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인택의 글로벌 줌업] 중남미 휩쓴 장기집권·부패 그들은 반독재 외친 좌파다

2018. 3. 4. 01:21잡주머니



중남미 휩쓴 장기집권·부패 그들은 반독재 외친 좌파다 


[중앙일보] 입력 2018.03.03 02:00수정 2018.03.03 09:15


[채인택의 글로벌 줌업]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볼리비아 모랄레스, 국민투표에서 지자 헌재 결정으로 연임 폐지
니카라과 오르테가, 장기집권 하며 부인을 부통령 앉혀 족벌정치
베네수엘라 마두로는 야당 후보 출마 금지하며 장기 집권 기도
남미, 장기집권 '내로남불'과 좌우동반 정치부패가 선거 좌우 전망

 

반독재 혁명가들이 이젠 장기집권 야욕

 
   반독재·반자본주의·반제국주의·반미를 내세우며 집권했던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지도자들의 일부가 이제는 장기집권 야욕을 불태우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선 2000년대 거대한 좌파 물결을 맞았다. 일당독재와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금지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붉은 물결과 달리 다당제를 바탕으로 시장경제도 인정한다는 점에서 핑크 타이드(Pink Tide)로 불리는 흐름이었다. 문제는 민주주의와 독재 타도를 외치며 그 흐름을 주도했던 인물의 일부가 이젠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며 장기집권의 검은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 부패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려는 중남미 과테말라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가 지난해 9월 16일 수도 과테말라시티의 의회 앞에서 열려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정 권력자의 장기집권 시도와 함께 시민들의 분노와 저항의 발화점고 선거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정치 부패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려는 중남미 과테말라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가 지난해 9월 16일 수도 과테말라시티의 의회 앞에서 열려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정 권력자의 장기집권 시도와 함께 시민들의 분노와 저항의 발화점고 선거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모랄레스, 국민투표 무시하고 4연임 혈안

  
2006년 1월 볼리비아에서 원주민 최초로 대통령에 오른 사회주의운동당 에보 모랄레스(59)는 ‘원주민의 희망’에서 장기집권 음모가로 변질하고 있다. 모랄레스는 자신이 주도했던 가스 산업 국유화 요구 시위사태로 정국이 혼란한 상태에서 정권을 쥐었다. 전임 민족주의·포퓰리즘 정당인 민족혁명운동당은 시위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88, 2002년 8월~2003년 10월 재임) 대통령과 이를 승계한 부통령 카를로스 메사(75, 2003년 10월~2005년 6월)가 줄줄이 사임하고 대법관 출신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72, 2005년 6월~2006년 1월)가 세 번째 승계자로 간신히 남은 임기를 채웠다.  
  
모랄레스는 취임 뒤 남미 2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천연가스 등 에너지 기업에 대한 세금을 높이고 광산·전기·통신·철도 등을 국영화해 얻은 재원으로 취임 당시 전체 인구의 16%에 이르던 문맹을 퇴치하는 등 빈민과 원주민 복지 향상에 투입했다. 미국이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에 맞선다며 코카인 원료인 코카잎 재배자의 권리를 옹호하기도 했다.   

2006년 집권한 뒤 3연임 중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4선을 하기 위해 지난해 2월 대통령 임기제한을 철폐하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붙였다가 49대 51로 패배하자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고 4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원주민 출신 첫 볼리비아 대통령인 그는 '원주민의 희망'에서 장기독재의 화신으로 변하고 있다. 그는 2009년 2월 개헌으로 나라 이름을 '볼리비아 공화국'에서 '볼리비아 다민족 국가'로 바꿨다 .그는 취임식을 포함해 어디에서도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로이터= 연합뉴스]

2006년 집권한 뒤 3연임 중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4선을 하기 위해 지난해 2월 대통령 임기제한을 철폐하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붙였다가 49대 51로 패배하자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고 4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원주민 출신 첫 볼리비아 대통령인 그는 '원주민의 희망'에서 장기독재의 화신으로 변하고 있다. 그는 2009년 2월 개헌으로 나라 이름을 '볼리비아 공화국'에서 '볼리비아 다민족 국가'로 바꿨다 .그는 취임식을 포함해 어디에서도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런 모랄레스가 지금은 장기집권 욕심에 국민투표 결과조차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인다. 그는 지난해 2월 대통령 임기제한 폐지안을 담은 국민투표에서 51대 49로 패배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순응적인 헌법재판소로부터 “임기제한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받아내자 오는 2019년 4선 도전을 선언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노골적으로 장기집권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반발하는 국민이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모랄레스는 귀를 막고 있다.  

 

우파 족벌독재 내쫓고은 오르테가

부인 부통령 앉혀 붉은 족벌독재로

 

니카라과의 좌파정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NL)의 다니엘 오르테가(73) 대통령은 장기 집권하던 친미 소모사 족벌 정권을 1979년 니카라과 혁명으로 전복시켜 좌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1979년 니카라과 혁명의 지도자로 79~85 국가재권위 의장에 이어 85~90 대통령을 지냈지만 재선에 실패한 뒤 17년간 야당 지도자로 있다가 2007년 1월 재집권했다. 마르크스 제닌주의 일당독재를 포기하고 다당제 민주사회주의자로 정치적 입장을 바꿨으며 빈민층의 국민의 의료·교육·대출 ·사회복지 접근성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주목받았다.  

