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들의 생존법 - 영하 30도의 오지에서 살아가기 /트레블 조선 기사 외

2013. 8. 1. 15:43산 이야기

 

 

 

입력 : 2013.01.19 08:00 / 수정 : 2013.01.19 11:27

최근 인기 TV 프로그램은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는 '달인 코너'
추운 날씨에 완벽 적응 위한 다운점퍼, 장갑 등 다양한 용품들 화제

   SBS 시사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 속 코너 '생존의 달인', SBS 예능 '정글의 법칙' 등 최근 극한 환경이나 오지에서 살아남는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벗어나 문명과 떨어진 대자연 속에서 달인들이 살아남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가을 '무인도편'으로 시작해 다음 주에 최종회를 앞둔 SBS의 '생존의 달인' 코너가 눈에 띈다. 평균 기온 영하 30도를 맴도는 강원도 무인도에서 세 명의 달인이 맨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방영되며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도전자들은 추운 날씨에 완벽하게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용품들을 활용했는데, 그렇다면 혹한기 오지에서 이들처럼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할까.

사진=마모트_그랜랜드 배플자켓

◆ 겨울철 칼바람을 막아줄 따뜻한 다운점퍼와 체온 조절을 위한 하프집(Half Zip)

   겨울철 오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온 유지를 위한 점퍼를 잘 선택해야 한다. '생존의 달인'의 이창윤 도전자는 방수·방통·투습 기능이 뛰어나 설산에서도 신체를 보호해 줄 수 있는 다운점퍼를 입고 혹한기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가 입은 점퍼는 겉감에 폴리에스테르를 적용한 제품으로 방수기능이 뛰어나다. 또한, 충전재로는 소재 내부에 두터운 공기층을 만들어 보온성, 복원력에서 최고로 꼽히는 구스다운(goose-down)을 사용했다. 이뿐만 아니라 폴리에스터를 사용한 고소모 스타일의 모자를 착용해 칼바람에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체온 유지를 위해 활동량이 많은 생존의 법칙 도전자들은 하프집(Half Zip) 내의를 착용했다. 하프집이란 지퍼가 집티의 절반을 차지하는 제품으로 더울 때 지퍼를 많이 개폐해서 체온을 조절하는 용도로 적당하다. 하프집은 피부층의 습기를 빨리 건조시키는 속선성 원단인 폴라텍 파워드라이(Polartec Power Dry) 소재를 사용해 흡수성과 건조성이 뛰어나며 악취발생도 효과적으로 방지해 주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진=(좌)마모트_란도네글러브/(우)마모트_오딘 50

◆ 동상 방지에 필요한 겨울 장갑과 수납공간이 많은 배낭

   지난 7일 방송에서는 도전자들이 배가 고파 잡은 생선을 산 채로 먹기도 하고 나무 위를 계속 비비는 핸드드릴 방식으로 불을 지피는 등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볼 수 있었다. 이때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겨울 장갑. 달인들처럼 살아남기 위해서는 탁월한 방수, 방풍 능력을 갖춘 겨울 장갑이 필요하다. 도전자들이 착용한 장갑은 탁월한 방수기능을 자랑하는 고어텍스를 사용했고, 장갑 내부 보온재로 일종의 합성 다운인 프리마로프트(Primaloft)가 삽입되어 손끝까지 시린 혹한기에 동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부품을 넣을 수 있게 수납공간이 많고 장시간 맬 것을 대비한 가벼운 겨울 배낭을 빼놓을 수 없다. 가벼운 산행이 아닌 오랜 시간 야외에 있어야 한다면 50리터 이상의 대형 배낭을 착용해야 다양한 용품을 수납할 수 있다. 가볍지만 튼튼한 나일론 소재를 적용하고 가방 밑단에 침낭 등을 넣기 위한 지퍼형 여유 저장공간이 마련된 대형 배낭은 겨울철 야외 활동에 적합하다.

도움말=마모트
서은지 roller04@chosun.com

 

 

[조현욱의 과학 산책] 유전자를 훔친다 … 극한의 생존법

[중앙일보] 입력 2013.03.12 00:23 / 수정 2013.03.12 00:23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코메디닷컴 편집주간

 

 

    다음과 같은 능력을 두루 갖춘 생물은 무엇일까.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뜨거운 온천 속에 산다. 여기서는 햇빛의 에너지를 이용한 광합성으로 당분을 만들어낸다. 오래된 광산의 캄캄한 갱도 속 배수로에도 산다. 이때는 박테리아를 먹이로 삼는다. 배터리 용액처럼 부식성이 강하고 비소와 중금속이 고농도로 포함된 물속에서 번성한다. 답은 물속에 사는 홍조류의 일종인 갈디에리아(Galdieria sulphuraria)다. 조류(藻類)란 구조가 간단한 수생식물을, 홍조류란 김이나 우뭇가사리처럼 붉은색을 띤 종을 말한다. 단세포 생물인 갈디에리아는 어떻게 이처럼 놀라운 탄력성과 회복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

  미국 오클라호마대와 독일 하인리히하이네대의 공동연구팀이 지난주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내용을 보자. 그 핵심은 선조에게 물려받지 않은 유전자, 다시 말해 다른 종에서 훔치거나 빌려온 유전자에 있었다. 원래 이 같은 ‘수평적 유전자 이동’은 박테리아, 즉 세균의 전매특허인데 이번에 홍조류에게서도 확인된 것이다.

  고열을 견디는 능력은 지놈 내에 수백 벌의 복사본 형태로 존재하는 유전자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는 수백만 년 전 고세균에서 훔쳐온 단 하나의 유전자에서 유래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은이나 비소 같은 독극물의 해를 입지 않고 단백질과 효소를 운반하는 능력은 박테리아에게서 슬쩍한 유전자 덕분이다. 고농도의 염분을 견디는 능력, 엄청나게 다양한 대상을 먹이로 이용하는 능력은 자신과 동일한 극한 환경에 거주하는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복사한 것이다.

  갈디에리아는 박테리아나 고세균과 달리 세포 내에 핵을 둘러싼 핵막이 있는 진핵생물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생물은 다른 종의 유전자를 베껴올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이런 한계를 뛰어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갈디에리아는 생명공학 기술의 꿈을 실현시킨 사례”라고 평가했다. 여러 종의 각기 다른 생물에게서 흥미로운 능력을 지닌 유전자를 가져온 뒤 이를 통합해 제대로 기능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내고 독특한 능력과 적응력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단세포 생물이 이미 이룩한 결과를 따라잡기 위해 지금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폐기물에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특정 조류(藻類)에 독극물 내성 단백질을 만드는 갈디에리아의 유전자를 이식하는 것도 그런 분야의 하나다.

조 현 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