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악기이야기-트럼펫

2018. 3. 31. 04:10율려 이야기

특색



부드럽고 강렬한 금관악기의 제왕

역사



트럼펫은 그 소리의 힘찬 성격으로 인해 행진곡과 환희, 기쁨과 승리의
메시지를 대신한다.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 속에서 트럼펫은
7~8m에 달하는 매우 긴 길이에서부터 불과 30cm밖에 안되는 길이까지
다양한 변형이 있었다. 모양도 제한된 공간에서 길이를 확보하기 위해 S
자나 U자형도 시도되었다. 현재의 트럼펫은 관의 길이가 축소되고 밸브
가 있어 복잡한 음악을 연주할 수는 있지만 길다란 관에서 나오는 깊은
소리는 잃어버리고 말았다.

호른 보스텔과 쿠르트 작스의 악기 분류법에 의하면 트럼펫은 기명악기
(aerophone)로 분류된다. 기명악기란 공기의 진동을 소리의 근원으로 삼
는 악기로, 바람을 바로 불어넣는 플루트류, 입술을 먼저 떠는 트럼펫류,
리드를 먼저 떠는 클라리넷 등의 리드악기류, 그리고 자유 기명악기류 등
으로 다시 나뉜다. 자유 기명악기는 매우 드물게 볼 수 있는데, 남아메리
카 인디언이나 아프리카인들이 원통을 실에 매달아 공중에 돌리면서 소
리를 내는 선더스틱이 그 예이다.

트럼펫은 금관악기 중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며, 현재 가장 자주
사용되는 악기이다. 트럼펫의 각 부분을 기능적으로 살펴보면, ① 양입술
을 떨어 최초의 소리를 얻는 마우스피스와 그로부터 밸브에 이르는 관,
② 밸브를 포함하여 조율관 전체, ③ 밸브 이후부터 마지막 나팔부분인
벨까지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마우스피스에서 밸브까지의 관은
약 12~13cm로, 슬러를 연주하기 쉽도록 마우스피스쪽으로 가면서 가늘
어진다. 밸브는 피스톤식과 로터리식이 있는데, 로터리식이 다소 부드러
운 소리를 내지만 기동력에 있어서는 피스톤식이 유리하다. 조율관은 아
무것도 누르지 않은 정상 포지션에서 관의 길이를 변화시켜 전체 음높이
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든 장치 (일종의 연결관)이다. 이 조율관을 밀
었다 당겼다 하면서 조율을 하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 속하는 벨은 제조
회사에 따라 길이와 크기가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벨의 직경이 크면
음을 둥글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며, 규격 이하로 작으면 코맹맹이와 같
은 답답한 소리가 난다. 벨까지의 관이 길고 벨이 넓으면 그만큼 공명부
분이 많아지는 셈이 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트럼펫은 3개의 밸브를 갖고 있다. 이 밸브가 없으면
자연배음열에 속하는 음들밖에 낼 수 없는데(낮은 음부터 순서대로 도,
도, 솔, 도, 미, 솔, 시플랫, 도, 레…) 밸브를 이용하면 최소한 2옥타브 5
도의 음역과 모든 반음까지 낼 수 있다. 3개의 밸브 중에서 몸 쪽으로 가
장 가까운 것을 누르면 장2도 낮아지고, 가운데 것만을 누르면 단2도, 마
지막 것을 누르면 증2도가 낮아진다.

그러나 밸브를 통해 음을 조절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보다 정확한 음
을 얻기 위해서는 입술을 민감하게 변화시키는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

한편 밸브가 없는 트럼펫은 ‘원래 상태 그대로’라는 뜻의 내추럴 트럼펫이
라 부르는데, 19세기 중반까지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그 시대까지의 트럼
펫 곡은 모두 밸브를 쓰지 않는 트럼펫을 위한 곡들이었다. 중세에는 트
럼펫은 주로 군사 목적이나 궁정의 의전행사용으로서 신호나팔이나 화려
한 팡파레를 연주하는 데 사용하였다. 바로크 시대에 이르면 오케스트라
속에 들어오게 되어 오페라와 교회음악에서 기쁨과 승리의 감정을 표현
했다. 헨델과 바흐 시대에 와서 트럼펫에 클라리노 주법이라는 높고 화려
한 음역을 연주하는 어려운 기술이 도입되었다. 당시의 악기는 일반적인
크기의 Bb조 트럼펫보다 약간 작은 D조 트럼펫을 썼기 때문에 높은 음역
의 배음들을 낼 수 있어 선율 연주가 가능했다. 이 클라리노 주법은 고전
주의로 접어들면서 사라지게 되고 다시 자연배음만을 내는 내추럴 트럼
펫이 주로 애용되는데, 그 이유는 선적인 다성음악이 쇠퇴하고, 화성 위
주의 관현악 음악이 부흥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세기 중반에 관의 울림
마디에 구멍을 뚫어 뚜껑을 달아 음조절을 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그
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그때까지도 조성을 바꾸기 위해 크룩
(crook)이라 부르는 보조관을 사용하고 있었다. 1813년, 영국의 클라겟
에 의해 밸브 시스템이 발명되었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19세기 후반
에 이르러 밸브 시스템의 사용이 일반화되고 Bb조 트럼펫이 모든 종류
의 음악에 널리 쓰이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른다.