 2007년 재집권해 지금까지 계속 권좌를 지키고 있는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수도 마나과의 데니스 마르티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1회 중앙아메리카 게임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르테가는 2014년 개헌으로 대통령 임기제한을 폐지한 데 이어 지난해 자신의 부인을 부통령에 앉혀 권력을 사유화하고 족벌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오르테가는 1979년 소모사 족벌 정권을 무너뜨린 니카라과 혁명의 주역이었지만 이젠 자신이 족벌 독재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그는 1980년 대에는 넥타이 차림으로도 등장했지만 요즘은 넥타이는 물론 정장도 멀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07년 재집권해 지금까지 계속 권좌를 지키고 있는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수도 마나과의 데니스 마르티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1회 중앙아메리카 게임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르테가는 2014년 개헌으로 대통령 임기제한을 폐지한 데 이어 지난해 자신의 부인을 부통령에 앉혀 권력을 사유화하고 족벌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오르테가는 1979년 소모사 족벌 정권을 무너뜨린 니카라과 혁명의 주역이었지만 이젠 자신이 족벌 독재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그는 1980년 대에는 넥타이 차림으로도 등장했지만 요즘은 넥타이는 물론 정장도 멀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이를 통해 인기가 높아지자 장기집권에 혈안에 되고 있다. 2014년 1월 의회에서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임기제한을 폐지했다. 2017년 4기 취임 뒤에는 과거 산디니스타 게릴라 활동을 함께했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67)를 부통령에 앉히고 권한을 몰아주고 있다. 좌파 게릴라 운동으로 족벌정치를 무너뜨렸던 오르테가가 이젠 권력을 사유화하며 ‘붉은 족벌’의 장기집권을 시도하는 어이없는 상황이다. 남미 반독재의 아이콘이 권력욕의 화신이 된 셈이다.  
 

장기독재 시도 '나쁜 선례' 차베스 

'될 때까지' 연임제한 폐지 개헌 시도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1992년 불발쿠데타를 기념하는 집회에서 지지자들 앞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마두로는 올해 12월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를 4월로 당겨 실시한다. 주요 야당 정치인은 감옥에 가두거나 출마를 금지해 손발을 묵어두고 있어 벌써 불공정 선거를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1992년 불발쿠데타를 기념하는 집회에서 지지자들 앞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마두로는 올해 12월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를 4월로 당겨 실시한다. 주요 야당 정치인은 감옥에 가두거나 출마를 금지해 손발을 묵어두고 있어 벌써 불공정 선거를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AP=연합뉴스]




   좌파 정치인 장기집권 욕심의 뿌리는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 좌파로 1999~2013년 대통령을 지낸 우고 차베스(1954~2013)다. 차베스는 재임 중 석유·알루미늄 산업 등을 국유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빈곤퇴치와 복지·교육 확대 정책을 폈다. 2007년 연임제한 철폐 개헌안이 부결되자 2년 뒤 다시 국민투표에 부쳐 기어이 통과시켰다. 그는 연임제한이 이뤄질 때까지 개헌안을 제출하겠다고 국민을 압박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헌안을 관철하고 2012년 10월 4선에 성공했지만 암으로 취임식도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차베스의 후계자인 노동운동가 출신 니콜라스 마두로(56)가 2013년 대통령에 올랐지만 헌법에도 없는 제헌의회를 구성해 야당이 지배하는 의회의 무력화를 시도하는 등 민주주의 파괴 행위에 앞장서고 있다.  
 

마두로, 야당 출마 막고 선거 8개월 앞당겨

 
4월 22일 베네수엘라에서 열리는 대선은 독재정권으로 변한 포퓰리즘 좌파 정권의 실체를 잘 드러낸다. 베네수엘라 대선은 애초 12월이었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정략적으로 앞당겨 치른다. 영국 BBC방송은 마두로가 지난해 12월 지자체 선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야당 후보를 체포하거나 출마를 금지해 벌써 부정선거 시비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가 하면 '독재', 내가 하면 '혁명수호'인가

   모랄레스와 오르테가, 그리고 마두로의 행위는 내가 하면 정의이고 남이 하면 불의라는,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라틴아메리카가 정치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해 라틴아메리카 6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열려 3억5000만 국민의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2000년 이후 라틴아메리카의 선거는 크게 봐서 좌파와 우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이데올로기 대결 성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기득권층에 저항하는 도도한 흐름이 전 세계를 휩쓴 이후 처음 치러지는 라틴아메리카의 선거에선 이런 성격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라틴아메리카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사바티니는 “어떤 나라에서 ‘좌파나 우파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식으로 올해 라틴아메리카의 선거를 평가해서는 곤란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라고 말했다. 이데올로기가 아닌 부패 문제 등 국민이 분노하는 개별 이슈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 현장[EPA=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 현장[EPA=연합뉴스]

