는 딱따구리(탁목조(啄木調) 전법을 간파하였다. 우척에서는 겐신이 배후에서 쫓겨 도망쳐 올 것으로 예상하고 가외나카지마에서 대기하고 있던 신겐의 군대 편성을 그리고 있다. 한편 좌척은 그 후의 격전을 표현하고 있는데, 결코 다케다 측이 유리한 전투만을 그리지 않고 쌍방의 전투력를 비등한 강도로 힘있게 나타내고 있다.
이 싸움은 무승부였고, 전투의 잔혹성만 양측 모두에 있다는 사실을 곡해하지 않고 그리는 것이 전투도의 철칙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차럼 정과 동의 드라마틱한 대조는 한 쌍의 병풍이라는 형태에 메우 적합하며, 감상자에게는 전투도 병풍을 해독해 가는 즐거움이 있다.
진형(陣形)은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전투에서 부대의 승패는 진형에 의해 결정될 만큼 중요한 전술이다. 나베시마본 제2병풍에서는 중앙 안쪽의 멀리 있는 산기슭에 대군(大軍)이 있고, 그 앞에는 강행돌파형(型)인 삼각형의 원추진(圓錐陣), 옆으로는 배후 공격인 사각형의 방진(方陣), 양 날개에는 서로 짝이 되는 형태를 배치하여 적을 교란시키는 횡진(橫陣), 태화강을 거너서 일본군에게 향하는 사선진(斜線陣) 등 진형이 뚜렷한 특징 없이 배치되어 있다. 다수의 연합군 병사들에게 둘러싸인 연합군 지휘관들이 말을 타고 앞을 응시하고 있는 것이 멀리서 보인다.
한편 일본의 원군 측은 각각 다이묘군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니베시마 나오시게가 야습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절반을 비스듬하게 분할한 다량의 흰색과 푸른색의 깃발이 화면 앞쪽의 산 사이에서 어른거리고 있다. 왼쪽 아래에는 구로다 나가마사군과 연합군의 선봉이 서로 노려보고 있다.
얼어붙은 태화강은 하얗게 칠해져 있는데 먹선을 가해 얼음이 깨진 상태를 나타내며 화면을 비스듬이 가로지르고 있다. 이처럼 병풍이 현저히 도안화되었다는 점은 제1병풍처럼 다른 맞은 다른 나라에서 맞은 한겨울의 맹추위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제3병풍인 좌척에서는 우척에서 표현한 양 군의 대등한 위치를 대략 90도 회전시킨 시점에서 전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우척의 화면을 타고 한 번에 산을 내려가는 묘사는 『헤이케 모노가타리』의 회화에서 유명한 히요도리코에(압월(鴨越))의 경사가 심한 벼랑을 말을 타고 내려가는 이미지와 증첩된다..
전투도의 활기찬 싸움의 에너지를 표현한 전형적인 예시이다. 게다가 일본군은 얼어붙은 태화강을 건너 화면 중앙으로 침공하고, 적을 찾아 병풍의 오른쪽으로 추격하는 것이 전개되고다. 조,명연합군은 후방 차단을 두려워하며 경주(慶州)로 철수하는 모습이 오른쪽 부분의 구릉지대에서 보인다.
병풍 양측 산에서는 추격하는 일본군을 왼쪽에, 퇴진하는 연합군을 오른쪽 구릉지대에 분산시키고, 중앙에는 강을 중심으로 넓고 큰 전장(戰場)을 배치한 파노라마를 펼쳐놓고 있다. 일본군은 다이묘의 군기가 정연하게 배치되어 있고, 비스듬하게 분할된 니베시마군의 푸른색과 흰색 깃발도 보인다.
히데요시가 시작한 터무니없는 임진왜란은 에도시대를 통틀어 나무판에 새겨서 인쇄를 한 판본(版本)의 형태로 끊임없이 출판되었다. 여기서 소개한 전투 병위 무사가문 사회에서 감상되었던 데 비해, 무사가문 계급을 포함한 일반 시민들에게는 위에 말한 그림을 판화로 찍어서 만든 다양한 서적을 통하여 임진왜란이 크게 회자되고 유통되었다. 이러한 판본형태의 임진왜란 그림에 관심이 있는 분은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김시덕의 연구서나 논문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오른쪽 아래에는 울산만에서 있었던 해전이 표현되어, 일본군이 지원 선박에서 화승총을 발포하고 있고 연합군에서는 화살을 쏘고 있다. 무수히 많은 화살이 날아가는 묘사는 아름답고 장식적이기까지 하다. 화면 쪽 아래는 얼음이 언 태화강을 표현한 것인데, 먹선으로 얼음이 깨진 모습을 그려 넣었습니다만. , 어떻게 보아도 사실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12월 말의 추운 세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처럼 병풍 그림을 읽다보면, 전투도 병풍은 원래 공적인 공간을 장엄(莊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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