트럼펫은 오래 전부터 팀파니 등의 북 종류와 어울려 신호와 팡파레 등으
로 쓰였으며 문헌상으로는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에 처음 등장
한 이후 바흐 시대를 지나면서 독주악기로서 황금시대를 맞았다. 그 이
후 고전주의 시대에는 잠깐 쇠퇴했으나 밸브 시스템이 발명되면서 다시
금 금관악기의 왕좌에 오르게 되었다. 과거에는 악기 자체가 제한되어 있
어 트럼펫이 팀파니 같은 북과 함께 연주되었으나, 지금은 많은 악기가
개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펫은 수많은 관현악 레퍼토리 속에서
팀파니와 황금의 콤비를 이룬다.


달밤의 해변에서 울리는 트럼펫 소리는 평안하다. ‘아이다’의 개선 행진곡
에 나오는 트럼펫 소리는 웅장하고 찬연하기까지 하다. 부드럽기도 하고
강렬하기도 한 트럼펫의 음색은 고전 음악뿐만 아니라 브라스 밴드·경음
악·재즈 등 거의 모든 형태의 음악에서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트럼펫이라고 하면 Bb조 트럼펫을 말한다. 오케스트라에서
는 다른 악기들과 잘 어울리는 C조 트럼펫이 사용되며 이때 코넷 파트는
Bb조 트럼펫이 연주한다. 전공을 하는 연주자들은 이외에도 C조 트럼
펫, 아주 높은 소리를 내는 피콜로 트럼펫 등을 함께 사용한다. 또한 D,
Eb조 등 각 음계별로 된 것도 있으며, 저음의 베이스 트럼펫도 있다.

트럼펫은 전량 수입품으로 국내에서 거래되는 것은 미국의 바흐·쉴케·게
체, 스페인의 스톰비, 영국의 벤손·올드, 일본의 야마하와 독일과 오스트
리아의 수제품들이 들어와 있다. 대만 제품도 들어오는데 별로 추천할 만
한 것은 못 된다.

전공용 트럼펫은 바흐, 야마하, 쉴케, 셀마 등의 제품이 많이 쓰이고 있
다. 반면 기본형에서 중급 취미용까지는 야마하에 이어 미국의 킹, 콘 등
의 제품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야마하 T-100 등 기본형 악기는 40만 원
안팎이고, 중급 악기는 50만 원부터 100만 원 사이 가격대에 다양한 모델
들이 있다. 이보다 한 단계 위에는 100만 원대의 바흐·올드·스톰비·벤손
이 있다. 스톰비사의 ‘엘리트’ ‘모리스 앙드레’ 모델은 350만 원대로 전문
연주가용이다. 또한 모넷의 트럼펫은 모델에 따라 4백만원에서 2천만 원
까지 하는데, 유명한 트럼펫 연주가인 윈튼 마샬리스는 2천만 원 하는 ‘모
넷’의 최고급 모델을 사용한다



구입과 관리


트럼펫을 구입하고자 할 때는 다른 모든 악기와 마찬가지로 소리내기 쉬
운 악기, 음정이 정확한 악기, 음색이 좋은 악기, 외관이 깔끔한 악기인가
를 먼저 살핀다. 특별히 어린이가 트럼펫을 하고자 할 때는 악기 적응이
빨리되는 코넷을 먼저하는 것이 좋다.

악기를 처음 구입할 때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종
로 낙원상가, 서초동 악기상, 역삼동의 장미악기에 가면 살 수 있으며, 반
드시 A/S 보증서를 받아둬야 한다.

트럼펫은 음정을 조절하는 3개의 밸브가 있는데, 가운데 밸브는 반음, 첫
번째 것은 온음, 세번째 것은 단 3도를 변화시켜 연주시 이 세 밸브들을
조합해 여러 음들을 낸다. 보통 5~6년 사용하면 밸브에 이상이 생기므로
제 소리를 못 낼 때는 수리를 받아야 한다. 악기 부품은 전체가 수입되는
것이므로 악기 수리도 가능한 곳에서 구입할 것을 권한다.

연주자가 관리만 잘하면 악기의 수명을 늘리고 좋은 음색을 오래 보존할
수 있다. 연주후 침구멍(Water Key Cup)을 열고 바람을 불어 관 속의 침
과 습기를 제거하고, 외부의 손자국 등은 부드러운 융으로 닦아주며, 사
용 전후에는 밸브 오일을 적절히 사용해 피스톤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관리한다. 또한 리드 파이프는 음색을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므로 자주 솔
질을 해 주어야 한다.