 

중남미 올해 3억5000만 국민이 선거 

올해 라틴아메리카 대선은 역동적일 전망이다. 4월 1일 코스타리카에서 열리는 대선 결선투표부터 정권 교체 조짐이 보인다. 지난 4일의 1차 투표에서 야당인 우파 국민복원당의파브리시오 알바라도 후보(24.91%)가 집권 중도좌파 시민행동당의 카를로스 알바라도 후보(21.66%)보다 근소하게 앞섰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1999년 집권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장기독재를 막기 위한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하려고 2007년 국민투표에 붙였다가 실패하자 '될 때까지 계속하겠다'며 2년 뒤 이를 다시 국민투표에 붙여 관철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4선에 승리했지만 암으로 취임식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억지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이라는 나쁜 선례를 라틴 아메리카에 남겼다. 사진은 국기 색깔과 모양으로 디지안한 티셔츠 차림의 차베스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1999년 집권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장기독재를 막기 위한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하려고 2007년 국민투표에 붙였다가 실패하자 '될 때까지 계속하겠다'며 2년 뒤 이를 다시 국민투표에 붙여 관철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4선에 승리했지만 암으로 취임식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억지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이라는 나쁜 선례를 라틴 아메리카에 남겼다. 사진은 국기 색깔과 모양으로 디지안한 티셔츠 차림의 차베스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5년 단임의 대통령을 뽑는 파라과이는 집권 중도우파 마리오 압도 후보에게 분열된 좌파 야당들이 도전하는 상황이라 비교적 주목을 덜 받는다. 지난 2016년 정부군과 공산반군(FARC) 간의 내전을 52년 만에 끝낸 콜롬비아도 5월 27일 대선을 치른다. 내전 종식 공로로 2016년 노벨평화상 받은 중도우파 후안 마누엘 현 대통령은 3선 금지로 재출마가 불가능해 새로운 인물들이 나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대교체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8년 이런 일련의 대선은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지형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특히 부패의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정치가 결코 안정될 수 없고 국민이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자각하면서 정치 양상에 상당한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올해의 라틴아메리카 대선은 장기적으로 부패와 장기집권이라는 두 가지 사슬을 끊어내겠다는 유권자들의 의지를 보여줄 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엔리케 페냐 멕시코 대통령(가운데)은 호감을 주는 외모에 개혁 정치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인인 앙헬라 리베라(오른쪽)과 함께 부패 사건에 연루되면서 인기가 추락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엔리케 페냐 멕시코 대통령(가운데)은 호감을 주는 외모에 개혁 정치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인인 앙헬라 리베라(오른쪽)과 함께 부패 사건에 연루되면서 인기가 추락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외모 출중한 대통령 부부의 검은 손

멕시코 대선 최대 이슈는 부패

   올해 라틴아메리카 대선의 최대 관심사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15위인 멕시코(7월 1일)와  세계 8위인 브라질(10월 7일)의 선거다. 모두 부패가 최대 이슈다. 멕시코는 6년 단임제로 현 집권 중도연합의 엔리케 페냐 대통령이 재출마할 수 없어 좌파연합의 마누엘 로페스 후보와 중도연합의 안토니오 메아데 후보가 접전 중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페냐는 개혁정책으로 지지율이 한때 50%를 넘나들었지만 부부가 부패 혐의를 받은 데다 살인율이 급증하는 등 치안에도 무능함을 드러내면서 23%까지 하락했다. 로페스 후보가 부당이득 근절과 빈곤 추방을 약속하면서 메아데보다 5~15%포인트 앞서고 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3일 자신의 부인 사망 1주기를 맞아 몰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룰라는 지난 1월 24일 지역연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 2심 재판에서 징역 12년 1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올해 대선 출마가 불투명하다. 퇴임 당시 87&의 지지를 받았던 그는 부패 사건 연루 이후 현재 36%이 지지를 얻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3일 자신의 부인 사망 1주기를 맞아 몰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룰라는 지난 1월 24일 지역연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 2심 재판에서 징역 12년 1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올해 대선 출마가 불투명하다. 퇴임 당시 87&의 지지를 받았던 그는 부패 사건 연루 이후 현재 36%이 지지를 얻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룰라, 너마저…

브라질, 좌우 모두 부패로 국민 희망 강탈

   브라질 대선은 혼란스럽다. 뉴욕타임스는 중도우파인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부패혐의를 받으면서 지지율이 3%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야당 유력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24일 지역연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 2심 재판에서 징역 12년 1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출마가 불투명하다. 아직 36%의 지지율을 유지하지만 퇴임 당시 지지율 87%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추락하는 영웅’이다.  
 
부패는 국민으로부터 희망을 뺏어갔다. 가디언은 브라질에서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15%의 반사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수치는 희망을 잃은 국민의 극단적인 심리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부패와 권력욕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머나먼 남미의 정치 사례가 우리에게도 생소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출처: 중앙일보] 중남미 휩쓴 장기집권·부패 그들은 반독재 외친 좌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