추천 명곡



●졸리베/트럼펫과 현악합주,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근대 프랑스 작곡계의 대가인 졸리베는 두 곡의 트럼펫 협주곡을 작곡했
다. 이 곡은 그 두 곡중 하나이며, 전통적인 고전음악 형식인 빠르게-느리
게-빠르게의 3악장 형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 곡에서 졸리베는 현대적인
연주기법인 플루터 텅잉(Flutter Tonguing)과 여러 가지 음색을 나타내
는 뮤트(Mute)를 다양하게 사용해 트럼펫의 매력을 십분 드러내고 있다.

●하이든/트럼펫 협주곡 Eb장조
이 곡은 1796년에 작곡된 하이든의 유일한 트럼펫 협주곡이다. 하이든은
당시 빈 궁정의 호른 주자인 바이딩거가 고안한 새로운 트럼펫을 위해
이 곡을 작곡했다. 처음으로 트럼펫 연주에 반음계를 시도한 곡이기도 하
다. 트럼펫 협주곡으로는 가장 대표적인 곡으로 자주 연주되고 있다.

●훔멜/트럼펫 협주곡 Fb장조
이 곡은 하이든 곡보다 조금 늦은 1803년에 작곡되어 그 이듬해 초연을
보았다. 하이든의 곡이 트럼펫의 자연미를 가장 잘 나타낸 곡이라면 이
곡은 좀더 인간적이고 화려하다. 훔멜은 당시 악기로 연주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테크닉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현재 전해지는 곡은 다시 수정된
부분이 많다.

●레오폴드 모차르트/트럼펫 협주곡 D장조
레오폴드 모차르트의 곡 중 현재까지 전해지는 곡은 거의 없다. 아마도
이 트럼펫 협주곡이 그가 남긴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762년에 작곡된 이 곡은 오늘날의 트럼펫과는 달리 밸브 장치가 없는 내
추럴 트럼펫으로 연주되었다.

●파슈/트럼펫·오보에·현을 위한 협주곡 D장조
파슈는 바흐와 같은 시대의 저명한 음악가였다. 그는 특히 기악곡의 작곡
에 능했다. 요즈음에 와서는 그의 음악이 거의 연주되지 않지만 이 곡은
바로크 음악의 여운을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곡으로 한번 들어볼 만하
다. 당시의 일반적인 악장 구성에 따라 빠르게-느리게-빠르게의 순으로
전개된다.

●토렐리/트럼펫과 현을 위한 소나타
토렐리는 명실공히 17세기의 이탈리아 음악을 대표하는 최고의 기악 작
곡가이다. 현재 남아 있는 작품 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은 아마 그의 바
이올린 협주곡일 것이다. 그러나 이 트럼펫과 현을 위한 소나타도 뛰어
난 작품중 하나이다.

●토마시/트럼펫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토마시는 16곡의 협주곡을 남겼다. 중복을 피하기 위해 모든 악기를 고려
하여 작곡된 그의 협주곡 시리즈는 하나의 업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50년대 중반에 작곡된 이 협주곡은 알레그로의 1악장과 2악장의 녹턴,
그라치오소의 피날레 3악장으로 구성되었다. 귀기울여 들어볼 만한 부분
은 1악장으로 현란한 트럼펫 테크닉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힌데미트/트럼펫 소나타
힌데미트는 독일의 신즉물주의 음악을 창시한 이로 20세기 음악의 선도
적인 역할을 한 작곡가이다. 트럼펫 소나타는 그가 작곡한 관악곡 중에
서 최상의 곡으로 손꼽힌다. 힘찬 1악장과 온화한 2악장 , 그리고 장례식
의 음악 3악장으로 구성된 이 소나타에는 20세기 중반의 경향과 고전적
인 요소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몰터/트럼펫과 현을 위한 협주곡 2번
몰터는 18세기 전반의 독일 작곡가로 꽤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바흐보
다 10년 뒤에 태어난 그는 바로크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곡가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협주곡은 부드러운 현악기들의 협주 속에 트럼펫 소리
가 햇빛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곡이다.

●오네게르/인트라다(Intrada)
오네게르는 이 곡을 통해 온화한 선율미를 한껏 뽐내고 있다. 마에스토
소-알레그로-마에스토소의 A-B-A 형식으로 되어 있는 간단한 곡이지만
그 속에는 무조성과 다조성이 교묘하게 깔려 있다.

●할시 스티븐스/트럼펫 소나타
할시 스티븐스의 작곡방식은 힌데미트와 비슷하다. 그래서 그를가리켜
미국의 힌데미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1956년에 작곡된 이 곡은 구성의 치
밀함, 발랄한 리듬과 경쾌한 형식미가 점철되어 있는 작품으로 작곡가의
놀라운 비르투오시즘이 잘 나타나 있는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악기이야기 발췌
출처 : (사)베누스토음악인연합아마추어오케스트라/악보도서관/악기레슨
글쓴이 : tp바닐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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